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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0

99. 거지남매 – 오리아스(Oriax)

에릭 드 예리엘은 토악질하는 레오를 멍청하게 바라보았다.

‘왜, 왜 안 통하지? 저놈은 사도가 아닌데? 축성을 받은 물건도 없고..’

당혹스럽다. 하지만 그 당혹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놈이 손가락을 들어 나를 가리켰다.

“죽.. 우욱, 죽여라. 저놈을.. 빨리.”

기사들이 달려들었다.

배은망덕한 놈들이 감히!

“Rov qab los!”

왕자의 괴상한 외침에 달려들던 기사들이 튕겨 나갔다. 허공에서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 볼썽사납게 나뒹굴었으나 에릭은 초조하게 입술을 씹었다.

“마법이다!”

기사들이 경악하건 말건, 그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멀리 남쪽에 보이는 교회와 더러운 주신의 앞잡이들을 힐끗 확인했다.

다행히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에릭은 창가 진열장에 놓인 ‘어머니의 목걸이’를 챙겨 들고 창문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도망쳐야 한다.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죽을 수는 없다. 왕위는… 왕위는 내 것이다. 그분께 약속받은 나의 정당한 자리다.

“아니!”

레오를 따르는 기사들이 창문에 달라붙어 소리쳤다. 거의 십 미터에 달하는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건 기사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행동이었다.

허나 에릭은 가볍게 손을 휘저어 사뿐하게 안착했다. 다시 눈치를 살피고, 외쳤다.

“근위병! 근위병! 여기다!”

영문을 모르고 뛰쳐나와 우왕좌왕하던 근위병들이 달려와 물었다.

“왕자님! 괜찮으십니까? 이게 무슨 일입니까?”

“역습이다. 기사단이 반란을 도모했다. 당장 근위기사들과 병사들을 집결시켜라. 놈들은 위에 있…”

– 쿵! 쿵! 쿵!

레오를 따르는 기사들이 차례로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가증스러운 ‘동생 놈’도 기사들과 함께 뛰어내리더니 핏기가 가신 얼굴로 악을 질렀다.

“잡아라! 절대로 놓쳐선 안 된다! 아니, 잡을 필요도 없으니 바로 죽여라!”

수십 명의 기사들이 재차 칼을 뽑아들고 흉흉하게 다가왔다.

“마, 막아라! 역적들을 처단해라!”

수백의 근위병과 열 댓의 근위기사들이 진형을 갖추었다. 그들은 왕자를 지키며 나아갔지만, 에릭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저 육십 명은 전원이 기사였다. 기사단의 잡것들이 레오의 편에 붙었다.

심지어 근위기사대장까지…

왕성을 지키는 근위병들이 정예인 것은 맞지만, 기사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리스타드! 어디냐? 모습을 드러내라!”

“리스타드 제건 도로프입니다. 에릭. 드. 예리엘. 왕자님.”

왕자의 외침에 한 중년 사내가 허공에서 튀어나왔다.

건방지게도 세 개의 이름을 사용하는 마법사, 리스타드 제건 도로프는 푸른색 잠옷 차림으로 까끌까끌한 수염을 달고 있었다.

에릭은 이름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을 쏟아냈다.

“반역이다. 귀족들에게 긴급상황을 알려라. 루티나 수비병들도 모두 불러들여라.”

“이미 알렸습니다. 도착하려면 조오-금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예리엘 왕가와 계약한 마법사인 그는 눈곱을 떼어내며 물었다.

“그런데 왕자님. 마법을 부릴 줄 아셨습니까? 아까 기사들을 튕겨내시던데요? 처음 보는 마법이었…”

“네가 알 것이 아니다. 상황이 급하니 너도 가서 역적놈들을 잡아라.”

“전 왕궁의 방어를 돕겠다는 계약을 맺었지 왕자들 간의 권력다툼에 도움을 주겠다고 계약한 적은 없습니다만?”

리스타드는 쿡쿡 웃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주변의 근위병들과 근위기사에게 들리지 않도록. 그는 레오 드 예리엘 왕자가 살아 돌아왔음을 알고 있었다.

“돈이라면 얼마든지 주겠다. 당장 병사들을 도와라!”

“흐으음… 어디 보자.”

에릭 드 예리엘이 이를 뿌득뿌득 씹으며 재촉했지만, 리스타드는 전황을 살필 뿐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왕자의 속이 타들어 가건 말건 상황을 살피던 그가 팔짱을 꼈다.

“죄송하지만 추가 계약은 안 되겠습니다. 권력다툼에 끼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솔직히 저쪽이 더 우세해 보이는데요? 하하하하. 왕자님께서는 빨리 도망치심이 좋겠습니다.”

“이놈이! 네가 조금만 시간을 끌어주면… 잠깐, 설마 지원을 부르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

“글쎄요? 그럼 옥체 보중하시길. 저는 이만. 하하하하하하하.”

그 말을 끝으로 마법사는 둥실 떠올라 왕성 타워 위로 올라가 버렸고, 에릭 드 예리엘은 분통을 참지 못하고 발을 굴렀다.

“레오 왕자님을 위하여!”

“뭐, 뭐야? 레오 왕자님?”

레오가 이끄는 기사들이 근위병들을 쓸어넘겼다. 자다가 헐레벌떡 일어나 뛰쳐나온 근위기사들은 레오를 보곤 깜짝 놀라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원에 쌓이는 시체는 모두 근위병들뿐이었다.

“제기랄!”

에릭은 자신을 지키려 분투하는 근위병들을 버리고 허둥지둥 달아났다.

저 마법사 놈을 못 믿겠다. 저놈이 지원군을 불렀을지 어쨌을지 모르니 달아나서 군대를 소집해야…

“레오 왕자님을 위하여!”

정문에도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왕궁을 지키는 근위병들을 썰어버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도대체 기사가 몇이나 있는 거지? 설마 기사단 모두가…?

“이런 개 같은!”

방향을 휙 틀었다. 정원 한쪽 우물에 있는 비밀통로로 달아나려 했는데… 빌어먹을. 우물에서도 기사들이 몰려나왔다.

“에릭 왕자를 잡아라!”

도망칠 곳이 없다.

한참 이리로, 저리로 달아나던 에릭 왕자는 결국, 성벽으로 몰렸다. 기사들이 검을 들이대며 몰아세웠다.

마법사는 멀리서 그 꼴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주 재밌다는 듯이 킥킥 웃음 지었다.

“이 버러지만도 못한 놈들이 감히! 이 ‘예리엘’에게 칼을 들이밀어! 당장 치우지 못할까!”

그는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소리쳤으나 기사들은 성큼성큼 다가올 뿐, 내밀어진 병기를 치우지 않았다.

그 뒤에서 레오가 창백한 안색으로 “놈을 죽여라! 당장!”, 소리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레오, 이 개자식! 살아있었으면 닥치고 숨어지낼 것이지!”

기사들은 무뚝뚝하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좀 전에 왕자가 보인 마법을 경계하면서.

“검을 치워라! 제기랄! 왕비에게서 태어난 게 뭐가 대수라고! 이놈이고 저놈이고…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보여주지. 저놈이 아니라 내가 신께 선택받은 후계자임을 알려주겠다!”

“꾸물거리지 마라!”

“앗! 왕자님!”

레오가 성급히 검을 휘둘렀다.

괴상한 허상을 본 그에겐 여유가 없었다. 심지어 달아날 생각까지 했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에릭 왕자를 기습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다 때려치우고 레나를 데리고 달아나려 했으나, 고지를 코앞에 두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러니 빨리 죽여야 한다.

이놈은 위험하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허나 레오의 검보다 에릭 왕자의 눈이 검붉게 타오르는 것이 더 빨랐다.

“오리아스(Oriax) 님이시여!”

에릭 왕자가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눈에서 붉은 광채가 번쩍이더니 허공에 구멍이 뚫렸다.

달려들던 레오는 튕겨져 정원 한쪽으로 날아가 나뒹굴었다.

타워 지붕에 앉아 난장판을 구경하던 리스타드가 벌떡 일어났다. 경악해 소리 질렀다.

“으헉! 아, 안 돼! 당장 막…! 뛔꾸래르르락 부느르댴 티크의야조우헤마앜!!!”

마법사의 머리가 자명종처럼 흔들렸다. 실성한 듯 눈을 까뒤집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았다는 듯이 미쳐 날뛰었다.

소란스럽던 왕성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싸우던 기사들도, 근위병들도, 꺅꺅거리며 비명을 지르던 왕궁의 시녀들도 멀거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소리를 내는 자는 오직 게거품을 문 마법사뿐이었다.

“그누케칵리 주오카칸기아네오타! 브뮤엑제카디누!”

왕성 높이 떠오른 검은 구멍.

그건 어두운 밤보다 더욱 어두워서, 그 윤곽이 또렷했다.

“저, 저게 뭐야?”

그리고 그 뒤에서 무언가 움직이더니…

“으아아아악!”

괴이한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사람들이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질렀다. 넘어진 레오도 딱딱딱딱 이빨을 맞부딪쳤다.

‘눈’이 나타났다.

썩어버린 피가 가득 들어차 출렁이는 눈이 비좁은 구멍으로 ‘이쪽’을 내려다보았다. 역겨운 악취가 온 왕성을 뒤덮었다.

레오는 얼굴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느꼈다. 손을 들어 만져보니 고름이 묻어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낙인이 새겨진 듯, 얼굴에 ‘소 발굽’ 모양으로 살이 터져 고름이 흘러내렸다.

[ 업적 : 아신(兒神) – 아신과 사도(使徒)를 상대로 더 강해집니다. ]

[ 디버프 : 오리아스의 발자국 -도발, 달아날 수 없습니다. 16년 11개월 29일 23시 59분 55초. ]

어디선가 다급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멀리 루티나 교회에 매달린 다섯 개의 종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크하하하하하! 경배하라! 위대한 신. 오리아스 님께 몸을 바쳐라!”

– 철퍽!

오리아스의 눈에서 눈물, 아니, 핏물이 떨어졌다. 핏물에 닿은 땅이 썩어들더니 불쑥, 소머리가 흙을 헤치고 나왔다.

“무워어어어어억!”

소머리가 달린 괴물이 육중한 몸을 흔들어 흙을 털어내며 울부짖었다.

– 철퍽! 철퍽! 철퍽!

“끄아아아어억. 무워어억!”

핏물이 계속 떨어졌다.

재수 없이 핏물에 맞은 병사가 비명을 질렀다. 그 비명은 그의 머리가 소 대가리로 변하는 것만큼이나 빠르게 변질되더니 몸이 부풀었다.

신장이 삼 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괴물들, 그것들은 소 발굽을 딛고 두 발로 일어났다. 열 마리의 괴물들이 대문짝만한 손으로 제 머리에 돋아난 뿔을 잡고 포효했다.

“싸, 싸워라! 저것들을 잡아!”

레오가 고함쳤으나, 소리칠 필요가 없었다. 기사들과 병사들은 뭔가에 홀린 듯 괴물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제정신인 사람은 레오밖에 없었다. 왕궁의 시녀들도, 하인들도, 시종장도 손에 집히는 것을 아무거나 쥐어들고 돌진했다. 2층이고 3층이고 상관없다는 듯이 몸을 내던져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불나방처럼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무, 무슨? 근위대장! 정신 차리시오!”

레오가 그를 스쳐 지나가려던 근위대장을 붙잡았다. 어깨를 붙들고 흔들자 조금 정신이 돌아왔는지 눈을 똑바로 떴다.

“왕자님? 허어억… 저, 저를 놔주십시오. 빨리 저것들을 죽이지 않으면…”

그는 레오의 손을 뿌리치고 괴물에게 달려가 검을 휘둘렀다. 한시 빨리 놈들을 처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이 다급하게 칼을 놀렸다.

도대체 이게 무슨…?

살과 피가 튀어 오른다. 시녀의 상체가 하체를 잃고 날아가고, 뿔에 찔린 병사가 바둥거린다.

도축장을 방불케 하는 비현실적인 광경에 레오는 망연자실하다가,

“어억!”

섬찟한 감각에 몸을 움츠렸다. 눈물을 다 흘렸는지, 오리아스의 눈이 그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시선이 닿는 것만으로도 우수수 소름이 돋았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저런 것을 상대하란 말인가?

내가?

주저앉은 레오는 입을 헤- 벌린 채 조각나려는 정신을 붙드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오리아스의 눈에서 피가 출렁, 호기심에 휩싸일 때마다 레오의 피도 같이 출렁거렸다.

몸 한쪽에 멍이 들 정도로 피가 쏠렸다가, 다른 쪽으로 피가 쏠리기를 반복했다.

불가능하다.

저건 인간이 대적할 것이 아니다.

레오는 제 목을 콱 움켜쥐었다. 터질 듯이 부풀어오른 경동맥을 압박하며 풀썩 무릎 꿇었다.

이 게임은 처음부터 틀렸다.

{혈통} 이벤트고 나발이고, 애당초 클리어할 방법이 없다. 저런 걸 불러내는 놈을 무슨 수로 몰아낸단 말인가?

끝이다.

두 번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으리라. 아니, 민서! 여긴 절대로 와선 안 된다.

여긴… 여긴 지옥이다.

눈앞에서 한 병사가 터져나갔다. 괴물에게 걷어차인 병사의 장기가 날아와 레오의 얼굴을 때렸다.

레오는 현기증을 느꼈다.

절망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는데…

“무워어어억!”

시녀들과 하인들 그리고 병사들은 대문짝만한 손바닥에 맞아 터져나갔지만, 기사들은 잘 싸우고 있었다.

“…어?”

놈들은 보기보다 강하지 않았다.

거대한 몸에 튀어나온 혈관에서 썩은 피가 맥동하며 기괴한 공포를 선사했지만, ‘마수’ 정도나 될까?

저만한 덩치가 보일만 한 힘.

그게 전부였다.

그리고 여기엔 백 명이 넘는 기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공포에 질려 무작정 달려들면서도 괴물들을 하나하나 처치해나갔다.

작은 희망이 피어오르려는 순간,

“Thov koj kho kuv! 이 피를 바치나이다!”

에릭 왕자가 뛰어다니며 제사를 올렸다. 품에서 꺼낸 단도로 기사의 시체를 가르고는 공양의 주문을 외쳤다.

시체는 순식간에 썩어 사그라들었다.

그 짓거리를 반복하자 ‘오리아스의 눈’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괴물이 하나 더 추가됐다.

“Thov txais! 이 살을 바치나이다!”

괴물들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떨어진 다리가 자라나고, 뽑힌 눈알이 제 자리를 찾았다.

반쯤 죽었던 괴물이 일어나 콧김을 내뿜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저 자식이 문제구나!’

레오는 어렵게 몸을 추슬렀다.

아신(兒神)이란 것의 시선 때문에 몸이 정상이 아니었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문제의 원인을 알았다. 에릭 드 예리엘, 저 왕자 놈이 문제였다.

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놈은 상대할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데, 아래에 있는 괴물들은 그에 걸맞지 않게 약했다. 그러니까… 뭔가 제약이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구멍으로 쳐다보기만 하고 있을 리 없었다.

레오는 검을 다잡았다.

기사들은 눈이 돌아가 괴물들과 맞서 싸울 뿐, 에릭 왕자를 신경쓰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내가 저놈을 잡아야 한다.

레오는 난장판이 된 정원을 가로질렀다. 귀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시체를 찾아다니는 에릭 드 예리엘에게 달려들었다.

“죽어라!”

“앗! 이 자식이! Rov qab los!”

레오는 다시 튕겨져 나뒹굴었다.

에릭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넌 도대체 뭐냐? 낙인이 찍히고도 멀쩡하다니. 아까도 매혹이 걸리지 않더니만… 헛!”

레오가 재차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튕겨 나가지 않았다.

다만, 막혔다.

– 캉!

에릭 드 예리엘은 검에 맞는 줄 알고 비명을 질렀다가 슬그머니 눈을 떴다.

웬 반투명한 구체가 그를 감싸고 있었다. 검붉은 기운이 도는 그것은 틀림없이 신께서 내려준 것이리라. 레오가 검을 다시 내리쳤으나 그 구체는 깨지기는커녕 농도가 더욱 짙어졌다.

그때, 괴물 한 마리가 ‘사도’의 위험을 눈치채고는 레오를 향해 다가왔다.

‘이건 안 된다. 틀렸어.’

레오는 미련을 버렸다. 지금이라도 달아나야 한다. 그는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오리아스의 시선을 뒤로하고 도망쳤다.

동생을 데리고 달아나자. 달아나서… 아니지, 레나에겐 제니아가 있다. 괜히 레나에게 갔다가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 나는 바르트에게 가서…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며 정문으로 뛰는데, 레오의 심장이 덜컥 떨어졌다.

제니아 재커리가 보였다. 그녀는 얼굴에 흉측한 낙인이 새겨진 채, 검을 뽑아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진득한 고름이 뚝뚝, 그녀의 턱으로 흘러내렸다.

레오와 마찬가지로.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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