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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4

123. 소꿉친구 – 도프 비자인

“저건 소드마스터가 아니다!”

마탑을 나와 수년간 소드마스터를 찾아다닌 오거튼 백작은 레브의 검에 어린 일그러짐이 오러블레이드가 아님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검술의 극한을 깨닫고, 마나를 검에 불어넣어 기사의 정점에 선 소드마스터들.

그들은 마법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그러니 사도가 소드마스터가 아니라면 마법사들이 억제할 수 있다는 뜻이었고, 오거튼 백작은 주위의 동료들을 다독이며 다시 외쳤다.

“사제님들은 광장에 깔린 돔을 치워주십시오! 마법에 방해가 됩니다!”

마법은 신력에도 방해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마나는 신력을 만나면 난반사되는 성질이 있어서 방금 사도를 노렸던 벼락은 아쉽게 바닥을 때렸다.

레브는 쯧, 혀를 찼다.

사방에 흩어져 시민들을 구출하던 왕국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왕궁 앞의 마법사들도 각양각색의 마법에 휘감긴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젠 기사들 따위야 몇 명이 더 몰려오건 상관없었지만, 방금 내리꽂힌 벼락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레브는 마법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귀족 사회} 정보로 간접적으로 아는 게 전부여서 마법사를 강하지만 느려터진, 대포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방금 발출된 마법을 보아하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그때, 광장에 깔려 있던 돔이 사그라들기가 무섭게 레브의 몸이 무거워졌다. 아교가 부어진 듯, 온몸이 끈적이고 팔다리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다.

멀리서 왕과 추기경, 초록색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외쳤다.

“기사들은 들으라! 왕국의 경사를 망치고 내 백성들을 살해한 흉악범을 처단하라! 그리고 장군들은 병사들을 독려해 백성들을 구원하라!”

“사제들은 성전사와 기사들에게 축복을 거는 데 주력해 주십시오! 저 그릇된 자에게 천벌이 있기를!”

“제가 놈을 묶어두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대인(對人) 마법을 준비해 주세요!”

절망했던 성전사들이 다시금 전의를 불태우며 기사들과 함께 사도에게 접근했다. 사제들은 마법에 방해가 될 신성 주문 대신 축복과 치유를 남발하였고, 벼락과 화염, 칼날 돋친 돌풍이 레브에게 쏟아졌다.

“바치나이다!”

레브는 그새 들어온 제물들을 공양하며 재빨리 기사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마법사들이 골치 썩일 차례였다.

[ 바르바토스의 사냥터 ]

“으… 저 신의 문자 때문에 쉽지가 않구만. 지팡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한 마법사가 투덜거렸다.

학자이기도 하지만, 전략 병기 그 자체인 마법사들은 왕궁에 지팡이를 들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모두 두고 온 것이 한이었다.

지팡이 없이도 마법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3차원인 허공에 마나가 흐를 길(마나 로드)을 설치하는 데 기준이 되는 물건이 없으니 짜야 할 수식이 길어졌다.

더군다나 사제들의 신성 주문이 치워졌음에도 여전히 조준이 쉽지 않았다.

지끈거리는 두통도 두통이지만, 창공에 걸린 신의 문자가 네비스 전역의 마나를 괴상하게 흩트려 놓았고, 사도가 기사들과 근접해 있어서 마법을 무작정 난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차라리 강한 마법 한방을 준비는 게 낫겠습니다. 기사들이 시간을 벌어줄 겁니다.”

“좋소. 그러면 나는 난반사를 계측하지요. 다른 분께서는 저 문자를 피해 문형식(門形式)을 잡아주시겠소?”

“그건 제가 하지요.”

“전 문형식으로 마나를 끌어모을 마나 로드를 설치하겠습니다. 조준점을 잡아주실 분이 계십니까? 마법은 누가, 어떤 것으로 펼치시겠습니까?”

마법사들이 빠르게 역할을 분담하더니 양팔을 펼치고 중얼중얼,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법을 모르는 레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수천 갈래의 ‘마나 로드’가 촘촘하게 짜였다. 창공에 걸린 바르바토스의 문양을 피해 막대한 마나가 휘몰아쳤다.

저걸 내버려 뒀다가는 큰일이 날 것이다.

마법사에게 시간을 줘선 안 된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레브는 기사들과의 드잡이질을 멈추고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막아라! 마법사를 지켜라!”

하지만 왕실의 기사들, 성전사들이 레브를 가로막았고, 레브의 몸도 정상이 아니었다.

팔다리가 거미줄에 묶인 것 같다.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초록색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악착같이 주문을 외울 때마다 그의 몸에 걸린 거미줄이 한 겹, 두 겹, 늘어나고 있었다.

[ 업적 : 마수 사냥 – ‘2’, 몸에 미약하게 마나가 깃듭니다. ]

소드마스터는 고사하고, 레브가 엑스퍼트 수준만 됐더라도 이렇게 얽매이지는 않았을 터였다.

몸이 마나에 젖은 기사들에게는 마법의 힘이 반감되기 마련이니까.

허나 레브는 엑스퍼트가 아니었을뿐더러 그 와중에 사제들의 축복이 쏟아지고 있었다. 레브의 몸이 뜨거울 정도로 빛나며 바르바토스의 신력이 줄줄 새어나갔다.

“이 버러지만도 못한 자식들이!”

“으헉!”

레브가 풍차를 돌리듯 검을 횡으로 베었다. 허리 높이로 휘둘러진 거대한 오러블레이드가 여덟 기사를 토막 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기사들은 몸을 낮춰 피하거나, 펄쩍 높이 뛰어올라서 검을 찍어왔다.

레브는 중간에 떠오른 메시지를 감상할 틈도 없이 몸을 굴렸다.

[ 퀘스트 : 듀얼리스트 10/1000 – {검술} 능력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마법사에게 접근하려는 레브와 그를 막으려는 기사들이 싸우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었다.

붉게 물든 왕성 앞, 마찬가지로 새빨갛게 물든 광장에서 작렬하는 오러블레이드가 사방으로 휘둘렸고, 도합 육백 명이 넘어가는 기사들과 성전사들은 사도의 단 한 걸음을 붙들고자 장렬하게 몸을 던졌다. 토막토막 갈라져 날아갔다.

그 장엄한 난투극을 둘러싼 사백의 사제들은 끊임없이 기도를 올렸다. 기사들이 거의 다 죽어갈 때쯤에서야 오거튼 백작이 외쳤다.

“됐다! 모두 물러서라! 맥동하는 구슬(pulsating marble)!”

여섯 명의 마법사들이 설치한 마나 로드. 상공에 걸린 그 복잡한 길을 따라 마나가 휘몰아쳤다.

터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몰려들었던 마나들은 정확한 유량과 규칙으로 배열되는 순간, 삽시간에 증발해버렸다.

바람이 멎었다.

진공과도 같은 고요함과 함께 남겨진 것은 작은 구슬이었다. 그 푸른색 구슬은 호두만 한 크기로 줄어들었다가 사과만큼 커지기를 반복하며 두근- 두근-, 이름 그대로 ‘맥동’하고 있었다.

구슬은 느릿하게, 하지만 단호한 경로를 택해 내리꽂혔다.

“이익!”

저건 못 피한다.

본능적으로 달아날 수 없음을 알아차린 레브가 이를 악물었다. 검에 신력을 모조리 쏟아부으며 혼신의 일격을 날렸다.

그런데, 구슬은 깨지지 않았다.

깨지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라, 허공을 통과한 것처럼 그냥 스쳐 지나갔다.

마나(Mana)는 신력과는 별개의 힘이었다. 까마득히 먼 옛날 신께서 온 대륙에 뿌리셨다는 그 힘은 자연스럽고, ‘평등’했다.

“바르바토스 님이시여! 이렇게 끝날 수는 없습니다! 저의 모든 것을 바칠 터이니 저를 구원해 주소서!”

최후를 직감한 레브가 악을 질렀다. 그건 정말로 구원을 바라는 외침이라기보다는 궁지에 몰린 인간의 발악이었는데…

그에 화답하듯 목걸이가 떠올랐다.

하리에 가이단에게서 빼앗은 목걸이. 그것에 달린 검붉은 보석이 오므라진 꽃잎이 펼쳐지듯 개화했다. 둥실 떠올라 떨어지는 푸른색 구슬을 삼켜버렸다.

그걸로 끝이었다.

검붉은 보석은 다시 오므라진 꽃잎 모양이 되어 ‘되새김질하는’ 것처럼 몇 번 진동하고는 잠잠해졌다.

“저게 무슨…?”

탈진해 헐떡이던 마법사들이 경악했다.

맥동하는 구슬. 최강의 대인(對人) 공격 마법이자 ‘마나 중첩 이론’의 정수가 담긴 마법이었다.

제아무리 소드마스터라도 이것에 적중당하면 타격을 입을 게 분명했는데, 사도란 자는 어떤 타격도 입지 않았다.

“도, 도망치십시오!”

오거튼 백작이 조마조마하게 싸움을 지켜보던 왕과 왕자들, 귀족들에게 외쳤고, 멍청하게 목걸이를 내려다보던 레브도 퍼뜩 정신을 차렸다.

“바르바토스 님! 감사합니다!”

신의 은총을 칭송하며, 그는 더욱 귀한 제물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왕과 왕자들은 끝내 레브의 손에 죽었다.

얼마 남지 않은 성전사와 사제들, 왕실 기사들이 분전하고, 마법사들과 왕족을 호위하는 근위기사들의 방해로 왕궁 비밀통로로 달아난 그들을 시야에서 놓치긴 했다.

곤란한 일이었다.

축복을 받은 왕족과 귀족들은 [표적 사냥]으로는 위치를 잡아낼 수가 없었다.

허나 레브에겐 바르바토스의 능력 외에도 {추적술}이라는 절대적인 능력이 있었고, 덕분에 갈림길이 많은 비밀통로를 어렵지 않게 주파했다.

비밀통로의 출구는 네비스 외곽의 한 목장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곳에서 분노한 왕이 무어라고 말하였으나, 레브는 무덤덤하게 그의 목숨을 빼앗았다.

애톤 드 로그넘 왕자는 허탈해하면서 죽음을 받아들였고, 동생인 앨제어 드 로그넘 왕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악착같이 달아나려 했다.

목숨을 구걸하지는 않았다.

몇 남지 않은 근위기사들과 귀족들이 분전하는 사이, 그는 분뇨 냄새가 진동하는 사육통에 들어가 숨을 죽였다.

물론 {추적술}이 있는 레브에게 그런 눈속임이 통할 리 없었다.

앨제어 드 로그넘은 사육통과 함께 반으로 갈라졌다.

‘끝났구나…’

조용해진 목장에서 레브가 피로에 젖은 숨을 내쉬었다.

두 번째 소꿉친구 회차에서 레나를 비극에 빠뜨렸던 놈들을 모조리 죽였다.

우리를 숙소에 넘겼던 상단주가 남았지만, 최종 목표였던 왕자들을 죽이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그런데… 레나를 떠올리니 머리가 맑아지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레브는 잠시 멀뚱히 서서 생각했다.

어느새 노을이 내리고 있었고, 생각이란 것을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 것만 같았다.

난 레나를 공주로 입양시키려던 게 아니었나? 다음 회차를 위해 반란을 일으킬 방안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왜 이러고 있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 레브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근위기사들과 칼부림하느라 난장판이 된 목장과 널브러진 시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유혈이 낭자한 그 광경을 보자 레브는 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난 바르바토스님의 사도니까.’

내가 잠시 이상한 생각을 했다. 바르바토스 님의 은총으로 레나의 복수를 한 것이 아니냐.

레브는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와 공양을 올렸다.

[ 퀘스트 : 전쟁광 2502/10000 – {통솔} 능력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 퀘스트 : 듀얼리스트 492/1000 – {검술} 능력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 업적 : 마법사 ‘0’명 – 마법사를 상대할 때 더 강해집니다. min(1) ]

[ 퀘스트 : 마법살해자 6/10 – {마법저항} 능력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 퀘스트 : 귀족도살자 50/50 – {기품} 능력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 ‘귀족도살자’ 퀘스트가 소멸됩니다. ]

[ 업적 : 왕족 ‘0’명 – 모든 왕족들이 당신에게 미약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min(1) ]

[ 퀘스트 : 반역자 10/10 – {왕의 피} 능력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 ‘반역자’ 퀘스트가 소멸됩니다. ]

정신없이 달려오는 동안 메시지들이 수두룩하게 떠올랐었다. 하지만 레브에게 이런 것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지라 보고도 신경 쓰지 않았다.

게임은 끝났다.

나는 위대한 바르바토스 님의 사도로서 천년만년 살아가리라. 두 번 다시 엔딩을 맞지 않을 것이다.

‘레나를 데리러 가야겠다.’

– 왜?

레나를 떠올리자 또 머리가 복잡해졌다. 무언가가 썰물처럼 밀려나려는가 싶더니, 그의 뇌리 한구석을 붙들고 질문을 던져왔다.

– 레나는 누구이길래 데리러 가겠다는 것이냐? 왜 그래야 하지?

‘레나는 내 소꿉친구… 당연히 데리러 가야지. 그래야…’

너무나도 당연한 것에 의문이 든 게 이상해 레브는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행히 머릿속은 금세 잠잠해졌고, 그는 다시 네비스로 되돌아왔다. 북문을 통과해 들어오니 수없이 많은 시민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 바르바토스의 사냥터 ]

새빨갛게 변해버린 도시에서 탈출하려고 성문으로 왔지만, 레브가 촘촘하게 깔아둔 덫 때문에 나가질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둘러보니 성급하게 성문을 나가려던 사람들이 만신창이 시체가 되어 걸려있었다.

“앗! 누가 들어왔다!”

“도와주세요!”

그들은 태연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레브를 향해 외쳤다.

허나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는지라, 레브는 그들 모두에게 [표적 사냥] 디버프를 찍어주고는 망설임 없이 북문을 떠났다.

한동안은 여기에 머물러야겠다.

사냥터에 사냥감들을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으니 그는 반테를 데려올 생각이었다. 녀석을 타고 네비스 구석구석을 돌아다녀야 하니까.

하르베이 가이단 후작이 데리고 올 병사들도 잡아야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가이단 후작가로 향하는 그때, 레브는 묘한 인기척을 느꼈다.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아주 근접해 있었다. 바로 등 뒤에!

레브는 깜짝 놀랐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모르는 척 걸음을 옮겼다.

‘누구지?’

아무리 방심하고 있었다지만 그의 이목을 숨기고 다가올 수 있는 사람은 이곳에 없었다.

여기가 바르바토스의 사냥터이고, 레브가 사도인 이상, 그는 사냥터에 존재하는 모든 사냥감의 위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사람은 축복을 받은 기사, 또는 성전사들뿐이었다.

‘살아남은 놈이 있었나 보군.’

레브는 바짝 긴장하며 출수할 준비를 했다. 제아무리 수백 명의 기사를 죽였다지만, 칼에 찔리면 죽는 건 매한가지였다.

그는 손을 느릿하게 움직여 검을 쥐었다. 놈이 땅을 박차는 순간, 번개처럼 검을 휘둘렀다.

“으윽…!”

암습을 한 녀석의 양팔이 떨어졌다. 당연히 양손검이겠거니, 찔러오는 검과 함께 목을 베어버리려고 휘두른 오러블레이드였다.

그런데 놈은 내려찍으려 했었던 듯, 팔이 잘려나가며 가슴을 크게 베였다. 떨어진 손에 들린 무기도 양손검이 아니었다.

익숙하게 낡은 단도다.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라고, 누가 보더라도 사냥꾼의 복장을 한 그 사내는…

“…아버지?”

레브의 아버지였다. 그는 바르바토스의 신력을 미약하게나마 품고 있었다.

“시, 신이시여. 아들을… 내 아들을 놓아주…”

쓰러진 아버지가 아들의 얼굴을, 아니, 아들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다가 숨이 끊어졌다.

[ 업적 : 도프 비자인이 목숨 바쳐 지킨 아들 ]

[ 퀘스트 : 도프 비자인의 삶 – 도프 비자인이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 주세요. ]

그의 이름은 도프 비자인, 이십여 년 전에 몰살당한 ‘비자인 부족’의 생존자였고, 아버지를 죽인 패륜아는 그제야 아버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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