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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4

EP26. 꿀통(2)

진우는 전략을 바꾸었다.

임원들의 보고를 대충 듣고 대충 대답했다. 그런데, 임원들은 능력이 굉장히 출중했다.

“좋게좋게 알아서 처리해요.”

“좋게좋게 말씀이십니까? 호오! 그렇군요! 과연!”

“오오! 회장 대리 각하의 혜안에 감복할 따름입니다!”

각하라고 부르는 임원도 있었다.

미친놈처럼 굴다가도 머리가 획획 돌아갔다.

“우리 이진우 회장 대리인님 뜻대로 해양 플랜트 사업에 조금 더 투자하여…….”

“그렇다면…….”

자기들끼리 말을 주고받더니 순식간에 굉장한 계획을 만들었다. 역시 괜히 일신 그룹의 간부가 아니었다.

다만, 그 태도가 문제였다. 손가락만 움직여도 감탄하며 눈을 빛내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서류더미 속에서 이틀이 지나고 또 회의가 열렸는데, 기이하게도 그날 회의했던 것들이 바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일신의 미래가 더욱 밝아졌다는 전망마저 나올 정도의 결과였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평생 믿고 따르겠습니다.”

이쯤되면 저들에게 똥을 싸라고 말해도, 매출이 오를 것 같았다. 진우의 옆에 서 있던 조은상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진우는 자신의 사업운이 엄청나게 좋다는 것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죽을 뻔한 걸 보면, 자신의 운이 사업운에 전부 몰려있는 것 같기도 했다.

“허허허! 이대로 일주일이 지나면 우리 이진우 회장 대리인님께서 정식 후계자가 되겠군요!”

“오! 그러고 보니 우리 사칙에 그런 조항이 있었지요!”

“일신의 미래는 아주 밝습니다!”

진우는 조은상을 바라보았다.

“그런 사칙이 있습니까?”

“네, 회장 자리가 공석일 경우에 대비한 조항입니다. 부득이하게 회장님께서 회장직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회장 대리인이 일주일 이후에 정식 후계자가 됩니다.”

“다른 후계자 후보가 항의한다면요?”

“그럴 경우 다시 논의를 하게 되겠지요.”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회의에서 나온 새로운 계획에 대한 보고서가 잔뜩 올라와 있었다. 진우는 시간의 권능으로 시간을 느리게 만든 후,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조은상조차 진우가 빠져나온 사실을 몰랐다.

밖으로 나온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했다.

‘이상철…….’

빌어먹을 이상철을 찾기 위함이었다.

이상철이 눈물콧물을 질질 흘리는 꼴을 보지 못하면 이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서울은 평화로웠다.

A4의 테러로 인한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부산에서 있었던 일이 마치 꿈인 것처럼, 너무나도 평온하게, 평화롭게 일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퇴근길이라 그런지 도로가 꽉 막혀 있었고, 지하철로 가는 사람들로 붐볐는데, 그것마저 정겹게 느껴졌다.

“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미안합니다.”

인파에 밀려 서로 부딪힌 사람들끼리 어색하게 웃으면서 사로 사과를 건넸다. 진우는 그런 일상적인 풍경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태풍이 이곳에 도착했다면 결코 볼 수 없었으리라.

진우는 잠시 그러한 광경을 바라보다가 본격적으로 이상철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이상철의 별장으로 가보았다. 이상철이 숨어 지낼 것으로 추정되는 별장이었다. 진우는 이미 그의 정보쯤은 파악한 상태였다.

일신 그룹에서도 그러했을 것이다.

안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가볍게 담을 넘은 다음, 현관문을 마법으로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음.”

집 안은 썰렁했다. 가구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그 흔한 TV조차 없었다. 최소한의 생활용품만 있을 뿐이었다. 냉장고도 생수로 가득 차 있었다. 인간미가 전혀 없었다.

진우는 이상철의 흔적을 찾기 위해 마법을 사용했다.

수사팀에 있을 때 주로 사용하던 마법이었다. 사람의 체취, 발자국, 지문, 혈흔 같은 것들을 찾아주는 마법이었다. 제법 어려운 마법이라 수사팀에서도 팀장급이 아니면 사용하지 못했다.

집 안으로 마력입자가 퍼져 나가더니, 흔적을 표시해 주었다. 혈흔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의 체취가 남아 있었는데, 체취가 강한 것으로 보아 수인족일 확률이 높았다.

발자국도 찍혀 있었다.

신발 자국이었는데, 걸음걸이로 볼 때 인간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수인족과 인간의 골반과 다리의 각도가 조금 달랐기에 발자국 또한 다른 편이었다. 그리고 수인족 남성들은 대개 발이 컸다.

수인족 전용 신발까지 있을 정도였다.

수인족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상당히 많이 찍혀 있었다.

‘침입이군.’

기업인은 최측근으로 수인족을 쓰지 않는다.

수인족은 주로 말단 경호원 정도로 쓰였다. 감정에 휘둘리는 경향이 커서였다. 흔적의 상태를 보아 침입한 게 분명했다. 흔적을 어설프게 치운 흔적이 있었다.

수인족들 치고는 제법 꼼꼼하게 흔적을 지웠지만, 대마법사의 마법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진우는 발자국을 따라갔다.

이상철의 방으로 가니, 난장판이었다. 저항의 흔적이 보이기는 했지만 인위적으로 느껴졌다. 저항을 했다면 혈흔이 남아 있거나, 체향이 여기저기 묻어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저 손으로 어지럽힌 것처럼 보였다.

‘납치는 아닌 것 같은데.’

납치라고 하기에는 일신 그룹의 태도가 이상했다.

후계자 후보가 납치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거신호가 움직였을 것이다.

이운선의 의도가 강하게 느껴졌다.

이상철을 찾지 않으면 일주일 후, 진우는 공식 후계자가 되었다. 후계자가 되면 이운선이 사사건건 간섭해올 게 분명했다.

세상의 그 누구라도 자신을 방해하면 가차없이 묻어버릴 자신이 있었지만, 이운선은 달랐다. 마스터의 정점이라 부를 정도였고, 태풍을 없애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무작정 적대할 수도 없었다.

‘차라리 빌런이나 트롤러가 속편하겠어.’

진우에게 있어서 이운선은 여러모로 애매한 위치였다.

‘이상철.’

기업인들 중에서 이상철만큼이나 깨끗한 사람은 드물었다. 병적으로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세리아를 만나기 전까지는 어느 기업인과 다를 바 없었지만, 만난 이후에는 그렇게 변했다.

조금 가식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운선의 의도 하에 이상철이 마음먹고 잠적한 거면 진우라 하여도 쉽게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자.”

진우는 차분하게 생각해 보았다.

이상철이 후계자 자리를 포기할 이유가 무엇일까?

진우는 이상철의 책상을 뒤져보았다. 사진 하나와 수첩을 발견했다. 사진은 세리아와 단둘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었다.

이상철답지 않게 웃고 있었다.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수첩을 보니 고아원 아이들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선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적혀있었고, 친해질 계획도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진우에게 어떻게 자신의 일을 넘겨줄지에 대한 것들도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 많은 서류가 어디서 솟아났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리아 때문인가?’

세리아가 수인족 여성이었다.

후계자의 아내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요즘은 그런 기업 문화가 많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일신은 달랐다. 세리아가 다른 곳으로 사라질 수도 있었다.

이상철은 세리아와 함께하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한 것 같았다.

진우는 씨익 웃었다.

그렇다면 진우가 굳이 찾아다닐 필요는 없었다. 이상철을 불러오게 할 방법이 떠올랐다.

‘재미있군.’

진우는 이운선이나 이상철의 생각대로 놀아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진우는 고아원으로 향했다.

고아원 주변에는 수인족들이 쫙 깔려 있었고, 멀리서 일신 그룹의 기업인들이 감시하고 있었다. 다행히 세리아에게는 손을 대지 않은 것 같았다.

진우는 몸을 가볍게 풀고 기업인들에게 접근했다. 그의 은신 마법을 간파한 기업인은 없었다.

진우는 고아원 주변 건물의 벽을 타고 올라가 기업인들 뒤에 내려섰다.

파지직!

기업인들이 몸을 부르르 떨다가 쓰러졌다. 놈들의 몸을 뒤져보니 핸드폰이 나왔다. 통신장비가 붙어 있었는데, 보안 회선과 연결되어 있었다.

진우는 핸드폰을 챙기고 기업인들을 모조리 기절시킨 후, 한곳에 잘 널어놓았다.

고아원 주변에 있는 수인족들도 같은 방식으로 기절시켰다. 수인족의 몸에는 늑대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레드 비스트 문양이었다.

‘이상철의 별장에 침입한 게 레드 비스트였군.’

생각보다 스케일이 커지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인가 싶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일신 그룹의 후계자 선정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바뀌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사건이었다.

빠르게 주변을 모두 정리한 진우는 고아원으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니 세리아가 나왔다.

세리아는 진우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입원하셨다고 들었는데, 건강해 보이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네, 얼마 전에 퇴원했어요. 그리고 바로 일하는 중이죠. 누구 때문에.”

“힘드시겠어요.”

세리아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아델라에게 진우가 입원한 것에 대해 들은 모양이다.

진우는 고아원 안으로 들어갔다.

세리아가 바로 차를 내왔다.

아이들은 여전히 시끄럽게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와! 마법사 오빠다!”

“와!”

“형!”

아이들이 진우의 몸에 달라붙었다.

세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안타깝게도 이상철이 올 때면 아이들이 세리아 뒤로 숨곤 했다. 세리아는 이상철을 만난 지 꽤 오래되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를 위해서라면…….’

그를 위해서 헤어지는 게 맞지 않을까?

신분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세리아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리아는 굳은 표정을 간신히 지우고는 웃으며 진우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가요?”

“혹시 며칠 정도 시간을 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세리아 씨를 납치할 생각이거든요.”

“네?”

세리아는 진우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가 유일하게 이해한 것은 시간을 내달라는 것이었다.

“저… 아이들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요.”

“네, 아이들을 대신 봐줄 사람이 곧 올 겁니다. 저랑 몸만 가시면 돼요.”

세리아는 곤란한 표정이었다.

진우의 부탁은 거절하기 어려웠다. 아이들을 위해 해준 게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죄송하지만 아이들을 돌봐주실 분을 직접 뵙고 판단해도 될까요? 아무래도 걱정되어서…….”

“물론입니다.”

띵동!

마침 벨이 울렸다.

“딱 맞춰 도착했네요.”

진우가 문을 열어주자, 엘프 여인이 진우를 보자마자 끌어안았다.

“진우야~! 안녕!”

“음.”

진우가 부른 인물은 엘이었다.

“와줘서 고마워요.”

“진우가 부탁하는데 안 올 수 없지! 어려운 일도 아니고! 난 아이들이 좋거든. 오는 길에 수상한 놈들이 보이길래 싹 정리했어!”

“훌륭하군요.”

엘의 곁에 있으면 그 누가 오더라도 안전했다.

세리아는 엘을 바라보고는 그대로 굳었다. 엘은 급하게 오느라 인식저해 마법이 풀려 있었기 때문이다. 엘은 진우가 호출하자마자 정령을 소환해 바로 날아왔다.

“폐하……?”

“앗!?”

세리아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었다.

엘프 여왕이 눈앞에 있었다!

진우는 그런 그녀를 보며 웃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 같죠?”

“무, 무, 물론이죠. 어, 어찌 이런 곳에 폐하께서 직접…….”

세리아의 몸이 덜덜 떨렸다.

아이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엘을 바라보았다.

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세리아에게 다가갔다.

“이런 곳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요?”

“아…….”

“아이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황실 구경도 시켜주고, 공부도 가르쳐 줄게요. 세계수의 축복을 받으면 훨씬 건강해질 거예요.”

엘이 세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엘의 주변에 정령들이 나타나더니, 아이들을 공중에 띄웠다.

“와!”

“난다! 선생님! 저 날아다녀요!”

“헤헤!”

정령들이 아이들과 잘 놀아주었다.

정령은 순수한 아이들을 좋아했다.

진우는 고아원을 내부를 바라보았다.

부작용으로 고아원 신세를 졌을 때 느꼈지만, 고아원 시설이 상당히 낙후되어 있었다. 이참에 리모델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세리아의 얼굴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휴가라 생각하세요.”

“그런데… 무엇 때문이죠?”

“제 형 아시죠?”

움찔!

세리아는 눈을 피했다.

휘파람을 불며 여유로운 척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식은땀마저 흘리며 표정이 경직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비밀인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진우의 앞에서 단 한 번도 이상철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사진도 그녀의 방에 있을 뿐이었고, 늘 변장을 하고 왔다.

“제 형이 나쁜놈들한테 납치당했습니다.”

“네? 그, 그게 무슨……!”

“세리아 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세리아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표정은 걱정으로 가득찼다.

“제,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도울게요! 돕게 해주세요!”

“그럴 생각입니다. 조금 힘들 수도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네! 제가 뭘 하면 될까요?”

진우는 진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혹시 비명 잘 지르세요?”

“네?”

정령과 놀던 아이들이 진우를 바라보았다.

“나! 나! 잘해!”

“꺄아아악!”

“아아아아아!”

아이들이 크게 소리쳤다.

“아, 아?”

세리아는 진우의 눈치를 보다가 어설프게 비명을 질렀다. 진우와 엘, 그리고 아이들 모두가 세리아를 바라보자, 세리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릴 것 같군.’

세리아, 그녀가 모든 판을 뒤집을 찬스였다.

‘그러고 보니 나 휴가였지.’

아직도 마왕성의 모두는 해상도시에 있었다.

진우의 소식이 전해지자, 하르뮤가 톡으로 여러 가지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하르뮤: 사진 찍었어요!

(제이네이크와 함께 찍은 사진.jpg)

(제이네이크 콘서트 사진1.jpg)

(제이네이크 콘서트 사진2.jpg)

하르뮤: 노래 좋던데요!

제법 즐거워 보였다.

하르뮤와 아이나, 그리고 이브가 제이네이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브는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었고, 하르뮤와 아이나는 활짝 웃으며 제이네이크와 나란히 서 있었다.

제이네이크는 그만의 독특한 제스처를 취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하…….”

진우는 웃었다.

자신의 휴가를 빼앗은 대가는 무척이나 가혹할 것이다.

진우의 미소가 사악해졌다.

그는 세리아와 함께하기 위해 모든 걸 버렸다.

모든 것을 눈앞에서 잃어버리는 기분을 선사해줄 것이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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