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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3

아잔투 (1)

“이쪽이다! 빨리 움직여!”

한국 귀환자협회 소속의 가디언, 이창수는 팀원들을 이끌고 범인들이 도주한 곳을 추적하고 있었다.

“선배님, 이제 와서 이렇게 쫓아가 봤자 놈들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사건이 발생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온갖 이능을 가진 귀환자들이 도망가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그럼 어쩌자고? 놈들의 흔적이라도 잡아야 할 거 아냐! 벌써 세 번째다!”

늑대인간과 검은 복면의 2인조는 이번 범행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전에도 놈들을 추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흔적도 찾을 수 없이 사라져 허탕만 쳤었다.

‘젠장, 놈들의 활동반경이 너무 넓어서 전부 대응할 수가 없어. 탈출을 돕는 공범도 있는 것 같고. 이번에도 대판 깨지겠군.’

언제나 그렇듯 지키는 쪽은 공격하는 쪽보다 훨씬 많은 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가디언의 인력은 항상 부족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사소한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놈들의 뒤를 쫓던 중.

쿵—!

목적지였던 공사장 안쪽에서 충격음이 터져 나왔다.

“서···선배님, 이 기운은···.”

“큭, 따라와! 진입한다!”

소리는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 않았다.

저 안쪽에서 퍼져 나오는 소름 끼치는 기운에서 무시무시한 악의가 느껴졌다.

이창수는 곧바로 공사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건, 무슨 상황이지?”

구석에는 공사장 인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고, 중앙에는 복면을 쓴 남자와 평범해 보이는 여성이 기절해 있었다.

그리고 한쪽 벽에 만신창이가 된 채 처박혀 서서히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는 늑대인간 한 마리.

현장을 둘러보고 이창수는 곧바로 팀원들에게 외쳤다.

“주변을 살펴! 싸움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근처에 있을 거다!”

상황은 명백했다.

누군가가 빌런들과 싸우고 사라졌다.

빌런들을 제압한 것을 보니 나쁜 마음은 없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었다,

현장에 남은 기운의 잔재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정도인데, 가능하면 신원은 파악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누군가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팀장님, 빌런들을 제압 완료했습니다.”

팀원 하나가 이능범죄자용 특수수갑을 채운 세 사람을 염동력으로 띄우며 다가왔다.

여자는 처음 보는 인물이었지만, 정황상 도주를 담당하던 공범자였으리라.

‘조사해 보면 다 나오니까.’

이능을 통한 심문에는 거짓말도 통하지 않는다.

만약을 대비해서 지원을 요청해,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도 가디언이 상주하는 관할의 병원으로 옮겼다.

공범이 피해자인 척 섞여 있더라도 벗어날 수 없으리라.

‘범인들도 잡았고, 걱정하던 문제는 해결됐는데···.’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아직까지도 공간에 진득하게 남아있는 사악한 기운.

‘저놈들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길 바라야겠군.’

직접 마주친 놈들이니 뭐라도 알 수 있으리라.

***

나는 소환 해제했던 한스를 다시 불러냈다.

슬슬 익숙해지는지 직접 마주하고도 그럭저럭 참을 만했다.

‘한성현은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한스는 다르지. 내가 직접 드러날 일도 없고.’

집과도 거리가 있었고, 부담할 위험도 없다. 빌런 놈들을 엿 먹일 힘도 있다.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생각보다 강했어.’

탈출 수단으로 보였던 게이트를 열어놓고 방심하던 여자와 비전투원으로 보였던 복면 남자는 쉽게 제압했지만, 늑대인간의 저항이 생각보다 완강했다.

다행히 가디언들이 도착하기 전에 쓰러뜨리고 소환 해제로 모습을 감출 수 있었지만 상당히 아슬아슬했다.

‘공포 효과를 받으면서도 그렇게 대항해 오다니. 하긴 나름의 수라장을 이겨내고 돌아온 귀환자이니 당연하려나.’

물론 모든 귀환자들이 그렇진 않을 것이다.

초창기에 아무것도 없이 이세계로 전송된 이들에 비해 최근의 귀환자들은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대비했고, 안정적으로 카르마를 수급하고 돌아오는 이들 또한 많았다.

그 때문에 귀환하는데 10년 정도 걸렸던 초기에 비해, 요즘엔 빠르면 5년 만에 돌아오는 귀환자도 있었다.

물론 카르마를 강해지는 데 사용하고 더 오래 있다가 오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러고도 평균 귀환율 20%라는 게 공포지만. 심지어 이것도 초기에 비해 많이 오른 수치라니.’

어쨌든 이제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놈들이 빼돌린 귀금속들도 가디언 측에서 알아서 회수하고 처벌할 것이다.

아예 죽여서 목격자를 없애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놈들도 살인은 하지 않은 것 같고. 괜히 함부로 막 죽이고 다니면 한스도 빌런으로 취급받을 거야. 인간이 아니라는 것만 들키지 않으면 돼.’

가끔 이렇게 빌런들을 때려잡는 활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데 도움도 될 것 같고, 스트레스 해소도 되었으니까.

***

며칠간 하인즈는 디아나의 도움을 받아 도시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디아나는 처음 도시에 들어섰을 때 만난 12살 소녀로, 평생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였다.

‘가이드로는 최적의 인재지. 힘들게 살아서인지 아는 것도 많고.’

은화 두 개의 대가로, 자신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매일 도시의 가이드를 해 줄 것.

그것이 디아나와 맺은 계약의 내용이었다.

상황이 급한 것을 아는 만큼, 은화 두 개는 선금으로 지급했다.

떼먹힐 위험을 감수하고 나름의 호의를 보인 것이었는데, 다행히 디아나는 지금까지 성실히 계약에 임하고 있었다.

첫날은 꼭두새벽부터 내가 머무는 숙소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이후엔 점심 식사 시간에 약속을 잡아, 함께 밥을 먹고 도시를 순회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지금까진 그랬는데···.’

그래, 어제까지는.

나는 숙소 1층의 테이블에 앉아 디아나를 기다리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약속을 어길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까지 잘 지키기도 했고. 무슨 일이 생겼나?’

뭐, 지금까지 얻은 도움으로도 고용한 보람은 충분했으니까.

혹시 몰라 숙소의 주인장에게 말을 남기고, 홀로 도시의 상가로 향했다.

이 도시의 이름은 ‘아잔투’로 대륙 서쪽의 탈리아 왕국에 위치한 작은 도시였다.

농사도 짓고 밖의 숲에서 사냥과 채집도 하는 그런 평범한 도시라고 한다.

‘치안은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지만.’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뭔가에 잔뜩 위축된 것 같았다.

디아나도 자세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큰길로만 다니고 뒷골목으로는 얼씬도 하지 말라며 신신당부할 정도.

그리고 되도록 빨리 도시를 떠나는 것이 좋다고 종용했다.

‘아무래도 조만간 이 도시를 떠나는 게 좋겠어. 동쪽으로 더 가면 다른 도시가 있다니까 그쪽에서···.’

그렇게 대충 생각을 정리하고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보급하고 있을 때였다.

“거기 형씨, 잠깐 얘기 좀 하지.”

골목길 안쪽에서 목덜미에 문신한 덩치 여럿이 이쪽을 보며 손을 까딱이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뒤를 돌아보았지만, 다른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왜 나쁜 예감은 항상···.’

일단 놈들의 말에 따라 순순히 다가갔다.

어차피 곧 떠날 생각이었으니 조용히 해결할 수 있으면 하고, 안되면 그때 다른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그래서 말이지. 우리가 이쪽 상가를 지키고 있는데 말이야, 먹여 살려야 할 입이 많다 보니까···.”

들어보니 별것도 아니었다.

그냥 알아서 뇌물을 바치라는 거였으니까.

“아하하, 그러셨구나. 여기, 약소하지만 치안을 지키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성의이니 사양하지 말고 받아주시지요.”

“음흠흠··· 이 양반 이거 아주 말이 잘 통하는 친구였구만. 이건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도록 하지.”

그래서 그냥 적당히 비위를 맞춰 주며 적당히 쥐여 주고 마무리했다.

사실 이럴 때 사용하려고 돈주머니도 따로 준비하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치안이 좋지 않은 건 확실한 것 같네.’

“형님, 그래서 그 꼬맹이는 왜···.”

“왜겠냐? 그쪽에서 준비하라니까 하는 거지. 우리는 그냥 시키는 대로···.”

멀어져 가는 덩치들의 대화가 들려왔지만, 내 관심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가 있었다.

‘다음 도시까지 동쪽으로 도보로 일주일. 평범한 사람들 기준일 테니 난 좀 더 짧겠지만···, 말이나 마차를 구해 봐야 하나?’

이세계에 왔으면 마차 정도는 타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여행에 대해 생각하며 보존식량을 구하기 위해 식료품점을 찾을 때였다.

굉장히 익숙한 뒤통수가 보였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혹시 보시면 꼭 좀 말씀해 주세요!”

“그려, 내 기억해 두지,”

상점 주인과 이야기를 마치고 고개를 꾸벅이더니, 이쪽 방향으로 걸음을 서두르는 디아나.

뭐가 그리 급한지 이쪽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옆을 스쳐 지나가려 하기에 뒷덜미를 잡아챘다.

“꺅-! 뭐, 뭐에요! 놔주세요!”

누가 보면 이쪽이 나쁜 놈인 줄 알겠다.

나는 얼른 손을 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나야, 하인즈! 약속 시간 한참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더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아, 아저씨?”

그제야 이쪽을 확인했는지, 디아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동공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앗···! 그, 약속을 어겨서 죄송합니다! 먼저 찾아가서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응, 그래 보이네. 그건 됐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 제, 제 동생 아론이···, 그러니까···.”

어물거리며 뭔가를 말하던 디아나가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제가, 아침에 밥 챙겨주고···, 그래서 잠깐 씻으라고···. 무, 물이 없거든요. 그래서 밖에 나갔는데···.”

그리곤 눈물을 줄줄 흘리며 목이 멘 소리로 횡설수설했다.

‘어, 이거 상당히 위험한 장면 아닌가?’

건장한 청년이 어린 소녀를 겁박하고,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애처롭게 울고 있다.

그런데 내가 그 청년이었다.

나는 황급히 거리를 벌리고 떨어졌다.

디아나는 여전히 파들거리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자, 잠깐!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진정하지 않을래? 그래, 심호흡하고. 이야기는 들어줄 테니까.”

그리고 사실, 나는 아이에게 약했다.

***

간신히 진정한 디아나와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저한텐 아론이라고, 동생이 하나 있어요. 얼마 전까지 아팠던 아이인데···.”

여전히 횡설수설하는 감이 있었지만, 대충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디아나에겐 8살 남동생이 하나 있었다.

그들 남매는 부모를 잃고 주민들의 심부름이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푼돈을 벌어 생활했지만, 갑자기 아론이 병에 걸려 앓아누워 버렸다고 한다.

“급해서 상납금으로 낼 돈으로 아론을 약방에 데려갔어요. 그래서 앞으로 막막하던 차였는데, 아저씨를 만난 거예요.”

나를 만난 덕에 밀린 상납금을 제때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저씨가 사 주신 음식들을 배불리 먹여서, 최근엔 다시 건강해졌는데···.”

‘어쩐지 내가 밥 사줄 때마다 다 먹지 않고 보자기에 싸가더라니.’

깨끗한 천으로 빵이나 고기 같은 것들을 곱게 싸서 챙겨 넣는 모습을 보고 나중에 먹으려나 보다 싶었었다.

진작 말했으면 음식들은 따로 챙겨줬을 텐데.

그런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오늘 갑자기 아론이 사라졌다.

“그, 친구들이랑 놀러 나갔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럴 리가 없어요! 아론은 아플 때도 항상 누나한테 미안하다면서 무리해서 집안일을 돕던 아이인 걸요! 이렇게 말도 없이 나가서 걱정시킬 아이가 아니에요!”

격정적으로 반론을 토하던 디아나는 이내 기운이 빠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같이 놀 또래 친구도 없고요···.”

그 말에 대충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가난한 고아 남매, 세간의 시선은 어느 세상이나 다 똑같은 거겠지.

“그럼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혹시 길이 엇갈렸을 수도 있으니까 가서 확인해 보고, 없으면 나도 같이 찾아 줄 테니까.”

“아저씨도요···?”

아저씨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했건만, 지금 이 아이에겐 그게 중요한 게 아니겠지.

“그래, 처음부터 몰랐으면 모를까 알고서도 모른 척할 수는 없잖냐.”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며칠 동안 함께한 아이가 동생이 사라졌다고 울고 있는데 어른으로서 어떻게 외면하겠는가.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벙긋거리던 디아나는,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자,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일단 너희 집으로 가 보자.”

“···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기에, 우리는 서둘러 남매의 집으로 향했다.

예상했던 대로 그들 남매가 사는 환경은 굉장히 열악했다.

뒷골목의 안쪽에 듬성듬성 위치한 누더기 같은 판잣집 중의 하나였다.

“저기, 이런 곳에 살면 안 위험하니?”

나도 그들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알지만 굳이 물어본 것은, 이곳까지 오는 와중에도 위험해 보이는 군상들을 잔뜩 마주쳤기 때문이다.

힘도 없는 남매가 어떻게 지금까지 무사할 수 있었던 거지?

“아직은 괜찮아요. 상납금을 냈으니까요.”

디아나는 그렇게 말하며 골목의 벽에 그려져 있는 마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상어 아가리 같은 게 그려져 있었다.

이곳을 지배하는 조직의 상징인 거겠지.

‘어? 어디서 본 그림인데···.’

“아론! 아론 있어?!”

잠시 고민하고 있자니 디아나가 집 안으로 들어가 아론을 찾았으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어떡하죠? 아론이 아직도 안 들어왔어요.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거면···.”

잠시 진정했던 디아나가 다시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스쳐 지나가듯 보았던 광경을 되살릴 수 있었다.

‘아까 마주친 덩치들의 목덜미에 있던 문신!’

그리고 곧바로 그와 연관된 기억이 떠올랐다.

‘누군가 꼬맹이를 준비하라고 했고 자기들은 시키는 대로 한다고 했지.’

그놈들이 아론을 데려간 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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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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