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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5

#145

로셀리아 대신전으로 (2)

이온 대륙은 아우테리카 차원에서 가장 거대한 땅덩어리였다.

총면적은 대충 지구의 유라시아 대륙과 비슷한 수준으로, 두 번째 크기인 에나멜 대륙의 4~5배는 될 정도.

하지만 지구처럼 대륙 전체를 인간들이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이 세계는 몬스터들이 실존하는 세상이었고, 그들은 인간과 영역 다툼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강성한 세력을 자랑하고 있었으니까.

태생부터 인간을 압도하는 강인한 육체 능력,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질긴 생존력, 소수가 불과 몇 년 만에 부락으로 성장하는 무식한 번식력.

거기다 그 몸에 흐르는 생체력은 마나 수련을 하지 않은 이들에겐 넘을 수 없는 벽과도 같았다.

마나를 다루기 위해선 오러나 마력 등으로 가공해야 하는 인간과는 달리, 그들은 그저 숨 쉬고 사냥감을 잡아먹는 것만으로도 체내의 생체력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대신 그 힘은 오직 육체 강화와 저항력에만 국한되는지라, 다른 이능에 비해 활용성은 극히 떨어지지만···.

사실 그 압도적인 몸뚱이가 최고의 무기인 몬스터들에게 그런 건 아무 문제도 되지 못했다.

그렇게 대륙 곳곳의 산과 계곡 등을 비롯한 지형에 터를 잡은 그들은 오랜 세월 인간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해 왔다.

‘탈리아 왕국의 골칫거리인 마물의 숲 또한 그중 하나일 뿐. 그 정도 수준의 금지(禁地)는 대륙 전체에 널리고 널렸지.’

물론 이미 주신교단이 한 차례 마물의 숲을 헤집었던 것처럼, 일시적으로는 그 지역을 정복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완전히 몬스터를 박멸하고 안정화하기 위해선 그를 아득히 넘어서는 노력과 자본, 희생을 감수할 필요가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이온 대륙 북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북부 산맥’은.

인류가 차마 범접할 수 없는— 최악의 마경이었다.

혹한의 추위와 온갖 맹독성 생물이 가득한 극한의 환경.

몬스터는 어마어마한 면적에 걸맞게 끔찍할 정도로 많은 머릿수를 자랑했고, 오랜 세월 약육강식에서 살아남아 걸러진 우월한 개체들도 득실득실했다.

심지어 이번에 심연이 열리며 퍼진 ‘광기’가 농축되기에 최적의 환경까지 갖추었으니, 이만하면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지옥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지옥의 한가운데에서···.

[호오, 좋군. 아주 마음에 들어.]

훌륭한 입지의 부동산 매물이라도 발견한 듯,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있었다.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존재감을 발산하는, 대륙의 절망이자 죽음의 화신.

불사왕 한스였다.

[왕께서 하명하신 대로··· 여러 조건을 따져 위치를 선정했사옵니다···. 공국과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 주변 몬스터의 분포와 지형의 험준함까지 따져가며···.]

그리고 그 옆에서는 올리비아가 마치 공인중개사라도 되는 것처럼 열심히 설명을 늘어놓고 있었다.

오직 불사왕을 만족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유령들을 부려가며 일하고 난 직후였으나, 이제 그녀에게 이 정도 업무는 일상과도 같았다.

[수고했다, 올리비아. 이곳으로 결정하면 되겠군.]

다행히 그녀의 노고가 빛을 발했는지 이 장소는 한스의 마음에 쏙 들었다.

충분히 군부대가 거주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산이면서, 주변엔 더 높고 거친 산세가 둘러싸 대낮에도 햇빛 한 점 들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위치.

그 때문인지 사시사철 폭설이 쏟아지는 최북단도 아니건만 바닥에 쌓인 눈이 녹지 않아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냥 보기에도 음산하고 으스스한 것이 마왕성이 들어설 자리로 딱이로군.’

거기다 높은 능선이 모이는 주변은 몬스터들이 자주 이용하는 산길이라도 되는지, 교통의 요충지처럼 수많은 개체가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이 또한 최적의 입지 요인이라 할 수 있을 터.

[자아— 그럼, 입주 준비를 해야겠구나.]

스으으—

한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가 서 있는 주변 바닥이 순식간에 끈적한 어둠으로 뒤덮여갔다.

음차원에 수납한 언데드들을 꺼낼 때 그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었지만, 지금 발동한 마법엔 기존의 현상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크흐흣, 그동안 답답한 곳에 박혀있느라 고생 많았노라. 어디 이제 마음껏 뛰어놀아 보거라.]

스으으으—

땅을 뒤덮은 검은 어둠이 그림자처럼 퍼져나갔다.

끝도 없이 멈추지 않고 뻗어나간다.

···계속해서, 산을 완전히 집어삼킬 듯이.

그리고, 마침내 산을 뒤덮고서야 영역 확장을 멈춘 바닥의 어둠 속에서.

덜그럭—

[키에엑!]

까드득—!

수많은 언데드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좀비, 스켈레톤, 구울, 가스트, 와이트, 듀라한···.

수십, 수백, 수천, 수만···.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던 인영이 한순간에 산을 가득 채우자, 주변의 식물들이 끔찍한 죽음의 기운에 순식간에 말라비틀어지기 시작했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기운이 공간을 잠식하며, 대기에는 사체에서 뿜어지는 유독성 물질이 섞여 들었다.

그렇게 어둠에 뒤덮인 산 하나가 완전히 죽음에 물들자 「금단의 지식」에 적힌 다음 흑마법이 발동했다.

쿠구구궁—!

바글바글 들어찬 수많은 언데드와 주변을 집어삼키는 죽음의 기운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진동과 함께—.

‘마왕성’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을 빚어 만든 듯한 검은 벽돌과 곳곳에 새겨진 살벌한 조각, 여기저기 솟아난 높고 뾰족한 첨탑들까지.

그야말로 모범적인 마왕성 그 자체였다.

‘정확히는 ‘영겁의 미궁’이라는 흑마법이지만. 한스에게 외형 변경 정도야 일도 아니지.’

역시 내부까지 한 번에 구현하는 건 무리였으나 ‘영겁의 미궁’은 내부를 술자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중요한 건, 바로 지금 그의 눈앞에 훌륭한 마왕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으니까.

덜그럭— 덜컥—!

[크워어어—!]

이후 이어진 일은 기존에 생각했던 대로 영토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었다.

명색이 불사왕의 영토인데 살아 움직이는 몬스터가 이리 많다는 건 자존심 문제이지 않은가!

마침 이 인근이 몬스터 밀집 구역이기도 했으니, 놈들을 싹 다 잡아서 언데드로 만들면 한스에게도 유용한 전력이 되어줄 터였다.

‘덤으로 로한 공국도 한숨 돌릴 수 있겠지. 이걸로 마왕성이 있는 북쪽 방면의 침공은 크게 줄어들 테니까.’

대놓고 돕지는 못하지만 이정도 편의 정도는 봐줄 수 있었다.

어차피 그 몬스터들은 고스란히 한스의 전력으로 편입되는 셈이었으니, 그가 손해 볼 일이 없기도 했고.

‘버림패로 쓸 만한 녀석 중 일부도 여기에 데려다 놔야겠네. 역천의 서약의 간부였던 올드만 정도면 제법 사이즈도 크고 좋겠군.’

그간 한스와 불사의 군대가 대륙 서부 지역에서 꾸준히 진행했던 작업도 순조로이 마무리되어, 희생양으로 써먹을 만한 놈들도 상당히 많아진 상황이었다.

불사의 군대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이제 흑마법사와 악마 숭배자 같은 놈들을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

심지어 그중에는 불사왕을 섬기는 광신도마저 있을 지경이었으니···.

‘즉, 지금 서부 지역의 안정에 한스가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뜻이지.’

대륙 최강의 국력을 가진 제국은 물론 동부의 공화국과 남부의 부족 연맹도 상당히 버거운 상황이거늘, 약소국들이 모인 서부가 가장 피해가 적은 건 전부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걸 순수한 선의로 받아들여 줄 이는 아마 없겠지만.

‘아, 그래. 그 녀석도 이곳에 데려와야겠군.’

그리고 새로 마왕성에 입주할 이들 중에는.

토베아에서 만났던 지구의 각성자, 앤드류 위버도 포함되어 있었다.

‘생각 이상으로 유용한 고유스킬이란 말이지. 대륙 전역에 원하는 대로 CCTV를 깔 수 있는 능력이라니. 아니, CCTV보단 보이지 않는 드론 쪽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네.’

그런 유용한 능력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멀리 두는 것보단 가까이 두고 수시로 자극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겠는가.

‘그 녀석, 눈빛도 흐리멍덩하고 영 게을러 보이는 느낌이었으니.’

물론 단순한 첫인상일 뿐이었으나, 초월의 격에 오른 한스가 내린 판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신뢰도를 가지고 있었다.

‘여긴 놀 것도 없으니까 딴짓도 못 하겠지. 안 그래도 올리비아가 바빠 보였는데 그 밑에 붙여주면 좋아하겠군.’

그렇게 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앤드류 위버의 처우가 결정되었다.

물론 인간이 살 수 있을 만큼 환경이 갖춰진 후에나 진행될 일이었지만.

***

[그래, 시아나. 보고할 게 있다고?]

-그렇습니다, 왕이시여! 제가 괜히 제국의 귀족이 되었던 것이 아니랍니다? 저번에 말씀드렸듯, 그간 대륙 정복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인테리어가 진행된 마왕성 내부의 거대한 공간.

수많은 뼈로 이루어진 커다란 왕좌 위에 앉은 한스는 제국에 있는 시아나와 통신을 주고받고 있었다.

‘능력 말곤 볼 게 없는 앤드류는 데려와도 상관없겠지만, 제국의 자작위를 가지고 있는 시아나는 그 지위가 아깝단 말이지. 일단은 저곳에 두고 좀 지켜볼까.’

시아나가 귀족이 된 과정은 굉장히 간단했다.

어린아이로 변한 그녀가 그 특유의 매력으로 자작가에 입양된 후, 10년 이상에 걸쳐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집안의 일원들이 하나둘 목숨을 잃은 것뿐이었으니까.

결국 유일하게 남은 그녀가 가문을 집어삼키게 된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래서, 욕심 많은 사이먼 황태자는 상당히 다루기 쉬운 편입니다. 제가 한창 작업을 걸고 있던 와중이기도 하지요. 정말 만만치 않은 상대는 황태자의 정적인 5황녀 ‘라일리 카르테 아제리온’입니다.

아제리온 황가엔 총 세 명의 황자와 네 명의 황녀가 있었다.

그중 2황자는 황태자에게 밀려 힘을 잃은 상태였으며, 3황녀와 4황녀도 결국 황위를 포기하고 혼인하는 것을 택했다.

아직 십 대 초반인 6황자의 세력은 너무나 미약하고 7황녀는 열 살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인데 5황녀만이 황태자의 호적수로 인정받고 있다는 거지.’

보통의 경우였다면 아무리 그 재능이 뛰어나다 해도 5황녀가 황태자의 라이벌이 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황가에서는 장자로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후계자로 선정되는 데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했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시간의 우위는 세력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을 테니.

-라일리 황녀는 그 뛰어난 지성으로 황제의 총애까지 받고 있었지만, 외척의 힘도 약한 그녀가 지금의 세력을 일구는 데는 한 사람의 역할이 굉장히 컸지요.

그리고 그자가 바로 시아나가 말하는 제국 내에서 최대의 걸림돌이 될 자였다.

온갖 위기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5황녀를 지켜온, 파벌의 무력을 상징하는 자.

5황녀의 최측근이면서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해 온 오랜 친구.

또 대륙에서 손꼽히는 대마법사 중 한 명이자···.

-이세아 프리스틴 자작. 그녀는 왕께서 대업을 이루시는 데 큰 방해가 될 겁니다! 최우선 제거 대상이에요!

이번에 ‘용사 파티’의 일원으로 추천받은 인물이기도 했다.

-사실, 저도 프리스틴 자작과 마주했다가 하마터면 들킬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론 최대한 그녀를 피해 다니는 실정이지요. 대주교의 이목도 속였던 저였는데···.

즉, 지금 대륙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마법사라는 평도 상당히 축소된 거라는 주장이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황녀를 더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 그 힘을 숨기는 중이라고.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어린 마법사가 그 정도 수준이라는 건,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더 성장할지 알 수 없다는 소리지요. 그녀가 더 크기 전에 싹을 자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아나는 이번에 ‘이세아 프리스틴’이 로셀리아 대신전으로 향했다는 첩보도 전달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으나, 그녀가 용사와 함께하게 된다면 큰 위협이 될 거라는 소리도 함께.

물론 그녀가 말한 이야기는 한스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확실히 대단하군. 이 정도 수준이면 어지간한 간부들은 상대도 안 되겠어. 그런데 이십 대 후반이라··· 아무리 많이 쳐 줘도 십 대 후반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지금, 로셀리아 대신전으로 이동한 할리가 그녀를 정면으로 마주한 상황이었으니까.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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