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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12화

김세아와 김영제의 대련이 끝난 뒤의 대련들은 다 고만고만했다.

적당히 재능이 있는 녀석들 간의 전투.

확실히 한 명 한 명이 지수현의 마음에 든 이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대련을 구경하는 맛이 있었다.

단 한 녀석 빼고.

최강현.

어제 헬기를 타고 날아온 나 다음으로 교실에 도착한 녀석.

녀석은 시작과 동시에 물통 속 바닷물을 뿌려서 상대방의 코를 틀어막음으로써 항복선언을 받아 내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선보였다.

녀석의 고유 무장인 삼지창은 그저 지팡이 정도의 역할을 했을 뿐.

녀석의 대련은 1분 만에 끝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역시 바다의 축복을 받는 녀석이라는 걸까.

나중에 공략하게 될 던전을 생각하며 녀석도 언젠간 포섭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교관이 우리를 바라보며 손뼉을 침으로써 주의를 집중시켰다.

“오늘 아침부터 대련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오늘은 오티에 해당하는 두 번째 날이기도 하고, 내가 재량껏 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니, 여기서 수업을 마치도록 하마. 수업 끝.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오늘 있었던 대련을 복기할 수 있도록.”

확실히 이런 점은 좋은 것 같다.

할 일만 확실히 해내면 일찍 끝내 주는 교관이라니, 평범한 학교였다면 분명 인기 있는 선생이 됐을 거란 생각이 든다.

수업의 끝을 알리는 지수현의 말에 학생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나 역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서준에게 연락을 하려다 문뜩 보건실에 누워 있을 진우가 떠올랐다.

“……그래도 역시 한 번 들르는 게 좋겠지.”

결국 내 조직원으로 영입할 녀석. 조직의 보스로서 미리 호감도를 올려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한서준에게 할 연락을 뒤로하고 보건실에 가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보건실이 어디지?

지수현 교관에게 물어보려고 해도 학생들보다 자기가 먼저 사라진 상황. 주변을 두리번거려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아무래도 게임 속에서 알고 있는 지형과 실제로 겪는 지형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기에, 헷갈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멍하니 복도에 서서 고민하고 있을 때.

“거기, 혹시 길을 잃은 거야?”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

아니, 잠깐만. 이 사람이 왜 지금 나오는 거지?

날카로운 눈매와 길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 단정한 아카데미 제복에 붙어 있는 검은색의 명찰.

그 모습은 내 기억 속에 있는 한 인물과 무척 흡사했었다.

“……얘?”

갑자기 멍해진 내게서 이상함을 느낀 것인지,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불렀다.

“아, 길을 잃은 건 아니고…… 보건실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초면. 우선, 처음 만나는 선배나 다름없었기에 예의를 갖추고 대답을 한다.

그러자 갑자기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그녀.

“그걸 보통 길을 잃었다고 하지 않니? 보건실은 왼쪽 복도로 쭉 가면 돼.”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학생회로서 당연한 일인 걸. 보아하니 신입생인 거 같은데. 어디 다치기라도 한 거니?”

“저는 아니고, 아는 녀석이 다쳐서 가고 있습니다.”

“그래? 뭐 잘 찾아가면 좋겠네. 그럼, 길 잃지 말고 잘 가. 안녕.”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본래 가던 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설마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회 소속인 그녀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은 신입생이기도 하고 초면이기도 하니 이렇게 아무 일 없이 지나갔지만…….

“되도록 늦게 마주치면 좋겠군.”

나중에는 어떤 관계가 될지 아직 모르는 만큼,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사라진 그녀를 뒤로하고, 알려 준 방향을 향해 걷자, 얼마 지나지 않아 보건실이라 적힌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통 보건실이라면 작은 방 안에 보건 선생님 한 명이 대기하고 있는 이미지겠지만…….

이곳은 무려 아시아 최고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 영웅 아카데미.

평범한 학교의 보건실과 달리, 마치 실제 병동을 옮겨 온 듯한 전문 설비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보건실 안으로 들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진우의 모습이 보였다.

“와, 진짜 존나 잘하네. 이게 바로 신의 무빙? 응~ 안 맞죠? 위빙~ 무빙~ 위빙~”

킥킥 웃으면서 열심히 스마트폰을 만지는 걸 보아하니 완전히 멀쩡해진 모양.

“하.”

수업이 끝난 줄도 모르고 신나고 있는 놈을 보니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 소리를 들은 것인지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히, 히익!”

무슨 귀신이라도 본 것마냥 화들짝 놀라며 침대 벽에 바짝 달라붙는 녀석.

“왜, 왜 또!”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 혼자 벌벌 떨며 이상한 소리를 내뱉는다.

“대련을 하기 전에 약속하지 않았나.”

“응? 뭘!”

“동아리.”

“……동아리? 아, 천만 크레딧! 설마, 그것 때문에 온 거야?”

녀석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 줬다.

신입생들이 동아리 신설을 할 수 있는 기간은 내일부터 약 일주일이니 미리미리 확실한 대답을 받는 것은 필수였다.

“대련에서는 내가 승리했으니 내 밑으로 들어오는 걸로 알아도 되겠지?”

“……내가 졌으니까. 어쩔 수 없지. 아……! 내 천만 크레딧!”

의외로 쿨하게 승부를 인정하는 녀석. 다행히 결과를 승복하지 않거나 하는 부류는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천만 크레딧이면 올스킨을 맞출 수 있었을텐데…….”

아니, 이건 그냥 쪼잔한 건가?

“……어차피 처음부터 동아리 활동에 사용할 돈이었다. 동아리 복지금 명목으로 모두가 나눠 쓸 돈이니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될 거다.”

내 이야기를 들은 진우가 고개를 번쩍들며 나를 바라본다.

“뭐? 천만 크레딧을 그냥 동아리 활동에 쓴다고? 삥땅 없이?”

그게 그렇게 놀라운 일인가.

“돈이라면 있을 만큼 있는데 내가 챙길 이유는 없지. 또한 동아리원들의 실적에 따라 상여금을 줄 생각도 있으니 돈을 못 받았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다.”

“사, 상여금?! 그러면 무조건이지! 우리 아버지가 옛날부터 하신 말씀이 있거든. 자고로 모셔야 할 보스는 돈이 많고 강해야 한다고. 너 정도면 충분해. 어떻게, 앞으로 보스라고 부르면 돼? 보스?”

돈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존경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진우.

시야 한구석에 [특성 : 베이비 보스]가 활성화된 것으로 보아 녀석은 지금 진심으로 내게 존경심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보스라니…… 네 마음대로 해라. 그런데, 넌 비발트 패밀리의 후계자 아닌가? 마피아 조직의 후계자라면 용돈 정도는 충분할 텐데, 왜 그렇게 돈에 집착하는 거지?”

순수한 의문이었다.

진우가 속해 있는 비발트 패밀리는 칼리오네 산하의 조직. 그들이라면 충분한 재력을 가지고 있을 텐데 어째서 진우는 돈에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우리 집안은 뭐랄까…… 네가 쓸 돈은 네가 알아서 구해라. 그런 분위기라서 말이야.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학교 급식만 먹거나 학교를 접수하러 왔다는 괴상한 놈들을 털어먹고 살았는데…… 여기는 아카데미니까. 그렇게 하긴 힘들 거 같거든.”

김세아가 말해 줬던 이야기의 진실이 이거였나.

학교를 접수하러 온 녀석들을 털어먹고 살았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것도 참 고생이군.”

“그렇지? 그래서, 대체 우리 동아리가 뭘 하는 곳인데, 동아리 활동을 하면 돈을 벌 거라고 하는 거야?”

“동아리 말인가? 그렇게 어려운 활동은 아니다. 오히려 선한 목적으로 만드는 동아리지.”

“응?”

어차피 진우도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기로 한 상황.

앞으로 우리가 아카데미에서 무엇을 할지 말해 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동아리들을 보호하는 동아리가 될 거다.”

“……동아리를 보호하는 동아리?”

“그래, 동아리를 보호하는 동아리다. 아카데미의 동아리 활동에 대해 아는 게 있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진우에게 묻는다.

“전혀.”

“……설마 했지만. 역시군. 그러면 간단히 설명해 주도록 하지. 아카데미의 동아리는 힘의 논리로 움직인다. 그리고 살아남는 것은 오로지 강한 동아리뿐이지.”

영웅 아카데미의 특성이자 본질이기도 한 그것.

‘힘’.

모두를 지킬 수 있는 힘. 시민들을 지킬 수 있는 힘.

그렇기에, 아카데미에서의 동아리 활동은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형태가 되고 말았다.

“힘이 강한 동아리만 살아남는다고? 뭔가, 내가 생각한 동아리랑은 많이 다른 느낌인데……?”

“그야 당연하지.”

이곳은 ‘영웅 아카데미’지 평범한 학교가 아니었으니까.

평범한 학생들을 키우는 곳이 아닌, 미래의 세상을 구하기 위한 영웅들을 배출하는 곳이었으니까.

“이곳. 영웅 아카데미에서는 허용된다. 결국, 우리는 힘의 논리가 통하는 전장으로 떠날 사람들이니.”

그렇기에, 나는 이런 동아리의 시스템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들 거다.”

약한 동아리들로부터 소정의 보호금을 받고, 강한 동아리들로부터 보호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동아리 대전’을 통해 우리 동아리의 등급을 상승시킨다.

그렇게 최고의 동아리가 되어 다른 이들보다도 더욱 강력한 권력을 쥐게 되어야 만이, 아카데미의 공략을 볼 수 있었다.

“시스템을 파고든다니. 뭐, 해킹? 그런 건가?”

갑자기 이야기의 주제를 벗어난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녀석.

아무리 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거 같다.

어차피 지금 이 자리에서 궁극적인 목표를 말해 봤자 나중에 동아리원들 앞에서 한 번 더 말해야 했기에,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나중에 동아리가 만들어지고 나서 이야기하는 거로 하지.”

“아, 그러면 더 궁금해지는데. 그냥 말해 주면 안 되냐?”

“어차피 나중에 한 번 더 해야 할 이야기니 조금 기다려라.”

“……와. 말을 하다 끊네. 진짜 나쁜 새끼. 그래서, 지금까지 네가 한 말을 정리하면. 우리는 다른 동아리들을 보호해 주고 보호비를 받는다. 이거네?”

“잘 들었군.”

“근데 이거, 마피아들이 하는 거 아니냐? 하는 게 꼭 우리 아버지가 하는 일이랑 비슷한데.”

그래도 역시 마피아 집안의 아들이라는 걸까.

우리 동아리의 시스템이 마피아의 활동에서 착안 되었다는 사실을 순식간에 알아챈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외국 에어리어만 보더라도 비슷하게 굴러가고 있지 않나.”

“그건 그렇긴 한데…… 너. 그거는 알고 있지?”

내 대답에 진우의 눈이 가늘어진다.

“보호해 준다는 것은 결국 다른 약탈자로부터 지켜 준다는 뜻인데, 결국 우리가 약탈하는 쪽보다 더 강해야만 보호해 줄 수 있잖아?”

“당연한 거 아닌가.”

“……외국 에어리어는 다른 조직보다도 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칼리오네 패밀리라는 존재 덕분에 그러한 시스템이 돌아간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럼.”

“그렇다면, 너는 아카데미의 다른 동아리들보다 더욱 압도적인 동아리를 만든다는 소리냐?”

“드디어 말이 통하는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안될 게 있나?”

“아무리 그래도──.”

“나를 믿어라.”

“──엉?”

“반드시, 내가 만들 동아리가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

방금까지 가볍게 이야기하던 것과는 달리 목소리에 무게를 심으며 녀석에게 말한다.

“아카데미의 정상에서 모두를 내려다보는 풍경을, 내 옆에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 그러니까──”

──나를 믿어라.

녀석의 눈을 바라보며 힘을 담아 말한다.

나의 실력을, 너를 한 번에 쓰러뜨렸던 나의 실력을 믿으라고.

이 순간, 나는 유진 한 칼리오네가 아니었다.

과거 이 세계를 몇 차례 구원하기도 하고, 세계를 혼돈에 빠트리기도 했으며, 존재하는 대부분의 업적을 달성했던 플레이어이자 CS의 2위였던 나였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나라면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아직 침대에 앉아 멍하니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진우를 향해 손을 뻗었다.

“네가 나와 함께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진우에게는 재능이 있었다.

진우에게는 배경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잔뜩 굴려 성장시키는 것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가장 자신 있었다.

이미 수십, 수백 번 해 왔던 일이니까.

“구미가 당기지 않나?”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녀석을 곁에서 보아 온 내 감은──

녀석이 내 손을 잡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하,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내 이야기가 끝남과 동시에 진우가 몸을 떨며 웃기 시작했다.

정말 웃겨서 못 참겠다는 듯, 몸까지 꼬아가며, 눈물까지 글썽이며 웃음을 터뜨리는 진우.

“하하, 하! 진짜 현실성 없는 이야기네.”

“……그런가?”

“그래서인가. 마음에 들어!”

웃음을 서서히 멈춘 진우가 눈물을 훔치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아카데미의 정상에 선다? 내가? 하하하! 분명 그렇게만 된다면 매일 내게 잔소리하시는 아버지도 놀라서 자빠지시겠지. 좋아. 네 말대로 할게.”

마침내 진우가 내 손을 붙잡았다.

“좋군.”

진심으로.

“진우 비발트. 나는 너를 영웅 아카데미의 정상까지 데려가 주마. 너는 나를 정상에 오르도록 도와줬으면 좋겠군.”

“……목표가 너무 높은데? 뭔가 귀찮을 것 같지만, 재미있을 거 같아.”

“확실히, 재미있을 거다.”

내 대답에 녀석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손을 짧게 흔들었다.

“좋아. 딜.”

“딜.”

이렇게, 진우 비발트는 내가 만들 조직의 첫 번째 조직원이 되었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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