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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4

144화 무사고 공장건설

만신전 농노 베라헤르는 농노로 전락한 이래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

농노 챌린지라는 살벌한 자살부대에 속하지 않은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남은 농노들의 삶이 고달프지 않다는 건 아니다.

이놈의 사자심왕은 농노들을 과로사로 죽이기로 작정을 했는지, 가혹한 노동은 물론 식사시간조차 평범함을 거부했다.

-턱!

베라헤르는 자신 앞에 놓인 쟁반을 보고 한동안 얼이 빠졌다.

“이, 이게 뭡니까?”

-식사.

쟁반 안에는 불투명한 희뿌연 액체가 한 가득이었다. 오트밀의 일종인 걸까?

“필요 영양소 확보. 소금과 설탕이 적절하게 섞임.”

“…….”

설탕소금물. 만신전의 악명 높은 열정페이는 농노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왔다.

“젠장, 젠장젠장!”

베라헤르는 과거, 영광의 시절이 그리워졌다.

악마들에게 야들야들한 어린 인육을 바치고 나면 그래도 늙고 질긴 고기라도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하루에 두 끼. 설탕과 소금을 한가득 넣은 물배로 채운 뒤, 곡괭이를 든다.

“끄으으윽…!”

전 한빛궁 부지. 그곳에는 이전 레온이 떨어뜨린 거대한 별철이 있다.

-1인당 20kg씩 파낸다. 실시.

잔혹한 킬링머신의 지시 아래 농노들은 곡괭이로 별철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까앙! 까앙!

곡괭이 소리가 울린다. 끔찍하리만치 단단한 별철운석은 어지간한 곡괭이질로는 이빨도 먹히지 않았다.

-깡!

“끄악!”

곡괭이가 충돌한 순간, 아릿하게 저린 충격이 곡괭이를 타고 손바닥에 전해졌다.

“끄으으…!”

운석의 무른 부분이 아니라 단단한 별철 부분을 내려쳤다. 베라헤르가 곡괭이를 놓치자 다닥다닥 육중한 무게의 끼끼룩족들이 다가왔다.

-끼룩?

왜 일을 멈췄지? 하고 채찍을 쥐고 다가오는 끼끼룩족 감독관.

하다하다 끼끼룩족의 끼룩거리는 말투의 어조조차 알아들을 정도다. 그리고 대개 저런 말이 나오면 3초 내로 채찍이 날아들었고.

“다, 다시 하겠습니다!”

베라헤르는 곧장 곡괭이를 들어 영차영차 별철을 두드렸다.

-끼끼룩!!

일 똑바로 해! 라며 윽박지르는 끼끼룩족 감독관. 베라헤르에게 한 말이었지만, 주변의 수백 명의 농노들 곡괭이질이 빨라졌다.

-촤아아악!

그때였다. 연이은 곡괭이질에 운석에 촤아악! 금이 가더니 꼭대기의 별철 덩어리가 쏟아진 것이다.

“어, 어어억!”

“떨어진다!!”

낙하하는 덩어리. 베라헤르는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떨어지는 덩어리들을 피하지 못한 농노들이 있었다.

“으아아악!”

………

……

만신전 별철 채굴팀.

오늘도 15일째 무사고.

낙석주의.

* * * *

오전 채굴을 끝내고 나면 오후에는 그것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채굴한 별철 덩어리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한 철 덩어리를 찾는 것. 그리고 그것을 등급별로 분류하는 것이다.

채굴을 하다 보면 떨어지는 낙석에 사람이 죽어나가거나 곡괭이질로 손바닥이 찢겨나가기에 별철 분류가 더 편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농노들의 특성을 몰라서 하는 말. 농노들은 이 분류 작업이야말로 지옥 같은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으, 으으으…!”

순수한 별철 덩어리를 집게로 옮기는 베라헤르. 하지만 집게를 잡은 그의 손은 타들어 가는 것처럼 연기가 나고 있었다.

“으, 으아아아!”

분류작업칸에 별철을 떨어뜨리고 뒤로 자빠지는 베라헤르. 손발이 타들어 갈 것처럼 뜨겁고 얼굴가죽이 화끈화끈하다.

농노들은 악마 추종자로서 불로의 삶을 부여받은 악종이다. 그런 그들에게 신들의 성력이 퍼부어진 별철은 그 자체로 독극물 같은 존재.

신들의 힘이 깃든 성물의 원본인 별철은 가까이 하는 것만으로 그들을 피폭시킨다.

-끼룩!

그때였다. 중노동에 시달리는 베라헤르에게 다가오는 목소리.

“아, 알겠습니다! 알겠다고요! 제발 그만 좀 쪼십……흐억!”

평소처럼 끼끼룩족 감독관인 줄 알고 채찍 맞을 각오로 짜증을 냈던 베라헤르는 차가운 철의 느낌에 안색이 파리해졌다.

“야, 야크트 스피너 경!”

이곳 농노 노동현장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 악종들에게 가차 없기로라면 사자심왕이나 마술사 여왕도 레이시스트 그 자체지만, 이 킬링머신은 기계적으로 농노들을 죽여댄다.

농노 발리스타나 쏘는 미치광이 사자심왕 다음으로 농노 사망률이 높은 끔찍한 존재.

그가 눈앞에 있었다.

“자, 잘못….”

-끼룩. 따라와라, 137번. 맡길 임무가 있다.

“예?”

당장 와이어에 잘려 죽을 거라 생각했던 베라헤르는 살았다 안도하며 야피를 따라나섰다. 야피는 베라헤르 뿐 아니라 백여 명의 농노들을 추가로 징발했다.

그들이 야피를 따라 도착한 곳은 지어지고 있는 공장의 핵심부. 듣기로는 공장을 가동할 에너지 연료봉이 들어갈 곳이라던가.

“크, 크읏?!”

이상했다. 야피를 따라나설 때마다 이상하게 온몸이 따갑고 속이 메스껍다.

“야, 야크트 스피너 님… 이게 대체…….”

도착한 장소는 끔찍하리만치 성력이 충만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 말끔하게 가공된 원기둥 형태의 봉이 존재한다.

틀림없다.

저것은 최고급의 별철로 가공된 연료봉이다.

-지금부터 연료봉들을 메인테넌스로 옮김.

저걸 옮기라고? 먼 발치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온몸이 떨리는데, 아예 죽으라는 것 아닌가!

“야, 야크트 스피너님… 저, 저걸 꼭 저희가…….”

-일반 노동자들도 성력 과잉현상으로 힘들어함. 드론도 고농축 성력에 노출되면 기기 고장을 일으킴.

우린 죽는다고!

농노들은 당장이라도 울분을 토하고 싶었지만, 야피의 카메라 아이는 여전히 차갑다.

-해.

명령을 들었다. 농노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별철 연료봉들을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농노 피폭 사망률 100%.

오늘도 무사고 16일째.

* * * *

“오오…….”

한빛궁주 박용신은 사라진 한빛궁의 터에 세워진 공장을 보며 연신 감탄을 흘렸다.

현대 지구와는 다른, 어딘가 미래틱한 건물양식. 박용신은 자신이 미래 세계에 온 것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다.

“대통령 각하 입장하십니다!”

레드카펫 위로 의전이 펼쳐지고, 안동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고관들이 입장했다.

“환영합니다, 각하.”

“박 궁주.”

사이비 종교인 건 둘째치고 한국 10대 길드의 길드장인 박용신은 대통령이 권하는 악수를 받았다.

“이번 신설공장…….”

“공방입니다, 각하.”

“…….”

안 대통령은 척 봐도 보통 규모가 아닌 거대 공장을 보며 저것을 공방이라고 포장하는 박용신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공장과 공방. 한 글자 차이지만 법리적인 해석은 전혀 다르다. 세금 문제다 건설 허가 문제도 차원이 달랐다.

“단상으로 가시지요. 라이온하트 폐하와 공방주 야크트 스피너 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용신의 안내하에 안 대통령은 단상에서 기다리고 있던 레온을 마주했다.

“오~ 안 대통령. 나의 친구여. 어서 오게.”

내가 왜 당신 친구야, 이 민주주의 파괴자!

라고 말하고 싶은 안동길이었으나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레온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다.

“하하, 폐하. 오랜만입니다.”

“그래, 오늘은 만신전의 새로운 공방 완공을 축하하러 와주어 고맙네. 생각보다 많은 이목을 끌어 짐도 당황스럽군.”

‘그야 운석을 떨어뜨린 곳에 공장을 세웠으니까…….”

무려 6km짜리 운석이었다. 이걸 가공해 무구를 만들었고, 그 가치는 악마대공령 토벌에서 증명되었다.

레온은 이 별철무구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을 전 병력에 보급할 계획이었고, 이 계획은 국내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폐하.

“으억…!”

안 대통령과 정부 고관들은 거대한 동체의 야크트 스피너가 다가오자 기함을 토했다.

탱크의 4~5배 크기인 이 킬링머신은 차가운 카메라 아이만으로 사람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다.

“스피너 경. 어쩐 일인가.”

-공장가동 개시함. 일정 진행 촉구.

“흠, 빠르군. 농노들을 갈아마신 보람이 있구나.”

-잔존 농노 넉넉히 남음.

“…….”

갈아마셔? 뭐가 남아? 안 대통령은 공방 입구에 떡하니 걸려있는 무사고 32일째라는 안내표지를 바라봤다.

‘무사고라면서 병상은 또 왜 저리 많아…….’

안 대통령은 애써 시선을 피했다.

“그, 그럼! 커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카메라를 보고 웃어주십시오!”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커팅식이 끝나고 안 대통령은 레온과 함께 공방으로 입장했다.

“와우…….”

안 대통령은 국내의 명장들이 운영하는 공방들을 여럿 둘러보았다.

헌터들의 전력향상을 위해서는 자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템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명장기술은 국가안보와 직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대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기술자들이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해 칼을 벼려내고 갑옷을 연마하는 것이 일반적.

현대의 기술력으로도 헌터용 무구는 그런 원시적인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야피의 공방은 달랐다.

-철컥! 치익! 철컥!

레일이 돌아가며 큼직한 광석 덩어리를 옮긴다.

그렇게 옮겨진 광석은 초정밀 분해기가 세심하게 깎아 가스층과 물, 메탄 등을 분해하여 온전한 철로 분류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공하는 시설들이 다수. 프레스기와 하전입자 가속기를 통해 별철을 두드리고 연마한다.

그 끝에는 검과 창 그리고 갑옷의 주물이 완성되고 있다.

명공들처럼 망치질로 일일이 두드리는 것이 아닌 완전 자동화 공방.

‘공장이잖아…….’

물론 이러한 형태의 공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값싼 장비를 대량 양산하기 위해 공장의 형태를 띠는 것이다.

“폐하, 각하. 여기 시제품입니다.”

한 직원이 가져온 갑옷은 척 봐도 형형한 기운을 띄우고 있었다. 문외한인 안 대통령이 보기에도 보통 예사롭지 않은 무구다.

“감정 결과… 유니크 아이템 ‘별철함량 양산갑주’……입니다.”

‘유니크 아이템이 양산이 가능한 물건이었나?’

듣기로는 국대 최고의 대기업 공방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야 하는 아이템인 걸로 아는데.

공장에서 찍어내는 아이템이 유니크템이라고?

“흠, 나쁘지 않군.”

‘나쁘지 않아!?’

레온의 박한 평가에 경악하는 안 대통령.

“별철 함량이 떨어져 신들의 축복을 받을 수도 없고, 어디까지나 코팅된 수준이네. 뭐, 이렇게 빠르게 양산할 수 있는 공방을 갖출 줄은 몰랐지만.”

“대, 대단하군요.”

그래도 구시대적 가치관을 가진 이계의 중세왕이라고 과학기술은 별거 없지 않을까 했는데, 까면 깔수록 무슨 양파도 아니고 별 게 다 나온다.

이러다가 나라도 세우는 거 아닐까 싶다.

-폐하, 조언이 필요함.

“조언?”

-폐하의 갑옷. 제작 중에 있음. 아무리 가공해도 성배기사 안토크의 것에 미치지 못함.

레온은 야피가 제작 중이던 자신의 갑옷에 대한 소식을 들었었다.

듣기로 99.9%의 완성도를 보이나 딱 0.1%가 부족하다고 하였지.

-이것임.

야피는 자신이 가져온 갑옷을 보여주었다. 그것을 보자마자 안 대통령은 허업! 하고 숨을 삼켰다.

너무도 아름답고 완벽한 갑옷이다. 갑옷에서 느껴지는 세련된 라인과 완성도는 일반인들조차 감동하게 만들 정도였다.

이만한 보물을 가지고서 ‘미완성’이라고?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짐의 갑주는 대장장이의 신 헤토께서 안토크 경에 강림하시여 벼려내신 완벽한 갑주. 그것을 재현하는 것은 대장장이의 성배기사라도 한없이 불가한 일이다.”

레온은 격려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지만, 야피는 어딘가 납득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안토크가 해냈다면 자신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강인공지능의 그가 유기물에게 밀릴 수는 없는 법이라는 완고한 고집이다..

-더욱 조사하겠음.

“흠… 뭐, 좋다. 경의 뜻이 그렇다면 만족할 때까지 시도해 보아라.”

과연, 스피너 경은 전성기 자신의 갑옷을 재현할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하다면 야피는 실로 신의 위업에 다가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 * *

안동길 대통령과는 그 뒤로 공식적인 행사를 함께한 뒤, 좀 더 내밀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따로 자리를 잡았다.

“차린 건 없지만 드시게.”

두 사람은 적당한 신변잡기를 이어가다가 안 대통령 쪽에서 본론을 꺼냈다.

“폐하, 이번 공방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은 모두 병사들에게만 보급될 예정입니까?”

공장을 쭉 둘러본 안 대통령은 오강혁 협회장으로부터 부탁받은 별철무구 확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기사용 별철무구에는 비하질 못한다지만, 별철이 들어간 것만으로 굉장한 아이템이다.

이것을 자국의 헌터들에게 무장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뤄낼 것이다.

“괜찮으시다면 이 공방에서 생산되는 무구를 저희 정부의 헌터협회에도 납품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오강혁 그 친구가 안 대통령에게 부탁했나 보군.”

“네… 우리나라의 헌터들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 무구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레온은 안 대통령의 제안에 잠시 고민했다. 돈이야 이미 충분히 벌고 있어 급하지 않다.

안 대통령에겐 돈보다는 다른 것을 받는 게 오히려 이익이겠지.

“별철 코팅갑주를 보급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네. 신의 축복까지는 내려줄 수 없겠지만.”

“그,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물론 레온도 정부로부터 필요한 것들이 있으므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대형길드화와 최근 문어발로 확장하고 있는 계열사들에 대한 편의를 보장한 안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저… 폐하. 실은 최근에 유엔에서 한 공문이 왔습니다.”

“유엔? 그 국제연합인가 하는 곳이로군.”

안 대통령은 유엔에서 날아온 만신전의 인권착취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만신전의 설탕소금물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그거야 훈련기간 동안의 잠깐뿐인 체험활동일 뿐이며 그 밖에도 인권착취와 관련된 사항이 없느냐고 말이다.

특히 악마대공의 영지에서 ‘납치’해왔다는 농노의 존재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떠보았다.

“인권착취라니 그 무슨 망언인가? 그런 일은 없네.”

“그, 그렇습니까?”

구라치지 마, 다 알고 왔어…….

“걱정할 것 없네. 짐은 ‘인간’을 착취하지 않아. 오직 정의에 따를 뿐이네.”

농노는 인간이 아닌데?

“그래도… 워낙 신고가 많아 유엔에서 직접 감찰단을 파견할 겁니다.”

“그런가.”

“불법적인 게이트 강제동원이나… 공장 건설과정에서 있었던 사고까지 철저히 감찰이 시작될 겁니다. 그래서 조사단이 올 때까지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드릴까 하는데 말입니다.”

게이트에 농노들 동원해서 갈아 넣었지? 공장 지으면서 애들 뒤져나가도 무사고로 뻥까 쳤지?

정부 차원에서 조작 도와줄 테니까 좀 받아주라.

“괜찮네.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응안해.

“저, 정말 조사단이 온다니까요?”

진짜 옴. 못 막는다니까?”

“허허, 짐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한 점 없네.”

올 테면 와보라지.

안 대통령은 미치고 활짝 뛸 지경이었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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