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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2

EP28. 가벼운 행동, 어설픈 책임, 무거운 결과(2)

갑작스럽게 앞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나광식은 깜짝 놀라 뒤로 크게 물러났다.

“으앗?!”

“뭐, 뭐지?”

나광식 뿐만 아니라 길드원들도 당황했다.

나광식의 앞에는 정장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어떻게 들어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광식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굉장히 낯이 익은 남자였다.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굉장히 신비하게 느껴졌다.

“이, 이진우?”

길드원 중 하나가 그를 알아보았다.

나광식도 이진우를 알고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자주하니, 당연히 알 수밖에 없었다. 일신 그룹의 후계자이자 마왕이라 불리는 남자.

나광식은 침을 꿀꺽 삼키며 주춤거렸지만, 곧 진정했다.

그래, 자신은 강했다.

무려 영웅전쟁4의 힘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대마법사였다. 모든 MP를 다 쓰면 이 일대를 초토화시킬 정도로 강력한 마법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HP 역시 19,999였다.

아파트 9층에서 떨어져도 겨우 100HP가 까였다. 게다가 스탯은 굉장히 높아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수준이었다. 아마 총에 맞아도 흠집 하나 나지 않을 것이다.

이진우가 마법사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자신에 비하면 미천한 수준이었다.

‘내 필살기를 쓰면 이 주변은 다 없어지지!’

나광식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후후후!”

나광식은 일부러 음산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러다가 삑사리가 나서 웃기기는 했다.

“네가 이진우… 제로는병신이냐”

“제로는병신 맞지.”

“…내가 제로다!”

“그래, 병신.”

진우가 그렇게 말하며 피식 웃자, 나광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진우는 인질들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그를 비방하는 기사를 쓴 기자들이 이곳에 가득했다. 한천의 비호를 받으면서 각종 루머를 생산한 이들이었다. 구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어쨌든 이능현상을 막는 게 목적이었다.

진우는 품에서 기다란 막대를 꺼냈다.

하얀색이었는데, 귀여운 토끼 이모티콘이 그려져 있었다. 끝에 달려 있는 안전핀을 뽑고, 인질이 있는 쪽에 굴렸다.

데구르르 푸시시식!

보랏빛 연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인질들이 마구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목과 코를 부여잡으며 눈물을 질질 흘리기 시작했다.

“음…….”

수면가스였다.

“쿨럭쿨럭!”

“으, 으악! 커억!”

“쿨럭! 살려…….”

수면가스였다.

“끄아, 악! 쿠억!”

“아아악! 누, 눈이 아, 안 보여!”

“사, 살려주세요! 아아악!”

수면가스가 분명할 것이다.

진우는 방어마법을 삼중으로 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털썩!

인질들이 그 자리에 쓰러졌다.

과정이 조금 달랐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수면가스가 분명했다. 질식시켜서 수면을 가장한 기절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았지만, 아무튼 효과는 그야말로 발군이었다.

하르뮤의 요청으로 아델라가 약초를 조합해 만든 수면가스였다. 아델라와 곽상우가 같이 만든 장비들도 꽤 있었는데, 모두 토끼 이모티콘이 그려져 있었다.

험악한 인상의 특무부대원들이 토끼 이모티콘이 그려진 장비를 쓰는 모습은 상당히 기묘했다.

“주, 죽은 거야?”

“미친…….”

“주, 죽였어.”

길드원들이 당황했다.

콧물과 침을 질질 흘리며, 아주 깊게 잠든 인질의 모습은 마치 죽은 것과도 같았다. 심장 박동이 아주 안정적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아델라의 약 제조 기술은 역시 훌륭했다.

진우는 나광식을 바라보았다.

나광식은 당황했는지 몸을 움찔했다.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광식은 겁이 많고 소심했다.

그가 이와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는 이유는, 피해자가 모두 도트로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만으로도 살인이라는 자각이 무척이나 옅어질 것이다.

“하, 하하하! 네가 누구든 상관없다.”

“난 상관있는데.”

진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나광식의 가면이 진우의 손에 들려졌다. 시간의 권능을 사용하여, 가면을 벗겨온 것이다.

“뭐? 무슨……!”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며 당황해했다.

진우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설레 저었다.

왜소한 체형에 작은 키, 그리고 얼굴에는 여드름이 가득했다. 머리는 덥수룩했고, 가느다란 콧수염이 인중에 가득했다. 노안이기는 하지만 어린 티가 났다.

진우가 손에 들린 가면을 부수자, 도트가 되며 바닥에 떨어졌다.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나광식은 이진우가 두려워졌다. 자신이 모르는 수법을 가지고 있었다. 나광식은 급하게 방어막을 전개하고 지팡이를 진우에게 겨누었다.

진우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자 나광식이 깜짝 놀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주, 죽여라! 모두 이진우를 죽여!”

나광식이 지팡이를 마구 휘두르며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불길이 마구 뿜어져 나가며 주변을 휩쓸었다.

화려한 이펙트였다.

그리고 나광식의 옆에 있던 길드원들도 스킬을 사용했다. 도트 형태의 검으로 검기 같은 것을 방출하거나, 투명하게 은신을 했다. 그런데, 투명이기는 했지만 도트 형태의 테두리가 보였다.

온갖 도트 이펙트가 진우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영웅전쟁4의 보스 몬스터조차 없애버릴 수 있을 정도의 공격이었다.

콰아아아!

진우의 주변에서 도트 연기들이 치솟았다.

그 모습에 나광식은 겨우 안심할 수 있었다.

‘죽었겠지?’

분명히 그랬어야했다.

아무리 마법사라고 해도 저런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영웅전쟁4의 엄청난 기술들이었다. 자욱하게 치솟은 도트 연기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나광식, 일우 고등학교 1학년 2반 3번.”

도트 연기 속에서 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휘익!

바람이 불며 도트 연기를 모조리 날려버렸다.

진우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영웅전쟁4는 상성이 굉장히 중요한 게임이었다. 진우는 영웅전쟁4의 마법을 모조리 암기한 상태였다. 다른 자잘한 공격은 무시하며 나광식의 마법에 맞춰 방어막의 속성을 바꾸었다.

게임이라 상식을 초월하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게임이기 때문에 이런 극적인 효과 역시 만들 수 있었다.

“뭐, 어, 어떻게……?”

나광식은 진우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자 크게 당황했다.

“2달 전에 1학년 2반 반장 이소정에게 고백했다고 차인 이후로 1달 동안 등교 거부. 그런데,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에 ‘인기남 되는 법’이라는 게시글을 남겼더군.”

이미 나광식에 대한 건 모조리 파악했다.

언제 출생했는지, 무슨 취미와 습관을 지녔는지, 어느 사이트에서 무슨 글을 남겼는지.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부검이 되고 있었다.

“어제 밤에 마지막으로 본 영상이 ‘그녀와의 화끈한 밤’이로군. 일본 쪽 취향인가?”

“아, 으… 뭐……!”

나광식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가벼운 내용이었다. 농담으로 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 나광식이 저지른 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1학년 2반 학생 모두에게 심각한 수준의 정신병이 발생했다. 알고 있었나?”

나광식은 눈알을 굴렸다.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다. 진우는 나광식에 대한 정보를 알자마자 그와 접촉했던 인물들을 조사하라 지시했다. 그 결과는 상당히 나빴다.

무슨 마법을 썼는지는 몰라도, 뇌가 점차 도트로 변해가고 있었다. 연구실로 모두 이동시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어, 어쩌라고!”

“네놈에게 관련되어 죽은 사람 숫자가 300명이 넘어간다.”

“다, 다 죽어 마땅한 악당들인데?”

“그럼, 동대문 경찰서 이경석 순경은 왜 죽었지? 그는 그 어떤 사건에도 연루되어 있지 않고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몰라!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인터넷에 나쁜 놈이라고 올라왔잖아! 그렇게 올린 놈에게 물어봐!”

마치 아이가 떼를 쓰듯 나광식은 진우에게 외쳤다.

“이진우! 너도 나쁜 새끼잖아! 악당에게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주, 주, 죽여주마!”

나광식이 마법을 사용했다.

번개와 화염이 주변에 휘몰아쳤다. 영웅전쟁4의 대마법사만이 쓸 수 있는 필살기였다. 나광식이 이 건물을 날려버리기 위해 쓰려고 했던 마법보다 몇 단계 위였다.

“하하하! 내 진짜 마법을 보여주마! 죽어버려!”

나광식은 하늘 위로 손을 펼쳤다. 그러자, 검은 도트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대마법사의 마법인 메테오 스트라이크!”

길드원들도 필살기를 사용했다. 저마다 화려한 이팩트로 휘감기기 시작했다.

메테오 스트라이크라는 마법은 굉장히 위험한 마법이었다. 거대한 운석을 여러 개 떨구는 마법이었다. 1급 마력항성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충분히 2급 대마법에 속하고도 남았다.

마도련의 국장급 인물이나 하이로드들이 여럿 모여야 시전 가능한 마법이라는 뜻이었다. 나광식은 주변 생각은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마법을 사용했다.

단지 진우에게 화가 났다는 이유로 힘을 마구 썼다.

너무나 가벼운 이유였다.

그러나 길드원이 되고 이능의 힘을 부여받은 이들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최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마법사라… 웃기는군.”

대마법사라는 이름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놈들의 필살기가 발동되는 상황에서 진우는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방어마법도 풀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하하하!”

나광식의 눈에는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진우가 가만히 있는 이유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포기해서가 아니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나광식과 이렇게 수다를 떤 이유가 있었다. 게임소울에서 변경이 끝났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을 통해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진우는 가만히 서서 입을 열었다.

“타이밍이 딱 맞았군.”

진우가 그렇게 말한 순간이었다.

하늘에서 내려오던 거대한 운석들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아주 작은 불길로 바뀌었다. 다른 놈들의 필살기도 이펙트가 모조리 사라졌다.

“드래콘 피스트! 어……?”

“다크니스 파워! 뭐야! 왜 안 나가!”

사천좌들이 스킬명을 외치며 기술을 사용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잠시 후, 이상한 것들이 그들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나광식은 지팡이를 마구 휘둘렀다.

“파이어볼! 아이스 미사일! 썬더볼트! 왜, 왜 안 나가!”

나광식이 크게 당황했다.

가만히 있던 진우가 드디어 나광식을 향해 걸어갔다.

진우의 손에서 마법진이 떠올랐다.

파지직!

벼락이 크게 치솟으며 주변으로 퍼져갔다.

나광식이 진우에게 지팡이를 겨누며 울먹였다.

“드, 드래곤 브레스! 시발! 나, 나가! 나가라고!”

지팡이를 휘둘러보았지만, 이상한 연기만 겨우 나올 뿐이었다.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주춤거리던 길드원들이 난간을 넘어 빌딩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들은 얼마 전까지 일반인이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라 도망친 것이다.

그들의 스탯이라면 충분히 맞은편 빌딩까지 가고도 남았다. 게임상의 캐릭터가 인간을 초월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띠리리리리!

그때 나광식의 머리 위에서 효과음이 울렸다.

“어?”

[19,999HP-> 10HP]

상태: 쇠약, 강한 고통, 굶주림, 중독

19,999HP가 10HP로 변했고, 상태 이상이 마구 떠올랐다. 그 순간 온몸이 엄청나게 무거워지더니, 고통이 밀려왔다.

“끄악!”

나광식은 겨우 핸드폰을 들어 다급히 캐릭터를 확인해보았다. 높은 수치를 자랑하던 스탯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힘: 0

민첩: 0

마력: 0

HP: 10

나광식은 그의 아이템의 무게조차 감당하지 못하며 바닥에 달라붙듯이 쓰러졌다. 나광식과 복수 길드의 모든 길드원은 이제 그 어떤 물리력도 행사할 수 없었다.

“어, 어어?”

“으아아악!”

“아아아! 긴급 탈출!”

“긴급 탈출! 긴급 탈출!”

빌딩에서 뛰어내린 이들이 긴급탈출을 외쳤지만 발동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이 비명을 질렀다.

코프스레한 미친놈들이 집단 자살을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9시에 뭐 한다는 게 저, 저런 거야?”

“미친놈들이 왜 서울 한복판에서 투신자살을 해!”

“어휴, 공무원들이 참 고생한다니까.”

“에라이! 땅값 떨어질라.”

시민들은 혀를 찼다.

특무부대원들이 집단자살자들 때문에 고생하는 공무원들로 보였다. 특무부대원들이 마법과 장비를 사용하며 떨어지는 길드원들을 포획했다.

“끝났군. 진입해.”

이화연이 명령하자 특무부대원들이 빌딩 안으로 진입했다.

진우는 바닥에 달라붙어 꿈틀거리는 나광식을 바라보았다.

“으, 으억! 어, 어째서… 몸이…! 나, 난 대마법사인데……!”

“네가?”

진우가 고개를 설레 저으며 웃음을 흘렸다.

나광식은 눈알을 굴려 겨우 진우를 바라보았다.

나광식의 눈알이 급격히 떨리기 시작했다.

[HP 99,999/99,999]

진우의 머리 위에 그러한 HP 수치가 떠올라 있었다.

그것은 게임 속 캐릭터가 아닌 실제로 대마법사에 이르렀던, 그리고 곧 대마법사가 될 마법사의 HP였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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