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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1

빌어먹을 아이돌 121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달백일이 승리를 만끽해서는 안 된다.

마음속으로는 만끽할 수 있지만, 우리의 태도는 어디까지나 ‘이슈가 돼서 난감해요’다.

대외적으로 우린 아무 것도 안 한 거니까.

가만히 있었는데 눈치 빠른 대중들이 움직여 줘서 억울함을 풀게 된 스탠스여야 한다.

“그러니까 집중해.”

“근데 형, 그러기에는 댓글이 너무 재밌어요.”

“언젠간 네 욕으로 도배될 수도 있는 곳이야. 일희일비하지 마.”

“와, 어떻게 그런 말을?”

내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잖아?

짧은 휴식 중에도 핸드폰만 쳐다보던 멤버들을 불러서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곡은 컬러 쇼에서 부를 노래다.

아니, 현재 시점에서는 컬러 쇼에 제출할 노래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설마 떨어지겠어?

제목은 .

멤버들은 대체 언제 신곡을 만든 거냐며 의아해했지만, 내 입장에서 이 노래는 신곡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생에서 발매하는 노래니까.

개인적으로는 셀피시보다 훨씬 좋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보통 난 셀피시를 핫100 데뷔곡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컬러풀 스트러글을 2집 앨범 타이틀로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소포모어 징크스를 멋지게 깨트렸다는 극찬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이 곡이 실력을 탄다는 거다.

셀피시는 느낌만 제대로 살릴 수 있다면 누가, 언제 발매해도 히트할 수 있는 곡이다.

그에 반해 은 꽤 높은 허들의 실력이 요구된다.

잘 부르면 어마어마한 대박이 난다.

내가 만든 노래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빌보드 1위에 머무는 곡이 될 정도로.

보통은 7주 연속 Hot 100 1위다.

경쟁 상황에 따라 10주까지도 해 봤고.

하지만 조금만 못 불러도 7주 연속 1위는커녕 50위에도 못 든다.

내가 불렀을 때는 그런 적이 없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가수가 부르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아마 최악일 때는 Hot 100 자체에도 못 들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서는 이 노래가 별로라는 개소리를 했었지.

아무튼 그래서 궁금했다.

세달백일은 과연 컬러풀 스트러글로 어떤 반응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물론 단숨에 빌보드 차트에 드는 건 힘들 거다.

빌보드는 거대하면서도 높은 벽을 가진 시장이다.

기반이 전혀 없는 이방인이 아무런 프로모션 없이 차트 인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그러려면 미국에서 1년 이상은 활동해야 한다.

라이언을 잘근잘근 짓밟고 있는 이 귀한 시기에 그럴 수는 없지.

내가 궁금한 것은 사람들의 생생한 반응이다.

지금까지 세달백일은 내가 맞춰 준 노래만 불러왔다.

서울 타운 펑크, 갈림길, 세달백일, 레주메.

전부 멤버들의 특성을 고려해서 만든 곡이다.

즉 내 프로덕션 덕분에 절대적인 실력보다 뛰어나 보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컬러풀 스트러글은 그런 곡이 아니니 기대 이하의 결과를 보일 법도 한데…….

꽤 괜찮다.

록 기반의 컨템포러리 R&B는 자칫하면 촌스러워질 수 있는데 말이다.

“시온아?”

“아, 어. 좋았어. 근데 뒤로 좀 더 빼 보자.”

“소리를 더 묻어 버릴까?”

“응. 이온 형의 목소리랑 경쟁한다기보다는 형은 형이고, 너는 너라는 느낌으로. 굳이 시너지 만들 필요 없어.”

“오케이.”

게다가 디렉팅이 너무 수월하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느낌만 전달해 주면 알아서 달려 나간다.

아니, 이게 왜 이러지.

이거 원래 엄청 어려운 노래인데.

‘혹시 내가 객관성을 잃어버렸나?’

멤버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좋아져서 노래가 더 좋게 들리는 걸까?

그럴 수도 있다.

아니, 어느 정도는 이미 그럴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십 회차를 보내 온 냉정한 회귀자이고, 아주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 기준선에 미달한다면 친분이고 나발이고 비판을 퍼부을 수 있는데…….

“표정이 왜 그래?”

“아뇨. 이온 형, 미안해요. 역할이 좀 적죠?”

“아냐, 괜찮아. 노래가 너무 좋아서 듣기만 해도 재밌어.”

“점점 더 좋아질 거예요.”

“내가? 아니면 이 노래가?”

“둘 다.”

나도 모르겠다.

일단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보면 되겠지.

*  *  *

오늘도 인터넷에 모인 세달백일 팬덤들은 라이언 성토 경진대회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이 분노한 포인트는 많았지만, 가장 많은 말이 나오는 부분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 커밍업 넥스트 촬영 당시 세달백일도 상황을 알았는지다.

라이언 엔터의 해명문은 세달백일 팬 입장에서 상당히 화가 나는 것이었다.

두루뭉술하게 해명한 것도 열받는다.

하지만 그거보다 더 열받는 건 ‘세달백일’이라는 이름이 전혀 없는 것이다.

-아니 그래서, 우리 애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최선만 다한 거야? 아니면 알고 있었는데 침묵한 거야?

-뭐가 됐든 열받는데, 몰랐다면 그냥 프로그램 조작 아니야?

-당연하지. 그럼 조작이야.

-난 알고도 침묵했을 상황이 더 화가 나. 위압 때문에 불리해도 아무 말도 못했던 거잖아.

-커밍업 넥스트 다시 한번 정주행했는데 쎄한 거 개많아. 특히 마지막에 우승자 발표할 때 진짜 이상해. 세달백일 컷이 거의 없어.

-맞아. 그거 프로그램 방영 때도 말 많았는데.

-혹시 무슨 말이 나와서 다 편집해 버린 거 아니야?

사실 관계를 따지자면, 한시온이 갑자기 세달백일로 결정을 틀어 버리면서 편집된 부분이었다.

그러나 팬들 눈에는 제작진이 세달백일의 입을 막아 버리려는 것 같은 구도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로 말이 많이 나오는 부분은 세달백일의 거취였다.

-그래서 라이언이 쿨하게 놔준 거 맞아? 왜 해명문에 그게 없어?

-그니까! 대체 애들이 어디서 뭘 하는지 알 수가 없잖아. 주간 차트 1위를 했는데 음방도 못 나와, 기사 한 줄 없어.

-왜 우린 공방이고 사녹이고, 아무 것도 못하는데.

-내 생각에는 세달백일이 다른 회사랑 계약 직전까지 가니까 라이언이 지랄한 거 같아.

-2222 그래서 템퍼링 터트린 거 같아. 계약 못하게 하려고.

-이러다가 접촉 중인 회사들 다 빠지는 거 아냐? 숙소까지 잡아 줬으면 거의 계약 직전이었을 텐데.

-그럼 숙소에서도 나가야 할 수도 있는데…ㅠㅠ

백번 양보해서 커밍업 넥스트는 이미 지나간 과거다.

꼴보기 싫은 라이언 엔터랑 함께 일을 하지 않게 되었으니,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라이언이 세달백일의 현재에 개입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드롭 아웃과 NOP를 제치고 주간 차트 1위를 했는데, 음방 한 번 못 나오는 건 비정상이니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지?

-라이언에 시위 트럭이라도 보내야 하는 거 아닐까?

-공정위 결과 나오기 전까지는 가만히 있어야 할 거야ㅠㅠㅠ

이외에도 유출된 페이드의 영상이나, 은근슬쩍 세달백일 멤버들의 논란을 만들어 내는 댓글들을 성토했다.

그런 시간이 이어질 때쯤이었다.

-야아아아아야 미친치민미친! 공정위 결과 나왔어! 무혐의!

-헉 벌써?

-개빨라!!!

-잘못한 게 없으니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라이언 엔터의 신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윽고 팬들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처음엔 무혐의라는 것에만 집중했지만, 조사 내용에 어마어마한 것이 숨겨져 있었으니까.

요약하자면 간단했다.

계약 조항을 법리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

세달백일은 타 업체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기록이 없으며, 체결할 의사도 없으니까.

이 말인즉슨.

-아니 독립 레이블이라고?

-독립일기의 독립이 진짜 그 뜻이었어???

-신인이 독립할 수가… 있어?

세달백일이 셀프 메이드를 추구하는 인디펜던트 레이블이라는 뜻이었다.

세달백일의 팬덤은 상상도 못한 결과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애들이 자유로우니 좋아해야 하는 건가 싶다가도, 이래도 되는 건지 헷갈린다.

1인 기획사를 세우는 연예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들은 이미 대부분이 슈퍼스타다.

딱히 연예인이란 브랜드를 홍보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거리가 들어오는 이들.

게다가 심지어 이런 이들조차도 몇 년 1인 기획사를 하다가 다시 대형 기획사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팬들이 갈피를 못 잡았다면, 대중들은 마냥 신나 했다.

-아니 아이돌이 아니라 인디 밴드였다는 말임?? 맞아?

-내가 봐도 그 말인데?ㅋㅋㅋ

-세달백일 팬들 당황했음ㅋㅋㅋ 아이돌 팬인 줄 알았던 내가 인디 밴드 팬?

-ㅋㅋㅋ힙시온쉑ㅋㅋㅋㅋ 기질을 숨기지 못하는구나ㅋㅋㅋ

-아 그치 한시온은 힙시온이 정배라고.

-야 근데 아이돌 역사상 이런 적이 있었냐?

-없긴 한데 내가 보기엔 좀 멍청한 짓 같은데. 아이돌 활동엔 거대 자본이 만들어 낸 구조가 너무 많은데, 뭐 할 수 있겠냐?

-응. 첫 출연 예능 조회 수 1000만 걍 돌파.

-응. 자컨 조회 수 1000만 직전.

-응. 드롭 아웃 NOP 뚜드려 패고 주간 차트 1위.

-응. 사회면에 진출해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음.

-ㅋㅋㅋㅋ겁나 한 거 많네ㅋㅋㅋ

-근데 냉정하게 이건 커밍업 넥스트에서 연결된 인지도 때문이고, 갈수록 힘들어질 거임.

-뭔 연예인 걱정을 그렇게 열심히 하냐.

-연예인 아니잖아. 인디 밴드잖아.

-아 그러네?

-아니 근데 나 자컨 봤는데 애들 돈이 ㅈㄴ 많은가 보네? 숙소 개좋던데.

이런 상황 속에서 더 이상 최대호의 영향력이 통하지 않는 언론도 미쳐 날뛰었다.

[세달백일, 독립 기획사 설립 발표.]

[인디 아이돌 밴드? 이 단어가 맞나요?]

[대한민국 인디 밴드의 역사와 아이돌 밴드의 역사]

온 세상에 세달백일의 이야기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신인 아이돌 그룹이 독립 기획사를 차렸다는 건 너무나 당황스러운 소식이었으니까.

하지만 흥미를 보이는 대중들과 다르게 돌판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얘들은 돌판이 만만하냐? 다른 그룹은 못해서 안 하는 줄 아냐?

-ㅇㅇ 안 해야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 안 하는 거지.

-괜히 팬들이 적금 깨서 서포팅해 주는 줄 아나.

-세달백일 팬덤만 불쌍하게 됐다. 음방은커녕 홍대만 돌아다니겠네ㅋㅋㅋ

-무대 직캠 말고 클럽 직캠 보면 될 듯ㅋㅋㅋ

물론 이 같은 반응의 기저에는 세달백일에 대한 아니꼬운 마음도 들어 있을 것이었다.

노이즈란 노이즈는 다 잡아먹는 세달백일 때문에 다른 그룹들의 활동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때였다.

[저희의 첫 번째 팬이 되어 주시겠어요?]

지금까지 별다른 활동도, 사진 업로드도 없었던 세달백일의 공식 SNS에 1기 팬클럽 모집 공고가 뜬 것이었다.

그것도 전문적인 냄새를 풀풀 풍기는 사진들과 함께.

-미친 이온이 얼굴 봐!

-구태환 정신 나갔냐고 ㅠㅠㅠㅠ

세달백일의 팬덤은 처음 맡아 보는 떡밥의 냄새에 정신을 못 차렸지만.

-야 씨ㅋㅋㅋ 가입비 4만 원이네.

-애들 사진 찍는 데 돈 다 쓴 거 같은데 좀 채워 줘라ㅋㅋㅋ

-어디 공식 카페 하나 만들어서 승급시켜 주고 이제부터 팬클럽이라고 하는 거 아니냐고ㅋㅋㅋㅋ

-백퍼ㅋㅋㅋㅋㅋ

애매한 타이밍에 나온 팬클럽 모집은 다시 한번 돌판의 조롱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으억?!”

온갖 조롱을 견디며 세달백일의 첫 번째 팬이 된 이들은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키트가 도착했는데…….

포토와 사인만 달랑 들어 있어도 행복하려고 했는데……!

이 부내 풀풀 풍기는 굿즈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Damn Idol

Damn Idol

빌어먹을 아이돌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After a harrowing car accident that defies the odds of survival, Han Si-On finds himself once again at the crossroads of fate, quite literally. Miraculously walking away with his life, he faces the daunting task of navigating a life he’s all too familiar with—due to a cryptic deal that traps him in a cycle of regressions. [Mission failed.] [You will regress.] His mission? A seemingly impossible feat of selling 200 million albums, a goal dictated by the devil himself. With each regression, Han Si-On returns to the age of 19, burdened with the knowledge and memories of countless lives lived, all aimed at achieving a singular, elusive g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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