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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1

111화 입국

“와~”

하네다 공항은 때아닌 국빈 환영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자위대원들이 붉은 융단을 쭉 펼친 가운데 축포를 들었고, 그 끝에는 정부의 고관들이 대기하고 있다.

후지사와 총리는 모여든 기자들에게 대외적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곤 슬며시 한숨을 쉬었다.

“일개 헌터들을 맞이하는데, 이런 환영회를 열어야 한다니.”

외국에서 온 국빈을 대상으로 하는 환영회였다면 이렇게 허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도 아니고 헌터들을 상대로 이리 국빈대접하는 이유는 한국 헌터협회와 정부의 공식적인 요구 때문이다.

[지금 가시는 분 중에 신분고하를 아주 중요시하는 분이 가십니다. 제대로 대접해주시죠.]

대충 이런 연락을 받았기에 총리는 이것이 모종의 자존심 대결인가 싶었다.

한일 관계는 언제나 그렇듯 서로가 서로를 깔보고 뭉개보려는 암투가 반복됐다. 그것은 대격변 이후에도 마찬가지.

한국에서 ‘친히’ 지원병력을 보내는 명분상의 우위에서 일본이 그 헌터들을 극진히 대접한다는 기삿거리는 나름의 ‘국뽕’ 고취와 자존심을 챙길 수 있는 일일 터다.

물론 이런 ‘국뽕’과 국가적 자존감 챙기기 급급한 건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빌어먹을 카미야 놈…….’

자신의 사병들이 줄어드는 걸 극도로 꺼리는 카미야 회장의 행태 탓에 일본 정부가 자존심을 굽혀야 하는 상황.

국가보다 개인의 영달이 중요한 카미야 회장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고, 후지사와는 내부의 우환 탓에 외부에 허리를 숙여야 하는 입장이 됐다.

‘하지만 이것도 실익을 챙긴다고 생각하면 나쁜 그림은 아니다. 한국에서 오는 헌터들이 많을수록 일본 헌터들의 피해는 줄어들 테니까.’

결국 전일협의 국내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겠지만 말이다.

후지사와 총리가 안동길 대통령의 통화를 정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을 때였다.

[미리 말해두는데, 이건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기 싸움의 일환이 아닙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목소리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노회한 정치인이 이런 말을 하면 순진한 소리를 한다고 욕먹겠지만, 후지사와는 순간 안동길 대통령의 말을 정말 그렇게 받아들였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지 맙시다. 오프 더 레코드로 하시죠.]

언론에 공개되어선 안 되는 발언이란 소리다.

물론 생까고 한국 대통령의 무례! 이런 식의 보도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도움받는 입장인 만큼 후지사와 총리도 조심스럽게 이를 받아들였다.

[후우…….]

숨을 고른 안동길 대통령이 말했다.

[사자심왕. 그 양반 진짜 골 때리는 양반이에요.]

“무슨… 뜻입니까?”

[의미 그대롭니다. 괜히 그곳에서 사고 쳐서 한일관계 악화! 양국의 무력충돌? 이런 기사 한 줄 뜨면 이쪽도 곤란하다 이거예요.]

한일관계 악화야 그렇다 쳐도 무력충돌이라니? 마치 지금 보내는 헌터가 꼴 받으면 외교고 뭐고 다 때려 부술 미친놈이 있다는 것처럼 들리지 않은가.

“그 정도입니까? 그 이세계의 생존자가?”

[그 정도가 아니라 그냥 상상을 아예 초월하는 양반이라니까요. 아주 그냥 개썅마이웨이야.]

안동길 대통령의 발언은 외교적으로도 번역하기 어려운 수사였지만, 그 의미만큼은 전해졌다.

[귀국에서 일와… 천황폐하 대하듯이 대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거 진심이에요.]

“흐음…….”

요컨대 국빈 중의 국빈을 대하듯 예법을 지켜달라는 요구였다. 후지사와 총리는 경우를 모르는 정치인은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1조엔 어치의 거금을 들여 한국 헌터들을 용병처럼 사온 것처럼 발표했지만, 일단 도움을 받는 입장이다.

생존자의 상식이 현대 지구와 궤를 달리하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으니 총리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 항공기가 도착하기 전부터 텅텅 비워놓은 활주로. 착륙지로부터 널찍하게 깔아놓은 레드 카펫.

금색 견장과 하얀 정복을 입은 육상 자위대 의장대가 일장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펼치며 양옆에 서 있다.

그 끝에는 한국 헌터들의 대표주자인 신검 길드장 천진수와 청성 길드장 강진성 그리고 왕족을 자처하는 레온과 베아트리체를 태울 리무진까지.

몇년 전 영국 여왕이 방문했을 때와 동일한… 아니, 그 이상의 예우를 갖췄따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리! 한국 헌터협회의 항공기가 도착했습니다!”

곧이어 하네다 공항에 한국 항공기들이 도착했다. 이번 지원군의 길드장들과 부길드장들이 탑승한 항공기가 착륙하고 곧 문이 열렸다.

‘민간기업의 수장들인만큼 공식적인 의전서열은 없지만…….’

하지만 같은 S급 헌터라도 급수 차이는 있는 법이다.

공무원인 오강혁 협회장이야 그렇다 쳐도 보통 이런 자리에서는 신검 길드장 천진수와 청성 길드장 강진성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가장 먼저 내린 것은 오강혁 협회장이었다.

‘그 다음은…….’

그때였다. 오강혁 협회장 다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예상외의 금발청년이다.

“사자심왕이다!”

“오오…!”

기자들이 연신 스포트라이트를 터뜨리며 카메라를 들이댔다. 오강혁 협회장 다음으로 나선 것은 만신전의 길드장 레온이었던 것이다.

그 뒤로 마찬가지로 이계의 여왕 면사포를 쓴 베아트리체가 뒤를 따른다.

“짐의 손을 잡으시겠소?”

“마차는 아니지만요.”

레온은 마차에서 내리는 레이디를 대하듯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 모습은 오랜 이야기 속 기사와 귀부인처럼 동화 속 로망을 자극하는 기품을 흘렸다.

“번잡하군.”

“왕족된 도리이지요. 폐하께선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아니, 짐의 행차에는 늘 엎드려 경배하는 민초들로 가득했지. 허나, 그것도 200년도 전 일이라오.”

두 사은 익숙한 듯 의장대의 환호를 받으며 레드카펫을 걸었다. 그 뒤로 한국을 대표하는 S급 헌터들이 뒤따랐지만, 명백한 들러리였다.

“…….”

후지사와 총리는 다가오는 두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이유로 말문이 막혔다.

그는 정치를 시작하며 수많은 국빈들을 만나보았다.

개도국의 독재자부터 자유세계의 대표자인 합중국 대통령, 왕실이 존속한 유럽의 왕족들까지.

무엇보다 자국에서 명목상으론 신의 후예인 상징적인 황족을 주기적으로 알현하고 있다.

하지만 레온과 베아트리체에게서는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왕족으로서의 기품? 지배자로서의 권위?

아니, 아니다. 그런 걸 넘어선 무언가다.

독재자에게서도, 대통령에게서도, 현대까지 존속한 왕조의 후예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폭력을 동반한 신분계급의 차이가 느껴진다.

현대의 왕족이나 정치인, 사업가들이 서민을 무시하고 구분하는 계급의 또 다른 이름 그런 차원가 아니라──

‘왕족. 계급의 정점…….’

계급이라는 날 것 그대로의 차이. 명확하게 신분고하를 가르는 진짜 왕족이라는 존재가 평민을 대하는 시선.

“초, 총리! 총리!”

등 뒤의 관방대신이 멍 때리고 있는 총리를 다급하게 불렀다. 그제야 후지사와 총리는 코앞까지 도착한 레온과 베아트리체를 발견하고 다급히 예를 갖췄다.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후지사와 마사미치라고 합니다. 라이온하트의 사자심왕 폐하와 스페로의 알리기에리 여왕폐하께 인사드립니다.”

총리는 여타 타국의 수장들을 대할 때처럼 악수를 권하지 않았다. 천황이나 황족을 대하는 예법상 평민이 황족에게 함부로 악수를 권할 순 없는 법.

그는 황족을 대하는 예처럼 허리를 숙여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이 방침은 비서관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타국의 국빈을 상대로 나라의 대표인 총리가 허리를 숙일 순 없는 법이라고.

하지만 그때, 레온이 대뜸 총리에게 손등을 내밀었다.

“……!”

“……!”

그 의미를 지켜보는 이들이 모를 수 없었다.

후지사와 총리는 난처했다. 이걸 국내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랐기 때문이다.

[후지사와 총리! 조선인들에게 굴욕적인 처사를 강요받다!]

한국인들이 그렇듯 일본인들 또한 한국에게 강한 태도를 보이길 원했다.

‘젠장, 태국 왕족 올 때가 떠오르는군.’

굴욕적인 알현 자세를 요구하는 왕족들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후지사와 총리는 레온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베아트리체를 힐깃거렸다.

‘그림이 그렇게 나쁘진 않아.’

레온과 베아트리체가 한국에 적을 두고 있긴 해도 엄연한 이세계 출신의 왕족이다.

현대의 무늬만 왕족인 장식품이 아니라 진짜 권위와 무력을 가진 왕족.

오히려 후지사와 총리의 대응이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는 정중한 태도로 해석될 테지.

“영광입니다, 폐하.”

후지사와 총리는 레온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 그다음에는 베아트리체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주변에서 터져 나오는 스포트라이트. 기자들의 반응을 보니 그리 나쁜 반응은 아니다.

순간 바람에 면사포가 흔들려 여왕의 존안이 공개된 탓에 오히려 열광적인 반응이었다.

‘좋아, 이대로 천황폐하 접견과 카미야 회장과의 협의만 잘 마무리되면 완벽하군.’

일본을 방문한 이계의 왕과 여왕이 일본의 천황폐하와 만남을 가진다. 나름 그림이 된다.

하지만 후지사와 총리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먼저 이계의 생존자들에게 주어진 통역특권.

“자네가 일왕인가.”

천황과의 접견에서 필터링 없이 전달되고야 말았다.

* * * *

레온의 ‘자네가 일왕인가’ 사태는 한바탕 열도를 뒤집어엎었다.

-아무리 외국인이라 해도 일본에 왔으면 일본의 법을 따라야지!

-이것은 일본에 대한 중대한 무례다. 당장 한국 정부에 항의해야 한다!

한국 정부로서도 난처하게 되었다. 으레 강경 정치인들이 일본에 대해 강하게 나올 때나 나올법한 일왕 벌언이 뜬금없이 터져 나왔으니 말이다.

오강혁 협회장이 현장에서 정정을 하려 했지만, 레온은 일본 천황에게 천황이란 표현을 쓰기를 완강히 거부했다.

“어찌 사람의 몸으로 하늘의 군주를 자처한단 말이냐. 동방 대제국의 하늘왕조차 스스로를 천자라 칭하는 데 그쳤거늘.”

레온에게 하늘이란 곧 신의 영역이다. 아무리 비행기니 우주진출이니 해도 엄연히 신과 인간의 영역이 구분되는 법이다.

일본을 무시한다기보다는 순수한 의미로 ‘가당찮다’는 입장인 레온을 설득하기란 요원한 일.

결국 이 외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강혁 협회장은 ‘문화 상대주의’라는 패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폐하께서는 지구의 문화에 익숙지 않으십니다. 무엇보다 생존자들에게 기능하는 ‘통역’의 문제가 있지요.”

다행이라면 레온이 이세계의 왕족이란 것이다. 현대인들은 그들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외지인에게 관대한 측면이 있었고, 이는 제법 잘 먹혀들었다.

-이계인이라니 우리 문화를 모를 수도 있긴 하지…….

-조선 쪽 생존자라 찜찜하긴 한데…….

명칭에 대한 표현은 둘째 치고 레온은 당대 천황인 하루히토 천황에게 꽤나 막역하게 굴었다.

“짐의 선물일세. 받아주시게.”

레온은 왕족에게 제법 관대하다. 안동길 대통령에게 그러했듯 일본 천황에게도 호의를 베풀었다.

“마음에 드셨나요?”

베아트리체가 슬쩍 레온에게 운을 띄웠지만, 레온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불쌍한 자들 아닌가.”

“불쌍하다고요?”

“그렇네. 무릇 왕족이란 나라를 이끌어가는 자들일세. 그런 자들이 평민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고 있지.”

입헌군주정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발언이었다.

물론 레온도 이 입헌군주정이라는 것이 생기기까지의 과정을 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지구에서는 자연스러운 정치제도라는 것도.

하지만 그는 지구 출신 이전에 300년 동안 왕 노릇을 한 순수혈통의 대귀족이었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노출되며 실권없는 인형 노릇이나 했다면 당장 이 천한 것들을 주살하고야 말았을 것이다.

그것이 라이온하트가 지향하는 왕의 정의이기에.

“하지만 역시 느껴지지 않는군.”

“무엇이요?”

“이 일왕이라는 자들의 일족은 먼 옛날 신들의 후손이라는 전승이 있네. 꽤 가까운 시기까지 진심으로 살아있는 신임을 자처했다더군.”

물론 이것이 어느 나라에나 있는 역사 프로파간다임은 짐작했다. 하지만 레온도 그 나름대로 기대를 했던 것이다.

이 지구에도 정말로 신이 존재하는가, 신화는 거짓이 아닐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결과는 어떠셨나요?”

“그들은 신이 아니야. 지극히 평범한 필멸자에 불과하네.”

정녕 이 땅에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레온은 씁쓸한 감정을 뒤로 삼켰다.

* * * *

카미야 회장은 일본을 방문한 한국 헌터들을 맞이했다.

“카미야라고 합니다.”

“오강혁입니다. 카미야 회장.”

공식적인 두 나라의 대표가 악수를 하고 그다음에는 서로의 주력인 헌터들이 인사를 나눈다.

오강혁은 먼저 한국의 대표 헌터인 천진수를 소개했고, 카미야 회장 또한 자신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S급 헌터 다케다를 내세웠다.

일종의 양국의 얼굴마담을 보여준 것이다.

문제는 다음에서 벌어졌다.

“귀국의 헌터 중에서 이세계의 국왕이라는 분이 계신다죠.”

“라이온하트 폐하 말씀이시군요.”

오강혁은 레온을 드러내는데 조심스러웠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레온을 꼬드기면 어떨까 하는 걱정도 내심 있었고.

그래도 방일 과정에서 레온을 소개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오강혁 회장은 연회장의 중심에서 샴페인 잔을 쥐고 있는 레온을 향했다.

“폐하, 연회는 즐기고 계신지요.”

“뭐, 그럭저럭이구나.”

“일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지요. 일본의 헌터협회장 카미야 회장입니다.”

카미야 회장은 이 금발의 미청년을 앞에 두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믿기지 않는 존재감이로군.’

만신전은 명실상부 한국 최대급의 길드다.

하지만 그 구성원은 대부분이 C급 헌터들. A급 헌터 한 명이 C급의 50명 몫은 거뜬히 해내는 걸 생각할 때, 만신전은 숫자만 많을 뿐이라 여겼다.

하지만 눈앞의 레온은 어떤가?

액면만 보자면 유럽의 귀족가에서 귀하게 자랐을 것 같은 도련님이다.

허나, 애송이에게선 느낄 수 없는 노회함. 눈빛만으로도 느껴지는 ‘아랫것’을 바라보는 시선.

스스로가 왕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품격이 그에게서 느껴진다.

어찌 보면 오만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시선.

그 자신의 무력도 S급을 넘어선 수준이라던가. 카미야 회장은 그 평가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런 자가 한국에서 튀어나왔으니 다행이군.’

이곳은 자신의 왕국. 레온 같은 이물은 필요 없다. 카미야 회장은 속내를 숨기며 레온에게 악수를 청했다.

“카미야라고 합니다.”

“…….”

카미야 회장이 내민 손을 물끄러미 응시하는 레온. 그가 말했다.

“평민이 어찌 왕족의 옥체를 함부로 잡으려 드느냐.”

레온의 여과 없는 발언은 그 즉시 카미야 회장에게 전해졌다. 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일본에서 나를 이리 대하다니.’

그는 일본 전국의 헌터들을 통합한 수장이다. 총리조차 자신을 어쩌지 못하는 절대권력. 다시말해 일본의 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권력’ 따위는 레온에게 하잘 것 없는 찰나의 순간일 뿐이다. 그는 혈통을 중시하는 계급주의의 화신.

카미야 회장이 하다못해 ‘민간기관’이 아니라 정부기관에 소속된 자라면 그럭저럭 오강혁 협회장 정도의 대우는 했을 것이다.

외국의 고관대작. 레온에게 카미야 회장은 그조차 되지 않는 평범한 필부였다.

“무례하십니다.”

레온이 카미야 회장의 악수를 거부하자 그 뒤의 다케다 S급 헌터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일협 회장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S급 헌터. 그 실력은 카미야 회장 다음의 일본 최강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레온의 무례를 지적하기 위해 마력까지 끌어올리자 공기를 바꾸는 마력파장이 연회장에 치솟았다.

“으음…….”

그 어마어마한 마력파장은 한국의 전설 오강혁 협회장조차 놀랄 정도였다.

‘과연, 일본에서 카미야 회장 다음의 강자라더니 범상치 않은 자로구나.’

하지만 오강혁은 이상할 정도로 자신감이 들었다. 레온이 밀릴 거라는 상상이 조금도 들지 않은 것이다.

“기르는 개의 버릇을 잘못 들였구나. 이는 개 주인의 책임이다.”

“……!”

더 말할 것도 없는 모욕에 다케다의 미간이 좁혀졌다. 하지만 그때… 회장의 문을 박차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카미야 회장님…!”

전일협의 직원인 남자는 다급하게 다가오더니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방랑의 마검이──”

이에 카미야 회장의 눈이 부릅떠졌다.

* * * *

드넓은 대양. 고기잡이 배 한 척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는 명백히 이질적인 물체가 바다를 가르고 있었다.

방랑의 마검.

런던 사변을 일으키고 수많은 헌터와 시민들의 피로 목을 축인 마검사들의 본체.

그것은 바다를 일직선으로 가르며 그 위에 자신의 숙주를 태우고 있다.

“…….”

6대째의 마검사 천지호는 마검의 검날 위에서 끝없는 지평선 너머를 응시했다.

그때였다. 방랑의 마검의 진로에 세상이 일그러진다. 공간이 거울처럼 쪼개지더니 이 세상에 새로운 차원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 것이다.

게이트.

일본 앞바다 한복판에서 돌연 모습을 드러낸 게이트는 그대로 마검사를 집어삼켰다.

잠시 후──

-키야아아아아아아앆!

그곳에서 튀어나온 건 무수히 많은 몬스터들. 던전 브레이크와 함께 쏟아진 몬스터들의 뒤로 마검사가 중얼거린다.

“천… 소, 연…….”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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