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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0

EP35. 붉은 다단계(2)

말라비틀어진 시체들이 들썩이자, 시체들의 피부가 모조리 깨져버리며 먼지가 되어 치솟았다.

밀폐된 방안이 모두 뿌옇게 보일 정도였다.

“물러나라.”

이화연의 말에 이능 경찰들이 방 밖으로 물러났다.

진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먼지가 바닥 아래로 다시 가라앉았다.

푸욱!

시체를 뚫고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라비틀어진 시체와 닮아 있었는데, 얼굴 부분이 흉측하게 찢어져 있었다. 얼굴의 반이 입인 것처럼 보였고, 턱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갈라진 입안으로 날카롭게 돋아난 이빨이 가득했다. 이빨은 특이하게도 주사기처럼 구멍이 나 있었는데, 진우는 저것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이화연도 마찬가지였다.

“저걸로 피를 빨아먹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은데요.”

진우는 괴물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목에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저 괴물도 피를 빨린 것 같았다.

키에에엑!

괴물이 비명을 내질렀다.

금속을 긁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소리였다. 이능 경찰들은 그 비명 소리에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꼈다. 이능 경찰들이 다급히 총기를 들 때였다.

두드드!

자욱한 먼지가 피어올랐다.

마치 안개처럼 보일 정도로 짙었다. 시체들이 크게 흔들리며 뼈만 남긴 채 먼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괴물들이 기어 올라왔다.

진우에게 이런 광경은 너무나도 익숙했지만, 이능 경찰들은 아니었다. 공포 영화에서나 겨우 볼 수 있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괴물들의 고개가 이능 경찰들 쪽으로 쏠렸다. 뭉특하게 변한 코로 냄새를 맡더니 거대한 입을 벌렸다.

이능 경찰들은 자욱한 먼지 사이에서 괴물들의 붉은 눈빛만을 볼 수 있었다.

키에에엑!

괴물들이 이능 경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진우가 빠르게 움직이며 괴물들을 발로 차 버렸다.

쿠웅!

괴물이 크게 나가떨어지며 벽이 부딪혔다.

진우의 눈동자가 조금 커졌다. 마치 강철을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나서였다. 벽에 부딪힌 괴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났다.

탕! 타다다다!

이능 경찰들이 일제히 총탄을 퍼부었다.

그러나 괴물들은 총탄을 맞고도 끄떡없었다.

화르륵!

이화연이 강력한 불길을 뿜어내며 괴물들을 쓸어버렸다. 밀폐된 공간에서 쓰는 것은 위험했지만, 그녀는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마법사였다.

화염 마법에 한해서는 진우와 필적할 정도였다.

이능 경찰들이 뒤로 물러나며 치솟는 불길을 바라보았다. 벽이 녹아버리며 액체가 될 정도로 높은 온도였다.

당연히 괴물들도 죽었겠지.

그렇게 생각한 이능 경찰들이 총구를 내릴 때였다.

괴물들이 불길을 뚫고 나왔다.

피부가 반쯤 녹아버렸지만, 여전히 움직였다.

진우는 그 모습에 살짝 놀랐다.

이화연의 화염마법을 견딜 정도였다.

진우는 괴물들을 향해 마법을 난사했다.

‘마법이 잘 통하지 않는군.’

일반적인 속성 마법은 잘 먹히지 않았다.

마치 마법 내성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괴물들이 벽과 바닥을 타며 뛰쳐나왔다.

진우와 이화연은 이능 경찰들의 앞을 막으며 괴물들을 쳐냈다.

“모두 밖으로 나가!”

이화연의 외침에 이능 경찰들이 다급히 지상층으로 올라가서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괴물들이 침을 질질 흘리며 이화연과 진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진우는 달려드는 괴물의 목을 잡았다. 턱이 마구 움직이며 진우를 물기 위해 애썼다. 구멍이 뚫린 이빨 사이에서 얇은 빨판 같은 것들이 나오며 일렁였다.

지독히도 징그러운 모습이었다.

진우의 손에서 마법진이 새겨지더니

콰가가가가!

그대로 괴물의 몸이 폭발했다.

“화력을 집중시켜 터뜨려요.”

“그게 낫겠군.”

이화연도 달려드는 괴물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괴물의 몸통이 단번에 터져 버렸다.

그러나 괴물은 죽지 않았다.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해되어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움직였다.

“회복하는 건가?”

“이미 생명체는 아니군요.”

판단력이 남아 있어서일까?

열 마리가 넘는 괴물들이 벽과 바닥을 빠른 속도로 기다가 진우와 이화연을 지나쳐 지상층으로 올라갔다.

진우와 이화연은 바로 빠르게 뒤쫓았다.

“으, 으아악!”

이능 경찰이 넘어지자 괴물이 그 위를 덮쳤다.

진우는 빠르게 다가가 괴물의 목덜미를 잡고 옆으로 던져버렸다.

“가, 감사합니다.”

진우가 던진 괴물이 나무판자로 가려진 창문에 부딪혔다. 너무 판자가 박살이 나자 빛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키에에에엑!

마법에도 죽지 않았던 괴물이 태양빛에 닿자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화르륵!

괴물의 온몸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피부와 뼈가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진우가 손을 뻗었다. 마법진에서 공기탄이 쏘아져 나가며 창문을 막아놓은 모든 나무판자를 터뜨렸다.

빛이 닿은 괴물들이 비명을 지르며 불타버렸다.

남아있는 괴물들은 빛이 두려운지 어두운 곳으로 몸을 피했다.

이능 경찰들은 그제서야 안심하며 바깥쪽으로 물러났다.

“맙소사.”

“배, 뱀파이어?”

“뱀파이어가 진짜로 나타나다니…….”

이능 경찰들이 그런 말을 내뱉었다.

딱 봐도 흡혈귀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진우는 녹아버린 괴물의 사체로 다가갔다.

완전히 가루가 되어버렸다.

활동이 정지된 걸로 보아, 죽었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었다.

“연구가 필요하겠군요.”

“현 시간부로 이능개체로 지정하도록 하지.”

진우의 말에 이화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능 경찰들이 건물 밖으로 모두 물러났다.

이화연은 특무부대원들을 통해 격리 케이스를 준비했다. 케이스는 태양빛이 들어올 수 없도록 차단되어 있었다. 중무장한 특무부대원들이 케이스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능 경찰들의 얼굴빛이 창백해졌다.

괴물에게 당할 뻔했던 이능 경찰은 아예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쩍 벌어진 입을 눈앞에서 본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이능 경찰은 고개를 내려 가슴을 바라보았다. 이빨에 닿았던 방어복에 구멍이 잔뜩 뚫려 있었다.

“바, 바디캠에도 찍히지 않는데요?”

“진짜네?”

이능 경찰들은 안에서 찍은 영상을 돌려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영상 속에서 괴물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이능 경찰들이 혼자 겁먹고 생쇼를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건물 밖으로 물러난 이능 경찰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건물을 바라보았다.

안으로 들어간 특무부대원들이 괴물들을 당해낼 수 있을까?

그게 걱정되었다.

상대는 다름 아닌 뱀파이어였다.

영화에서 보면 특수부대들은 전부 허무하게 당해버리고 만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끼에에엑!

괴물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괴물 하나가 건물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괴물은 햇빛에 닿자 그대로 녹아버렸다.

진우가 제일 먼저 밖으로 나오며 녹아버린 괴물을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진우가 손으로 괴물의 시체를 가리키자, 특무부대원들이 그 시체마저 회수했다.

특무부대원들이 케이스를 들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괴물이 들어있어 케이스가 크게 뒤흔들렸지만, 파괴되지 않았다.

특수합금으로 된 소재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범주에 속하는 물리력이나 마법으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건물 또한 격리조치가 실행되었다.

진우는 이능 경찰들에게 다가갔다. 진우가 다가오자, 이능 경찰들은 바짝 긴장했다.

“지하층 바닥 밑에 실종자들 물품이 있더군요. 검역 처리 후에 보내드릴 테니, 신원을 확인을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닙니다. 저…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등을 돌렸다.

실종자들의 규모로 볼 때 보통 일은 절대 아니었다.

무언가 진득하고 악의적인 그런 냄새가 났다.

그것은 언제나 그가 느꼈던 멸망의 냄새였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서 깊게 숨을 내쉰 진우는 바로 특별격리구역으로 복귀했다.

* * *

이능격리재단은 현대마도공학, 그리고 과학기술의 절정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신 그룹과의 기술 협력으로 원래도 기술력이 대단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일신 그룹을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했다.

이능격리재단이 세워진 지 이제 막 2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격리한 이능개체와 아티팩트에 대한 연구 덕분이었다. 위험하지 않은 아티팩트 같은 경우에는 적극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원리 자체는 불분명했지만,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한 아티팩트들이 꽤 되었다. 마도공학과 과학기술에 접목하니 기술력이 발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수입은 없고 지출만 있는 상황이었지만, 진우가 재단의 이사장이니 수입 따위는 없어도 상관없었다. 무한히 샘솟는 자본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다름없었으니까.

재단은 온갖 합법적인, 그리고 사회에서 용인할 수 없는 여러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 기술은 오로지 이능을 격리하고 세상의 멸망을 막는 일에 쓰였다.

그 목적이라면 모든 일이 허용되었다.

윤리와 도덕, 그리고 법을 모두 초월한 절대적인 가치였다.

진우는 아린 박사를 바라보았다.

“진행하도록.”

“네, A140에 대한 실험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A140.

이번에 데려온 괴물에게 부여된 분류코드였다.

강화유리로 된 실험실 안에 A140이 놓여 있었다. 진우의 명령이 떨어지자 아린 박사는 과감하게 실험을 진행했다. A140의 모든 것을 파헤칠 기세로 강도 높은 실험이 이어졌다. 진우는 아린 박사의 뒤에서 모든 실험 과정을 지켜보았다.

“정말 놀라운 생명체로군요. 아니, 생명체라고 부르기보다는 시체라는 표현이 옳겠네요.”

아린 박사의 말 대로였다.

A140는 시체 상태였다.

심장이 뛰지 않고, 피가 흐르지 않았다. 신체에 온기는 당연히 없었다. 그럼에도 A140의 모습은 달라져 있었다. 피를 지급했더니 멀쩡한 인간 형태로 변했다.

이성도 돌아왔다.

“인간을 유혹하여 잡아먹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 미형이더군요. 육체의 모든 것이 인간의 시각적인 호감을 이끌어내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괴물 모습에서 벗어난 A140은 개체마다 편차가 있었지만 대부분 잘생기거나 아름다웠다. 이성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포식자의 먹이 사냥 방법이었다.

“A140은 성인 남성의 3배 정도 되는 신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몸이 분해되어도 피만 공급되면 다시 원상복구 될 정도로 뛰어난 재생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불멸이라고 말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 원인이 뭐지?”

“보시지요.”

아린 박사가 스크린에 무언가를 띄웠다.

140의 조직을 확대한 것이었다.

세포가 나왔는데,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었다. 세포 내부가 마치 흑연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검었다.

“A140의 체액은 모두 저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 세포로부터 아주 미약한 아티팩트의 파장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실에 있는 감지 센서였다.

워낙 민감해 심판의 눈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심판의 눈에 감지되지 않았던 이유는 세포 단위로 퍼져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큰 힘을 내기는 어렵지만 꾸준한 힘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영상으로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거울에도 비치지 않더군요.”

심판의 눈에 걸릴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는 없었으나, 꾸준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듯했다. 세포는 아티팩트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불멸에 가까웠다. 게다가 피를 섭취할수록 급격히 세포분열을 하여 계속 성장한다고 한다.

마치 누군가가 심판의 눈의 취약점을 노리고 설계한 듯한 그런 느낌마저 들었다.

다행히도 취약점은 분명히 있었다.

“자외선에 취약합니다. 세포끼리의 결속이 풀리면서 붕괴되더군요. 마치 아티팩트의 힘이 유지되지 않는 것처럼.”

아린 박사가 UV라이트를 켜자, A140의 피부가 빠르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아, 아아악! 그, 그만!]

A140가 비명을 질렀다.

A140는 인간 수준의 이성을 지니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대화를 해봐야겠군.”

아린 박사가 실험실 문을 열어주자, 진우는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실험실 안에 있는 A140은 남성이었다. 진우를 보자마자 살려달라고 빌었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집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그… 시, 신약을 테스트한다고 하길래 따라간 것일 뿐이에요. 가, 갑자기 괴물이 절 물었어요! 죽은 건가 싶었는데…….”

“신약?”

“네, 브루디라고 하는… 그 일신 그룹 쪽에서 나온 신약이라고 해서…….”

일신 그룹의 이름이 나오자 진우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브루디라고 하는 약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당연히 일신 그룹에는 그런 약을 개발하거나 한 적이 없을 것이다. 이상철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에 보내주세요. 저,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아무렇지도 않다고?”

A140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는 실험실 밖에서 혈액팩을 가지고 왔다. 그러자 A140의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혈액팩을 바닥에 던지자, A140의 입이 길게 찢어지기 시작했다.

휘익!

A140이 혈액팩을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진우는 A140가 혈액팩을 찢어먹기 전에 그를 붙잡았다.

“참 아무렇지도 않군.”

“아, 아아…! 배, 배가 고파… 배고파! 내놔!”

입이 더욱 갈라지더니 턱이 완전히 열렸다.

최초로 발견되었을 때보다 이빨이 더욱 길어졌다. 목구멍에는 빨대와 같은 형태의 혀가 있었다. 피를 쭉쭉 빨아먹을 수 있는 구조였다.

만약 사람을 섭취했을 경우, 타액을 통해 시체 속에 검은 세포가 주입된다고 한다. 시체가 A140으로 되살아날 확률은 아직 계산되지 않았지만, 낮은 수치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A140은 뱀파이어 그 자체였다.

진우는 A140를 구석에 처박아놓고는 실험실 밖으로 나왔다.

진우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감히 자신의 것을 사칭하고 다니는 놈들이 있다는 게 기분 나빴다. 게다가 그들은 사람도, 범죄자도 아닌 이능개체들이었다.

‘브루디라…….’

모조리 전부 쳐죽일 것이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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