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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9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119화

그래도 혹시나 하는 김에 다시 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혹시, 그 유물이라는 게 그 옛날 총입니까?”

“총? 하, 옛날 총이라니.”

그렇지? 그런 구닥다리를 누가──

“아주 꽤 고풍스러운 더블배럴 샷건이었지. 유물이라 하여 샀더니 정작 장점이라고는 단단한 것밖에 없었던 탓에 쓸 일도 없이 서재 벽면에 처박아 두고 있었지 아마.”

“샷건…… 이요.”

“그래, 생각해 보니 네 아비가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할 때 마침 손에 잡히는 게 그거라, 그대로 쏴 버린 적도 있었지. 뭐, 그 빌어먹을 놈을 죽이지는 못했다만…….”

“예?”

“흠흠, 별일 아니다. 아무튼 아파하는 것 같았으니 확실히 효과는 좋았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니 뭔 손주들 앞에서 아빌 죽이려 했단 소릴 이렇게…….

그나저나 아무리 들어도 내가 찾던 그 물건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할아버지. 파파한테 총 쐇서여?”

옛 기억에 젖었던 것일까.

무심코 나온 그의 말에 지윤이가 고기를 씹다 말고 묻는다.

이에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는 듯 표정이 확 굳는 한진월.

“지윤이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 농담 같은 거란다. 농담. 알고 있느냐?”

“넝담? 알고 이써요! 조크조크!”

“그래, 농담. 조크.”

어떻게든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었던 모양.

아무리 그래도 기왕 이곳에 온 김에 챙기려 했던 물건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이렇게 그냥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할아버지.”

“음? 왜 그러느냐.”

“오늘 여기서 하루만 자고 가도 되겠습니까?”

“음? 여기서 말이냐?”

내 입에서 예상치도 못한 말이라도 들은 것처럼 놀라는 할아버지.

“뭐…… 나, 나야 상관없지만. 진짜로 괜찮은 게야? 아카데미에 갈 준비도 해야 하고 네 아비에게 허락도 받아야 할 텐데?”

이내 표정을 되돌리고는 무뚝뚝한 어조로 그렇게 말하지만, 식탁 밑에서는 그의 다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제가 설득하겠습니다. 아카데미에 제출할 과제는…… 금방 처리할 수 있고요.”

다행히 이번 주의 과제는 그리 많은 편도 아니었고, 어려운 것도 없으니 상관없겠거니 싶다.

아니, 있어도 지금 그게 중요한가?

“크흠. 네가 뭐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럼 하루는 어쩌겠느냐.”

“저 말씀이십니까?”

자신에게 날아온 질문에 힐끔 내 쪽을 바라보는 하루. 이에 나는 그녀의 다리를 쿡쿡 찌르며 싱긋 웃어 보였다.

“괜찮지?”

내 생각대로 움직이려면 하루가 있는 편히 훨씬 도움이 될 터.

다행히도 하루 역시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 역시 대부분의 업무는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으니 상관없습니다.”

“그래? 하루는…… 혼자 살고 있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그래. 아직도구나. 참, 유진이는 먼저 네 아비에게 물어보고 오거라. 두 사람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네 아비가 안 된다고 하면 나도 어쩔 수 없으니.”

“예. 알겠습니다.”

할아버지의 말대로 일단 아버지의 허락을 받긴 해야지.

난 즉시 자리를 비우며 아버지께 연락드렸다.

* * *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성공이었다.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한 아버지였지만 이내 할아버지를 오랜만에 뵙는 만큼 하룻밤 정도는 푹 쉬고 오란 말을 남기셨다.

“그럼 나 할아버지 집에서 자고 가요?”

고개를 위로 치켜들며 할아버지에게 묻는 지윤이.

이에 할아버지는 지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래, 그럴 거 같구나. 강철이. 아이들과 칼리오네에서 온 이들의 방을 좀 준비해 주겠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회장님.”

할아버지의 명령을 듣고 먼저 자리를 비우는 김강철.

그가 완전히 방을 나서는 모습을 확인한 뒤 다시 할아버지를 바라본다.

“할아버지께서도 바쁘실 텐데. 이렇게 갑작스레 자고 간다고 하여 죄송합니다.”

“그리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이번 주말은 푹 쉴 생각이었으니. 하루 세끼 영약을 달여 먹어서인지 각성자 만큼은 아니어도 몸은 꽤 건강한 편이라 말이다.”

그 말대로 이미 초로를 한창 넘겼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곧게 뻗은 허리와 건장한 체격, 단단해 보이는 눈동자는 정정하다 못해 팔팔해 보였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할아버지. 혹시 그 도둑을 저와 하루가 잡아보아도 되겠습니까?”

“너희가 말이냐?”

“저희가 말입니까?”

내 발언에 의외라는 듯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무슨 소리냐는 듯 바라보는 하루.

그럼에도 나는 꿋꿋이 말을 이어 나갔다.

“일단 저와 하루는 아카데미 생도이기도 하니 짐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단지…… 흥미가 일어서 말입니다.”

“흥미 말이더냐?”

나는 그가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아카데미에서 ‘고유 무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알 카포네의 토미]를 꺼냈다.

“사실 저도 이런 엔틱한 총기들을 좋아해서요. 직접 보고 싶기도 하고요.”

물론, 이것은 떡밥이었다.

그도 그럴 게 대한민국에서 손자를 가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라면 이럴 때 분명…….

“하하! 그런 이유라니. 그래, 네가 찾는다면 차라리 그냥 가져가거라.”

이렇게 손자 손녀에게 선물로 주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사양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래그래.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방금 보았던 집사장에게 따로 말하도록 하고…… 음? 졸리더냐?”

이야기를 나누던 할아버지가 시선을 아래로 내려 지윤이를 바라본다.

그곳에는 식곤증이 온 것인지 지윤이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저택에서도 슬슬 낮잠을 잘 시간.

“이거, 지윤이를 너무 내버려 둔 것 같군.”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지윤이를 안아 든 할아버지가 살며시 팔을 흔들었다.

“아직 손님용 방이 준비되지 않은 모양이니 일단 내 방에서 재우도록 하마. 너희는 여기서 더 이야기를 나누겠느냐.”

“아닙니다. 다 먹었으니 슬슬 일어나야지요. 그럼 저택을 좀 돌아다녀 봐도 되겠습니까?”

“그래, 내 집이라 생각하고 편히 있거라. 참, 하루야.”

“예. 회장님.”

“저녁에 둘이서 차나 좀 마시자꾸나. 이노미야 그룹에 관한 이야기란다.”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할아버지께서 하루를 부른 것에는 이노미야 그룹에 관한 것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지윤이가 먼저 떠난 뒤.

“……갑작스러운 부탁을 하게 되어서 미안하군.”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번 이야기가 퍼져나가면 제 뒤에 한월 그룹이 있다고 여기겠지요. 제겐 그게 더 이득입니다.”

이 짧은 시간에 거기까지 생각한 건가?

그녀 역시 나름의 계산을 마친 모양이었다.

“그렇게 말해 준다면 다행이지만…… 그럼. 일단 나갈까?”

“어디로 가실 예정이십니까?”

“일단 밖으로. 범인을 잡으려면 준비할 게 많거든.”

내 말뜻을 모르겠다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하루였지만, 내가 먼저 앞장서자 곧잘 얌전히 내 뒤를 따라 저택 밖으로 나왔다.

저 멀리 자동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조직원들과 알레시아.

내가 다가가자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그들이 차에서 나와 고개를 숙인다.

“이야기는 집사장에게 들었습니다. 도련님.”

“그래? 갑작스럽게 결정하게 돼서 미안하네.”

“저야 청소도 빠지고 업무도 빠지니 오히려 휴식이지요. 다른 조직원들 역시 도련님의 은혜에 감복하고 있던 와중이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다른 조직원들의 표정 역시 매우 밝은 상황.

“그렇게 말하면 다행이고. 참, 잠깐 이야기할 게 있는데.”

내부에서 있던 내용을 간략하게 전하니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알레시아.

“샷건으로 돈(Don)을…… 그러니까 보스를 쏘셨단 말입니까? 한월 그룹의 회장님이?”

놀란 것은 그쪽인가?

아니, 놀랄 만한 이야기긴 한데…….

“뭐……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

유진 한 칼리오네는 속도위반으로 태어난 아이.

흔히 서구권에서는 샷건 웨딩이라 부를 정도니까.

속도위반 결혼(Shotgun wedding).

결혼 전 자신의 딸을 임신시킨 개자식에게 샷건의 총구를 겨누며 ‘죽을래 결혼할래’를 묻는 서구권의 유구한 전통 문화였다.

할아버지의 경우에는 조금 변칙적으로, 보자마자 바로 샷건부터 갈긴 모양이지만 그 누가 아버지의 숭고한 마음을 무시할 수 있을까.

아마 아버지도 항상 할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을 품고 있을지 몰랐다.

“어째서 도련님이 노리는지 알 것 같군요. 어떻게, 증거 수집부터 하면 되겠습니까?”

“아니. 다른 곳도 아닌 외할아버지의 저택이니까. 너희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꼴은 가만히 지켜볼 리가 없지.”

“그러면 저희는 뭘 하면 되겠습니까?”

“아, 별 건 아니고. 사람 한 명만 납치하자.”

“……예?”

아니, 별건가?

내가 알레시아에게 부탁한 것은 그리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다.

저택의 사용인 중 한쪽 눈썹에 스크래치를 낸 하녀를 찾아 달라는 것.

분명 우리가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모습을 보였으니 이 저택 어딘가에 있으리란 추측이었다.

그렇게 정원에 서서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임무를 보냈던 알레시아가 도착했다.

“찾았습니다.”

“벌써?”

“아무래도 칼리오네와 한월 그룹은 혈연으로 이어져 있다 보니 양지에서 일하고자 하는 조직원들이 자주 이쪽으로 이직한다는 모양입니다. 다행히 함께 온 조직원 중 한 명의 친구가 저택의 경비를 맡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 서류 봉투를 건넸다.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여자의 신상과 이름. 그리고 현재 머무는 방의 호수입니다.”

서류에 붙어 있는 사진과 이름 그리고 나이를 확인한 나는 내가 찾던 인물이 맞다는 것을 확신한 뒤 싱긋 웃었다.

“그럼, 바로 작업에 들어가 보자고.”

간단하게 끝날 테니까.

* * *

김강철의 안내를 받아 각자의 방을 안내받은 뒤.

“……그녀를 말입니까?”

사용인 한 명을 전속으로 붙여 달라는 갑작스러운 부탁에 의아해하는 김강철.

“우리가 도착했을 때 긴가민가했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더군. 그래서 잠깐 인사를 하고 싶어서 말이야.”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그녀에게 한 번 물어보도록 하지요.”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

문밖에서 똑똑하는 소리와 함께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열려 있어.”

잠시 뒤,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어수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바로 눈에 들어온 왼쪽 눈썹의 스크래치.

내가 찾던 사람이 맞았다.

“저를 아신다고 하여 찾아왔습니다만…… 저희가 어디서 만난 적 있었나요?”

“…….”

“……도련님?”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에.

“하루.”

“예. 도련님.”

침대 뒤에 숨어 있던 그녀가 마력을 끌어올려 방문을 닫는 순간, 그 뒤에 숨어 있던 알레시아가 튀어나와 면으로 된 봉투를 그녀의 머리에 씌운다.

“꺄읍───?!!”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와당탕 넘어지고 마는 그녀.

나는 주머니에 손을 꽂고 땅에 쓰러진 그녀에게 다가간 뒤 귓가에 조용히 속삭여 주었다.

“……상황 파악이 안 돼?”

너 납치 된 거야.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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