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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8

빌어먹을 아이돌 148화

*   *   *

스테이지 넘버 제로의 편성 광고에 세달백일이 등장한 건, 꽤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일이었다.

사람들은 세달백일이 스넘제에 출연한다고 추측했고, 그 덕분에 SBN의 음방에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서는 이러한 의견이 바뀌었다.

생각해 볼수록 이상한 일이다.

세달백일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갈 급인가?

물론 처음 편성 광고가 나올 때는 세달백일의 대외 활동이 컬러 쇼밖에 없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굳이 음악 방송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뮤직 비디오 조회 수가 미쳤다.

그 무엇보다 곧 앨범이 나온다.

앨범 활동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앨범을 내면서 스넘제에 나간다는 건 좀 이상한 일이었다.

결국 대중들은 세달백일이 등장하는 예고편을 ‘응원’의 메시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시청률에 무친 제작진 놈들이 써먹은 듯

-세달백일이 스넘제 나오면 반칙이지ㅋㅋㅋㅋ

-아마 지인이나 누가 나오는 듯.

실제로 편성 광고에 등장하는 세달백일의 멘트도 이런 느낌이었다.

[최선을 다하면 좋겠고요.]

[기왕이면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스테이지 넘버 제로의 첫방 당일.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은 골수 시청층이 존재하기에, 스넘제는 꽤 괜찮은 관심 속에서 시작했다.

-어, 방금 걔 아냐? 홍대에서 버스킹 하는 애?

-ㅇㅇ? 그게 누군데

-그 세달백일이 홍대에서 버스킹 할 때 한시온이랑 같이 기타 쳤던 사람 있는데.

-아아아아 나 그 영상 봤음.

-아, Nod의 Love on me?

-ㅇㅇㅇㅇ

-오 맞는 듯.

-잘 부른다. 느낌 있는데?

하지만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망성쇠는 참가자들의 캐릭터에 달려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제작진들은 노심초사 자신들이 방송에서 밀어주려고 마음먹은(혹은 이미 밀고 있는) 이들의 이미지에 대해 모니터링을 했다.

하지만 동시에.

‘큰 거 온다…….’

‘딱 봐라…….’

최재성의 등장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고 있었다.

어느 프로그램인들 안 그러겠냐만, 오디션 프로그램은 특히 1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제작진은 최재성의 등장 타이밍을 과감히 전진 배치했다.

70분짜리 방송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30분대.

[안녕하세요! 최재성입니다.]

최재성이 등장한 것이었다.

-?!?

-뭐야 재성이가 거기서 왜 나와?

-얘가 누군데

-세달백일 멤버잖아ㅋㅋㅋㅋ

-헐 리얼?

-에이ㅋㅋ 친구 응원이나 뭐 그런 거겠지.

하지만 아니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세달백일이란 팀의 소속이거든요.]

-무슨 동네에서 유명한 동아리 말하듯이 하냐ㅋㅋㅋ

-틀린 말은 아니지. 한국에서 유명한 동아리일 뿐.

-ㅋㅋㅋㅋ 쟤네 아직도 차트 1위인데.

-헐 아직도?

-ㅇㅇ 잠깐 내려가더니 음방 끝나고 오르고, 마싱 끝나고 또 오름

[근데 저희 팀 형들이 잘해요. 잘해도 너무 잘해요.]

-ㅇㅈ 도입부 천재, 얼굴 천재, 노래 천재.

-구태환, 이이온, 한시온?

-ㄴㄴ 구태환, 이이온, 온새미로.

-그럼 한시온은?

-한시온은 얘네랑 함께 언급할 레벨이 아니야.

-미친놈아 같은 팀이잖아

-그럴듯해.

-ㅋㅋㅋㅋㅁㅊ

[그래서 한번 솔로로 증명해 보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그 뒤로 목소리만 들리는 작가는 세달백일 소속인데 이렇게 마음대로 나와도 되냐는 질문을 던졌고.

[형들이 먼저 나가 보라던데요?]

최재성은 쿨하게 대답했다.

-ㅋㅋㅋㅋㅋ아니 진짜 무슨 동아리 출신 같음ㅋㅋㅋ

-근데 최재성 잘하냐?

-몰라? 춤은 좀 추는 것 같던데.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에서 좀비 연기한 걔 아니냐?

-ㅇㅇㅇ맞음

-노래 걍 뭐 그럭저럭 같던데.

-아이돌들이 다 그렇지. 한시온이나 온새미로가 특별한 거임.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원래 최재성은 온새미로와 함께 ‘세달백일의 걔’를 담당하던 멤버였다.

인지도만 따지자면 구태환도 비슷하지만, 구태환에게는 특유의 외모를 좋아해주는 열성적인 코어 팬들이 있다.

그래서 최재성의 입지가 좀 애매했다.

노래도 하위권, 외모도 하위권.

하지만 이건 다른 멤버들이 너무 빛이 나기 때문이지, 최재성이 다른 아이돌 그룹에 소속됐다면 에이스였을 것이었다.

한시온은 그걸 알고 있기에 최재성을 스넘제에 출연 시킨 것이었다.

어차피 스넘제 같은 프로그램으로 이슈 몰이를 해야 한다면, 최재성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에 대해 최재성은 멤버들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차라리 새미로 형이나 이온 형이 출연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하지만 의외로 한시온은 단호했다.

“우리 멤버들이 스넘제에서 공정하게 겨룬다면, 네가 가장 높이 올라갈걸?”

“제가요? 시온 형도 이기고?”

“어, 아냐. 나는 빼고.”

최재성은 한시온이 빈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저 말은 진심일 건데, 솔직히 와닿진 않았다.

하지만 최재성은 온새미로와 달리 뭔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파고드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결론을 내리기 힘든 문제가 있으면 차라리 뛰어드는 타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 뛰쳐나와 아이돌을 하고 있는 것이고.

최재성은 그냥 노래를 불렀다.

그를 단지 시청률의 불쏘시개로 생각하는 제작진 앞에서.

부정인지 긍정인지 알 수 없는 묘한 시선을 보내는 심사위원 앞에서.

그리고 최재성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고 있지 않은 TV 앞의 대중들 앞에서.

그리고.

-????

-뭐야 ㅈㄴ 잘 부르는데;

-와 뭐냐 이 정도면 오제형이나 이현욱급 아니냐

-무대 하나 보고 그건 좀;

-근데 온새미로 생각해 보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일은 아님ㅋㅋㅋ

-마스크드 싱어 아니었으면 온새미로 > 이현욱이라고 했으면 ㅈㄴ 욕먹었겠지

-ㅇㅈㅋㅋㅋ

-와 진짜 잘 부른다.

-힙시온쉑. 눈 하나는 확실하다니까ㅋㅋㅋㅋ

-한시온이 꾸린 팀은 아니지 않아?

-한시온은 멤버가 별로면 과감하게 내칠 놈임ㅋㅋㅋ

대중들이 환호했다.

그 뒤로 프로그램에 세달백일의 모습도 등장했다.

최재성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는데, 예고편에 나왔던 그 장면이었다.

[세달백일, 스테이지 넘버 제로 출연?]

[세달백일 멤버, 스테이지 넘버 제로에 도전장을 던지다.]

주어를 쏙 빼고 낚시성으로 실시간 기사가 쏟아진다.

한시온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스테이지 넘버 제로는 원래도 잘될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원래 언론은 호들갑을 떨길 좋아하는 법이었다.

프로그램이 끝나자 또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 중심은 최재성이었다.

[스테이지 넘버 제로, 4.2%로 긍정적인 스타트.]

[세달백일의 충격적인 등장에 분당 최고 시청률 5.1%!]

[세달백일의 최재성, 스테이지 넘버 제로의 키맨?]

-아니 근데 세달백일은 대체 뭐하는 놈들이냐? 얘는 또 왜 이렇게 잘해?

-이제 보니 한시온이 ㅈㄴ 악의 축이었네.

-갑자기?

-온새미로도 최재성도 노래를 저렇게 잘하는데, 한시온 때문에 부각이 안 되잖아.

-아 힙시온의 팬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논리인걸?

-생각해 보니 그러네ㅋㅋ 맨날 도입부 맡겨 주는 구태환 말고는 다 한시온에게 비교당하잖아ㅋㅋ

-우리 엄마가 방송 보고는 최재성 사윗감 삼고 싶다고 하더라ㅋㅋㅋ

-최재성 입장도 들어 봐야지.

-놀랍게도 우리 엄마는 아들만 셋임.

-;; 입장을 더 자세히 들어 봐야겠는걸?

그렇게 온새미로와 최재성이 이슈를 견인하는 사이, 세달백일도 간만에 유튜브 채널에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State Of Mind MV ┃ 세달백일의 완전 해석본!]

한시온의 부모님 이슈 때문에 탄력을 받지 못해서 그렇지, State Of Mind의 뮤직비디오는 아직까지도 꾸준히 조회 수를 올리는 웰메이드 콘텐츠였다.

당연히 MV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한 말들도 많았고.

[가면이 의미하는 바는 가식이나 익명성 같이 본심을 숨기는 장치입니다.]

[누구나 100%의 본능으로 살아가는 순간, 사회적 위치에서 말소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이들이 맨 얼굴을 보는 순간, 죽어 버리죠.]

[혹은 최재성의 진영처럼 이성을 잃게 된다든가.]

한시온이 언급하는 해석의 방향성 자체는 주류 해석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놀란 건, 그 뜻을 전달하기 위해 뮤비에 담아 낸 디테일 포인트들이었다.

[여기서 사냥을 하던 이들의 화살촉을 보면 녹색 독을 묻히고 있는 게 보입니다. Green. 흔히 돈을 의미하는 속어죠.]

[이들은 천민자본주의를 상징합니다. 그렇기에 이들이 모여 있는 공간을 잘 살펴보면…….]

-아니 원래 가수들이 직접 뮤비 기획하면 짜치지 않냐ㅋㅋㅋ

-그치ㅋㅋㅋ 욕 뒤지게 먹고 다음 뮤비부터는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국룰인데.

-이걸 한시온이 다 콘티랑 대본을 썼다고?

[그리고 이온 형의 설정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또한, 티티가 가장 궁금해했던 인트로에 대한 떡밥도 풀렸다.

뮤직비디오의 시작 지점을 보면 축제를 즐기던 중 이이온이 의도적으로 일을 벌인 것처럼 묘사가 된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멤버들에게 마음의 상태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모인 공터에서도 위험성 무릅쓰고 가장 먼저 가면을 벗은 게 이이온이고.

티티는 이게 커밍업 넥스트에서 이어진 설정 값이라고 추측하는 중이었다.

커밍업 넥스트에서 이이온은 회중시계의 색이 달랐다.

이는 그가 시간 여행을 독점하고 싶은 속내를 숨긴 빌런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런 설정이 들어간 건, 이이온의 음색이 멤버들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이온은 각고의 노력 끝에 한시온의 악기가 될 수 있었고, 분량은 많지 않아도 중요한 포인트에 기용되고 있었다.

그래서 추가된 설정이…….

[인격이 두 개인 거죠.]

하지만 세달백일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언젠간 다른 콘텐츠로 풀어낼 날이 있을 거라면서.

그렇게 콘텐츠가 끝나고, 티티는 만족했다.

콘텐츠의 질에 만족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중의 반응이 더 만족스럽다.

한시온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온새미로의 마스크드 싱어나, 최재성의 스넘제에 대한 실시간 채팅이 더 많은 느낌.

이제 남은 건…….

‘앨범 발매다.’

‘이것만 대박 나면 진짜진짜 인지도랑 몸값 떡상인데!’

오늘은 토요일.

내일은 일요일.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세달백일의 정규 1집 앨범인 가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니까.

-우리 애들은 뭐 하고 있으려나

-보통은 인터뷰하고 화보 찍고 홍보 예능 찍고 있을 텐데….

-세달백일은 왠지 자기들끼리 놀고 있을 것 같아ㅋㅋㅋ 막 음악 만들면서.

-그치ㅋㅋㅋ 근데 그게 또 익숙해져서 그런지 나쁘지 않아.

-뭔가 차별화된 느낌이야.

팬들은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둔 세달백일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궁금해했다.

그리고는 공홈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들어 댔고, 그걸 본 최재성이 숙소의 모습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근데 시온이는 어디 갔어? 사진에 없어!

[시온 형은 잠깐 볼일이 있어서 나갔어요! 금방 올 거예요!]

최재성은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한시온은 가벼운 일로 나간 게 아니었다.

“오랜만에 뵙네요.”

“……앉지.”

한시온은 라이언 엔터의 대표실에 있었다.

최대호와 단둘이.

그리고 이 만남을 주선한 건 최대호였다.


           


Damn Idol

Damn Idol

빌어먹을 아이돌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After a harrowing car accident that defies the odds of survival, Han Si-On finds himself once again at the crossroads of fate, quite literally. Miraculously walking away with his life, he faces the daunting task of navigating a life he’s all too familiar with—due to a cryptic deal that traps him in a cycle of regressions. [Mission failed.] [You will regress.] His mission? A seemingly impossible feat of selling 200 million albums, a goal dictated by the devil himself. With each regression, Han Si-On returns to the age of 19, burdened with the knowledge and memories of countless lives lived, all aimed at achieving a singular, elusive g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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