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Chapter 102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102화

첫 순서인 총장의 인사말과 훈화는 예상한 그대로였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흔한 이야기와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한 유감.

그리고 앞으로 아카데미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

몇몇 학생은 그런 총장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은 모양이었지만, 게임을 하던 시절 지겹도록 듣다못해 스킵을 눌러 댔던 내게 있어서는 현실에 스킵 버튼이 없다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러니,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세상의 영웅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상입니다.”

총장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수많은 사람이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어지는 손뼉 소리를 뚫고 들려오는 스피커 소리.

[다음으로는 대한민국 지부의 영웅 협회장님의 훈화 말씀이 있겠습니다.]

“영제 씨 영제 씨. 지금 나오는 사람이 대한민국 영웅 협회 정점! 맞죠?”

“정점…… 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뭐한데, 가장 높은 사람이기는 하지?”

세아와 영제의 말대로 지금 단상으로 걸어 나오는 남자는 그 위치만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는 남자라고 할 수 있었다.

패도가 느껴지는 걸음걸이와 다부진 육체.

깔끔하게 뒤로 넘긴 포마드와 검은 뿔테 안경까지.

“반갑습니다. 여러분. 한국 지부 협회장. 강만석입니다.”

그의 소개와 함께 뒤쪽에서부터 연이어 찰칵거리는 셔터음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 몇몇 학생들은 동경하는 듯한 눈빛으로 단상 위의 그를 바라본다.

그런 우리를 쓰윽 훑어보더니 싱긋 모시를 짓는 강만석.

그 역시 1학년 신입생들을 상대로 하는 말은 총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이 형식적이고 스킵을 눌러 주고 싶은 내용들이었다.

……그가 막바지에 한 말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어제, 아카데미는 빌런 연합이라 하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공격을 당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래의 영웅들을 길러내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양성하는 이곳이 말입니다.”

‘……이것 봐라?’

이것도 테러의 날짜가 당겨지면서 바뀐 내용인 걸까?

점차 목소리를 격양시키며 분위기를 휘어잡는 그의 모습에 흥미가 일기 시작한다.

“이러한 일은 있어서도, 일어나서는 안 돼는 일이었습니다! 사전에 방비하지 못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저희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번역하자면 대략 ‘아카데미는 대체 뭔 짓을 했기에 예고까지 한 테러를 당해 주고 있냐? 이거, 전부 너희 책임인 거 알지? 아, 우리? 우린 모른 암튼 모름. 정도가 될까?

즉, 그는 공개적인 석상에서 아카데미를 겨냥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저와 영웅 협회는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환경을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책임이 아카데미뿐만이 아닌 협회에도 있다 이야기하는 그.

아무런 생각 없이 듣는다면 우리 잘못도 있으니 책임을 분담하자는 뜻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이것은 자연스레 아카데미에 간섭하겠다는 것을 돌려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실제로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강만석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총장의 표정은 실시간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다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협회는 학생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반드시 약속하겠습니다!”

대충 그림은 그려지기 시작한다.

과거에 곽춘식 어르신이 이야기해 주었던 협회의 견제가 아마 이런 것이겠지.

특히 협회의 입김이 다른 곳에 비해 약한 아카데미인 만큼 이번 일을 약점 삼아 조금씩 파고들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

아카데미는 협회가 다룰 수 없는 독자적인 기관이었으니까.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 공격을 하는 장소가 아카데미의 신입생 환영회였다는 것.

총장과 학생회의 표정이 점점 굳고 있는 걸 지켜보면서 계속 말을 이어 나갈 생각까지는 없던 것인지 강만석은 결국 싱긋 웃으며 말을 마쳤다.

“부디, 여러분의 아카데미 생활을 건강히 보내시길 바라며, 말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손뼉을 치는 소리와 함께 단상에서 퇴장하는 강만석.

그가 완전히 퇴장하고 나서야 박수가 멈추고 율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어서 서울 아카데미 졸업생 대표. 이원호 영웅님의 축사가 있겠습니다.]

그다음으로 등장한 것은 한국 영웅 협회에서도 S급으로 손꼽히는 영웅이자 대한민국의 가장 유명한 영웅 중 한 명.

“반갑습니다, 후배님들.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졸업생이자 ‘메탈’ 길드의 이원호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어제의 일에 대해 많은 걱정과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협회장님의 생각에 큰 공감을 하는 바입니다.”

영웅 협회의 앞잡이이기도 했다.

“어제의 일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아카데미의 신입생 여러분이 약하지 않다는 것과…… 아카데미의 보안이 무척 허술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선배로서 저는 이러한 환경을 가만히 둘 수 없습니다. 비통할 지경입니다!”

이건 예상한 바이긴 했다.

애초에 녀석은 아카데미 재학 시절부터 현 학생회장이자 당시의 후배였던 레이 팬드래곤의 밑 취급이나 받았으니.

계속되어 열변을 표하는 이원호의 외침에 총장과 교직원의 얼굴은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굳어져 가는 게 보일 지경이었다.

“……와. 설마 여기를 전쟁터로 만들 줄은 몰랐는데.”

머리가 명석한 영제 역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한 모양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펼쳐지리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기막힌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금방이라도 졸 것 같은 얼굴을 하던 진우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팝콘을 허벅지 사이에 올려놓고 열심히 먹고 있었다.

“진우 씨. 같이 먹어요.”

“엉? 그래라.”

내 시선이 준비석의 한쪽을 향했다.

그곳에서, 이런 상황에서도 미약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한 남자.

이 모든 계획에 일조한, 한국 협회장과 이원호와 대본을 미리 검토하고도 넘어간 공범.

레이 팬드래곤.

모두가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학생회 멤버들 가운데에서 그만이 유일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벌써부터 아카데미를 야금야금 먹겠다 이거지?”

그렇다면 나는 나대로 막아 줄 수밖에.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저를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방금보다 훨씬 적어진 박수 소리.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단 것을 다른 아이들 역시 하나둘 눈치채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이 자리가 단순한 신입생 환영회가 아닌, 일종의 정치 전쟁터가 되었다는 사실을.

[다음은 신입생 대표인 한유진 학생의…….]

마침내 다가온 내 차례.

나는 미리 아카데미 측에서 줬었던 선언문의 대본을 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을 향해 걸어갔다.

동시에 주변에서부터 느껴지는 여러 사람의 시선.

현실에서의 나였다면 모를까 파르넬로와 알레시아의 엄격한 후계자 수업을 받은 나에게 있어서 지금의 상황은 무척이나 익숙했다.

‘설마 신입생 대표로 선서를 한다는 말을 듣고 조직원들 앞에서 연습시킬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마침내 단상에 올라서자 정면의 풍경이 눈앞을 휩쓴다.

이 넓은 강당 대부분을 채운 사람들이 모두 내가 하는 말을, 내 행동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힐끔 손에 쥐고 있는 선언문을 바라본 뒤 천천히 내용을 읊었다.

[안녕하십니까.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신입생 대표 한유진입니다. 우선 선언에 앞서 오늘 이곳에 찾아주신 협회장님과 이원호 선배님 그리고…….]

정말이지, 정말이지 무난하고도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선언문.

‘지루하군.’

이 앞에서는 아카데미를 힘껏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까지 했는데 여기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그런 양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한다?

‘지루해.’

그건 나의, 칼리오네의 방식이 아니었다.

탁!

물 흐르듯 이어지던 말이 멈추며 이 넓은 공간이 순식간에 고요 속에 묻혔다.

나는 곧장 손에 쥐고 있던 선언문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지, 지금 뭘 하는 겁니까?’

‘퍼포먼스 아니겠습니까.’

‘학생회. 저거 사전에 다 이야기된 거 맞나?’

이런 내 모습에 웅성거리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래, 퍼포먼스라면 퍼포먼스겠지.

지이이익──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선언문을 그대로 반으로 찢은 나는 그것을 다시 반으로, 또다시 반으로 찢어 완전한 쓰레기 조각으로 만든 뒤 땅에 흩뿌리며 입을 열었다.

“──들은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다른 루트라면 몰랐다.

내가 유진 한 칼리오네의 몸에 빙의되지 않았다면 몰랐다.

하지만 감히.

감히── 내가 작업 중인 아카데미에 잿물을 뿌려?

“신입생 환영회에 와서 본인들의 밥그릇 싸움이라니, 당신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이건 칼리오네의 후계자로서, 그리고 게이머로서 자존심이었다.

아카데미에 내가 입학한 이상──

내가 이 아카데미를 나의 구역으로 인정한 이상──

이곳에서 개짓거리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여러분은 아카데미의 잘못을 헐뜯는 것이 아닌, 빌런으로부터 신입생들을 지킨 교관들을, 그들로부터 승리한 학생들을, 앞으로 그들에 대해 분노를 느껴야 할 신입생들을 위한 말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로지 본인들의 잇속만 챙기기에 바빴기 때문이었다.

“만약 제가 협회장이었다면, 자랑스러운 서울 영웅 아카데미의 졸업생이었다면, 저는 당당히 학생들을 향해, 이곳을 찾아주신 내빈 여러분들을 향해 자신 있게 말했을 것입니다.”

잘해 주었다.

잘 버텨 주었다.

잘 승리해 주었다.

“하지만 당신들은, 결국 아카데미가 잘못되었고, 이를 본인들이 고쳐 주겠다 말하더군요.”

여기서 숨을 잠깐 고른 뒤.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말하기 좋은 명언을 꺼내기로 결심했다.

이쪽 세계에서는 그 사람이 없으니 아마 내가 최초로 말하는 것이 되겠지.

“신입생 대표 한유진. 지금 이 자리에서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선언문에 적힌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선언이지만 나는 여기에 원래 내가 살던 세계의 ‘역사’를 추가하고 변환하여 엄숙히 선언했다.

“우리는 당신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약해지거나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세계에서, 바다에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자신감과 힘을 길러 하늘에서도 싸울 것이다.”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빌런으로부터 국민을 지켜 낼 것이다.”

그러고는 단상 앞에 앉아 있는 수많은 신입생을 바라봤다.

“우리의 앞에는 고통스러운 시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앞에는 투쟁과 고통으로 점철될 수많은 세월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군가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이와 같이 답변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힘을 가지고, 이제껏 인류가 저질러 온 수많은 범죄 목록 속에도 유례없었던 극악무도한 것들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그것이 바로 영웅입니다.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한 단어로 대답하겠습니다.”

승리.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 어떠한 공포가 닥쳐와도, 승리. 갈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승리. 승리 없이는 평화도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욕심이 가득한 어른들 덕분에 내가 신입생들에게 한마디를 해 주는 꼴이 되어 버렸지만, 후회는 없었다.

이건 내 앞에 앉은 수많은 영웅 예비생들이 반드시 들어야 할 말이었으니까.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절대, 절대 절대로! 엄청난 일이든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상관 말고, 명예로움과 분별에 강한 확신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나 보다도 앞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한 그들은 이런 말을 해야 했다.

“성공은 영원하지 않고, 실패는 끝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굴복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용기입니다. 이상. 신입생 대표 한유진이었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마친 나는 그대로 고개를 숙이며 마무리를 지으며 눈앞에 떠오른 창을 바라보았다.

[업적 달성!]

[업적 : 「신입생 대표」를 획득합니다!]

[아카데미의 신입생 선서를 기준치 이상으로 성공하였습니다!]

[강당의 인원 중 대다수가 당신의 연설에 깊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특수 보상이 지급됩니다!]

빙고.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