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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5

질풍단 (1)

아라함 영지에 도착했던 현수는 사령관 필립을 만나기 위해 걸음하고 있었다.

그때 들려온 한 병사의 공포에 가득 찬 소리에 빠르게 반응했다.

현수의 시야에 붉게 달궈지며 폭발의 전조를 보이는 포탄이 들어왔다.

포탄이 폭발하기 전 현수는 재빠르게 군주의 명을 발동해 폭발을 가뒀다.

이 힘 역시 절대적 힘이 아니었고 컨트롤에 조금 미숙했기에 하늘로 솟구쳐 보냈다.

퍼어어어엉-!

커다란 폭발 소리와 함께 현수는 작게 안도했다.

그리고 주변에서 느껴지는 시선을 의식했다.

귀족 혹은 기사.

또는 지휘관들.

현수가 생각하는 그들은 큰 동요를 일으켜선 안 된다.

‘그들의 동요는 곧 주변인들의 동요로 번진다.’

그렇기에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조금 전 앞의 병사의 어깨를 두들겼다.

“괜찮나?”

“예……!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데, 누구십니까?”

“준남작 현수다. 사령관님을 뵈러 왔다.”

현수는 곧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령관 필립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법……?’

사령관 필립은 적지 않게 놀랐다.

생전 처음 보는 기이한 힘이다.

또 대장장이라는 사내가 마법과 같은 힘을 발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곧 필립은 생각을 바로 잡았다.

‘룩부르크 후작이 말했던 힘인가?’

룩부르크 후작은 계속 강조했었다.

‘정체 모를 힘으로 암살자들을 멈추고 성기사들이 그들을 베었네.’

확실히 저 힘이 참 기이하다곤 할 수 있으나 무력적으로 기사와 견줄 수 있는가란 생각은 든다.

곧 그가 다가와 목례했다.

“기사 현수, 사령관 필립 경을 뵙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 자네 덕에 병사들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네.”

필립은 공과 사 구분이 철저한 인물이었다.

칭찬할 건 한다.

진심으로 필립은 현수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필립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필립은 곧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이곳은 병사들을 육성하는 훈련소이기도 하지만 기사들이 통솔과 지휘, 리더로서의 자격을 배우기도 하는 곳일세, 자네에게 30명의 병사들을 내어주도록 하겠네. 이 병사들과 함께 토벌 구역 안으로 들어가 오우거들과 오우거 족장을 죽이고 토벌도 20%를 채우고 돌아오면 될 것일세. 주의점을 말하자면 푸른 잎이 가득한 숲속에는 절대 들어가지 마시게, 아직 자네 수준의 기사와 토벌대는 들어가선 안 되는 곳일세.”

띠링!

[왕국 퀘스트: 오우거 족장 사냥]

등급: A

제한: 준남작

보상: 세 명의 병사.

실패 시 페널티: 작위 박탈.

설명: 당신은 준남작으로서 첫 걸음을 떼게 되었다. 토벌을 무사히 끝낸 후 돌아와라.

현수는 이렇게 %식으로 되어 있는 퀘스트의 경우 많이 높일수록 보상이 천문학적으로 변한다는 걸 알았다.

일전의 발라스 영지의 발전도를 올릴 당시를 떠올렸다.

현수는 당시 20%의 발전도를 제시받았고 100%가 넘는 발전도를 만들어 냈다.

그로 인해 얻은 보상이 어떻던가?

‘카리스마 스텟 100개를 얻었고 예정에도 없던 대장간도 하사받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바라드가 자신을 후임으로 염두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 했다.

“발전도를 올리는 방법은 뭐가 있습니까?”

“간단하다. 병사들이 최대한 다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성장하고 나아가 자신들을 이끄는 기사에 대한 충심을 가진다면 올라갈 것이다. 더불어 그대가 이곳에 머무는 기간은 총 2주일. 그 안에 추가적 토벌을 진행한다면 올릴 수 있을 거다.”

“알겠습니다.”

“30분 후에 출정 준비를 하면 될 것이다.”

필립이 몸을 돌리려던 때 현수가 질문했다.

“뭐 하나 더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뭐지?”

“어째서 필립 사령관님처럼 훌륭한 분께서 이곳 아라함 영지에 머물고 계시는 겁니까?”

[사령관 필립 Lv.341]

NPC의 경우 유저와 레벨이 같다고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건 바로 네임드 NPC들 혹은 지휘관 계열급들이다.

필립은 아라함의 사령관이자 레벨 341에 이르는 고레벨 NPC였다.

그리고 현재 아라함 영지에는 룩부르크 후작을 비롯한 일곱의 귀족들이 좌천되어 왔다.

현수가 직접 와 본 아라함 영지는 영지의 기능을 잃은 곳이다.

영지라하면 백성들이 직접 농사를 짓거나 특산물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영지민들이 살아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 아라함 영지는 영지민들 상당수가 이미 이주해 버렸고 남은 것은 병사와 기사들뿐이다.

이들이 고야드 왕국의 끄트머리에서 몬스터들이 넘지 못하게 수호하고 있는 역할을 하는 것.

중대한 임무로 보일 수도 있으나 결국에는 최후의 전선에서 매일을 힘겹게 싸우는 자들이었다.

‘……이런 질문을 한 자는 처음이다.’

필립은 속으로 놀랐다. 꽤 예리한 질문이었다.

“몬스터들로부터 백성들을 지키는 일만큼 값진 일은 없으니, 그만 출정을 준비하시게.”

“알겠습니다.”

현수는 더 묻진 않았다. 그가 사라지고 난 후 필립은 직접 병사들을 선별했다.

‘후…….’

그가 한숨 쉬었다.

최근 이방인 지휘관들에 의해 전멸한 병사들이 너무 많았다.

괜한 목숨을 잃은 자들 때문에 필립의 속은 좋지 않았다.

‘또 그런 경우가 생겨선 안 된다.’

그랬기에 필립은 한 병사에게 다가갔다.

“칸, 그대가 일반 병사처럼 위장하여 다른 병사들을 지켜 주시게.”

“알겠습니다.”

필립은 칸이란 병사를 보면 든든했다.

남들이 보면 기이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고 칸이 조심스레 물었다.

“……한데 사령관님. 이대로 저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겁니까?”

필립은 칸의 슬픈 눈빛에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방금 현수란 기사는 정확히 보았다.

전쟁 영웅이었던 필립은 이곳에 있을 자가 아니었고 먼 옛날 왕으로부터 이런 임무를 부여받았다.

‘적들의 기사마저 벨 수 있는 병사들을 육성하라.’

그것이 불과 20년 전 일이었다.

그때부터 전쟁영웅 필립은 은밀하게 병사들을 키웠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왕의 명령을 필립은 이해하지 못했었다.

기사로 만들면 되지, 어째서 병사를 키우는가?

시간이 흘러 필립은 그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기사 작위를 가진 자들과 병사는 엄연히 다르다.

기사의 신분 자체가 높기에 전쟁 상황 시 적들은 기사부터 노린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병사라는 이름으로 적들을 무방비하게 만들 수 있다.

어떤 적장들도 병사들은 무시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당시 마력량 측정기를 이용해 기사급의 재능으로 올라설 수 없는 자들을 선출했던 바 있다.

이 아레스란 땅에서 마력은 강함의 척도인 바.

실제로 저들은 일정 수준에서 한계치에 달한 수준이다.

한데도 재밌는 사실은 기사만큼 강했다.

오직 ‘실전과 실력, 경험.’에 의해 비롯된 일이다.

타고난 그릇은 작으나 남들과 다른 경험과 실전을 거쳐 기사급의 힘을 발한다.

그들의 이름 질풍단이었으며 지금은 역사 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본래 그들이 육성된 것은 다른 국가의 영웅 암살 혹은 주요 귀족 호위였었다.

하지만 당시 여러 이유로 질풍단은 이곳에 버려지게 되었다.

그들이 이곳에 은밀히 숨은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끝없는 몬스터 토벌을 통해 실력을 계속 갈고닦을 수 있어서다.

두 번째 이유는 자신들이 섬길 주군을 찾기 위해서다.

“……벌써 해체 후 10년이 지났네, 자네와 몇 안 남은 단원들이 찾는 기사는 나타나기 힘들걸세.”

왕도 그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그대들이 섬기고 싶은 자가 있다면 그를 섬겨라.

문제는 질풍단이 섬길 만한 주군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가능성 있는 기사들을 찾고 있었다.

더 높이 멀리 날아갈 기사를 말이다.

“이 역시 중요한 임무일세.”

그럼에도 칸의 표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하를 알현하여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볼까 하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리고 필립은 수년 만에 왕을 알현하기 위해 말 위에 올랐다.

***

현수는 자신의 앞에 소집된 30여 명의 병사들을 보았다.

[병사 킨 Lv.201]

[병사 록 Lv.198]

병사들 수준은 대부분 비슷해 보였다.

그리고 현수는 그들의 얼굴에 깃든 두려움을 보았다.

실제로 한 병사가 짐짓 두려운 눈빛으로 질문했다.

“토벌대장님, 혹시 레벨이라는 게 정말 220대가 맞으십니까?”

현수로서는 거짓을 말할 순 없는 노릇이다.

“맞다. 하지만 걱정할 건 없다.”

병사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이곳 기사들의 평균 레벨이 290.

그런데 220대의 대장장이가 그들을 이끈다 하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현수는 직접 보여 주면 되는 일.

‘토벌도를 몇 %나 올릴 수 있으려나?’

곧 현수가 힘 있게 말했다.

“출정한다.”

***

3일 후 고야드 왕국과 프라함 왕국의 국경이 맞닿는 곳.

3일 만에 필립은 수도가 아닌 곳에서 바라드를 만날 수 있었다.

“전하, 질풍단을 왕실에 소속시킬 순 없는 겁니까?”

바라드는 단호했다.

“불가능하다는 것 알지 않은가.”

필립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들은 왕실에 섞일 수 없다.

병사인데 기사들마저 무찌르는 기이한 실력을 가진 자들.

그들의 정체를 왕실은 의심할 테고 아주 비밀리에 키워졌던 질풍단이 세상에 드러날 확률이 높다.

“……말했잖은가, 그들의 평생을 책임질 금은보화를 주겠다고.”

바라드는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사내였다.

한데 질풍단의 뜻은 확고했다.

“그들의 진짜 임무는 왕을 비밀리에 지키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는데 평화로이 살기 힘들겠죠.”

바라드가 한숨 쉬었다.

“자네는 말했지, 질풍단의 이들은 토벌도 60%를 넘길 수 있는 기사가 있다면 군말 없이 따를 거라고.”

바라드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껏 40%를 넘긴 자도 없었네, 자네가 제시한 그 수준은 너무 커.”

알고 있다. 하지만 필립이 원하는 바는 아니다.

질풍단의 남은 단원들이 원하는 것.

결국 필립은 어떤 것도 얻지 못했다.

3일.

그 3일이라는 시간 만에 필립은 축 처진 어깨로 아라함 영지로 돌아왔고 오자마자 바빠졌다.

오늘은 병사 수여식이 진행되는 날이다.

이 병사 수여식은 아라함 영지의 행사다.

이 행사에 사령관이 빠질 수 없기에 다급히 단상에 올랐다.

필립은 자신 앞에 도열한 1,056명의 병사들을 보았다.

이 병사들이 바로 기사들에게 주어질 병사들이며 이 자리에 기사들은 오지 못한다.

1주간 토벌을 진행한 자들은 다섯 명의 기사들이었다.

필립은 먼저 발로코 영토에서 온 기사 켄을 섬길 자가 있는지부터 묻고자 했다.

“혹시 기사 켄을…….”

“사령관님.”

그때 한 병사가 거수했다.

의아한 표정을 지은 필립이 턱짓하자 그가 말했다.

“저희는 전부 섬기고 싶은 기사가 있습니다.”

“……전부?”

필립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병사 1,056명.

그들 전원이 섬기고 싶은 병사란 말인가?

필립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누군가.”

“준남작 현수 경입니다.”

그 말을 들은 필립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다시 들어도 놀라운 그 말을 되새기며 그들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1,056명의 병사. 너희들 전원이 준남작 현수를 섬기고 싶단 말이냐?”

“예!!!”

“꼭 그를 섬기고 싶습니다!”

“준남작 현수에게 보내 주십시오!”

필립은 그들의 눈빛에서 준남작 현수와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을 보았다.

그가 흔들리는 눈으로 칸을 보았다.

칸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필립이 다른 질풍단원들도 보았다.

그들 역시 확고한 눈빛으로 천천히 고개를 주억이고 있었다.

필립은 감탄했다.

‘도대체 내가 없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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