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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2

152화 지혜의 대악마 고브

시선이 느껴진다.

고브는 누군가가 자신의 등 뒤에 있다고 느꼈다.

‘결계가 펼쳐져 있었을 텐뎃…!’

지혜와 탐구의 대악마인 자신이 펼친 결계다. 이걸 뚫고 잠입하려면 적어도 자신과 동급의 대악마여야 가능한──

‘아니닷! 아니얏! 내 직감을 믿어랏!’

고브는 천천히,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복도를 걸었다.

빛 한 점 없는 복도는 마치 왜곡된 경계처럼 길어 보인다.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에 등골이 서렸다.

‘이, 있닷! 상당한 실력자의 암살자닷!’

악마들의 세계는 일견 통일되어 보이지만, 실상은 서로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인 아비규환이다.

계통에 따라서, 출신종족에 따라서, 누가 선임이냐에 따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지옥도 그 자체.

지혜의 대악마 말석 중의 말석에 고블린 출신이기도 한 고브는 대악마는 커녕 고위악마들조차 ‘저 정도면 내가 제껴 볼 만 하겠는데?’하고 덤비기 일쑤였다.

‘나를 암살하기 위해 찾아온 건갓!’

고브가 이런 결론으로 치달은 건 그리 부자연스럽지 않다. 오히려 지금까지 몇 번이고 도전을 받아온 고브였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지? 자신의 논문을 강탈하려는 선임 대악마?

고블린이 대악마로 출세했다고 고깝게 보던 살육의 대악마?

한 번 제껴 버리고 내 자리를 차지하려는 지혜의 고위악마들인가!

“키키킷…!”

하지만 상관없다. 고브는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하곤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날 죽이러 온 암살자는 네가 처음이 아니닷. 그리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닷.”

지혜의 대악마 고브. 그는 위엄 넘치는 목소리와 함께 자신의 지팡이를 등 뒤의 암살자에게 뻗었다.

“성력이여! 나의 적을 삼켜랏!!”

순간 지팡이가 맹렬한 빛을 퍼부었다. 악마에게는 닿는 것만으로 녹아내리는 방사능 광선!

가랏! 성력캐논!

숱한 라이벌들을 이 힘으로 처리해온 고브는 등 뒤의 암살자가 녹아내렸을 것이라 기대했다.

“???”

“???”

그러나 기대와 달리 너무나 멀쩡한 암살자. 그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고브를 응시했다.

“네놈…….”

-부들부들!

그것은 트라우마였다. 모든 악마들이 두려워하는 영혼 살해자들.

불멸을 허락하지 않는 신의 기사들은 하급 악마든, 대악마든… 설령 군주라 하더라도 가리지 않고 소멸시킨다.

「이 천한 녹색짐승아! 네놈이 도망친들 살 것 같았더냐! 본왕이 맹세컨대 네놈의 주둥아리를 찢어 죽이리라!」

고브는 떠올린다. 그 끔찍한 과거의 기억을.

‘주, 죽는닷!’

고브가 죽음을 직감한 그 순간──

“성력을 사용하다니… 고블린이 아니었던 건가?”

“으응?”

고브는 레온의 의아한 태도에 재빨리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챘다.

악마 암살자라 확신하고 자신은 성력 캐논을 발사했다.

그것이 레온에게 있어선 마계 한복판에서 성력을 사용하는 존재로 치부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구, 구원자십니까?”

“……본왕이 어찌 네놈의 구원자더냐.”

좋아, 칼부터 박지 않는군. 이건 희망이 있다!

“저, 저희 부족에 내려오는 전설입니닷! 고통받는 저희들을 구원하기 위해 여신의 기사가 오실 것이라 했습니닷!”

“……지껄여 보아라.”

레온 앞의 하얀 고블린은 필사적으로 만들어진 전설을 성토했다.

오크들의 종노릇을 하며 끌려다니는 고블린 부족이 악마들에게 붙잡혀 강제로 노역생활을 하는 동안, 언젠가 그들을 해방하기 위해 구원자가 찾아올 것이라고.

이야기는 그럴듯했다. 고블린들이 신을 숭상한다는 게 의아했지만.

레온이 물었다.

“그래, 너희 신의 이름이 무엇이라고?”

“마, 맕탉앉잟끓헗힑입니닷!”

“……그거 참 희한한 이름이군.”

“저, 저희 부족의 언어가 원체 꼬여있는지랏!”

고브는 최대한 자신이 다른 차원의 성직자임을 어필하려 들었다. 일부러 꼬아낸 이름도 바로 그 예다.

하지만 레온은 만만치 않았다.

“너희가 믿는 신의 강령을 읊어보아라.”

여기서 잠깐, 고브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그는 종족 전체가 어리석과 교활하다고 평가받는 고블린 종족에서 유달리 현명하고 탐구심이 있는 돌연변이였다.

그야말로 종족 역사 전체에서 손꼽을 천재. 아니, 유일무이한 돌연변이.

거기에 대악마로 각성한 뒤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아온 지혜와 눈칫밥은 그가 이 약육강식의 마계에서 살아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찰나의 순간, 없는 강령을 만들어내 줄줄 읊어대는 것쯤이야 머리를 과열시키면 어떻게든 된다!

“흐음. 설마 이 더러운 땅에 또 다른 신앙을 가진 신도가 있을 줄이야.”

레온은 이 고블린 같은 것이 다른 차원에서 끌려온 신도가 아닐까 유추했다.

의외로 선입견이 없는 성격이 이런 착각을 불러온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천한 짐승처럼 생긴 이것이 성력을 사용한단 말인가?

“헌데 고블라 그대는 어찌 이런 곳에 있는가?”

레온은 고브가 밝힌 가명으로 그를 불렀다.

“제가 맕탉앉잟끓헗힑 님에게 기도를 올려보니 이곳에 귀인이 찾아올 것이라 했습니닷! 하여 위험을 무릎 쓰고 이렇게 찾아온 것입니닷!”

“호오…….”

레온은 갈수록 이 고블린 같이 생긴 사제의 말에 빠져들었다.

비록 다른 신앙의 신도라지만, 이 야만의 땅에 이토록 선명하고 올바른 신앙인이 있을 줄이야!

지구에서도 딱히 야훼, 부처, 알라를 부정하지 않는 그는 다른 차원의 신앙을 관대하게 받아들였다.

“이곳은 위험하네. 허니, 짐과 함께 가지.”

“옛? 괜찮──”

“하하, 부담 갖지 말게. 내 그대 부족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아.”

레온이 웃으면서 하는 제안을 고브는 자신이 만들어낸 설정상 거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사, 살려줫!’

집에 가고 싶다.

* * * *

동굴로 귀환하는 길, 레온이 말했다.

“그나저나 자네는 참 아는 이를 떠올리게 하는군.”

“옛? 그것이 무슨 소리신지…….”

“과거, 짐이 아가리를 찢어 죽이려던 고블린 놈이 있네.”

-뜨끔!

“그 천박한 녹색짐승은 사이한 혓바닥과 교활한 성정을 가진 작자였네. 이런 것과 비교하여 미안하긴 하군.”

“아, 아닙니닷!”

후우, 고브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레온과 마지막으로 만난 건 230년 전, 대악마로 각성할 즈음이었다.

그 뒤로 라이온하트 침공 때도 고브는 무조건 라이온하트와 먼 배속지를 신청했고, 지혜의 군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냉큼 데몬 게이트로 도주했다.

‘그때, 이 새끼한테 입이 찢어진 탓에 지금도 혀 짧은소리밖에 못 낸단 말이닷!’

또 다행인 점은 그때와 지금의 고브는 외견에서부터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악마화를 거치며 피부가 하얗게 물든 데다 뛰어난 마법사인 고브는 자신의 마기를 숨기는 아티팩트를 만들어냈다.

레이날드 쉘먼에게 주기 위해 제작한 특제품을 별 의미 없이 가지고 다녔던 것이 자신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오셨군요. 음? 폐하?”

베아트리체의 시선이 레온이 데려온 하얀 고블린에게 향했다.

“맕탉앉잟끓헗힑의 사제라고 하더군”

“맕탉앉잟끓헗힑이요?”

고블린이 아닌 건가? 베아트리체는 레온이 흔쾌히 데려온 이 하얀 고블린을 보며 고개를 기웃거렸다.

“고브라고 합니닷! 귀인들이시여! 성심껏 모시겠습니닷!”

고브는 전력으로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시중을 자처했다.

중간중간 레온이나 베아트리체나 고브의 신앙과 부족의 이야기를 요구했고, 그때마다 신들린 애드리브로 어떻게든 대처했다.

“그나저나 그대 신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시는가?”

“예, 옛! 직접적으로 도와주기보단 시련으로 성숙해지길 원하시는 분이십니닷!”

“그렇군. 그런 부류의 신성께서도 확실히 적지 않지. 그대의 성력의 혼잡함은 그런 신성을 대변하는 건가.”

레온과 베아트리체가 고브를 의심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

그것은 고브의 지팡이에 담긴 성력 덕분이다.

오랜 연구 끝에 온갖 성력이 뒤엉켜 하나로 흡수된 지팡이 안에는 레온이 특정할 수 없는 성력이 되어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성력에 익숙해진 자신의 몸은 더더욱 의심을 피할 수 있게 되었고.

‘성력 연구를 할 때마다 뒤지는 줄 알았는데, 정말 하길 잘했닷!’

자신을 노리는 경쟁자들을 퇴치하려고 연구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위대하고 현명한 고브 대악마 만만세다!

“폐핫! 폐핫! 여기 두 분을 위해 식사를 마련했습니닷!”

“폐핫! 잠자리를 준비했습니닷! 편안히 쉬십시옷!”

고브는 의심을 받지 않고 호의를 사기 위해 두 사람의 시종 노릇을 자처했다.

한때 고블린들의 왕이 되고 싶어 라이온하트 왕국예법을 공부했던 것이 이리 도움이 될 줄이야!

“보면 볼수록 놀라운 자로다. 이역만리의 다른 차원의 존재가 이토록 훌륭한 예법이라니.”

“만류귀종이라는 걸까요? 덕분에 편안히 지내는군요.”

“아닙니닷! 헤헷….”

고블린 종족 최고의 천재인 이 내가, 지혜와 탐구의 대악마로서 무한의 지식을 망라하는 이 내가 시종 노릇이나 하며 칭찬받는 꼬라지라닛!

고브는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고 싶었지만, 생존에 대한 열망은 그에게 초인적인 인내심을 강요했다.

그렇게 사흘.

동굴 근처를 서성이던 고브는 세기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륜차 기병대가 먼지구름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드디어…!”

그들은 고블린 매드맥스 기병대. 자신이 심혈을 키워낸 친위대였다.

사흘 전 영지 수습부대가 궤멸하면서 연락이 끊겼으니 자신을 찾아온 것이리라!

‘기특한 새끼들! 이제 살았…나?’

잠깐. 저들이 온다고 해서 자신이 살 수 있나?

고브는 기병대의 최고속력과 과거 기억하는 레온의 최고 주파속도를 떠올렸다.

‘그 새끼… 와이번 타고 도망쳐도 맨몸으로 쫓아오던 미친 새낀뎃!’

기어코 쫓아와서 제 아가리를 찢으려고 달려오던 미친 작자를 떠올렸더니 온몸에 한기가 서렸다.

바로 그때──

“고블라! 어서 오게!”

안쪽에서 들리는 레온의 목소리. 혹시 레온이 나와 제 친위대를 발견할까 허겁지겁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오셨군요.”

그곳에는 베아트리체가 일렁이는 게이트를 연 채 기다리고 있었고.

‘좌표를 찾은 건갓!’

그들의 목적이 이곳 마계의 어떤 장소를 찾는다는 건 사흘 동안 지켜보면서 깨달은 일이었다.

이토록 타이밍 좋게 찾아내다니! 어서 게이트 안으로 사라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 가시는 겁니깟!”

“그렇네. 마음 같아서는 그대도 데려가고 싶네만.”

“아, 아닙니닷! 괜찮습니닷!”

미쳤다고 거길 따라가? 고브는 손사래를 치며 애써 거부했다.

“이런 곳에 그대와 같은 또 다른 신앙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이 또한 말탁…”

“마, 맕탉앉잟끓헗힑 님의 인도입지요!”

“그래, 그 신의 인도겠지.”

레온은 고브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짐은 언젠가 이곳으로 귀환할 것이야. 돌아와 더럽고 추잡한 악종 놈들을 찢어발길 것이네.”

그때까지 기다리게.

레온은 격려한다고 한 말이었지만, 고브에게는 더없이 충격적인 저주였다.

‘오지맛! 진짜 오지맛!’

제발 어디 가서 객사 좀 안 해주나? 간절한 고브에게 레온이 청천병력 같은 선언을 하고야 말았다.

“이렇게 헤어지는 것도 아쉽구나. 짐이 그대를 위한 축복을 내려주겠네. 그 지팡이를 줘보게.”

“옛?”

축복.

다시 말해 성력으로 모종의 가호를 내린다는 소리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넙죽 엎드리며 평생의 영광으로 삼아야 할 일이었지만, 악마에게는 전혀 다르게 작용했다.

성력이 깃든 축복은 악마에게 극상의 저주나 다름없다! 레온은 지금 고브의 아가리에 방사능으로 떡칠 된 연료봉을 처넣겠다 말한 것이다.

‘거, 거부하면 좆된닷!’

하지만 이제 와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거부했다간 의심을 받게 될 것이고 이 사자심왕은 게이트를 넘기 전에 충분히 자신의 사지를 찢어놓을 수 있으리라.

“가, 감사합니닷…….”

“하하, 내 그럴 줄 알았네.”

고브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250년 동안 함께해온 지팡이를 넘겼다.

“빛의 여신이시여.”

레온의 손에 쥐어진 지팡이에 축복이 내려진다. 사자심왕쯤 되는 자가 축복하는 것은 그야말로 신의 축복과 다를 바 없다.

‘지팡이 안녕…….’

아무리 그간 성력을 축적하고 있었다곤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지팡이 내부에 축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레온의 축복을 받으면서 성물화 해버린 지팡이는 더이상 악마의 지팡이 같은 게 아니게 되었다.

“자, 받게. 이만하면 이 오염된 땅에서도 상당한 힘이 될 걸세.”

“…….”

저 방사능 덩어리를 손에 쥐라고? 죽으라는 건가?

고브는 최대한 절제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폐, 폐핫…! 생각해보니 이 지팡이를 폐하꼐 드리고 싶습니닷!”

“무엇이? 어째서인가?”

“폐하의 축복으로 이 땅에서는 너무 눈에 띄는 물건이 되었습니닷!”

그 말에 레온도 아차 싶었다. 그가 게이트를 만들어내기까지 성법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악마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직접 축복한 지팡이가 있었으니 혼자 남을 고브로서는 쉬이 들고다닐 수 있는 물건이 아니게 되었다.

“짐이 실수를 했군.”

“아닙니닷!”

고브는 차라리 이 지팡이를 레온이 가져가버렸으면 싶었다. 이 땅에 저런 농축된 성물을 내버렸다간 끝없이 땅이 오염될 테니까.

그리고 그건 이 땅을 수습하라고 보내진 자신의 책임이 될 것이다.

“이 지팡이는 짐이 가져가겠네.”

‘됐닷!’

고브가 안도의 쾌재를 부를 때였다.

“대신 자네에게 축복을 내려주지.”

“옛?”

아직 한 발 남았다.

레온이 고브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가 인자한 미소로 말한다.

“거부하지 말게, 나의 친구여.”

다음 순간, 레온의 손길에 의해 고브에게 축복이 내려졌다. 가히 대성법에 준하는 그의 진심어린 축복은 진심어린 레온의 가호였다. 하지만──

“그르르륽!”

성력에 의해 뇌부터 익어가는 고브가 끓는 거품을 필사적으로 삼킨다.

시뻘개진 얼굴과 파르르 떨리는 전신은 마치 전극실험 중인 개구리 시체 같다.

“하하핫, 그리도 기쁜가?”

‘이, 이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새뀌이이이이잇!!’

레온의 축복은 30초 정도 더 진행되었다.

* * * *

고블린 기병대는 동굴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발견하고 냉큼 동굴로 달렸다.

“뽀스!”

“뽀스가 있다!”

충성스러운 고블린 라이더들은 동굴에서 걸어나오는 고브를 발견했으나 이내 그에게서 느껴지는 끔찍한 기운에 뒷걸음질 쳤다.

“뽀, 뽀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검까!”

고브는 끔찍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전신은 새빨갛게 익었으며 정수리에서 끓어오르는 연기는 이러고도 살아있는 것인가 싶을 정도다.

고브가 평소 성력을 연구한답시고 어느 정도 내성이 있지 않았다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

“끄르, 끄르륵…!”

온 몸을 절뚝이는 그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친위대들.

“어떤 잡것들이 우리 뽀스를! 딸깝쇼?”

그 말에 고브는 화들짝 놀라 외쳤다.

“아, 아니! 절대 안 된닷!”

그의 태도에 기병대장이 고개를 기웃거렸다.

“조져야 하는 거 아님까?”

“덤볐다간 우리가 뒈진닷! 절대 싸울 생각하지 말고 이대로 튄닷! 절대로 놈들을 자극해선 안 됏!”

“???”

기병대가 의아한 눈을 했지만, 고브는 알고 있었다.

이대로 쳐들어가면 자신들은 떼몰살이라는 것을!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고브는 동굴 안에서 느껴지지 않는 인기척이 감지되지 않는 걸 깨닫고 탄식을 흘렸다.

“아!”

고브는 헐레벌떡 동굴 안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뽀스! 이게 무슨 일임까!”

“놈들이 게이트로 도약했닷! 사라졌다굿! 으하하핫!”

“”???””

의아한 듯 기웃거리며 기병대장이 의견을 내었다.

“게이트로 도약했으면 뽀스가 쫓을 수 있지 않슴까? 쫓을까요?”

기병대장의 말에 질색하며 소리치는 고브.

“미쳤냣! 그냥 모른 척 햇! 우린 아무것도 못 본 거야, 알간?”

“옛?”

“잘 생각해봐랏! 이걸 위에다 보고하면 어떻게 되겠냣! 분명 우리보고 쫓으라고 할 거닷! 그렇게 되면 너나 나나 다 뒤진 목숨이얏!”

고브는 생존자. 그는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특히 라이온하트와 관계된 것이라면 그는 정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냥 관계 안 되는 게 상책이얏! 알게썻?!”

“……예.”

그것을 끝으로 고브는 냉큼 친위대의 오토바이 중 한 대에 탑승했다.

“얼른 가잣! 오늘 있었던 일은 다들 없던 일로 해랏!”

“”예! 뽀스!!””

석양이 진다.

오토바이가 사라지는 방향. 고블린 기병대가 배기음을 쏟아내며 달린다.

‘시, 싯팔… 오늘도 살아남았닷…….’

가을이었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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