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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5

#125

유페르쉬 클랜 (4)

‘어어··· 저거 좀 위험한 거 같은데?’

할리는 「광룡의 심장」을 비롯한 용의 특성을 얻게 되며 외부의 기운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에 뮬로의 결계도 깔끔하게 뚫고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기본적인 감지력도 월등히 증가한 상태였다.

파지직—!

그런데 지금 그 감각이 그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성혈들이 자리한 저 공간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정확히는 브로코슬락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당연히 그건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이젠 이대로 가만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

‘어쩔 수 없군. 좀 더 극단적인 방법이 필요하겠어.’

뿌드드득—!

무언가를 결심한 즉시, 할리의 육체가 빠르게 변화를 시작했다.

몸이 한층 더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것과 반대로, 「육체변이」의 힘으로 물리법칙을 벗어난 근육과 뼈의 밀도는 더욱 압축되었다.

“저 괴물 놈이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런데 이상한데? 저거 진짜 용인 맞아?”

그의 주변 마나가 거칠게 날뛰기 시작하자, 대치하던 진혈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기운을 끌어올렸다.

주인공의 변신을 기다려주는 악당처럼 선의를 가지고 먼저 공격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기엔 할리의 변화가 너무 급진적이었을뿐더러···.

‘지금 들어가면··· 곧바로 반격당한다!’

그에게서 퍼져 나오는 흉흉한 기세가 그들의 예민한 본능을 자극해, 그 행동을 억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흐으으—!”

그간 꾸준히 섭취한 드래곤 고기로 비축한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부은 덕인지 그의 변화는 순식간에 이뤄졌다.

뿌득! 뚜두둑!

그 틀은 분명 용인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지만 세세히 따져보면 명백히 그 틀을 벗어난 혼종.

폭발적인 주력을 위한 변종 미노타우로스의 다리부터 시작해, 그간 수집한 온갖 우성 유전자들이 발현되어 있었다.

“···뭐야, 저건?”

“진짜 괴물이었군. 용인이 아니라 키메라 아냐?”

또 외부만큼 내부의 변화도 격렬하기 그지없었다.

「광기 제어」로 제어된 광기가 「광란의 야수」를 통해 활성화되고, 그것은 「광룡의 심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육체에 잠재된 생체력이 「칼코스식 전투 각인」을 발동하고 「생체 오러」로 변환되었으며, 그것을 에너지 삼아 「보석안 : 강압」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크으— 광룡을 먹고 나서 이렇게 전력으로 힘을 발휘하는 건 처음인데.’

그런데 다른 건 둘째 치고 에너지 소모가 장난 아니었다.

「육체변이」로 변화하는 데에도 상당량이 소모되었지만,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에너지를 태워대는 중이었다.

‘거기다 과하게 활성화된 세포가 저 혼자 괴사할 정도라 상시 「초재생」을 발동해야 할 정도니. 연비 한 번 최악이군.’

하지만 그만큼 효과는 탁월했다.

내부에서부터 끓어올라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폭력적인 힘에 자신도 취할 지경이었으니.

이름하여 ‘완전체 할리’의 등장이었다.

“크후우— 자아, 그럼.”

그가 한결 높아진 시야로 주변을 쓸어보았다.

한껏 긴장한 채 그를 노려보는 진혈들.

마주한 그들 사이로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었다.

할리의 허벅지 근육이 한껏 부풀고, 금방이라도 쏘아질 듯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파아앙—!

곧바로 땅을 박찬 그가—.

“엇? 갑자기 어딜 가는···.”

“마, 막아! 저놈이 비스크 님께로 간다!”

대치한 진혈들을 무시하고, 곧바로 성혈들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지금 비스크 유페르쉬가 풀려나면 판이 터진다.’

지금의 우세한 형세는 그가 묶여있기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만약 그가 최종 승자가 된다면, 그 아래의 싸움이 어떻게 흘러가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 말인즉슨.

‘저놈의 견제가 최우선, 나머지는 후순위다. 반대로 놈을 처리할 수 있으면 더 좋고!’

갑작스러운 행동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이동하는 데 성공한 그는 곧 성혈들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

파지짓—!

그리고 살벌한 마력의 유동과 의념의 폭풍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연신 스파크를 튀기는 그 현장 속으로.

할리가 주저하지 않고 몸을 밀어 넣었다.

까가가각—!

빠지직!

영역에 들어선 즉시 으스러지기 시작한 육체.

‘큭, 생각보다 더 대단한데?’

비늘이 갈려 나가고 가죽이 찢어졌으며, 근육이 파열되고 피가 터져 나왔다.

진화의 끝을 추구하는 단단한 신체가 끊임없이 파괴와 수복을 반복하며, 그의 전신이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룡의 심장」과 보석안의 연계로 마력 격류를 헤치고 나간 끝에.

그는 마침내.

“크윽! 뭐냐, 이 미친놈은? 이 멍청한 것들이 대체 뭘 하고 있기에 여기까지!”

비스크 유페르쉬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크하핫! 그쪽이 이놈들의 우두머리지? 이거 반갑구만!”

할리는 부서지는 자기 몸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그에게 상큼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러나 타라크 시민들의 마음을 연 그 자애로운 미소에, 비스크는 그저 썩은 표정만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건 아마 그만큼 그의 마음이 타락했다는 뜻이겠지.

‘피해 관계자로서 기껏 여기까지 직접 찾아왔건만, 정작 가해 책임자가 저런 태도라니!’

사과는 못 할망정, 저런 반응은 좀 아니지 않은가?

불의를 참지 못하는 할리는 이런 상황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일단 한 대!”

맹렬한 기세를 품은 그의 주먹이 번개처럼 내뻗어졌다.

지근거리에서 시작된 그 정의의 철퇴는 설령 진혈이라도 피할 수 없을 수준이었지만···.

“큭! 이 버러지가 감히!”

콰아앙—!

성혈인 비스크에게는 조금 신경 쓰이는 공격에 불과했다.

회피와 동시에 역으로 가해진 반격으로 대포알처럼 튕겨 나가는 할리.

뒤로 나뒹구는 그의 몸통엔 커다란 맹수가 할퀸 것 같은 상흔이 남아 있었다.

“끄응— 치사하게, 한 대만 맞아주지.”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자신의 가슴팍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성혈인가···. 거기다 놈에게 입은 상처의 재생도 더디고. 이거 정면으로 싸우면 에너지가 아무리 많아도 이기긴 힘들겠는데.’

이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몸 덕분에 큰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성혈이 굉장히 까다로운 상대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뭐, 이걸로 처음 목적은 달성했으니 됐지만.’

놈 또한 정신이 팔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파지짓— 촤아악—!

다시 허공을 수놓는 선혈.

“커흡!”

할리에게 반격한 것과 동시에, 브리키의 손에 비스크의 목덜미가 절반가량 뜯겨 나갔다.

그의 상처 또한 빠르게 수복되었지만, 이로써 한쪽으로 기울었던 성혈 간의 균형은 다시 수평에 가까워진 셈이었다.

“비스크 님—!”

“이, 이놈이 대체 무슨 짓을!”

할리의 돌진과 난입부터 비스크의 피격까지.

정상에 가까운 이들의 싸움이었던 만큼, 그 과정이 모두 이어진 것은 찰나에 불과했다.

한발 늦은 유페르쉬의 진혈들이 이제야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도착해 할리를 에워쌀 만큼.

자신들이 방심한 틈에 빠져나간 상대 때문에 로드가 중요한 싸움에서 큰 피해를 보았으니, 그들의 심정은 말할 것도 없었다.

오죽하면 자신들도 브로코슬락의 성혈에게 몸을 던져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으나···.

“으하핫! 그쪽 대장한텐 인사했으니, 이제 다시 한번 우리끼리 놀아보자고!”

하지만 할리가 그것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이걸로 시간은 벌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그가 재차 광소를 터트리며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

두 클랜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주요 전장은 네 곳이었다.

외부의 개입으로 다시 싸움이 길어지기 시작한 성혈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진혈 셋과 맞붙은 할리.

유페르쉬의 이인자인 테오도르의 발을 붙잡고 있는 프리지아.

그리고 가장 규모가 큰 싸움이 바로 이곳.

뮬로가 이끄는 하위 뱀파이어와 유페르쉬의 최정예 순혈들이 충돌한 접전지였다.

“크윽, 겨우 잔혈인데 뭐가 이렇게 까다로워! 이 결계의 효과인가?”

“그걸 감안해도 말이 안 되잖아! 브로코슬락 놈들 분명 이 정도 수준이 아니었을 텐데?”

마흔이 넘는 순혈들은 안 그래도 전투력이 강하기로 소문난 유페르쉬 클랜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선발된 이들이었다.

전부 자신의 힘을 완숙하게 다룰 수 있고, 그 이상의 가능성까지 보여준 진짜 강자들.

그런데 그런 이들이, 비록 진혈 하나가 섞여 있다곤 하나 대부분이 잔혈인 상대에게 속절없이 밀리는 중인 것이다.

하인즈의 「정제혈정」에 대해 모르는 그들로서는 그저 결계의 효과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큭, 뮬로 브로코슬락이 이 정도였다고? 겨우 열이 조금 넘는 순혈과 오십도 안 되는 잔혈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붉은 머리의 뱀파이어, 클라인이 이를 갈며 자신에게 덤벼드는 잔혈의 몸을 베었다.

하지만 잔혈의 수준을 넘어서는 내구성에 상대를 즉사시키지 못했고, 이어진 후속타 또한 옆에서 가해진 방해에 실패해 버렸다.

그 틈에 상처을 입은 잔혈은 급히 후방으로 몸을 피해 빠르게 몸을 재생시키고 다시 전장에 투입되었다.

이런 일이 전장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었으니, 도무지 어떻게 손쓸 방도가 없을 지경이었다.

하물며 저쪽엔 마법사인 뮬로가 아군을 보조하며 전장을 조율하고 있기까지 하니···.

지금 그들은 비스크 유페르쉬가 승리하길 기도하며 그저 버티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그리고 그건, 클라인에게 절대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안 돼! 그렇게 되면 설령 이긴다 해도 피해가 너무 커진다. 그럼 나는···.’

일이 이 지경까지 흘러온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가?

브로코슬락의 성혈은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문제였으니 따로 책임 소재를 물을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 한창 유페르쉬의 진혈 셋과 뒤엉킨 저 괴물은?

저자가 이 전장으로 난입한 원인을 누가 제공했지?

바로 클라인, 그였다.

‘이대로 가면 난 끝이다. 어떻게든 뭔가를 해야 해.’

그저 평소처럼 테오도르의 명을 따랐을 뿐인지라 억울한 면도 있었지만, 정작 당사자가 정확히 자신을 지목한 이상 더는 변명할 수도 없었다.

이미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최대한 형벌을 가볍게 하려면 무슨 수라도 내야 했···.

‘어?’

그때, 클라인이 이상을 감지했다.

자신은 틀림없이 전장의 한복판에 있건만, 주변의 적들이 자신을 보지 못한 것처럼 이쪽을 피해 가고 있었다.

심지어 근방에서 함께 싸우던 동료들도 그의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기색이었다.

“이게 무슨—!”

당황하며 옆을 지나는 적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그저 허공만 스칠 뿐, 다른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했다.

말 그대로 군중 속의 고독.

그가 그렇게 자신이 외부와 격리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래, 너구나.”

클라인의 귓가로 낯선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등 뒤에서 누군가가 차가운 어조로 말을 걸고 있었다.

어떠한 기척도, 기운도 없이.

마치 유령처럼.

‘크윽, 대체 누가···!’

뒤를 돌아보려 했지만 이젠 몸도 움직여지지 않고, 입을 열어 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여전히 주변 이들은 자신을 외면하고 저들끼리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감히···.”

싸늘하게 목덜미를 기어오르는 불길함과 미지에 대한 공포 속에서, 의문의 목소리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우리 휴버트를 건드린 놈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휴버트?’

그리고 낯선 이의 입에서 또다시 나온 익숙한 이름에 그가 당황하고 있을 때.

푸욱!

그의 가슴 앞으로 날카로운 손톱이 튀어나오고.

“커헉—!”

클라인의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파괴된 심장과 독소처럼 몸 안에 퍼져나가는 상대의 흡혈인자.

그로 인해 혈액 통제권을 빼앗긴 그의 피가, 심장을 꿰뚫은 손으로 고스란히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동···족, 포식···!”

피격과 동시에 풀린 마비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클라인이, 더듬더듬 중얼거리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창백한 피부와 검은 머리, 붉게 빛나는 안광을 가진 뱀파이어.

마주 보고서야 느낄 수 있던 그 기세는, 최소로 잡아도 진혈이었다.

“아···.”

서서히 메말라가는 육체를 느끼며 클라인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다.

그간 아등바등 살아온 인생이 뇌리를 스치고, 후회와 체념 그리고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아무런 전조 없이 결계 내부에 등장한 상대의 정체, 그가 태연하게 행한 동족 포식, 외부와 차단하고 자신을 제압한 능력 등.

풀리지 않는 의문은 많고 많았지만, 지금 그를 괴롭히는 가장 큰 의문은 오직 하나였다.

“대··· 대체··· 휴버트는, 뭐 하는 인간···.”

이 모든 일의 시작이자 원흉.

도대체 그 상인 놈이 누구기에, 이런 괴물들이 연달아 찾아온단 말인가!

정체를 숨긴 일국의 왕자라도 되나?

아니, 설령 왕자라도 이만한 수준의 용인과 뱀파이어가 복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말단부터 서서히 재가 되어가던 육체가 기어이 전신을 뒤덮고.

푸스스—

그렇게 마음을 가득 채운 번뇌와 함께 클라인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 마지막 의문조차 끝내 풀지 못한 채.

“휴버트가 뭐 하는 인간이냐라.”

하지만 뒤늦게나마 그의 질문에 답해주듯, 의문의 뱀파이어가 낮게 읊조리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나온 결론은···.

“글쎄, 장차 대륙의 상권을 지배할 인재?”

장난 섞인 말투로, 하인즈 2세가 소리죽여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정말 농담이었다.

아직은.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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