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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4

103. 소꿉친구 – 제사상

“레나! 무슨 일이야?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산장 앞에서 화톳불을 피워놓고, 오늘 잡은 사냥감의 가죽을 벗기던 레오가 벌떡 일어났다.

초저녁이지만 산중이라 어둠이 일찍 깔리고, 촉촉한 나뭇잎 내음이 돌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레나는 뻘뻘 흐르는 땀을 닦고는 볼멘소리를 뱉었다. 하지만 콕 쏘아보는 그녀의 눈은 호의로 가득했다.

“야! 너는 어떻게 한 달이 넘도록 마을에 안 돌아오냐?”

“전에 말했잖아. 사냥을 빨리 배우고 싶다고…”

“그래도 그렇지. 아이고, 힘들어.”

레나가 산장 나무계단에 털썩 주저앉았다.

“위험한데 왜 왔어. 여기는 어떻게 온 거야?”

“하나도 안 위험하다메. 네 말마따나 길이 조금 나 있길래 따라왔지. 하이고, 죽겠다. 레오, 나 물 좀 주라. 이렇게 멀 줄은 몰랐어.”

레오는 물자루를 건네주고는 그녀의 옆에 앉았다.

좋다.

레나를 보니 반갑고, 이유 없이 미소가 번진다.

“무슨 일이야? 그런데 너 이렇게 와도 되는 거야? 일은 어쩌… 아…”

생각해보니 오늘은 주말이었다.

레나는 평일에만 먹거리를 구하러 다녔고, 주말에는 교회에 가서 공부했는데, 산버섯을 따며 고백하거든 그 이후로 간혹 교회에 가지 않았다.

사제가 되겠다는 꿈이 가난이라는 현실에 부닥쳐 꺾이려 하는 시기다.

“오늘 주말이잖아. 너 보러 왔지. 하고 싶은 말도 있고…”

그러니까 레나는 꿈을 포기하려 한다는 하소연을 털어놓으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산장까지 오는 길이 위험하지 않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무작정 길을 나선 것이다.

레오를 보고 싶어서. 자신이 꿈을 버리거든 혹시 곁에 있어 주겠냐는 질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너희 아빠는 어디에 계셔? 여기까지 왔는데 인사는 드려야지.”

“지금 안에 계셔. 인사드리고 올까?”

레오는 레나와 함께 산장에 들어갔다. 아버지는 레나의 목소리를 들으셨는지 방에서 나와 계셨다.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하루만 신세를 지고 가도 될까요?”

“……”

극단적으로 과묵한 아버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셨다. 레나가 머쓱하게 “감사합니다.” 인사했지만, 문은 그냥 닫혔다.

“가자. 허락하신 거야. 밥 못 먹었지?”

레나는 레오를 따라 다시 밖으로 나왔다.

레오 아버지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도 저런 태도를 보였고, 그건 레나도 잘 알고 있었다.

레오의 아버지는 재작년에 레오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를 완전히 끊어버렸다. 마을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고, 교회에도 나오지 않으셨다.

그도 그럴 것이 레오의 어머니는…

“자. 먹어.”

“우와! 맛있겠다! 그런데 고기를 이렇게 막 먹어도 되는 거야?”

레오가 화톳불에 꼬치구이를 구워 넘겨주었으나, 자글자글한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고깃조각이 아까워서 레나는 섣불리 입을 대지 못했다.

이거면 죽을 쒀서 며칠은 먹을 수 있을 텐데…

“하하하. 레나. 나랑 우리 아빠가 사냥꾼이야. 여긴 산장이고. 걱정하지 말고 먹어. 말려서 육포로 만들지 않으면 팔지도 못하는 거니까 염려할 것 없어.”

레오는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기를 넘겨준 수컷의 원초적인 기쁨을 느꼈다.

레나는 오물오물, 맛있게 고기를 먹었다. 그리고 몇 개의 작대기가 바닥에 깔릴 무렵, 속내를 털어놓았다.

“나 사제 공부 그만둘까 봐.”

“……”

“수도교회까지 갈 수도 없고, 거기 교육비도 있어야 하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준다지만 생활비도 조금은 필요하겠지.”

레나는 작대기로 화톳불을 콕콕 찌르며 대수롭지 않다는 어조로 말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녀는 제 꿈을 포기하는 게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다는 태도를 연기하고 있었다.

레오는 손에 들린 고기가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도 잊고는 레나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다음 달이면 {사제} 이벤트로 루테티아에 가게 될 거라는 걸 모르는 레나. 얼마나 속이 탔을까.

“엄마 아빠 둘만 두고 떠나버리기도 싫고… 너한테 이렇게 가끔 고기를 얻어먹고 싶기도 하고…”

레나는 얼굴이 확 붉어져서는 고개를 돌렸다. 엉겁결에 뱉은 말이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레오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

레오도 어쩔 줄 모르고 애꿎은 작대기만 들었다 놨다 매만졌다. 그녀의 고백에 귀 아래가 화끈 달아올랐다.

레나.

얘와 함께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클리어고 자시고 모두 잊어버리고…

침묵이 이어졌다.

한참이나 망설인 레나는 고개를 숙인 채 수줍게 물었다.

“너는 내가 사제 되러 갔으면 좋겠어? 안 갔으면 좋겠어?”

두 번이나 들었던 질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설레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던가, 두루뭉술하게 이도 저도 아닌 답변을 했었다.

‘…정신 차리자.’

레나에겐 꿈이 있고, 내겐 해야 할 일이 있다.

레오는 마음을 꽉 다잡고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그의 입술은 사정없이 떨리고 있었다.

“나, 나는… 네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레나의 눈이 똥그래지자 레오는 주머니에서 {초기 자금} 일부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이것 받아. 내가 모아온 돈이야. 아직 덜 모았지만, 조금만 더 모이면 같이 루테티아로 가자. 내가 널 꼭 수도교회에 데려다줄게.”

“…”

“나, 나도 너랑 같이 있고 싶어. 하지만 네가 사제가 되어준다면 더 기쁠 것 같아. 그러니까 날 위해서라도…”

“레오!”

레나가 와락 끌어안았다. 울어버릴 것만 같은 그렁그렁한 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고작 은화 몇 개에 감동했는지 코를 훌쩍였다.

“고마워. 정말로. 난 네가 이렇게 생각해주는 줄도 모르고…”

표정이 무너질 듯 씰룩거리더니 레나는 건네받은 돈을 레오의 가슴팍에 돌려주었다.

“돈은 괜찮아. 안 줘도 돼. 내가 멍청했어. 수도사님이 늦든 빠르든 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그걸 잊어버렸나 봐. 나, 나 열심히 할게.”

레나의 봉긋 튀어나온 입술이 감격에 겨워 우물거렸고, 레오는 가슴이 먹먹하게 차올랐다.

그녀의 손이 앞섶에 닿아서는 아니었다.

레나는… 사제를 그만둘지 어쩔지에 대해 내가 뭐라고 답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거다.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거든 “왜에~?” 짓궂게 되물으며 두 사람의 관계에 신호탄을 올렸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거든 이렇게 “나 열심히 할게.”, 의지를 북돋웠다.

그녀는 위로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게 어떤 방향이든 레오의 말이라면 가슴을 열고 가감 없이 받아들일 대비가 되어 있었다.

레오는 그녀의 숨김없는 호감에 몸이 떨렸다. 구질구질한 미련이 수세에 몰려 사라졌다.

이거면 됐다. 정말이지 난 이걸로 충분하다. 레나는 내 좋은 친구다…

레오는 친구의 자그마한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잠시 후, 진정을 되찾은 레나는 확 밝아져서는 남은 고기를 마저 먹었다. “레오. 아~ 해봐.”라며 입에 고기를 물려주고는 재잘재잘 이야기했다.

화톳불에 달아오른 밤이 따사로웠다.

* * *

레나는 산장에서 하루를 묵고 마을로 돌아갔다. 레오는 그녀를 바래다주고 다시 산장에 돌아왔다가 한 달 뒤에 마을을 향했다.

그녀를 떠나보내기 위해서.

오필리아 사제는 어김없이 코린 경이 끄는 마차를 타고 데모스 마을에 도착했다. 그녀는 레슬리 수도사와 마을 사제님의 추천을 받아 레나에게 수도교회에 가지 않겠느냐 물었고, 레나는 이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음 날, 레나는 마차에 오르면서 “레오! 나 힘낼게! 꼭 사제가 돼서 돌아올게!”라고 외쳤다.

전에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그를 와락 끌어안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우리는 친구.

오래도록 함께한 소꿉친구니까.

이윽고, 마차가 출발하자 배웅을 나온 마을 사람들이 레슬리 수도사의 지휘에 맞춰 축복의 노래를 불렀다. 수십 명이 합창해 레나의 앞길을 밝혀주었다.

“거룩한 주신의 아들딸이 여기에 있나이다!”

기쁨에 겨운 레슬리 수도사는 펄쩍펄쩍 뛰며 소리 높였다. 레나는 역시 신의 사랑을 받는 아이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우리에게 고난을 주시옵소서.”

레나의 부모님도 눈물을 글썽이며 노래했다. 가진 돈을 전부 내어주려 했으나, 예쁜 딸은 끝내 돈을 받지 않았다. 그녀는 레오에게 부득부득 건네받은 돈이 있었기에, 가난한 부모님의 돈을 뺏지 않았다.

“꿋꿋이 이겨내어 당신의 자랑이 되고,”

한편, 레오는 멀어져가는 마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제 레나는 행복할 거다. 사제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겠지…

“우리의 삶을 증명하겠나이다.”

마차가 멀리 점이 되어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축복의 노래도 끝을 향해, 더 높이 울려 퍼졌다. 저 멀리 사라진 마차에까지 들리게끔 크게 불렀다.

“그러니 신이시어! 지켜봐 주소서. 당신의 아들딸이 커가는 모습을!”

그렇게 레나는 떠났다.

마을 한쪽 구석에 있던 한스가 돌멩이를 탁, 걷어찼다.

* * *

레오는 다시 산장을 향했다.

이제 여기서 할 일은 다 했다. 레나는 떠났고, 비로소 혼자가 되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숲길을 걸으며 그는 다른 레오들의 상태를 떠올렸다.

일단 약혼관계 시나리오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올해가 넘어갈 무렵에나 시작되는 약혼관계는 파혼이라는 파국을 향해 달릴 것이다.

이 소꿉친구 시나리오와 같은 시기에 시작된 거지남매 시나리오도 바로 지난번에 레오가 했던 행동을 따라 할 것이었다.

물론, 그쪽도 파국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는 오리아스를 만나게 된다.

‘다른 시나리오에 간섭해볼까? 아니면 내 앞길을 찾을까? 그것도 아니면…’

해봄 직한 일이 정말 많았다.

우선 다른 레오들을 만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들이 ‘내’가 했던 행동을 따라 한다는 것은 분명한데, 어떤 ‘정신상태’로 움직이는지가 궁금했다.

둘째로 다른 시나리오에 간섭해 엔딩을 크게 변경해보고 싶기도 했다.

지난 시나리오를 바꾸어봤자 기존에 들어온 보상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들의 비극을 막아주고 싶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이기도 하니까.

또, 이것들과는 별개로 오른 왕국의 수도, 네비스에 가보고 싶기도 했다.

거지남매 시나리오를 제외한 다른 두 시나리오는 왕이 되어버리는 것 외에는 정말이지 클리어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니 이 오른 왕국에서 반란이 가능할지 어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었다.

야만인들을 규합할 여지가 있고, 쓰레기 왕자들 때문에 정치적으로 균열이 있을 만한 곳이 바로 이곳, 오른 왕국이니까.

레오는 ‘이것들을 한꺼번에 할 수는 없을까?’ ─ 생각하며 최적의 동선을 떠올려보았다.

먼저 거지남매를 찾아가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지금쯤 남매는 길버트 포르테를 죽이고, ‘타아문 마을’에 도착했을 거다. 그들은 카시아의 도움을 받아 올겨울이 끝날 때까지 그곳에서 숨어지낸다.

‘그런데 걔네들을 만나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단 말이지… 어차피 에릭 왕자는 못 잡아. 나 한 명이 더 끼어든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에릭 드 예리엘 왕자의 암살을 시도해볼 수는 있겠지만, 리스크가 너무 컸다.

더군다나 그의 손바닥에는 ‘오리아스의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전혀 다른 시나리오가 시작되었음에도…

그 말인즉슨, 오리아스는 레오가 아닌 민서에게 적대감을 표시했다는 뜻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실상 전혀 다른 사람인, 이 데모스 마을의 레오에게 발자국이 찍힐 이유가 없었다.

오리아스는 썩은 피가 넘실거리는 눈으로 날 꿰뚫어 봤음이 분명하다.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레오는 콘라드 왕국으로 가는 건 무리라고 결론지었다.

어떻게든 이 적대적인 표식을 해결해야 했다. 적어도 다음 거지남매 시나리오 전까지는 없애야 하는데…

‘그러면 남매를 오른 왕국으로 데리고 올까? 이미 길버트 포르테를 죽였을 테니 오르빌로 돌아가기는 무리고… 잠깐, 그런데 걔네들이 가진 건 콘라드 왕국으로 넘어갈 증명서뿐이잖아?’

머리가 복잡하다.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에, 그들이 처한 사정까지 고려해서 미래를 바꿔보려니 이리저리 걸리는 게 많았다.

무엇보다 카시아.

남매의 앞날을 바꾸면 카시아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미 굴레 퀘스트는 해결됐는데…

레오는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옴을 느끼며 산장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산장 앞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레오는 말없이 다가갔고, 아버지도 그를 힐끗 보고는 고기 몇 조각을 더 구웠다.

화톳불 앞에 주저앉은 레오는 고민했다.

‘바르바토스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하는데, 이걸 여쭤봐도 되는지 모르겠네.’

과거의 기억이 없는 레오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만약 내가 바르바토스를 섬기던 청년이었다면, 그에 관해 물어보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아버지가 불쑥 입을 열었다.

“바르바토스(Barbatos)님을 어떻게 생각하니?”

……아!

레오는 번쩍 겹치는 장면이 떠올랐다.

예전에 처음으로 레나를 수도교회로 떠나보냈을 때, 아버지는 뱀술을 마시면서 이와 똑같이 물어보셨다.

그리고 나는 그를 좋아할 수가 없다고 답했었는데… 이는 그놈의 문신 때문이었다.

당시에도 레오는 레나를 떠나보내겠다고 작심했었다. 하지만 그는 마음이 흔들려서 그녀를 따라가려 했고, 수도교회로 가는 오필리아 사제에게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청했다.

허나 이는 그녀를 호위하는 성전사, ‘코린 경’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는 레오의 팔에 새겨진 바르바토스의 문신을 가리키며, ‘그릇된 신’을 믿는 자를 성전사로 키우는 것은 교리에 어긋난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바르바토스를 좋아할 수가 없었다. 이 문신 때문에 레나를 따라가지 못했으니까.

그 뒤로 나는 아버지의 심부름을 받아 큰 마을로 육포를 팔러 갔다가 한스를 죽이고, 도망쳤었다.

레오는 잠시 침묵하다가,

“사냥꾼이라면 마땅히 섬겨야 할 신이시죠.”

이전과 다르게 말했다.

{아신의 역사} 정보를 바탕으로 의심받지 않을 답변을 내놓고 아버지의 반응을 살폈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말없이 식사를 마치고는 벌떡 일어나더니 따라오라는 손짓과 함께 산장으로 들어가 버렸다.

레오가 따라가자 아버지는 뭔가를 부산히 준비하며 예의 그 뚝뚝 끊기는 어투로 말했다.

“나는 이제 떠날 거다. 조금 이르지만, 이만하면 너는 충분히 컸구나. 그러니까…”

갖가지 짐승들의 뼈가 바닥에 깔렸다. 그는 아낌없이 양초를 꺼내어 불을 밝히고, 애지중지 아껴온 부인의 손거울을 탁자에 올렸다.

어설프게 마련된 제단.

여기에 바르바토스의 새로운 신도가 있음을 알리는 제사상(祭祀床)이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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