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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8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118화

“……보아하니 어디서 굶고 다니진 않은 모양이구나.”

양팔을 활짝 벌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지윤이를 보며 쯧 하고 혀를 차는 노년의 남성.

새하얀 양미복과 깔끔하게 뒤로 넘긴 희끗희끗한 머리,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는 그가 어떠한 성격인지를 설명하는 듯했다.

“……할아부지?”

“안기려면 안길 것이지. 뭘 그리 뜸을 들이는 게야.”

그는 무척이나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지윤이를 안아 들어 자신의 무릎에 올렸다.

“히히!”

“허, 무거워진 것을 보아하니 쑥쑥 자라긴 했나 보구나.”

“지윤이 무거워요?”

“이 할애비는 힘세서 괜찮다.”

“할아버지 힘 짱 쎄!”

눈앞에서는 그야말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설마, 철혈의 기업인이라 불리는 한진월 회장에게 저런 모습이 있을 줄이야.

게임에서 마주칠 때는 언제나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거나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애정 표현이 서툰 할아버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할아버지.”

“……호오?”

지윤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꽉 끌어안은 한진월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래, 유진아. 분위기가 꽤 변했구나?”

아무래도 이 몸에 들어오고 나서 첫 대면이라서 그런지, 성격이 크게 바뀐 내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는 듯싶었다.

“이젠 아카데미에 입학하기도 했고, 언제까지나 철없이 다닐 수는 없으니까요.”

“흥. 지금이라도 정신 차렸으니 다행이구나. 네 어미를 따라 기업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마는…… 듣자 하니, 네 아비의 뒤를 잇기로 한 모양이지?”

힐끔 그가 내 모습을 훑으며 그렇게 말한다.

“그렇습니다. 가업을 잇는 것은 규율이자 규칙이니까요.”

“하! 내가 아는 네 아비라면 자기 자식놈들에게 뭔가를 억지로 시킬 녀석은 아닐 텐데.”

“스스로 이 길이 제 길이라 판단했을 뿐입니다.”

이 세계에서 ‘유진 한 칼리오네’로 살아남기 위해선 이편이 가장 좋은 선택지였으니까.

그리고 썩 나쁘지만은 않다.

“네 선택이 옳다 믿는다면 그걸로 됐다. 그리고…….”

이번엔 내 옆으로 향하는 시선.

“오랜만이구나. 이노미야 가문의 아이야.”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회장님.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건강해 보이긴 다 늙어 죽기 직전이지. 그래도 썩 기분이 나쁘지는 않군. 자, 다들 자리에 앉아라.”

그렇게 한진월의 서재에 자리하게 된 우리 세 사람.

그 와중에도 지윤이는 당연히 한진월의 무릎이 자기 자리라는 듯 움직일 생각을 일절 하지 않고 있었다.

“할아버지. 지윤이도 다른 데 앉아요?”

“흥! 움직이기도 귀찮을 텐데 무슨. 그냥 여기 앉아 있어라.”

“네에~”

뭐, 본인도 만족한 듯하니 상관없겠지.

그렇게 자리에 앉으며 일전에 차에서 내리기 전, 큐브에 넣어 둔 물건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응? 아공간 아티팩트이더냐?”

아무것도 없던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포장된 상자 두 개가 나타나자 고개를 갸웃하는 그.

“예. 오랜만에 뵙는 것인 만큼 준비했습니다. 부디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이 늙은이를 만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맨손으로 와도 되었을 것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힐끔힐끔 이쪽을 바라보는 한진월.

그도 그럴 것이 원래 유진 한 칼리오네의 성격을 생각하면 선물 같은 걸 따로 챙겼을 리가 없으니, 사실상 손자가 첫 선물을 들고 온 것일 테니 말이다.

한진월에게 따로 혈육이 있는 것도 아니니 더욱 크게 다가올 터였다.

“그래도 빈손으로 올 수는 없지요. 할아버지가 어떤 물건을 좋아하실지 몰라 하루와 상의한 뒤 같이 골라 봤습니다.”

그러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쪽을 바라보는 하루.

나는 한진월과 대화를 계속하며 조용히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댔다.

사실 대충 알고 있던 한진월의 취향을 고려해서 하루에게 준비하라 한 거지만 그렇게 말하긴 좀 어색하니 이렇게 말하는 편이 좋을 터다.

“허. 그 자그마하던 네가 선물을 들고 오다니…… 그래, 어디 확인이나 한번 해 보자꾸나.”

준비한 선물은 볼링공만 한 크기의 상자였지만, 어린아이도 어렵지 않게 들 수 있을 정도의 무게였다.

그러자 안에 뭐가 든 건지 더욱 궁금해졌는지, 즉시 위쪽의 끈을 풀고는 상자를 개봉하는 그.

“……이건? 하!”

그의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띤다.

상자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돌돌 말려 있는 두루마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림이더냐?”

“네. 한 번 펼쳐 보세요.”

내 말에 그가 상자 속의 두루마리를 꺼내더니 활짝 펼친다.

두루마리 속에 그려진 것은 토속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수묵화였다.

무척이나 이국적인 중세 판타지 도시의 모습과 하늘을 날고 있는 생명체. 그리고 지구라고 보기 힘든 하늘의 풍경까지.

그야말로 상식을 파괴한, 동양과 서양이 섞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었다.

“최근 신인 화가들의 그림을 수집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군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최대한 미소를 숨겼다.

그림에 빠져들기라도 한 듯 멍하니 액자 속을 주시하는 한진월. 그의 눈매가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싫어할 리가 없지.

미래에 당신이 그 남자의 그림을 얼마나 애지중지하게 되는데.

훗날 CS세계관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이라 불리는‘김황서’의 그림.

작품명 ‘신천지(新天地)’.

물론 그런 그라도 아직은 신인이기에 헐값이나 다른 없는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허. 네가 그림도 볼 줄 아느냐?”

“그렇기에 하루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다른 상자는……?”

한진월의 질문에 이번에는 하루가 대답한다.

“그곳에도 역시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들어 있습니다.”

“허허…… 예전에 종로에서 이것과 비슷한 화채의 그림을 발견하곤 얼마나 수소문을 했던지. 한국 시장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아 포기한 것을 너희들이 찾아주었구나.”

한진월의 말대로 그의 그림을 한국 시작에서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때는 일본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었거든.’

경제난으로 일자리를 찾아 재건 사업이 한창인 일본으로 간지라, 어찌어찌 돈을 모으면서 재료들을 겨우 사는…… 신작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었으니까.

제아무리 대기업의 총수인 할아버지라고 해도 그런 요소까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었으리라.

‘일본에도 루트가 있는 하루 덕에 쉽게 접촉할 수 있었지.’

이 모든 게 바로 국제 무역에 손을 대고 있는 하루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보유하고 있던 그림도 저렴하게 매입하면서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겸사겸사 투자도 해 주었지.

앞으로 황금알을 낳을 거위인 것을 생각하면 탁월한 저점 매수였다.

“그래, 이 선물들은 내 애지중지하며 가지고 있으마. 정말 고맙구나.”

선물의 힘이라는 것일까?

처음만 해도 딱딱하게만 보였던 한진월의 표정이 조금이나마 풀린 듯싶었다.

그래, 내가 게임 속에서 가져간 그림이며 보물이 몇 점인데 이 정도는 챙겨 드려야지…….

애초에 이번에 준비한 그림들은 발굴되지 않은 신인 작가의 그림이었기에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든 것도 아니었다.

‘김황서’의 위치에 대해서는 여러 퀘스트를 통해 알고 있었으니까.

아마, 그도 내게 받은 돈으로 재기를 꿈꾸며 새로 그림을 그리려 하지 않을까?

“선물? 할아버지! 지윤이도, 지윤이도 선물 있어요!”

“음? 지윤이 너도 말이냐?”

나와 하루의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신경 쓰였던 것인지 지윤이가 고개를 들며 다리를 통통 튄다.

이건 또 의외라는 듯 품에 안겨 있는 지윤이를 지긋이 바라보는 할아버지.

이에 지윤이는 토끼 가방을 열더니 가방 안에서 예쁘게 코팅되어 있는 종이 한 장을 꺼내 할아버지에게 건넸다.

“짠!”

“……이건?”

“지윤이 안마 5분짜리 쿠폰이에요!”

“응?”

“어깨 아플 때 5분 무료예요~?”

아무리 그래도───

“크핫! 크핫하하하하하하하! 그래그래! 너무 좋구나! 크핫하하하하하!!”

저건 못 이기지…….

내 선물로도 못 무너뜨렸던 한진월의 철 가면이 지윤이의 쿠폰에 의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 * *

간단한 인사를 끝낸 뒤.

우리는 할아버지를 따라 내부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가 오는 시간에 맞추어 조리를 시작한 것인지 식탁 전체에 가득한 한식 반찬들과 요리들.

“마싯겠다아!”

이에 많이 배고파 보였던 지윤이는 자연스레 고기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의자 쪽으로 달려가 자리에 앉았다.

의자의 높이까지 따로 조정되어 있는 걸 보면 애초에 저곳을 지윤이 지정석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배치한 모양.

그렇게 나는 하루와 지윤이의 사이. 그리고 할아버지의 맞은편에 앉게 되었다.

한진월이 수저를 듦과 동시에 식사가 시작되었다.

평소 자주 보지 못해서 그런지, 그는 식사를 진행하면서 이런저런 근황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래, 아카데미에서 차석을 하고 있다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렇습니다.”

“최근에 너에 대해 들은 놀라운 소식들이 많아서 말이다. 아카데미 최초의 기록을 휩쓸고 테러를 막기까지 했다는데, 어찌 놀라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렇게 이야기한 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차로 목을 축이고는 다시 한번 나를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찾아온다는 말만 하고 말이 없길래 괘씸하여 내 쪽에서 먼저 나설까도 생각했다만, 네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그럴 수가 없더구나.”

아무래도 지금까지 내가 한월 그룹의 이름을 많이 팔기는 했지.

한진월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나라도 몇 없는 가족이 온다는 연락만 하고 찾아오지 않는다면 무척…… 서운했을 테니까.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까지야. 애초에 나도 최근 경황이 없어서 네 축하연에 참여하지 못하지 않았더냐, 이것으로 비긴 거로 하자꾸나.”

누가 보아도 나를 배려해 주기 위해 한 말 같았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뚝뚝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놈아. 입가에 양념은 나중에 배고플 때 먹으려는 게야?”

“음? 히히히!”

……그저 표현하지 못하는 걸지도.

그러다 문뜩 그의 이야기에 떠오른 궁금증을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할아버지.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음? 아아, 네 축하연에 가지 못한 것 말이냐.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 도둑이 들었다거나. 하는 겁니까?”

“……네가 그걸 어찌?”

역시.

설마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꺼내 보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예상한 게 맞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이곳에 오면서 지켜본 사용인들의 행동이나 저택의 보안이 날카롭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마치……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것으로 느껴지더군요.”

이에 놀랐다는 듯 할아버지의 두 눈이 커진다.

“……그걸 알아챘단 말이냐?”

“예.”

그걸로 알아챌 수 있겠냐.

사실은 그냥 찔러 본 것이었다.

힘숨 탐정 컨셉으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부촌 지역에서 도둑이 들었으니 잡아달라는 의뢰를 받는 것은 거의 일상다반사였으니까.

물론 그중에는 부촌에서도 최대 갑부 중 한 사람인 한진월의 있었고 말이다.

시기도 대충 이쯤이겠거니 싶어서 물어본 것이었는데, 설마 진짜일 줄이야.

“……보아하니 범인은 잡지 못한 것 같군요.”

“그래, 저택에서 보관하고 있는 보물들은 따로 추적 마법을 붙여 놓았기에 저택 밖으로 나가면 바로 위치를 알 수 있고, 설사 해제한다고 해도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어째서인지 전문가들도 찾지를 못하더구나.”

그렇게 말하던 한진월은 이내 나와 하루. 그리고 지윤이를 바라보고는 피식 웃는다.

“뭐, 전문가들은 저택 안 어딘가에는 있다는 모양이니 도둑질이라 하기도 뭐하고, 그냥 찾지 못한다 생각하면서 넘기기로 했단다. 어차피 그리 비싼 물건들도 아니었으니.”

확실히 그의 말대로

한월 그룹의 재력을 생각하면 웬만한 물건은 별거 아니겠지.

심지어 분위기를 보면 심부에 있는 대창고까지 털린 것은 아닌 거 같으니 진짜 비싼 것일 가능성도 낮아 보였다.

하지만.

“잃어버린 물건이 뭔지 들어도 되겠습니까?”

“응? 분명 서부 개척 시대에 사용하던 유물이었지 아마?”

“에?”

……건드려도 내가 챙기려던 걸 건드려?

이 새끼들 다 뒤졌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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