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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5

105화 사악이여, 파멸할 지어다

“성녀 아냑의 성물이 별을 인도하리라!”

레온은 신들의 낙원에서 숲의 현자 군라르에게서 ‘모종’을 제외하고 세 가지 선물을 받았다.

첫째는 아르헨 마제스티 전대 사자심왕의 고삐. 신수의 잠재력을 개화하는 기수로서는 최고의 보물.

둘째는 그라타스 경의 농노로 거인을 잡는 법 훈련 메뉴얼.

마지막으로 성녀 아냑의 목걸이.

숱한 신관과 신녀 중에서도 선택받은 단 한 명의 위대한 신의 종.

한 세대에 한 명뿐인 이 성녀들에게서 전해지는 목걸이가 가진 힘은 간단하면서도 파괴적인 기적이다.

별의 인도.

때와 시간을 감지해 별의 궤도를 바꾼다.

성검의 검집이 읽은 별의 항해를 통해 우주의 천체를 감지하고 성녀의 목걸이 힘으로 별을 인도한다.

떨어지는 별은 정확히 한빛궁을 향해 낙하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 건 극히 소수뿐.

별을 소환한 레온과 그것을 사전에 전해들은 베아트리체, 야피 그리고 김재혁뿐이다.

나머지는… 지금도 천체를 관측하고 별의 급격한 드리프트를 읽고 인류멸망을 부르짖는 불쌍한 우주 관련직원들일까.

“하, 뭐라는 거야?”

“저 마귀 놈이 제정신이 아닌가 봅니다.”

레온이 외친 뒤 2분이 지났다. 다들 레온의 기세에 위축되었으나 곧 기세등등해져서 레온을 조롱했다.

“야피 경. 준비하세요.”

-끼룩.

하지만 베아트리체와 야피의 반응은 달랐다. 베아트리체가 손을 뻗었고, 광오한 마력이 순식간에 성당의 천장을 날려버렸다.

“무, 무슨 짓을!”

힌빛궁 신도들이 베아트리체를 만류하려 했으나 그녀를 중심으로 사방에 펼쳐진 은실이 앞길을 가로막는다.

야피가 전술성법을 펼치며 베아트리체를 보호한 것이다.

“별의 궤도를 이쪽으로 끌어당기겠습니다.”

베아트리체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전개되는 마법진. 이 성당에 입장하고서부터 줄곧 준비해온 초월의 마도가 레온의 검집과 목걸이와 연결된다.

검집이 천체의 항해를 읽고, 목걸이가 궤도를 수정했다면, 베아트리체의 역할은 그 미세조정.

별을 소환하는 김에 겸사겸사 왕국의 적을 섬멸하기 위해 행하던 좌표를 특정하는 성법이 베아트리체에게 전수되어 행해진다.

그리고 그들은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었다.

“저, 저기…!”

“벼, 별똥별?”

자신들의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별의 궤적. 실시간으로 가까워지는 모습에 무시하고 싶어도 무시할 수가 없다.

“아, 아아…!”

“시, 신벌이다! 신벌이 내려온다!”

그 말이 마냥 틀리진 않다. 레온은 신들의 대리인. 그가 행하는 벌는 곧 신벌이었으니.

“허둥대지 마라, 천한 것들아!!”

레온의 노호성에 집중되는 시선들. 신도들은 이것이 자신들이 믿는 신의 벌이라 여겼으나 박용신은 달리 생각했다.

‘갑자기? 아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벌할 리가 없어!’

박용신이 검을 들었다. 그는 한국 굴지의 S급 헌터. 전투력이 부족한 책상물림이 아니다.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별을 소환했다.”

“그, 그런 거짓말을…!”

“거짓인지 아닌지는 곧 알 수 있겠지.”

너무나 허무맹랑한 소리라 믿을 수가 없었다. 별을 소환하다니? 메테오? 그런 게 사람의 힘으로 가능하단 말인가?

“우릴 전부 죽일 셈입니까! 당신들도 무사치 못할 겁니다!”

이곳을 향하는 별이 얼마나 큰지는 알 수 없다.

짧은 천체지식으로는 별이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대부분 불타버린다는 것이지만… 저 육안으로도 보이는 거대한 별이 과연 불타서 없어질까?

“신벌 앞에 두려워하라, 어리석은 사교도들아. 너희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다.”

“이런 미친…!”

죽는 게 어디 자신들뿐이던가? 혜성이 충돌하면 한두 명 죽는 걸론 끝나지 않을 것이다. 도시… 아니, 국가… 어쩌면 별에 사는 모든 생명체들이 소멸할 텐데!

“대, 대피령을…….”

한빛궁의 신도들, 인접한 도시의 시민들… 아니,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대피시켜야 하지?

대피시킨다 한들 한참 늦지 않았나? 충돌하기까지 1분도 안 남아 보이는 저 혜성에서 도망칠 수가 있나?

“시, 신이시여…….”

박용신은 신을 찾았다. 게이트에서 자신을 구원해준, 지금까지 목소리를 들려준 신을──

[…….]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박용신의, 한빛궁의 신성이 목소리를 흘렸다. 그것이 침음성에 가까웠다는 건 둘째 치고.

“신이시여?”

[……미친.]

“신이시여???”

다음 순간, 레온에게서 빛이 뿜어졌다. 보는 것만으로 실명할 것 같은 강렬한 빛과 파직파직 위협적으로 퍼지는 전격이…….

“비체.”

“준비되었답니다.”

마찬가지로 비체에게서도 어두운 자줏빛 기운이 넘실거렸다. 꿈과 죽음의 신관장인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막대한 안개가 박살난 천장을 향해 솟구친다.

동시에 떨어지는 혜성의 상공. 화창한 날씨를 몰아내고 하늘이 검게 물든다. 이내 뇌운을 머금은 하늘이 황금색으로 번쩍였다.

-콰앙!

위에서부터 내리치는 천둥.

아래에서부터 솟구치는 어둠.

두 성력이 떨어지는 혜성에 충돌하고… 혜성의 성질에 성력이 담긴다. 다음 순간, 야피가 등딱지에서 레일건을 꺼내 들더니 혜성을 향해 겨눴다.

-성질변환성력탄 발사.

세 가지 성력이 혜성을 강타하고 다음 순간, 조금도 속도가 줄지 않은 혜성이 한빛궁을 덮쳤다.

그야말로 대파괴였다.

* * * *

일반적인 상식으로, 6km대의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그 주변은 초토화될 수밖에 없다.

21세기 최대급 위협 중 하나로 예상되는 토리노척도 레벨4 소행성 아포피스가 지름 340m로 충돌시 피해 예상은 4km 내 완전소멸.

천체충돌은 크기가 늘어날수록 그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걸 생각해볼 때, 6km의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순간 낼 파괴력은 직격당한 한반도 소멸은 당연하고, 대륙, 열도까지 통째로 날아갈 수도 있다.

아니, 이만한 크기라면 인류 멸종을 논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충돌의 순간, 모든 빛과 소리가 사라졌다. 한빛궁의 신도는 비명을 지르다 말고 어리둥절한 눈을 떴다.

어둡다. 그늘져 있다. 신도는 의아한 눈으로 고개를 들어 올렸고 숨을 삼켰다.

“무, 무슨…!”

거대한, 거대한 운석이었다.

고증 실패한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대기권 통과 과정에서 조금도 전소하지 않은, 우주에서 온 그대로의 혜성.

“”?????””

이게 뭐임?

나도 모름.

한빛궁에 혜성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은 너무나 현실성이 없어 몇 분이고 입을 열 수 없었다.

“확실히 대단하군요.”

나긋한 목소리로 감탄하는 베아트리체. 그 뒤로 야피가 기계 팔로 운석을 채취했다.

-구성성분 이상물리현상 작용 중. 데이터베이스 내 어떤 금속과도 대조되지 않음.

이것이 철과 대장장이의 신성 헤토가 약속한 ‘신의 금속’. 과연, 성배기사들은 이러한 무장으로 성검과 갑주를 만들었던 것인가.

이것이라면 자신의 전성기 동체… 아니, 그 이상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리라.

“흠… 이만하면 적당하군.”

레온은 스스로 소환해낸 별을 보며 적당히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이게 무슨…….”

박용신은 눈앞의 운석에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는 다른 것을 보았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만한 운석이다. 수 km의 운석이 직격당했는데, 무너진 건 건물뿐이고 충격파에 그 누구도 죽지 않았다.

그뿐이랴? 쏟아진 건물 잔해에서도 멀쩡한 모습으로 빠져나오는 신도들이 있다.

그야말로 기적. 신의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광경. 그의 앞에 레온이 다가왔다.

“어리석은 것아. 허나, 어리석을 뿐인 것아. 네 죄를 네가 아느냐.”

“그, 그게 무슨…….”

사람이 운석을 소환했다. 그리고 그 운석으로부터 누구도 죽지 않았다. 인간으로서의 격이 다른 기적을 일으킨 레온 앞에 박용신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네노옴…….”

레온의 시선이 박용신을 꿰뚫는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노, 격앙, 격분…… 살의.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갈려지는 이빨이 으득거렸다.

이 남자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음은 명약관화하다.

여과되지 않는 살의 앞에 도망쳐야 한다는 동물적 본능이 자극된다.

“나와라.”

그의 손가락이 박용신을 향한다. 하지만 그 시선은 박용신 그 너머를 보고 있었다.

“김재혁!”

“예? 예에!”

다급히 달려오는 삐죽머리 소년. 그는 레온은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박용신을 가리켰다.

“이제 보일 것이다. 저자에게 들러붙은 악종이.”

“그, 그렇습니… 허억!”

김재혁은 보았다. 박용신의 등 뒤에 자리잡은, 마치 기생하는 세포가 난잡하게 자란 것 같은 기괴한 생물이.

성스러운 인도에 따라 항행한 별이 세 가지 성력에 의해 달구어지고, 충돌의 순간 퍼뜨린 기운으로 인해 이 일대는 이계의 무언가로 변모해 있다.

그렇기에 재혁은 ‘신안’을 각성할 수 있었다. 사특한 것을 꿰뚫는 천둥신의 시선 앞에 낱낱이 드러난 악종을 보았다.

“대, 대체 저게 무슨…….”

“좀먹는 강욕. 오랫동안 기회를 엿보며 숙주를 충동질한 악종이다.”

“재혁아!”

그리고 그때, 재혁의 등 뒤에서 나타난 여성. 재혁은 그녀를 보았다.

“어, 엄마?”

신진수. 그녀에게도 비슷한 것이 달라붙어 있었다.

“네가 벌해야 할 것이다. 천둥께서 벌하고자 하는 악종이다.”

“하, 하지만 폐하… 그러면 엄마가…….”

“믿고 의지해라. 그분의 위대한 권능을 깃들게 하라.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임을 확신하라.”

레온이 말했다. 재혁은 숨을 삼키며 눈을 감았다.

믿음. 그저 믿는 것.

재혁이 엄마가 있던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것은 단지 암시적인 행동일 뿐. 불안 속에서 피어난, 자기암시에 가까운 바람이다.

내가 일으킬 기적이 오롯이 악종만을 꿰뚫기를.

“울티마 님…….”

당신의 진노가 죄 없는 이를 용서하기를 빕니다.

성법 <하늘의 진노>

다음 순간 떨어진 벼락이 신진수를 강타했다. 정수리서부터 떨어져 그대로 바닥을 파괴하는 강력하기 그지없는 낙뢰였다.

“꺄아아아아악…!”

비명소리에 섞인 기괴한 단말마. 김재혁이 눈을 떴을 때, 신진수는 숨을 헐떡이며 주저앉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제 아들을 바라봤다.

“어, 엄마!”

황급히 달려가 그녀를 껴안는 재혁. 자신의 등을 꽉 잡은 아들에 정신을 차린다.

“재, 재혁아. 내, 내 아들…….”

엄마가 미안해.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한 모든 일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귀신에 홀린 것처럼 자행해왔던 악행이, 만용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했다.

“잘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레온은 드물게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저 소년이 기어이 울티마의 선택을 받았기에.

“하늘의 권좌에 앉으신 천둥의 주인이시여.”

레온이 읊조렸다. 그 순간, 드높은 천공의 주인이 그에 응한다.

구름이 몰려가며 사람의 형상을 하고 천둥왕관을 쓴 거인이 거대한 팔을 들어 올렸다. 그 손에는 세상을 파괴할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번개가 들려있다.

“악종에게 벌을, 어린 양에게 구제를.”

신벌 <하늘의 창>

거인의 번개가 지상을 향해 내리 꽂혔다.

* * * *

천둥벼락이 쏟아져 내린 한빛궁의 잔해. 대부분의 신도들이 제게 들러붙은 악종을 떼어낸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악종이 있었다.

“그에에에에……!”

박용신… 모든 악종들의 숙주. 신벌의 순간, 신도들에게 심어둔 악종들을 회수해 자신의 몸을 부풀린 그것은 박용신의 수호스킬과 회복스킬로 겨우 벼락을 견뎌냈다.

아니, 견뎌냈다기엔 좀 어폐가 있으리라.

소멸을 잠시 미뤄뒀을 뿐, 부패하고 탄 살점이 시시각각 떨어져 나가며 참을 수 없는 악취를 풍기고 있었으니.

“좀먹는 강욕. 강욕과 인색의 대악마라….”

악마 중에서는 무질서한 탐구 – 지혜와 탐구의 악성과 추악한 색욕 – 쾌락과 타락의 악성만큼이나 사회에 숨어들길 좋아하는 것들이다.

인간의 영적인 혼에 잠식해 씨앗을 발아한 뒤, 죄악을 부풀려 수확의 때에 단숨에 잠식하는 타입.

의외로 한빛궁의 신도들은 운이 좋았던 것이다. 다른 악성들과 달리 직접적인 계약이 아니라 영혼 그 자체가 잠식된 것은 아니었으니까.

박용신에게 들러붙은 본체도 레온의 신속한 별의 소환과 신벌에 의해 영혼을 잠식할 시간을 벌지도 못했고.

“히익…!”

그나마도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억지로 현계해 발악에 가까운 위협을 하는 것뿐이다.

“본왕은 빛과 정의의 여신 아리아나께서 택하신 첫 번째 기사! 사자심장의 주인이니!”

레온의 뇌성에 끈적거리던 공기가 일변했다.

공기는 맑아졌고, 공포에 사로잡혔던 교인들의 이목이 한순간에 집중됐다.

빛이 존재한다.

찬란하게 빛나는 광채. 황금으로 엮은 실 같은 머리카락이 눈부시게 빛났다.

“짐이 있는 이 자리에서 두려워 말라! 도망치지 말라! 동요하지도 말라! 성배의 서약자가 네놈들 앞에 있도다!”

빛과의 정의의 화신.

이 땅에 존재하는 여신의 기사.

진정한 믿음의 구원자이며 보호자.

그들은 스스로 잘못된 신앙을 가졌음을 깨달았다. 제 믿음의 방향이 틀렸다는 걸 인정했다.

그도 그럴 게, 만약 저 따뜻한 음색의, 눈부신 광채의 주인이 신의 대변자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신성을 대변할 수 있단 말인가?

저 끔찍한 몰골로 신도들을 위협하는 사특한 존재?

조건 없는 순종과 믿음을 강요하는 구원의 교리?

아니다.

결코 아니었다.

신성과는 거래할 수 없으며,

교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믿음은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

스스로 떳떳하게 나아가는 것.

“여, 여신이시여…….”

“도,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살려주십쇼! 죽고 싶지 않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거짓된 신앙의 교인들은 이제 믿어야 할 이가 누구인지, 무엇을 신앙해야 할지 깨달았다.

그들은 실체 없는 구원이 아닌 눈앞의 신성을 목도한 것이다.

그렇다면 여신의 기사로서 레온이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

“그리되리라.”

“키에에에에…!”

분노에 찬 비명을 지르는 강욕의 악마. 허나, 고작 발악일 뿐인 것을 그도 모르지 않았다.

악마는 자신의 살점을 터뜨려가며 주변을 잠식했다. 어떻게든 시야를 가리고, 틈을 만들어 도망칠 방도를 찾았다.

닦아도 닦이지 않는 진득한 피 안개는 레온의 광채를 꺼뜨리고, 찬란한 황금을 녹슬게 하려 했으나 어찌 악성 따위가 신성을 범할 수 있겠는가.

“성검이여.”

레온이 허공에서 성검을 소환에 손에 쥐었다.

“벌레 잡기에는 과분함을 알라.”

“키, 키에에……!”

두려움에 발버둥치며 제 살을 뜯어 던지는 악성. 하지만 그것은 성검이 수호하는 반신에게 닿지도 못하며 돌아섰다.

고깃덩어리가 성검에 닿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추락한 것이다.

“너 따위의 악성이 본왕의 신성을 능가하리라 믿느냐.”

“키에…!”

누군가에는 따뜻한 음색이, 악마에게는 휘몰아친 폭력과 같았다.

목소리만으로 생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 악마에게 닥쳤다.

끌어모은 악성, 거짓된 신앙, 증폭된 악력이 있다 할지라도… 피식자는 포식자에게 맞설 수 없는 법이다.

존재의 격이 틀렸기에.

“썩어빠진 근성, 오물만도 못한 버러지. 명예를 외치기엔 지성이 부족하고, 악성의 짐승을 자처하기엔 투기마저 모자라구나.”

전에 없는 모욕을 당하면서도 악마는 도저히 레온을 마주할 수 없었다.

분노로 노려볼 수도 없었다. 눈앞의 신성은 마주치는 것만으로 제 악성을 태워버렸기에.

“재주라곤 꿈틀거리는 것뿐이더냐. 간교한 입으로 외치던 구원은 스스로는 구하지 못하더냐.”

경멸과 분노 섞인 목소리가 점차 다가왔다.

살아있는 반신은 접근만으로 악마를 찢으며 불태웠다.

간교한 혓바닥은 녹아내리고,

부패한 피부는 괴사하기도 전에 태워졌다.

방을 메우던 진득한 피 안개는 거짓말처럼 씻겨나간 지 오래.

“빛과 정의의 신성. 아리아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모든 사악이여, 파멸할 지어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성검이 허공을 가르며 삽시간에 증폭한 성력이 사악을 불태웠다.

그 순간은 정녕 찰나.

성검의 형태로 휘둘러진 신성이 180만의 신앙을 모았던 악성을 소멸시켰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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