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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8

107. 소꿉친구 – 축성

– 쾅!

레브는 깜짝 놀라 몸을 튕겼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푸줏간을 지나는 중이었다.

푸줏간에서는 도살자가 고기를 썰고 있었고, 환후(幻嗅, 실제로 나지 않은 냄새를 맡는 환각 현상)라 생각했던 피 냄새는 그곳에서 풍기는 것이었다.

‘아냐. 이건 아니야.’

레브는 고개를 흔들어 머리를 울린 속삭임을 지워버렸다.

몰살 루트. 난 이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건 게임이 아니다.

모두가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이다. 단지 힘을 얻겠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꿀꺽, 침을 삼켰다.

모든 제례 행위를 건너뛸 수 있으며, 제물을 축적할 수도 있는 시스템.

이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보다도 더 엄청난 게 있었다.

– ‘1’명

그에겐 한 사람을 죽이면 한 명의 목숨이 고스란히 들어왔는데, 이건 어마어마한 혜택이었다.

제아무리 번잡한 의식을 준비한다 하더라도 바쳐진 제물을 고스란히 얻을 방법은 없었다.

사도가 바치는 공양의 효율이 좋다지만, 그건 소수점 두 자리, 어쩌면 세 자리까지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주신의 소유이고, 아신은 그것을 비틀어 극히 일부를 얻어갈 뿐이었으니까.

한데 그 법칙은 레브에게 통용되지 않았다. 되려 당연하다는 듯이 그가 죽여온 모든 이들의 숫자가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비로소 레브는 이 게임이 주신의 손으로 만들어졌음을 확신했다. 그의 허락이 없으면 이만한 효율은 불가능했다.

레브는 한참이나 푸줏간 앞을 서성거렸다. 푸줏간 주인장이 뭣 필요한 것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손을 휘젓고 고민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 라는 결론을 내렸다.

비록 지금껏 필요에 의해, 또는 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살인을 저지르긴 했다. 허나 제물이 쌓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인간을 살해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그건 살인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겠다거나 금품 따위를 얻겠다는 게 아니라, 목숨 자체에 목적을 두는…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행해서도, 생각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결론을 내렸음에도 레브는 망설였다.

욕심이 난다. 이 개 같은 게임은 내게 뭣하나 주지 않았다. 시나리오 보상이 꾸준히 들어왔으나 회차가 제약되어있었고, 업적들은 사소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니 이거라도 가져가야 하지 않겠는가. 시스템으로 멀쩡히 보장된 혜택이 아니냐…

레브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옛날 타티안 후작가의 양자로 들어가겠다며 부렸던 욕심은 이와 비교할 것도 못 되었다. 어쩌면 이 세계의 패왕으로 군림할 수도 있다. 앞으로 단 몇 회차 만에 게임을 클리어할 수도 있다…

한참을 어슬렁거리던 그는 푸줏간 주인장이 ‘저놈은 도둑놈이 아닐까?’ 의심할 무렵에야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지금 있는 것들만 사용하자. 꼭 필요할 때만 업적을 소모해서 쓰고.. 몰살 루트? 그딴 건 잊어버리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어쩌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기에 내릴 수 있었던 결단인지도 몰랐다.

엔딩이 눈앞이니까.

매혹 능력을 잘 사용하기만 하면 민서가 바라마지않던 진엔딩을 손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그동안 쌓아온 살해 카운트가 충분해서 구태여 사람을 더 죽일 필요도 없어 보였다.

레브가 크게 호흡했다. 끓어오르는 욕망을 숨으로 뱉어버리고는 갈피를 잃었던 발걸음을 바로잡았다.

푸줏간 주인장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뒤로하고, 그는 한 상인에게 다가가 말을 팔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가죽을 팔아 얻은 돈을 건네주자 그 상인은 헐값으로 말을 넘기고도 불만을 품지 않았다.

뭐, 레브의 눈이 반짝이긴 했다.

‘네비스로 가자.’

그는 방향을 정했다.

거지남매 시나리오의 레오가 콘라드 왕국까지 내려오려면 아직도 멀었다.

지금은 길버트 포르테를 죽이고 벨리타 왕국 남쪽 산에 숨어있을 텐데, 그들은 반년 뒤인 내년 봄에나 움직이기 시작할 터였고, 바르트 경을 찾기 위해 노야르 항구까지 내려갈 것이었다.

나는 그사이에 오른 왕국의 수도, 네비스에 가서 왕을 매혹하겠다.

레나를 입양해달라 청하고, 콘라드 왕국으로 달려가 왕자 레오에게 경고해 그의 비극을 막아주겠다.

정말 빠르게 움직이면 약혼관계의 레오가 레나 아이나르와 파혼하려 하는 것도 막아줄 수 있겠다.

이윽고 레브의 말이 땅을 박찼다.

토리토를 떠나는 그의 마음은 희망과 욕망 사이를 넘나들었다.

* * *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영주성의 한 관료가 엉망으로 흩어진 서류들을 탁탁, 정돈하며 말했다.

“고생했어. 마무리하고 들어가게.”

“넵!”

십 대 후반의 그 젊은 관료는 씩씩하게 외쳤다.

가이단 후작가의 영지에서 태어나 하르베이 변경백님의 지원하에 교육을 받아 관료가 된 그는 이곳 보스포에 발령이 났다. 이것저것 배울 것이 많아서 처음에는 실수투성이, 욕을 많이 얻어먹었지만, 지금은 제법 능숙해졌다.

선임 관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비우자 막내인 그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민원을 받는 창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타향에 발령되어 최근에야 미묘한 감정을 주고받는 여인이 생긴 그는 얼른 일을 끝마치고 나갈 생각밖에 없었다.

그때, 한 청년이 뚜벅뚜벅 창구로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오늘 업무는 끝났으니 내일…”

“총관님을 뵈러 왔습니다.”

“네? 누구신데 총관님을…”

그는 보기보다 높으신 양반이 찾아온 줄 알고 고개를 들었다가 검붉게 빛나는 눈을 마주했다.

‘아, 바로 안내해드려야지. 그렇고말고. 급한 일이신가 본데… 빨리 안내해드리고 나도 퇴근하자.’

“그런데 누구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약속은 되어 있으신가요?”

레브는 흠칫 놀랐다.

매혹을 걸었으니 즉시 총관에게 안내해주리라 기대했는데, 이 관료는 절차를 묻고 있었다.

‘매혹이 아주 만능은 아닌 모양이네.’

그의 눈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조금 더 강하게 매혹을 넣으며 청했다.

“급한 일입니다. 약속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 총관님을 빨리 뵙고 싶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 그전에 제롬 신성왕국과 콘라드 왕국으로 넘어갈 통행증을 발급받을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관료는 자리에 앉으며 정리했던 서류 묶음을 펼쳤다. 그의 태도에는 번거롭다는 기색이 없었다.

“신원이 어떻게 되십니까? 나가시는 이유는 뭔가요?”

바르바토스의 [매혹의 눈]은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이 아니었다. 레오가 가진 호감 업적들과 비슷한 것이어서 레브는 어느 정도 절차를 따라야만 했다.

그는 자신의 신원과 목적을 알려주었다.

“데모스 마을의 레브 님이시고… 데모스 마을? 데모스 마을이, 어디 보자. 여기 있군요. 그런데 여행이 목적이라고요? 자유민이시죠? 자유민이시라면 증명서를… 없다고요? 증명서가 없으면… 아아~! 귀족이셨군요. 알겠습니다.”

레브는 다시 한번 매혹을 넣은 뒤에야 통행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냥 관문 수비병을 매혹할 걸 그랬다. 신력 아깝게…

“총관님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레브는 관료를 따라 영주성으로 들어갔다.

두 번째 방문이었다. 그는 지난 소꿉친구 시나리오에서 레나와 함께 이곳에서 시녀, 하인으로 일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낯이 익은 시녀들이 보였다.

곳곳에 근사한 양탄자가 깔리고, 벽에 갖가지 휘장이 걸린 것으로 보아 지금 영주성에서는 하리에 가이단과 팔라스 테르탄이 머물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다음 달 즈음에 콘라드 왕국으로 떠나서 바르트 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물론, 레브가 신경 쓸 일은 아니어서 그는 부지런히 관료의 뒤를 쫓았다.

– 똑똑.

“총관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관료가 문을 두드리자 의아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손님? 오늘은 누굴 만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는데? 들이게.”

한창 서류를 작성하던 보스포의 총관이 언짢은 표정으로 불청객을 맞았다.

하리에 님과 테르탄 공작가의 후계자가 도착한 이후로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영주성을 단장하는 일이야 끝마쳤지만, 두 귀빈의 접대에 소홀해선 안 됐고, 그들을 수행하는 기사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었다.

팔라스 테르탄은 열댓 명이나 되는 기사들을 이끌고 왔다.

또, 며칠 전에는 팔라스 테르탄이 하리에 님께 선물할 것이라며 어떤 목걸이의 검증을 요청했기에, 총관은 도시 보스포와 계약한 괴팍한 마법사를 찾아가 부탁해야만 했다.

방에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는 그 건방진 마법사는 총관이 직접 부탁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누구시길래 약속도 없이 찾아오셨습니까?”

“어? 총관님께서 아는 분이 아니십니까?”

총관이 인상을 찌푸리고 관료가 당혹스러워하는데, 정작 당사자인 레브는 말없이 서 있었다.

실은 총관을 만나는 즉시 매혹을 걸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는 축성 받은 반지를 착용하고 있었고, 레브는 본능적으로 총관을 매혹하는 게 쉽지 않으리란 것을 알아차렸다.

성녀가 이 땅에 내린 이후로 아신들이 궁지에 몰리게 된 까닭이 있었다.

아카이아 제국이 교회와 손잡고 이종족들을 쓸어버린 탓도 컸지만, 십자교회가 국교로 인정받으면서 제국민들의 삶에 깊숙이 뿌리박고 주신의 신력을 퍼뜨렸기 때문이었다.

그 방식은 주로 교회의 관례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를테면 약혼, 또는 결혼하면서 축성 받은 반지를 서로 교환하게 만드는 식이었다.

축성은 사물에 신력을 담는 행위였다. 아무래도 무생물에 신력을 부여하다 보니,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부여하는 축복에 비해 훨씬 오래, 반영구적으로 유지되었고, 이건 아신들에게 큰 걸림돌이었다.

비록 미미한 신력이지만 축성 받은 물품은 소지한 것만으로도 소유자에게 강력한 가호를 부여해주었다.

총관의 눈이 가늘어지자 레브는 급히 매혹을 걸었다.

허나 반지에 막혀 효과가 없었기에 레브는 어쩔 수 없음을 느끼며, 속으로 공양을 올렸다.

[ 업적 : 민간인 살해 – 민간인 ‘2’명을 살해했습니다. 미약하게 불행해집니다. ]

민간인 두 명의 목숨을 더 소모하자 바르바토스의 신력이 듬뿍 쏟아졌다. 심장이 매실장아찌처럼 달콤히 젖어 들었고, 레브의 눈이 다시 붉게 번쩍였다.

“저런, 제가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총관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이더니…

“아아! 세상에! 세상에나! 선생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아 참, 자네는 가봐도 좋네.”

관료를 돌려보내고 레브에게 상석을 권했다. 자신은 옆자리에 공손하게 앉았다.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선생님이 아니셨더라면 저는 어찌 됐을지… 서자로 태어나 방황하던 저를 거둬주신 은혜와 선생님의 가르침은 잊지 않았습니다. 아차차, 내 정신 좀 봐. 차를 내오라 이르겠습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보다도…”

레브가 손을 저으려 했지만, 총관이 더 빨랐다.

그는 시녀를 불러 차를 내오라 이른 뒤, 자리로 돌아와 밝게 미소지었다. 오래전의 추억을 곱씹는 듯한 미소였다.

“선생님. 그간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찾아뵈려 했는데 어디로 가시고 없으시더군요.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께서는 여전히 정정하시…??”

총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새파랗게 젊은 선생님을 본 그의 눈에 의구심이 떠오르려 하자 레브는 공양을 더 올려야만 했다.

레브가 서둘러 용건을 꺼냈다.

“다름이 아니라, 하르베이 변경백을 만나 뵙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간단한 추천서라도 작성해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영광이지요. 후작님께서는 선생님 같은 분을 분명 귀하게 대접해주실 겁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총관이 편지를 작성하는 동안, 레브는 ‘끄응-.’ 앓는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지금 이 노인은 단순히 매혹에 걸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내가 기억나지 않느냐?”라는 말에 자신의 기억을 억지로 끼워 맞췄다.

아까 관료도 레브가 통행증을 발급하기 위한 절차를 건너뛰려 하자 그를 귀족이라 지레짐작해서 믿어버렸다. 알려준 성(姓)이 없었음에도…

한데 이러면 곤란했다. 그는 왕에게 매혹을 걸어 레나를 공주로 만들어달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매혹이 이런 식으로 발동되고, 왕이 일면식도 없는 레나를 까닭 없이 입양하려면… 모르긴 몰라도 엄청나게 많은 신력을 쏟아부어야 할 터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총관이 낀 반지. 저것 하나 때문에 그를 매혹하는 데 필요한 신력이 열댓 배로 불어났다.

일개 총관이 이럴진대, 왕은 축성 받은 물품을 둘둘 두르고 있을 것이었다. 그런 왕을 매혹하려면 얼마나 많은 신력이 필요할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일전에 육포와 가죽을 판 상인의 태도를 보면 매혹이 영구적이지도 않은 것 같은데…

총관이 곱게 접힌 편지봉투를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가이단 후작님께 제 평생의 은인이라 적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후작님의 따님이 이곳에 와 계시니 한번 만나 뵙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이단 영애께서는 예법과 문학, 다도에 두루 능하셔서…”

레브는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흥분한 총관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빨리 네비스로 떠나야 해서 며칠 묶기도 어렵겠다고 선을 그었다. 총관은 섭섭해했지만, 장성한 ‘제자’의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기쁘다는 말에 무척이나 감동한 눈치였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총관은 그를 멀리까지 배웅했고, 영주성을 빠져나온 레브는 그제야 에릭 드 예리엘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래서 에릭 왕자가 그러고 있었던 거구나…’

아신의 힘은 분명 대단했지만, 사방에 제약이 도사리고 있었다.

축성 받은 물품을 지닌 사람은 쉽게 매혹하지 못할뿐더러, 매혹한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신력이 필요했다.

시스템 덕분에 높은 효율로 신력을 획득할 수 있는 레브조차도 부담스러울 정도이니, 평범한 사도인 에릭 드 예리엘 왕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터였다.

기껏해야 테르탄 공작을 매혹한 정도일까? 효율을 따져본다면 아무래도 그게 맞는 것 같았다. 최소한의 투자로 귀족들을 모두 손아귀에 넣는 셈이니…

아니지, 틀림없다.

에릭 드 예리엘 왕자는 라퍼트 테르탄 공작의 외손자였다. 그는 공작에게 손쉽게 접근해 억지스럽지 않게 매혹을 걸 수 있었으리라.

‘그래. 맞아. 라퍼트 테르탄 공작은 본래 온화한 귀족이라 했어. 에릭 왕자가 난을 일으키기 전만 하더라도…’

의문스럽던 퍼즐이 하나 맞춰졌지만, 레브는 기뻐할 틈이 없었다.

그쪽은 그렇다 치더라도, 왕을 매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신력이 필요할 것만 같았고, 그 말인즉슨 더 많은 제물이 필요하다는…

‘아, 아니야. 괜찮아. 아직도 많이 남았어.’

레브는 고개를 저었다. 치솟은 불안감을 애써 눌러 넣었다.

고작 일반인 몇 명을 사용했을 뿐, 아직 사용하지 않은 업적이 더 많았다.

그는 말 등에 올라 네비스를 향해 달렸다. 하르베이 변경백을 만날 소개장도 얻었으니 더는 거칠 것이 없었다.

잘 될 거다.

잘 되어야만 한다…

중얼거리며 레브가 떠났고, 며칠 뒤, 토리토의 나무 벽에 한 건달의 목이 매달렸다.

살인죄로 붙잡혀 교수형을 당한 그 몸뚱이는 거센 바람을 받아 이리저리 흔들렸다. 쿵- 쿵- 벽에 몸을 찧는 소리가 섬뜩하게 레브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있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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