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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3

#103

산맥 탈출 (1)

할리 일행이 북부 산맥에 진입한 지 나흘 차.

또 한 차례의 전투가 끝나고, 할리는 방금 손에 들어온 마석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전부 부숴, 찢어 버려, 죄다 죽이자!

까드득! 으적으적—

그리고 머릿속에서 울리는 광기의 충동을 평소처럼 무시하고는, 그것을 부지런히 씹어 삼켰다.

그간 꾸준히 마석을 섭취했더니 이젠 어느 정도 유의미한 성과가 보이고 있었다.

신진대사가 한층 활발해지고, 그만큼 육체 능력도 상승했다.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눈이 충혈되고 과하게 핏줄이 부풀어 오르는 등 신체 외적으로 변화가 표출되려 했지만···.

「육체변이」로 몸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할리에게 그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만약 이 능력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그도 산맥에 널린 몬스터들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고 있었으리라.

“젠장, 정말 쉴 틈을 안 주네. 이게 연달아 몇 번째인지.”

“카하핫! 불평하는 와중에 미안한데, 또 한 무리가 접근 중이다! 차폐의 장막 덕에 이쪽을 발견한 것 같지는 않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곧 마주칠 거야.”

“···이젠 정말 정비할 시간도 없군.”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몬스터와 마주칠 확률이 높아지고, 그 수준도 올라가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점점 버거워지고 있었다.

일행은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세척 마도구로 몸에 묻은 혈향만 제거하고는 서둘러 이동했다.

강철의 성채 소속 레인저 찰튼이 후방에서 그들이 이동한 흔적을 최대한 지우고 있다지만, 이건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었는데···.

마법이 해제되는 즉시 사방에서 몰려든 몬스터들로 둘러싸이게 될 테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끝없는 싸움을 피하기 위해선 최대한 빠른 속도로 자리를 이탈하는 것만이 최선.

“저쪽 방향에도 제법 많이 있는 것 같은데. 거리는···.”

“···그럼 이쪽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군. 모두 조심히 따라와라.”

그나마도 할리의 감지 능력과 길잡이 마커스의 능숙한 인도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마커스 씨, 목적지까진 아직 멀었습니까? 아까 거의 다 왔다고 하신 것 같은데, 이제 슬슬 날이 저물어 갑니다.”

계속된 강행군에 핼쑥해진 얼굴로 죽는소리하는 파비엘라.

아무리 단련했더라도 마법사인 그는 다른 이들보다 체력이 약할 수밖에 없던 데다가, 잦은 마법의 사용으로 마력까지 부족해지기 시작하니 무리도 아니었다.

그러자 묵묵히 길을 안내하던 마커스가 회중시계처럼 생긴 마도구를 꺼내 안을 살펴보고는, 조금 밝아진 표정으로 일행을 돌아보았다.

“이 근방이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어.”

“후우··· 드디어 그 잘난 얼굴을 볼 수 있겠군. 세상에, 아무리 드워프라지만 장인 하나 구출하겠다고 이만한 인원이 동원될 정도라니.”

미켈이 석궁을 들어 주변을 경계하며 나직이 속삭였다.

그녀의 말대로 아무리 임무의 특성상 소수만 동원되었다고는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의 몸값은 절대 싸구려가 아니었다.

하나같이 타라크 용병계 최고의 인재들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었으니.

그런데 그 가격에 온갖 추가 수당까지 제시하고, 거기다 영지의 기사까지 동원되지 않았나.

‘뭐, 로빈은 평민 출신이라고 하긴 했지만.’

함께 역경을 헤치며 의뢰인이었던 그와 친해진 일행은 야영하는 도중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도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대략적인 사정은 파악할 수 있었는데···.

‘전대 영주부터 인연이 있던 영지의 수석 장인이라고 했던가. 하긴, 그런 위치라면 이 정도 의뢰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군.’

원래 무기라는 건 급이 올라갈수록 그 가격도 급격히 상승하는 물건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그는 얼마간의 돈이나 평민 출신 기사 한 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귀하신 몸이었다.

아마 몬스터를 막는 문제가 더 시급하지 않았다면 좀 더 대대적인 구출 작전이 있었을 것이다.

애초에 그 난리가 난 탓에 드워프가 고립된 것이었지만.

“도착했다. 이곳이야.”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마도구의 신호가 가리키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음···.”

이어지는 잠깐의 정적.

일행은 주변을 경계하며 바닥을 툭툭 두드렸다.

“···동굴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데, 어디에 숨은 거지? 일단 입구를 찾아야···.”

그 순간.

들썩들썩—

한쪽에 자라난 나무의 뿌리 주변이 들썩거린다 싶더니.

벌컥!

“오! 벌써 왔구만! 생각보다 더 일찍 왔어.”

바닥이 열리며, 털이 덥수룩한 얼굴 하나가 튀어나왔다.

***

“광물 탐사하러 왔다가 갑자기 난리가 나서 말이야! 나도 그동안 몇 번이나 산맥을 들락날락했지만, 이번엔 자력으로 빠져나가기엔 도저히 무리더라고!”

드워프를 따라 굴 안으로 들어선 일행은, 생각보다 아늑한 지하 공간을 마주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고립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들이 전부 들어서고도 남는 여유로운 공간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상태였고, 나무뿌리가 얽힌 천장 곳곳에는 여러 개의 숨구멍까지 나 있었다.

거기다 한쪽에 자리한 흙 침대들과 작업대, 이런저런 잡동사니들까지.

“아, 이거? 기다리는 동안 할 게 없어서 이것저것 손대다 보니 이렇게 되었지! 역시 미리 증축해 두길 잘했어! 후하하—!”

그들의 놀란 표정을 보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드워프, 자오닉 스틸스톤.

실내는 이미 그가 챙겨왔던 마도구들로 고등급의 결계가 쳐져 있었기에, 소리 좀 낸다고 밖의 몬스터들에게 들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내 감각도 속일 정도니 상당히 비싼 것들이겠지.’

근방에 숨어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리조차 약간의 이질감만을 감지했을 뿐, 곧바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아마 그에게 시간이 좀 더 주어졌다면 알아챌 수 있었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몬스터들은 아예 인지하지조차 못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리라.

“그나저나 자네는 괜찮은가? 이렇게 커다란 친구가 올 줄 모르고 입구 통로는 별로 손을 보지 않았는데.”

“음— 겨우 흙벽에 좀 긁힌 정도로 상처가 날 정도로 내 피부는 약하지 않지. 신경 쓰지 마라! 하하핫—!”

자오닉이 할리를 보며 걱정스럽게 말했지만, 좁은 통로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온 것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단단하게 다져 둔 통로가 그의 몸뚱이에 긁혀 잔뜩 파헤쳐졌을 뿐.

“아! 보르도, 한스. 둘 다 살아있었구나!”

그때, 그간 조용히 일행을 따르던 레인저 찰튼이 반색하며 흙 침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당연했지만, 자오닉은 혼자 산맥에 들어선 것이 아니었다.

그와 동행한 강철의 성채 소속 레인저가 두 명 더 이 공간에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아! 찰튼 선배, 오셨군요!”

“선배님···.”

그런데 그중 한 명은 그리 성한 모습이 아니었으니···.

반갑게 찰튼을 반긴 이와는 다르게, 몸에 붕대를 두른 레인저는 침대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킬 뿐이었다.

“쓰읍— 갑자기 이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반응하고 대처하다 어깨에 부상을 입었지.”

일행이 레인저들 쪽을 바라보자 드워프 자오닉이 뒤통수를 긁으며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가지고 있던 포션을 먹이고 곧바로 조치를 취해서 그리 심각하지는 않아. 몇 개월만 요양하면 별 후유증 없이 털고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그건, 이곳이 안전한 장소였을 때를 가정한 것이었다.

몬스터 광화 사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북부 산맥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

지금 상황에서 운신하기 힘들 정도의 부상이라는 것은 목숨을 위협할 중대 요소였다.

“한스! 괜찮나? 움직일 수는 있겠어?”

“예, 다리를 다친 게 아니니까요. 산을 타는 것 정도는 아무런 문제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쇼.”

절대로 짐이 되지 않겠다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레인저, 한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할리는··· 팔짱을 낀 채 침중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졌다.

‘한스라···.’

아니 뭐, 흔한 이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간 아우테리카 생활을 하며 몇 번이나 마주하기도 했고.

그는 다시 침상에 앉아 있는 ‘극히 평범한 군인 1’, 한스를 바라보았다.

‘···역시 안 되겠군.’

그리고 재차 확신했다.

역사에 기록될 불사왕의 이름이 한스여서는 안된다고!

마을 청년, 촌장, 목수, 대장장이, 농부 등 지금까지 알게 된 한스만 두 자릿수였다.

그중 최고의 아웃풋이라고 할 수 있는 불사왕 한스를 제외하면, 지금 저 부상당한 레인저 한스가 가장 비범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

‘한스들 중 최고의 한스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너무 임팩트가 없어.’

그렇게 레인저들을 바라보며 할리가 진지한 고뇌에 빠져있는 동안, 그의 시선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자오닉이 팔을 높이 뻗어 그의 허리를 탁탁 두들겼다.

“뭐, 한스도 운신 정도는 가능한데다, 정예 레인저의 일원이다. 거기다 이렇게 훌륭한 전사들까지 도우러 와줬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겠나? 후하하—!”

“음? 아아! 그렇지. 명색이 한스라면 이 정도 고난쯤은 이겨낼 수 있어야지! 파하핫—!”

“후하하··· 응?”

“하하하핫—!”

살짝 핀트가 엇나간 대화와 웃음이 이어지길 잠시, 일행은 이곳에서 하루의 휴식을 취하고 다음 날 떠나기로 의견을 나누고 각자 잠자리를 준비했다.

온갖 고위 결계로 지켜지는 지하 토굴이었던지라, 평소의 야영과는 달리 불침번은 한 명씩만 설 수 있었다.

‘아무리 결계가 있다고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불침번은 필수지.’

그래도 마법사 파비엘라를 제외한 2인 1조로 3교대 불침번을 섰을 때보다는 훨씬 좋은 상황이라, 불평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평온한 밤이 지나고.

마침내 대탈출의 날이 밝았다.

***

탈리아 왕국 브라이트 공작가.

하인즈 2세는 오늘도 여러 곳에서 올라온 서류들을 살피며 대륙의 정세를 파악하고 있었다.

이번에 한스가 밴시 퀸 올리비아를 손에 넣으며 새로운 정보 습득 루트를 추가했지만, 그것이 하인즈의 일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애초에 고등한 사고가 불가능한 하위 언데드 유령들은 명령받은 대로만 움직일 뿐, 복잡한 정보를 알아 올 수 없었다.

그 휘하의 유령들이 모아온 단편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고급 정보를 가공해 내는 올리비아의 저력은 충분히 대단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전장의 실시간 정보나 군부대의 이동, 음지 세력의 움직임 등을 파악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유능한 그녀였지만, 국가 정세나 정치적 형세에 대해서는 브로코슬락 클랜의 힘을 빌리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

‘뭐, 각자의 장단점이 있는 거지. 모든 정보를 종합해서 판단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정보의 신뢰도를 위해 여러 곳에서 들어온 사실을 교차 검증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으니까.

그렇게 그가 새로운 새로 습득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있을 무렵.

“하인즈 님.”

노크와 함께 뮬로 브로코슬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라. 무슨 일이지?”

하인즈가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들자, 어느새 집무실로 들어온 그가 공손히 허리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조금 전, 몬스터들의 준동이 시작되었다는 보고입니다.”

“흐음··· 결국 그렇게 되었나.”

뮬로는 혈마법으로 각지에 흩어진 뱀파이어들을 통솔하면서, 그들에게서 전해지는 긴급 정보를 알리는 일도 겸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마물의 숲에 파견된 이들에게서 관련 사항을 전달받은 모양.

“진혈이 둘이나 갔으니 그리 위험하진 않겠지. 숲 밖을 지키는 군대가 너무 상하지 않을 정도로만 개입하고 무리하지는 말라고 전해라.”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곳뿐만이 아니라···.”

“음?”

하인즈의 의아한 시선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침착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북부 산맥에서도, 몬스터들이 본격적으로 남하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예정된 혼란의 시작이었다.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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