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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9

148. 약혼관계 – 간파(2)

“저쪽인가? 어디지? 잠깐만, 물어보고 올게.”

레나가 한 상점에 들어가 길을 물었다. 그 사이 레오 덱스터는 가게 앞을 어슬렁거리며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유안. 그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

“그래서. 어쩔 생각이냐.” ─ 라고 묻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털어놓은 유안은 침묵했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제 눈앞에서 얼쩡거리지 말아 주십시오.”라 답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위험한 놈이다.

녀석의 원한이야 내가 알 바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죽인다거나, 큰아버지에게 일러바친다거나 해서 일을 키울 필요는 없어 보였다.

유안의 분노는 레나를 향하지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그의 위험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이었다.

나만 경계를 풀지 않으면 될 일이다. 눈치를 챈 이상 제까짓 놈이 내게 무슨 해를 끼칠 수 있겠느냐 ─ 자신하는데,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지난번에 레나와 파혼하고 맞이한 엔딩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수도 바르나울에서 태어난 레오 덱스터는… (중략) …레오는 사과하려 했으나 레나는 그를 두 번 다시 만나주지 않았다. 그는 에이브릴 성을 떠나 수도 바르나울로 갔다. 덱스터 가문의 집에서 머물며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돈이 떨어지면 용병 생활을 했다.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던 레오는 일찍 죽었다. –

왜 일찍 죽었을까. 나는 왜 레나에게 돌아가지 않았을까?

자살은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자살을 선택했을 리 없다. 비록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실의에 빠졌더라도 나라면 언제고 다시 돌아갔을 터였다. 레나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구질구질하게 늘어졌을 거다.

그런데 유안이라는 녀석의 존재는 이 의문에 해답이 되어주는 것이었다.

고작 약혼녀와 헤어졌다는 이유로 술독에 빠져 허송세월하는 원수의 자식. 유안은 그런 레오 덱스터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것도 같다.

‘아직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위기 하나는 넘긴 셈인가… 그럼 이제 남은 건 브리나 자작이로군.’

손가락을 까닥이며, 레오는 다른 위기를 떠올렸다.

그는 뭘 원하는 걸까?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간 고민해본 결과, 브리나 자작은 그렇게까지 큰 위협으로 느껴지진 않아서 레오의 손가락이 안정을 되찾았다.

최악의 경우라 해봐야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정도일 것이다. 여차하면 거절하면 그만이고, 아마 성가신 일이 있겠지만, 목숨이 위태로울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그의 기사를 죽였다는 사실만 잘 감춘다면 말이다.

“레오. 알아 왔어!”

“어디래?”

“아까 우리가 지나쳤던 골목으로 쭉 들어가라네. 여기 길 진짜 복잡하다.”

레나가 돌아왔다.

그녀는 허름한 상가 사이로 난 골목길을 가리켰고, 두 사람은 잡담하며 걸음을 옮겼다.

골목길은 어둡고 좁았다. 바르나울의 길이 대부분 그러하듯 얇은 회색빛 돌이 깔려 있었는데, 작은 상점이 일곱 걸음마다 자리해 갖가지 물건을 팔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어디지? 장신구 가게라고 했으니까… 응?”

골목길을 따라가던 레나는 옆이 허전해진 걸 느꼈다. 돌아보니 레오가 골목길 한가운데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창백한 표정.

그는 마치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사람처럼 질색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레오?”

“…”

레나는 그의 시선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좁다랗게 이어진 골목길과 드문드문 문이 열린 상점들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레오? 왜 그래?”

“…레나. 돌아가자.”

“응? 그게 무슨 말이…”

“레나! 레오! 와줬구나!”

그때, 저쪽 한편에 있는 한 상점에서 누군가가 뛰쳐나왔다.

“언니! 하유. 무슨 시장이 이렇게 복잡해요. 한참 헤맸다구요.”

“하하! 고생했어. 그래서 내가 가게 위치를 안 알려준 거야. 그래도 어떻게 잘 찾아왔네. 자자, 들어가자. 점심은 먹었지?”

란이었다.

그녀는 반갑게 다가와 레나를 이끌었고, 레나는 재잘재잘 “아니요. 일부러 안 먹고 왔지요.”, “여기가 언니네 가게에요?” 이야기하며 장신구 상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덩그러니 남은 레오. 그는 꾸욱, 이를 악물더니 검집에 손을 댄 채 그들의 뒤를 쫓았다.

“안녕하세요…”

가게에 들어서자 한 소년이 쭈뼛쭈뼛 인사했다. 그 소년은 누가 보더라도 란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로 보이는 상점 주인이 공손히 손님을 맞았다.

“여보. 저번에 이야기했던 친구들이에요. 같이 마수를 잡은. 레나, 레오. 여긴 내 남편이야. 인사들 해.”

통성명이 오갔다. 하지만 란의 남편과 레나는 딱히 나눌 이야기가 없었고, 레오도 딱딱한 표정으로 최소한의 예의만 차렸으므로 이내 머쓱한 기류가 흘렀다.

수습은 당연하게도 란의 몫이었다.

“그럼 저 오늘 나갔다 올게요. 술 한 잔만 하고 와도 되죠? 동생도 데려갈 거니까 저녁밥은… 미안해요. 알아서들 먹어요.”

“허허. 미안하기는. 재미있게 놀다 와요. 너무 늦지만 말고. 요즘 몸도 안 좋은데.”

“알았어요. 일찍 들어올게요.”

– 쪽.

란이 수염이 덥수룩이 난 남편의 뺨에 뽀뽀했다. 밖으로 나오기가 무섭게 레나가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금슬이 좋으시네요. 언니가 그런 목소리로 말하는 거 처음 들었어요.”

“지은 죄가 있으니깐. 하하. 이리로 와. 동생네는 여기야.”

란이 옆에 나란히 붙은 가게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이 가게도 담벼락과 마당이 없기는 매한가지였으나, 이전의 가게엔 목걸이, 팔찌와 같은 소박한 가죽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던 것에 반해 여기엔 넥스카프, 머리끈과 같은, 주로 면으로 된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서오… 어마나! 레나, 레오. 와줬구나. 며칠 안 됐는데도 반갑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앤을 똑 닮은 소년 소녀가 인사했다. 누이로 보이는 소녀는 제 어미처럼 머리를 길게 기른 이쁘장한 딸이었고, 동생은 좀 전에 낯을 가리던 란의 아들보다 장난기가 다분해 보이는 소년이었다.

“애 아빠는?”

란이 묻자 앤은 낯선 손님을 기웃거리는 아들을 잡아당기며 답했다.

“잠깐 밖에 나갔어. 레나, 밥은 먹었어? 안 먹었다고? 음… 그러면 우리 남편 돌아올 때까지 뭐라도 먹고 있을까?”

이윽고 공방을 겸하는지 자잘한 보푸라기가 날리는 가게 중앙에 탁자가 놓였다. 앤은 “차린 건 없지만 당장 요기는 될 거야.”라며 조촐한 먹거리를 내놓았다.

딱딱하게 굳혀 먹는 이색적인 치즈 조각을 갉아먹으며, 앤이 말했다.

“얘들아. 이분들이 엄마랑 같이 마수를 잡은 전사님들이시란다.”

“에이- 거짓말!”

“정말이라니깐. 엄마가 왜 거짓말을 하겠니? 너희가 하도 안 믿어줘서 이렇게 증인을 불렀단다.”

소년 소녀의 올망졸망한 눈이 레나, 레오를 향했다. 레오는 왜인지 아직도 바짝 긴장한 표정을 풀지 않아서 그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의무는 레나에게 있었다.

그녀는 큼큼, 목을 가다듬고는 너덧 살 차이나는 꼬맹이들에게 설각사록을 잡은 과정을 손발을 섞어가며 묘사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그 괴물이 두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데…!”

“들어올리는데?”

“들어올리는데?”

탁자에 양손과 턱을 올린 소년 소녀들이 기대감에 찬 얼굴로 레나의 말끝을 따라 했다. 어느새 란의 아들도 와서 사촌들과 나란히 한패가 되어 있었다.

“엄청난 돌풍이 몰아치는 게 아니겠어? 정말이지 뺨이 얼어버릴 것 같은 추위였어!”

“후와아… 추웠겠다.”

“그래서? 그래서요? 때려줬어요?”

“누나는 깜짝 놀라서 아무것도 못 했지. 그런데 그때 너희 엄마들이 딱! 괴물 앞에 서더니…!”

“서더니?”

“서더니?”

“하하하! 웃지 뭐야. 이 정도 추위는 내가 살던 ‘얼음섬’에서는 여름이야! 라고 외치고는 저기에 있는 저 도끼로…!”

“도끼로!”

“이잉! 나 무서워.”

소년들은 더욱 흥미진진한 표정을 보였으나 앤의 딸은 자그마한 손바닥으로 제 눈을 가렸다. 그래도 손가락 틈새로 여전히 레나의 현란한 몸동작을 훔쳐보고 있었다.

레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이들을 놀라게 했다. 도끼를 찍는 동작과 함께, 설각사록이 쓰러지는 동작을 흉내 내어 클라이막스를 장식해 주자 그들은 “우와아아…!”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

“우린 사냥을 나온 게 아니야!”

“나도 사냥을 나온 게 아니다! ‘밤 산책’을 나왔을 뿐이다!”

두 소년은 희희낙락하며 칼싸움을(맨손이지만) 벌였다. 소녀는 “우리 엄마가 최고야!”라며 란과 앤의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왁자지껄한 아들딸들이 바깥으로 달려나갔다. 비로소 평온을 되찾은 탁자에서 앤이 기쁘게 웃었다.

“고마워. 자기들 얘기는 쏙 빼놓고 우리만 주인공으로 만들어 줬네.”

“헤헤. 어때요. 괜찮았죠? 고마우면 오늘 술값은… 알죠?”

“하하하. 그럼. 걱정하지 마. 그런데… 레오는 아까부터 왜 이렇게 말이 없어?”

“몰라요. 좀 전엔 안 그랬는데… 여기 와서 이러네요.”

“애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가 보지. 우리 남편도 내가 아들 낳기 전에는…”

란이 레나의 말을 받아 자신이 신혼일 적의 이야기를 떠들기 시작했다. 앤도 언니의 말에 추임새를 붙여주었는데, 이런 이야기는 보통 남편에 대한 험담으로 귀결되기 마련이었으나 그렇지 않았다.

레나는 온천이 있던 마을에서 그들의 과거사를 들었기에, 그 까닭을 알고 있었다.

잠시 세 여자의 잡담이 이어졌다. 레오는 조용히 자리를 지켰고, 이내 앤의 남편이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앤의 남편이라는 사람은 조금 전에 만난 란의 남편과 정말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었다.

수염이 없다뿐이지 체구나 인상이 판박이여서 레나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앤도 남편의 허락을 구했다. 그들은 술집을 찾아 밖으로 나왔다. 가게 앞에 있을 줄 알았던 아이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지만 란과 앤은 별로 걱정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발걸음을 옮기던 중 레나가 물었다.

“저기 언니. 남편분들이 혹시… 형제예요?”

“응. 맞아. 형제야. 그때 얘기 안 했었구나? 우리 겹사돈이야.”

“아하…”

이 세계에서 겹사돈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었다. 결혼이란 걸 가문 간의 결속을 돈독히 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귀족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평민들에게도 겹사돈이란 건 양쪽 집안에 보험이 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란이 이르게 남편을 여읜다면, 과부가 된 란은 앤의 집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란이 앤의 언니일 뿐만 아니라 죽은 란의 남편이 앤의 남편의 형이기도 했으므로 부부가 다른 한쪽의 친척을 도와주어야 하는,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는 상황과는 달리 흔쾌히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반면 아이나르 부족에서는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겹사돈을 보기 어려웠다. 꼼꼼히 따져보면 부족 전체가 이미 친척이나 다름없어서 혈족이 너무 가깝게 얽히는 걸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레나가 놀라워하는 사이, 네 사람은 남문 시장 대로에 있는 한 술집에 당도했다.

“잠깐만 기다려. 주문하고 올게. 너희는 여기서 뭘 파는지 모를 테니깐 그냥 우리가 알아서 주문할게. 괜찮지?”

란과 앤이 술집 주인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허름한 의자에 걸터앉은 레나는 아직도 심각한 표정으로 턱을 괸 레오를 뜯어보았다.

“레오, 아까부터 왜 그래? 무슨 고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좀… 생각할 게 있어서 그래.”

“무슨 생각인데?”

나란히 앉은 레나가 바짝 몸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레오는 근심을 삼키며 말을 회피할 뿐이었다.

여긴… 위험하다.

[ 업적 : 성녀의 세례(洗禮) – 레오에게 {신력 간파} 능력이 부여됩니다. ]

란과 앤의 가게가 있던 골목길. 그 길바닥을 따라 아신의 신력이 이어져 있었다.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남겨진 신력이 팔각형으로, 역삼각형이었던 바르바토스의 신력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것을 봐서는 제법 오랜 세월을 산 아신임이 틀림없었다.

{아신의 역사} 정보로 레오 덱스터는 길바닥에 새겨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제단(祭壇)이다.

레브야 ‘살해 카운터’ 덕분에 공양의 효율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나, 아신들은 소수점 수준인 효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했다.

개중에 하나가 일정 지역을 송두리째 제단으로 삼는 것이었는데, 복잡하게 깔린 골목길들을 따라 신력이 새겨진 이 남문 시장은 하나의 제단이 되어 있었다.

다만, 아직은 완성된 것이 아니었다. 아주 최근에야 그리기 시작했는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대로에는 어떤 흔적도 묻어있지 않았다.

레오가 초조하게 다리를 떨었다. 의심 가는 점이 더 있었다.

왜 남문 시장에 이런 걸 그려 놨을까.

여긴 시장이지만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기왕 제단으로 삼을 것이라면 주거지를 목표로 하는 게 좋았다.

‘남문…’

최악의 상황이 떠올랐다.

어쩌면 수도, 바르나울 전체를 목표로 하는 제단이 그려지는 중일지도 모른다.

이 제단은 동서남북과 북동, 북서, 남동, 남서 ─ 팔방을 점하는 제단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았다.

레오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곳 어딘가에 오래된 아신의 사도가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란, 앤! 오랜만이구나. 그런데 너흰 요즘에도 경계를 서는 거냐? 오밤중에 돌아다니던데?”

“…그냥 산책이에요. 경계는 무슨. 구일 전쟁 때도 아니고.”

란과 앤이 어색하게 손사래 쳤다. 머리칼이 희끗해진 술집 주인장은 옛날을 떠올리며 말했다.

“하하하. 그러니까 말이다. 그래도 너희가 자경단을 맡았을 때 같아서 재미있더구나. 뭐 먹을 거냐? 오늘 싱싱한 야채가 들어왔어. 그걸 좀 튀겨줄까?”

이윽고 레나와 레오, 란 아비커와 앤 아비커는 나란히 둘러앉았다.

술잔을 기울이며 사소한 잡담과 브리나 자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용병들이 도망쳐버려서 큰일이었는데, 다행히 레오가 잘 해결했어요. 용병들도 잡아왔구요.”라고 레나가 말했다.

유쾌한 시간을 보내던 레나.

하지만 그 술자리는 오래 가지 못했다. 주위를 산만하게 둘러보던 레오가 “이제 가자. 너무 늦었어.”라며 독촉했기 때문이었다.

섭섭해하며 레나는 란, 앤과 예정보다 일찍 헤어졌다. 두 사람이 집으로 돌아온 그때, 남문 시장의 한 골목길에서는 아이들이 팔짝팔짝 뛰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 엄마는~ 요롷게 뛰지요~ 밤산책을 나~ 와~ 서~.”

어두운 골목길에 아이들의 경쾌한 노랫가락이 음산하게 깔렸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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