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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7

156. 약혼관계 – 목

레오 덱스터는 무릎을 꿇었다.

레티이 대회의 우승자로서 페트라 드 클라우스 왕에게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갓 검술에 입문한 보잘것없는 ‘신력’이었습니다. 높이 평가해주셔서 감읍할 따름입니다.”

레오는 고의로 발음을 억눌렀다. 실력을 신력이라 잘못 발음하며 사도로서 당신께 대답할 능력이 되지 않음을 알렸다.

환호성이 터졌다.

대회장을 가득 채운 마누비울의 시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여전히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페트라 드 클라우스 왕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레오는 정수리에 당장 까마귀의 부리가 찍힐 것만 같았지만, 숙인 고개를 들지 않았다.

왕은 침묵했다. 다소 어색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할 즈음 옆자리에 앉아있던 파블로 드 클라우스 왕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버지? 더 하실 말씀이라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왕은 말없이 손을 저었다. 그만 됐다는 듯이 입상자들을 물리치곤, 마법사를 불렀다.

레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검을 돌려받고, 무대로 되돌아온 그는 왕이 아이셀 왕국에 전쟁을 선포하는 선언을 들으며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멍청한 놈.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어째서 여기 할파스(Halpas)가 있는지, 아스틴 왕국이 어째서 벨리타 왕국에 전쟁을 선포했는지, 과거 ‘구일 전쟁’이 왜 터졌었는지까지.

아스틴 왕국의 왕도 사도일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검은 까마귀, 할파스가 있으니 그곳에는 마르하스(MalHas)의 반쪽이자 붉은 까마귀, 말파스(Malpas)가 있을 터였다.

아스틴 왕국의 수도, 바르나울에서 발견한 제단들. 그건 말파스가 그린 것이었다.

현재 아스틴 왕국과 아스터 왕국의 왕들은 구일 전쟁을 일으킨 제 아버지들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다. 아스란 왕국을 둘로 쪼개어 가진 뒤, 십 년의 세월에 걸쳐 힘을 쌓다가 최근에 다시 전쟁을 일으키기 시작한 게 틀림없었다.

분란을 조장해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을 먹이로 삼는 마르하스가 할 법한 짓이었다.

‘그럼 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냐.’

그동안 여러 업적을 받았다지만, 나는 아직도 일개 검사에 불과했다.

웬만한 기사보다 나은 실력. 그건 분명 대단한 것이지만 북부의 두 왕국을 손에 넣은 마르하스에 비하면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난데없이 전쟁이라니… 혹시 저번에 왕자님께서 아이셀 왕국으로 가시길 거부했기 때문일까?”

대대로 앙금이 쌓인 마법 왕국을 치겠다는 선언에 시민들은 입을 가리며 작게 숙덕거렸다.

“그런가 봐. 왕께서는 아이셀 왕국의 공주랑 왕자님을 이어주려 하셨었잖아. 제기랄. 구일 전쟁을 치른 지 몇 년이나 됐다고…”

그래도 왕의 명령이다. 왕이 앞으로 못은 손톱으로 뽑는 것이라 명하면 그리 뽑아야 하는 것이었다.

왕자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던 시민들은 억지로 환호성을 터뜨렸고, 레티이 대회는 수군거림 속에서 성대한 끝을 맺었다.

레나 아이나르는 완전히 죽을상을 짓는 우승자, 레오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 * *

“하하하핫. 너도 대단하지만, 네 남자친구는 더 대단하던데? 왜 여태껏 말을 안 해준 거야?”

숙소로 돌아오는 길. 바하타르가 레나의 속도 모르고 말을 걸어왔다.

“말할 게 있나요? 우리 레오가 이길 거라고 해봤자 아저씨는 드록사 아저씨가 더 셀 거라고 장담했을 거잖아요.”

“그야 그랬겠지. 햐, 드록사가 지다니. 깜짝 놀랐어. 기사만 아니면 이 친구를 이길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바하타르는 민망해하는 친구, 드록사의 어깨를 두드렸다.

레나는 이 아저씨가 왜 이렇게 드록사 아저씨를 높게 평가하는지 알고 있었다. 전에 레오가 “알바세테 부족과 아르펜 알바세테 남작님은 무슨 관계죠?”라고 물었을 때 들었다.

아스틴 왕국의 소드마스터이자 야만인으로서는 최초로 귀족이 된 남자, 아르펜 알바세테 남작은 드록사 알바세테의 친구였다. 같은 부족에서 태어나 함께 대전사의 시련도 치르고, 마우닌-레티이 대회에 나란히 참가하기까지 했던 사이다.

하지만 그 이후의 행보에서 엇갈림이 있었다.

드록사는 부족의 대전사로 남고 싶었다. 기사가 된다든가 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당시 마우닌-레티이 대회에서 입상해놓고도 기사가 될 기회를 거절했었다.

반면 아르펜은 기사가 되길 선택했다. 입신양명을 꿈꾸던 그는 드록사를 돌려보내고 홀로 기사단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주 고향엘 들렸다. 매년 한 번씩은 꼭 휴가를 받아 알바세테 부족에 들렸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회포를 풀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르펜이 고향에 오질 않았다. 간간이 편지만 보내던 그의 소식은 ‘구일 전쟁’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끊어졌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이야기지만, 구일 전쟁의 막바지에서 아르펜은 소드마스터가 되었다. 야만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남작이 되어 입신양명에 성공했다.

아르펜과의 연락이 끊어진 지도 십수 년. 자식들을 어엿한 전사로 키워낸 드록사는 자기가 직접 친구를 찾아가 보기로 마음먹었다.

대전사가 맘대로 부족을 비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는 마우닌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핑계를 대며 친구들을 끌어모았다.

아쉽게도 바르나울에 도착했을 때, 아르펜 알바세테는 전쟁에 나가고 없었다. 남작가의 집사로부터 그 전쟁 때문에 마우닌 대회도 열리지 않게 됐다는 걸 알게 된 드록사는 빈손으로 돌아가긴 뭣해서 레티이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어쩌면 돌아갈 무렵에는 전쟁이 끝나 친구가 바르나울에 돌아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자네도 검을 들어보는 건 어때? 혹시 알아? 소드마스터가 될지. 솔직히 실력은 비슷했었잖아.”

“쓸데없는 소리. 무기를 바꾼다고 실력이 늘 턱이 있나. 그리고 아르펜 그 친구도 도끼를 좋아해서 기사가 되고도 도끼를 고집했었어. 지금은 대검으로 바꿨다고 듣긴 했지만…”

드록사는 어깨를 으쓱하며 바하타르의 농담을 적당히 받아주었다. 대회 구경을 마치고 사방으로 흩어지는 시민들과 다를 바 없이 느지막하게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그들이 숙소 앞에 당도했을 무렵엔 노을이 지고 있었는데…

그때, 싸한 한기를 느낀 레오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한 가면을 쓴 기사가 그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런 빌어먹을.

눈치 빠른 레오는 기겁해 몸을 튕겼다. “레오?”하고 돌아본 레나에게 “도망쳐!” 외치곤 자기는 길거리를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레오! 어디 가?!”

대답해줄 틈이 없었다.

설마 왕이 벌써 기사를 보낼 줄이야. 별말 없이 보내주기에 더는 접근하지만 않으면 될 줄 알았건만, 마르하스는 내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판단하고 죽이려 하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왕이 보낸 저 기사는 아마도 소드마스터. 떠오른 업적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면 그가 절대로 상대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또 망했구나.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과 거세게 부닥치면서, 레오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했다.

모든 위기를 피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단 한 번, 딱 한 번 왕과 마주한 것으로 모든 것이 끝장이 난 것이었다.

이 문양만 없었으면…

레오는 손바닥에 그려진 바르바토스의 표식을 원망하며 달려나갔다.

“어엇? 저것 봐! 아까 그 우승자 아니야?”

삼삼오오 집으로 돌아가던 시민들이 레오를 알아보곤 박수를 쳤다. 휘익-! 휘파람을 불며 오늘 멋있었다고 외치는 전사도 있었다.

스쳐 가는 응원과 환호 속에서 레오는 형용하기 힘든 고독을 느꼈다.

저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 이 왕국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레오 또한 그 거대한 악과 조우해 달아나야만 하는 한 사람의 인간에 불과했다.

레오가 뒤를 돌아보았다. 조금이라도 멀어졌을까 궁금해하며 벅찬 호흡으로 인해 깜깜해진 눈을 돌려보았으나, 왜소한 체구의 기사는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익! 제기랄!”

레오가 이를 악물며 뒤돌아섰다. 돌아섬과 동시에 검을 힘껏 뽑아 휘둘렀다.

– 째앵!

가면을 쓴 기사는 간단하게 막았다. 레오가 부닥친 검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순간, 기사가 자신의 무기를 비틀었다.

소드 브레이커(Sword Breaker).

검신이 각목처럼 두껍고, 검날의 강도를 한껏 끌어올린 검. 상대의 검을 부수거나, 무기의 내구도를 겨루는 데에 특화된 검이었다.

기사가 그걸 연달아 내리쳤다. 목각처럼 단단한 면으로 맞부딪치고, 부딪치는 순간순간 기사가 검을 미세하게 비틀자 레오의 검에 으지직,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에잇!”

레오는 내리치는 척하며 아까 대회 포상으로 받은 검을 던져버렸다. 기사가 빙글빙글 날아드는 검을 쳐내는 사이 자신의 검을 뽑았다.

[ 업적 : 귀속 아이템, 0/3 ]

[ 검 – 파괴되지 않음. ]

– 차앙!

기사의 가면이 흔들렸다. 한 번 맞부딪쳐본 것만으로 레오의 검이 가진 경도를 파악했는지 손잡이를 돌려 잡았다.

그는 날이 패인 부분을 칼등으로 삼아 뒷면에 있던 평범한 검날로 레오를 겨누었다.

“저게 무슨 일이야?”

“저 사람 오늘 대회 우승자 아니었어? 왜 근위기사한테 공격받는 거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길거리에 깔린 시민들이 웅성거렸다. 하지만 가면을 쓴 기사가 입은 근위기사의 제복에 망설였고, 이내 그들의 입이 한껏 벌어졌다.

오러블레이드.

자세를 잡은 기사의 무기가 새하얗게 작렬했다. 검면에 묻은 불순물이 재가 되어 떨어지고, 시민들은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보았다.

“모드레드 백작님이시다!”

“근위단장님 아니셔? 세상에. 저 인간이 왕께 무슨 큰 잘못을 한 모양이야.”

“언 우우야. 어애어 와아임을 옷오 앙에 업은압 엇이냐. 왜 에에어 이억에 이앙안 으임이 으은 엇이이.”

그때, 모드레드 백작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입을 열었다. 웅얼웅얼,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시민들은 확신했다.

구일 전쟁 당시 턱 반쪽을 잃어버린 백작님이 말을 거의 못 하신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는지 가면 쓴 기사는 고개를 까닥, 짜증 나게 흔들곤 검을 내리찍었다.

– 까앙!

하지만 막혔다.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 레오의 검이 오러블레이드를 막아 세웠다.

기사는 깜짝 놀란 듯 멈칫했으나 가면으로 가려져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물론 그런다고 전세가 역전되거나 할 턱이 없었다. 오러블레이드를 무용지물로 만들었음에도 소드마스터와 레오의 격차는 어마어마했다.

각자의 검술이 가진 특징이나 장단점을 활용하고 자시고 할 것이 없었다. 단순히 검술 경지에서 차이가 극심했다.

소드마스터는 부닥칠 때마다 검을 미세하게 비틀었고, 아마도 검을 부수려는 그의 습관이겠지만, 그 튕기는 반동까지 활용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선공권을 이어나갔다.

레오는 형편없이 밀렸다. {검술.3v : 바르트류(流)}로도 가까스로 몸통과 머리를 지키는 것이 전부. 레오의 어깻죽지와 허벅지가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으윽!”

이, 이대로는 죽는다. 레오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곱게 죽어줄 이유는 없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레나를 데리고 여길 도망치겠다.

하지만 주춤주춤 계속 물러서다 보니 더 이상 달아날 길이 없었다.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마누비울의 두 번째 군사시설이 그를 가로막았다.

운하(運河)였다.

성 바깥둘레 또는 성벽 안쪽에 치는 해자(垓字)와 달리 운하의 군사적 활용은 적의 공격을 막는 데에 있지 않았다.

성 주변에 주둔할 적의 진지를 둘로 가르거나, 운하 밖으로 진지를 세우도록 밀어내는 데에 그 의의가 있어서 요새 주변 어정쩡한 위치에서 흐르도록 만들어졌다.

지금이야 수도가 된 마누비울의 수로 역할을 도맡고 있지만, 여차하면 독을 풀 수도 있고, 상류의 수문만 지킬 수 있다면 아닌 밤중에 물바다를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보통 달아나야 하는 사람이 이런 흐르는 물을 발견한다면 반색하기 마련이겠지만, 레오는 망설였다.

저기에 떨어지면 죽는다.

그렇게 높지 않아서 저 느릿하게 흐르는 물에 떠올라 허우적거릴 때, 이 기사가 뛰어내리면 꼼짝없이 칼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 챙!

소드마스터도 그걸 알았는지 끈질기게 버티는 레오의 검에 자신의 검을 맞닥뜨렸다.

그는 레오를 난간에서 밀어버릴 작정이었다.

힘이야 체격이 큰 레오가 조금 앞섰지만, 그는 소드마스터의 검을 쳐낼 수가 없었다.

가가가각, 소름 끼치게 긁히는 소리. 이걸 잘못 밀쳐냈다간 어떻게 검이 돌아 들어와 내 목을 쳐버릴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힘으로 버티고 선 것이 가장 나은 상태였다. 다친 허벅지와 어깻죽지가 얼마나 버텨줄진 모르겠지만.

두 사내의 몸이 바짝 붙었다. 레오는 올려다보는 가면 틈새로 맹렬하게 타오르는 눈동자를 보았는데,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바르바토스의 팔찌}

[매혹의 눈]을 걸면 이 자를 어떻게든 물려 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건 소모품이라… 팔찌에 걸린 세 개의 구슬만큼, 딱 세 번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모든 회차를 통틀어서.

다행히 가진 검이 축성을 받진 않았긴 하다만… 할파스의 명령을 받았음이 분명한 이자가 매혹에 걸리긴 할까?

낮은 난간 위로 몸이 서서히 기울어지는 와중에도 레오의 머리는 바쁘게 굴렀다. 그런데,

“레오!”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레나가 뛰쳐나왔다. 소드마스터의 눈이 레나에게 향한 순간, 레오는 어쩔 수 없어졌음을 느꼈다.

“날 봐라!”

레오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팔찌에 달린 구슬 하나가 깨지면서 그 안에 담긴 붉은색이 레오의 눈동자로 몰려들었다.

‘제발. 제발. 제발.’

레오는 초조하게 기사의 상태를 살폈으나…

“흐읍!”

소드마스터의 오러블레이드가 눈이 부실 지경으로 강하게 작렬하기 시작했다. 감히 자신에게 매혹을 걸려 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인지 더욱 거세게 밀어붙였다.

이대로는 떨어진…

– 쓰아아아아악!! 쨍그랑.

그때, 소드마스터가 확 뒤돌아섰다. 레오의 검에 맞부딪친 오러블레이드를 뽑으며 뒤를 후려쳤다.

“레, 레오! 괜찮아?”

당장 떨어지는 건 면했지만, 소드마스터에게 달려든 레나의 검이 뎅겅, 잘렸다. 그녀는 전의를 상실했는지 덜덜 떨리는 팔로 밑동이 잘려 나간 검 손잡이만 들고 있었다.

“레나! 너라도 도망쳐!”

소드마스터는 비무장이 된 레나에게 더는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검을 휘두르더니 레오의 몸이 덜컹거릴 지경으로 밀어붙였다. 그때,

“앗!”

“…?!”

덜덜 떨던 레나가 차분해졌다. 손잡이만 남은 검을 던져버리더니

“어떻게 내가 널 두고 가라는 거야!”

소리치며 소드마스터에게 달려들었다.

– 부웅! 우지끈!

팔 벌려 뛴 레나가 소드마스터를 덮쳤다. 오러블레이드를 휘두른 소드마스터는 피하려 했으나 레나의 팔이 그의 몸통을 그러쥐었다. 난간이 부서지며 소드마스터와 레나는 운하로 떨어졌다.

“레나! 안 돼!”

가까스로 난간에 매달린 레오가 손을 뻗었다. 떨어지는 레나의 다리를 붙잡으려 손을 휘둘렀으나 그의 손에 잡힌 건… 그녀의 머리카락이었다.

방금 휘두른 오러블레이드가 레나의 목을 긋고 지나갔다. 던져진 몸과 다른 포물선을 탄 머리가 레오의 손에 잡혔고, 잡힌 머리카락은 그가 사준 머리끈으로 매여 있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가벼워진 레나를 들어 올렸다. 꽉 매어진 머리카락을 축으로 머리가 돌아가는 순간,

[ 레나가 죽었습니다. ]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나의 얼굴을 가리더니 삽시간에 멀어져갔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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