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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9

169화 대만 급습

“연회장이 습격당했다고요?”

자오 총통이 국빈들을 맞이하러 간 연회장이 테러리스트에게 습격당했다는 소식에 퀘이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한 방 먹었군요.”

국경절을 맞이해 국빈들을 대거 초대한 것은 레온의 행동을 제약하기 위한 인질들이었다.

여차하면 둔갑을 푼 악마들이 사방에서 날뛴다. 그것을 경고하기 위한 노림수였건만.

‘도리어 인질극을 벌일 줄이야.’

문제는 그 연회장에 잠입시켜둔 고위 악마들이 놈들에게 들키냐는 것인데······.

‘자신이 있으니까 일을 벌였겠지.’

내부의 고위 악마들은 버림패로 둘 수밖에 없나.

“이것도 문제지만 더 성가신 건······.”

대만 전역에서 보고되고 있는 가스 테러와 가스에 노출된 악마들의 둔갑이 풀리고 있다는 보고.

어떤 수단을 썼는지는 몰라도 전 방위적인 신분 노출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이라도 비상 계엄령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이런 판국에 권한이 있는 총통은 연회장에 인질로 잡혀 있다.

“남아있는 고위 관료는 누가 있죠?”

“부, 부총통과 총사령부, 헌병 사령부는 움직이는 중입니다.”

“타락자들로 구성된 해군 육전대도 긴급히 동원할 수 있습니다.”

민간에서의 기습적인 테러로 선수를 빼앗겼지만, 이곳은 그들의 홈 그라운드였다.

대만 곳곳에 배치된 군 부대가 곧 그들 수중에 있었고, 그중에는 둔갑한 악마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한다 치면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는 것도 불가한 건 아니다.

이 대만이라는 섬은 라이온하트를 수렁에 빠뜨릴 늪지대. 놈들이 이곳에 대단한 전력 없이 소수로 진입한 순간부터 함정에 빠진 것이다.

“대, 대공님···!”

그때였다. 실시간으로 국가 안전국 및 군 부대, 경정서까지 연락을 취하던 수하들이 다급히 보고해왔다.

“차, 참수기사···! 그 도살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쟁신의 참수기사. 단기로 군대를 상대하는 자. 그 위명을 모르는 악마는 없다. 사자심왕과 오크 대칸, 도살자는 그 세계에서 대공들조차 이겨내지 못한 괴물들이었으니까.

“그 절멸주의자가··· 시내에 악마가 나타난 타이밍을 놓칠 리가 없지.”

하지만 놈은 혼자다. 아무리 초월적인 무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개인이라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병력을 동원합니다. 상황을 우리가 컨트롤 해야 합니다.”

아직 명분은 자신들에게 있다. 놈들이 아무리 대만 정부 전체를 악마들의 소굴로 간주하고 있다 해도 이 나라에 숨어든 악마들은 결국 소수.

무고한 일반 군인이나 경찰들을 내세우면 아무리 그 광신도들이라도 그들 모두를 학살하고 지나칠 순 없을 터.

결국 놈들은 고지식한 적법함을 따지는 족속들이니까.

라이온하트에 대한 고정관념일까? 아니면 편견일까?

단지, 그 고정관념에 이 성배기사는 포함이 되질 않았다.

“GRARARARARARA──!!”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대한 폭력. 그것이 어딘가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 * * *

대만 전역은 때아닌 가스 테러와 악마들의 등장에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딱히 마셔도 해가 되지는 않는 모양인데······.”

부대에 있는 방화복과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주변에 멀쩡히 돌아다니는 시민들을 보자니 이 하얀 가스는 일반인들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다.

“해를 입는 존재는 악마들뿐인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악마들이 숨어 있었다니······.”

시내는 가스 테러와 악마 출몰로 혼비백산에 국빈들이 있는 연회장은 테러리스트에 점거당했다.

대만 건국 이래 이 정도의 긴급사태가 있었던가?

“무장집단이 악마와 교전 중이라고? 개들은 누군데? 뭐? 가스 테러 당사자들이라고?”

“테러리스트 대응을···! 아니, 악마들부터! 뭐? 테러리스트부터 먼저 제압하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대혼란이었다.

부총통의 비상선언과 동시에 16만에 이르는 대만군 전체가 움직이고 있다.

대만군은 물론이고 민간 헌터들까지. 사실상 대만이라는 섬이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란 전력은 죄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만 육군 총사령부. 비상 사이렌이 켜지며 주요 장성들은 죄 모여 작금의 사태에 작전 지휘를 시작했다.

“사령관님, 해군 쪽에서 육전대를 출병시켰다고 합니다.”

“북부 6군단도 차량화 부대를 우선 급파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란양의 51사단이 합류하면 타이베이 안정은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 그래. 그보다 협회는? 연회장을 지키던 란팡 길드장은 어떻게 된 거지?”

대만 육군 상교(대령) 류웨이는 총사령관 뤼셴저 상장의 모습이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총통 비서실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손수건으로 닦고 있다.

‘저 양반이 대체 왜 저런담?’

평소에는 유능한 장군이었다. 보통 정치 윗선과 연결된 이들은 능력이 아니라 라인을 타고 올라가기 마련이지만, 뤼셴저 상장은 능력과 배경 둘 다 출중한 케이스.

언제나 냉정하고 인간을 초월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 그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부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응? 뭐야, 저 양반이 왜 여기 있어?”

류웨이 상교는 합참본부 입구에서 헌병과 실랑이를 벌이는 ‘갑주’를 발견하고 당황했다.

류웨이의 말에 자리에 모인 장군들이 CCTV 영상을 확인했다.

“불카누스 경?”

일주일도 전에 대만에 입국한 만신전의 국빈. 그가 총사령부 입구에서 헌병들을 무시하고 기지에 진입하고 있었다.

“이쪽을 보고 있다?”

카메라 중 하나. CCTV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는 불카누스의 시선이 섬뜩하다. 그는 무언가를 찾은 듯 움직이더니 성큼성큼 걸어왔다.

소름 끼치게도 총참모본부가 있는 쪽이었다.

“어어, 점마, 이쪽으로 오고 있는 거 아니가?”

누군가가 한 말. 반응한 건 뤼셴저 상장이었다.

“마, 막아! 놈을 막아라!”

마치 사형 집행인이라도 오는 것처럼 발작하는 뤼셴저 상장. 다음 순간, 카메라에서 불카누스가 사라졌다.

“어, 어디로 간──!”

-콰앙!

굉음과 함께 사령부 외벽이 무너진다. 미사일에도 견딜 터인 군용기지의 외벽을 몸통 박치기로 무너뜨린 그자는 먼지를 털어내며 자신이 만든 입구로 들어왔다.

“흠! 사령부라 할 수 있는 기지의 외벽이 이리 물러서야.”

네가 괴물인 거야··· 라는 말은 류웨이 상교부터 나오질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필사의 군인정신을 발휘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불카누스를 막아섰다.

“부, 불카누스 경! 이게 대체 무슨 짓입니까! 여긴 군 기지입니다!”

“안다!”

아는 사람이 그래?!

류웨이 상교뿐 아니라 기지 내의 장교들이 필사적으로 만류해봤지만, 2m가 넘는 거구를 막아서기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FM대로 총을 겨누자니 상대는 나라의 국빈. 아니, 국빈이면 어떠리. 애초에 총화기 따위로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닌데.

“사, 사령관님! 명령을···!”

류웨이 상교는 이 자리의 최고 지휘관인 뤼셴저 상장의 지시를 기다렸다.

이미 군 기지를 급습한 시점에서 총살해도 할 말이 없겠지만, 상대의 신분과 끔찍한 무력 때문에 대처가 늦은 것이다.

하지만 그가 명령한다면 여기에 있는 모두가 권총이라도 꺼내 그를 적대할 것이다.

“······사령관?”

류웨이 상교를 비롯한 군인들은 도통 대답이 없는 사령관을 찾았다.

그리고 뤼셴저 상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들 뿐만이 아니다. 총사령부에 있던 장군들과 장교 대부분이 냅다 사라진 것이다!

‘도망쳤어?!’

이 새끼들, 군인이라는 것들이 도망을 쳐?

어이가 없어 욕지거리가 나오려던 차, 불카누스에게서 뜨거운 열기가 쏟아졌다. 특유의 인페르노 아이라 소문난 불타는 시선이 갑주에서 새어 나오는 것이다!

“머, 멈추시오!”

“난 나보다 약한 녀석의 명령은 듣지 않는다!”

“뭔 소리야!!”

“난 나보다 약한 녀석의 명령은 듣지 않는다!!”

류웨이 상교가 기어코 권총을 겨눴지만, 불카누스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에게 저항의지를 가진 건 자리에 류웨이 상교뿐인 듯했다.

“빌어먹을···!”

파르르 떨리는 류웨이의 상교의 손가락이 기어코 방아쇠를 당겼다.

-탕!

-팅!

공허한 소리만이 맴돌며 모두가 침묵에 휩싸인다.

‘젠장, 죽으려나?’

불카누스가 손가락만 튕겨도 제 머리통을 두부마냥 터져나가겠지.

군인으로서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을 때부터 예상한 결과였다.

“GRARARARA──!”

그러나 돌아온 건 호탕한 웃음소리였다.

“그래! 전사는 응당 그래야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현명하다곤 못하겠지만!”

“억! 억! 어억!”

류웨이의 어깨를 부서져라 두드리던 불카누스는 그에게 어떤 위해도 가하지 않고 도망친 장군들을 쫓았다.

“······.”

누구도 이를 막을 생각을 못 하는 가운데, 어안이 벙벙한 총사령부에 추가 통신이 들어왔다.

“각지의 기지에서 ‘기사’ 출현 보고입니다!”

“마, 만신전! 불타는 검 기사단!”

“라이하르 데버 이하 세 명 10군단 지휘부 출현! 항공 특전 지휘부에도 출현했습니다. 네임드 갈라탄 경! 기사 네 명을 이끌고 특전 지휘부를 급습!”

“43포병 지휘부 무력화! 기사입니다! 만신전 제1기사단이 맨앳암즈와 함께 출몰했습니다.”

그때였다. 지휘부의 실내등은 물론 각종기기들이 일제히 꺼졌다.

“저, 정전?”

“보조 발전기 안 돌리고 뭐하나!”

“토, 통신이 되지 않습니다! 재밍! 강력한 재밍입니다!”

기지가 순식간에 무력화됐다.

“사이버전?”

이 대만 총사령부가··· 반도체 산업의 필두를 달리고 있는 이곳의 사이버전 지원부대들이 손도 못 쓰고 당했다고?

가스 테러와 동시에 국빈들을 인질로 삼은 인질극. 그 타이밍에 고도의 해킹과 전국에서 벌어진 급습.

류웨이 상교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말았다.

“만신전이··· 우리를 상대로······.”

전면전을 걸어왔다.

* * * *

“젠장젠장젠장!!”

뤼셴저 상장. 쾌락과 타락의 고위악마 발바자르. 그는 필사적으로 기지 복도를 달렸다.

‘놈이 눈치챘다! 대체 어떻게?!’

발바자르는 불카누스가 정확히 자신을 콕 집고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놈이 어떤 수를 쓴 건지는 몰라도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아챈 게 틀림없다!

-GRARARARARARA──!!

파멸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목소리가 다가올 때마다 자신의 운명이 끝나는 종소리가 딸각딸각 들리는 듯하다.

“젠장!”

발바자르는 더이상 둔갑을 유지하지 않았다. 뤼셴저라는 가죽이 찢어지고 그 안에서 흉측한 쾌락의 악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으, 으아악!”

“아, 악마?!”

기지의 장교나 병사들이 기겁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 자신이 도주할 틈을 벌어야 한다.

“깨어나라···!”

그 순간, 마주친 어떤 장교가 무언가를 쏟아냈다.

그는 대만군 내부의 비밀 사교조직 쾌락교단의 일원이다.

쾌락과 타락의 악마들이 제공하는 무한한 환락을 맛보며 그들의 노예가 되기를 자처한 자였다.

그리고 그런 타락자들은 더 있었다.

“아, 안 돼.”

“사, 상장님, 무슨 짓을···!”

인간의 거죽이 녹아내리며 타락한 그들의 흉측한 모습이 드러난다. 필멸을 벗어나 불멸의 생을 얻었다며 기뻐하던 그들은 하필 이 시국에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나자 당황했다.

“놈을 막아라! 일초라도 벌어라!”

고위악마의 명령에 타락자들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복도 너머의 불타는 기사에게 달려들었다.

한 놈당 일초라도 좋다. 놈의 걸음을 조금만이라도 멈추게 한다면──

“아······.”

그것이 얼마나 무지한 만용인가.

빙하대공의 마법들조차 저 기사의 발을 멈추지 못하게 했거늘, 이제 막 악마가 된 햇병아리들 따위야.

-콰아아아아!!

끔찍한 열기와 함께 타락자들이 삼켜진다. 그들은 그 무한한 분노 앞에 한순간도 버티지 못했다.

“아아······.”

온다.

전쟁신의 사도가 온다.

사자심왕의 오른팔. 사자심왕에게서 열세 번이나 살아남은 괴인.

그가 살아있다는 것부터가 강함의 증명.

불카누스.

성은 없고, 작위도 없으며 오직 두 팔의 무력만으로 수많은 악마들을 찢어발긴 시대의 공포.

“누구도. 죽음을 막을 순 없다.”

그는 죽음이다.

* * * *

“미끼들은 다 뒈졌군.”

“퀘이가 방치한 탓이야. 자오 놈이 여왕에게 농락당했을 때, 이미 정보가 샜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감수할 만한 피해라고 여겼겟지.”

인질극이 벌어진 타이메이 오성 호텔의 입구. 그곳에는 세 노인들이 격리된 호텔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공할 거라 보는가?”

“글쎄. 상대가 사자심왕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인간이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인다면 불가한 건 아니지.”

쾌락의 군주 도트라돈이 쓰러진 뒤, 쾌락과 타락의 악마들을 이끄는 건 지금의 쾌락대공 퀘이다.

그는 차기 군주위를 계승할 수 있음에도 더 나은 소체가 있다면서 계승을 거부했다.

기본적으로 그런 성정이기에 군주에게도 견제받지 않은 것이지만.

“그 전쟁 이후로 우리는 쇠락했다.”

“백년의 대계도 실패한 이상, 이곳에서라도 성과를 얻어야 해.”

“‘그놈들’에게 밀리는 건 피하고 싶군.”

노인의 가죽을 뒤집어쓴 악마들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의 변화는 여타 악마들의 둔갑과는 달랐다.

육신의 총량에 따라 거죽에도 한계가 있는 다른 악마들과 달리 그들의 둔갑은 초위의 마법 그 자체.

순식간에 본모습을 드러낸 그것들은 하나같이 수 미터가 넘는 거구의 괴인들이었다.

[시간벌이인가. 통탄을 금치 못하겠군.]

<영역선포 – 쾌락신전>

[녀석들에 대비한다. 이곳을 놈들과 격리시킨다.]

<영역선포 – 타락신전>

[오라, 나의 군단이여. 일할 시간이다.]

<데몬 게이트 소환>

타이베이 시 한복판. 퍼레이드가 오가던 공간에 거대한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그 안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악마들. 대악마··· 그중에서도 그레이터 올드 데몬이라 불리는 강대한 악마들의 군단이 도시를 채우기 시작했다.

-적성위협인자 발견.

그리고 우주.

정지궤도에서 대만을 관측하던 스텔스 전략 위성이 그 고고한 모습을 드러냈다.

-적 개체 S급 다수. ‘군단급’ 악마 무리 출현. 특정 개체 SS급 이상 추정.

만신전 전략우주군사위성 야크트 스피너 무장 플랫폼. 그곳의 관측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신하던 야피는 적의 증대를 주시했다.

-대응부대 출격 필요.

전력을 노출하게 되겠지만, 어쩔 수 없다. 레온도 이런 사태를 대비해 권한을 허용했으니 자신이 고려해야 할 건 적 전력의 박멸.

-만신전. 집결하라.

세계에 만신전의 힘을 보일 때였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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