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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17화

“그래, 조건을 받아…… 응? 뭐라고?”

거절하겠다는 내 대답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웃고 있던 표정을 싹 지우고 어리둥절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부장.

나는 그런 부장을 향해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 주었다.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그 제안, 거절하죠.”

“……진짜 거절하겠다고? 그러면 동의서가 필요 없다는 말이야?”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여러분께 다른 제안을 드리고 싶다는 거지요.”

“다른…… 제안?”

핸드폰을 꺼내 최근 통화기록의 가장 위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건다. 두 번의 신호음이 울린 뒤 들리는 목소리

-전화 받았습니다.

“한서준. 그건 챙겼나?”

-예, 지금 문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들어와.”

-알겠습니다.

통화를 끊고 주머니에 넣음과 동시에 우리가 들어왔던 부실 문이 열리며 한서준이 걸어 들어왔다.

“도련님. 여기 있습니다.”

내 앞의 책상에 두 개의 서류 가방을 올려놓고는 묵례 후 곧장 밖으로 나가는 한서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부장은 한서준의 퇴장에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내뱉었다.

“……저 사람은 뭐야?”

“그게 중요합니까?”

난 눈도 돌리지 않고 가방의 잠금장치를 풀었다.

열린 가방 안에 놓인 수많은 파일철. 그중 몇 개를 꺼내 보드게임 상자 위에 뿌린 나는 부장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드게임 동아리. 브론즈 등급으로 동아리 회관 1층에 자리하고 있는 동아리.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천만 크레딧으로는 매년 쏟아져 나오는 보드게임들을 구매하기 어려워 경제 동아리를 통해 대부업에 가까운 이율로 빌린 금액이 쌓이고 쌓여, 현재는 오천만까지 불어났다……. 맞습니까?”

“잠깐, 신입생인 네가 그걸 어떻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요? 게다가 작년에도 신입 부원이 없어서 기본 지원금의 조정이 언급 됐다라…… 정말 벼랑 끝이시군요.”

“아, 아니 그건……!”

“뭐, 그건 어찌 되든 상관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어째서 제가 이 이야기를 여러분께 하고 있느냐는 겁니다.”

손가락을 튕기며 다시 본 내용에 집중시키자.

순간 부장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커다래진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설마, 동의서를 사겠다. 이거냐?”

그 말에 히죽 미소를 짓는다.

“정답입니다.”

“동의서를 돈으로 산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오천만 크레딧.”

“뭐?”

쿵.

촤르르르르르륵─!

나머지 가방이 열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쏟아져 나온다.

지폐, 지폐, 지폐.

테이블에 깔리는 그 하나하나가 모두 돈 뭉치였다.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그 광경에 부장은 그저 입을 벌린 채 뻐끔거릴 뿐이었다.

“어, 어…….”

“저는, 보드게임 동아리에 제안하고자 합니다.”

그 어떠한 제안도 아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여기 지금 오천만 크레딧이 있습니다. 방금 제 계좌에서 인출 한 따끈따끈한 현금이죠.”

“지금…… 무슨 말을…….”

“참, 마침 지금 보드게임 동아리가 지고 있는 빚도 오천만 크레딧이군요. 이거 정말 기가 막힌 우연 아닙니까? 동아리 인증서를 하나 건네주는 것으로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다니!”

천천히, 몸을 숙여 부장의 귓가에 속삭인다.

“멋지지 않습니까?”

상대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돈을 줘라. 그래도 거절한다면 돈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라.

누가 한 명언인지는 몰라도 정말 기가 막히는 명언이지 않은가.

지금껏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던 부장이 벌벌 떨리는 손을 책상을 향해 내밀었다.

슥.

그와 동시에 깔린 지폐들을 내 쪽으로 당기자 처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부장.

“하지만 역시 동아리의 운명을 겨우 돈 때문에───.”

“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실망인데요. 이게 단순한 돈으로 보이십니까? 제가 드리는 건 기회입니다. 보드게임 동아리가 생존할 수 있는 기회.”

아, 그리고 말입니다─.

나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며 나직이 읊조렸다.

“협상 따위 할 생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저는 다른 동아리에 가면 그만이니까.”

사람에게 공포를 주는 방법이 오직 폭력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방의 상황과 심리를 이용하여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큰 기회인지를 알게 하는 것. 그리고 이 기회를 놓쳤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스스로 알게끔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폭력이 아닌, 상황과 분위기로 상대를 두려움에 빠지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동의서만 작성해 주면 되나?”

“예. 그리고서는 이 가방을 들고 빚을 갚으러 가시면 됩니다.”

“……조금만 기다려라. 금방 가져오도록 하지.”

“예, 여기서 천천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 너무 급하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선배님.”

보드게임 동아리 부장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자 모두가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지?”

분명 실수 같은 건 안 했을 텐데, 왜 이러고 있는 거지?

“어…… 유진 씨는 생각보다 착한? 무서운? 사람이었네요.”

“보스, 나 지릴 뻔했잖아…….”

“……동의서를 돈으로 살 생각을 한다니, 어이가 없네.”

나의 방식을 뒤에서 지켜보고서는 각자 다른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

“처음에는 그냥 돈으로 협박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면 보드게임 동아리는 손해 보는 게 없는 제안이잖아요. 오천만 크레딧이면 엄청나게 큰돈일 텐데, 이렇게 큰돈을 써도 되는 건가요?”

“……큰돈?”

오천만 크레딧이면 한화로 대략 오천만 원 정도인가.

게임에서도 웬만한 장비 한 부위를 맞추는데 드는 돈이 평균 일억 크레딧이어서 그런 것일까. 방금 오천만 원 상당의 금액을 다른 상대에게 넘겨주고도 박탈감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용돈을 조금 쓴 거니 상관없다.”

“……네?”

바로 나, 유진 한 칼리오네의 잔고를 떠올리면 이 정도는 정말 푼돈에 불과한 것이다.

칼리오네 패밀리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는 암흑가의 집안. 덕분에 내 통장 잔고는 상상 이상으로 풍족한 상태였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사용한 오천만 크레딧은 저번 블런티 패밀리를 처리하며 아버지께 받은 금액의 일부에 불과했으니, 사실상 내 재산은 줄었다고 하기도 애매한 상태.

그런 사실을 알 리 없는 녀석들은 그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신입생.”

동의서의 작성이 모두 끝났는지 부장이 서류 봉투를 손에 들고 내게 다가온다.

“여기, 네가 말한 브론즈 동아리 동의서다.”

“생각보다 빨리 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그에게서 서류 봉투를 건네받은 뒤 자연스럽게 진우에게 넘긴다.

“브론즈 동아리인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큰돈을 사용하면서 동의서를 받는 걸 보니…… 제대로 할 생각인가 보지?”

“예. 생각하시는 대로입니다.”

내 대답을 듣고는 킥킥 웃는 부장.

“설마 신입생이 동아리를 만드는 광경을 내 대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비록 이런 형식으로 네게 동의서를 주게 되어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우리 동아리의 동의서를 가지고 간 이상, 최선을 다해라.”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내게 손을 내미는 부장.

나는 그런 부장의 손을 붙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

이것으로 이쪽의 일은 모두 끝난 상항.

보드게임 동아리를 뒤로하고 방으로 나온 우리는 곧장 회관의 로비가 있는 1층으로 향했다.

“이렇게 쉽게 브론즈 동의서를 얻을 줄은 몰랐는데…… 실버 동아리 동의서는 어떻게 받을 생각이야?”

곧바로 다음 일정에 대해 묻는 영제.

보드게임 동아리에서 동의서를 얻는 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으니 아직까지 시간은 풍족한 상황이었기에, 나는 천천히 걸음걸이를 옮기며 말했다.

“실버 동아리는 오히려 더 쉬울 거다.”

“응?”

“뭐, 보면 알겠지.”

다음 목적지가 있는 실버 동아리는 동아리 회관 4층에 부실을 두고 있었다.

“와, 확실히 위층은 아래랑 수준이 다르네. 여긴 청결하다 못해 빛이 나는데?”

가장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진우.

“보스, 이번엔 무슨 동아리야? 보드게임 동아리는 공략했으니…… 양궁부. 사격부. 뭐 이런 곳인가?”

“아니, 그런 거창한 동아리는 아니고…… 장사를 하는 동아리에 가려고 한다.”

“장사 동아리?”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우측 코너로 꺾음과 동시에 가장 먼저 보이는 고급스러운 검은 문 하나. 그 옆에는 [국제 무역 동아리]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국제 무역 동아리? 여기는 또 뭐 하는 곳이야?”

“저 들어 본 적 있어요!”

이번에 갈 동아리에 대해서 따로 들은 것이 있는지 김세아가 손을 번쩍 든다.

“아카데미나 주변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해외 제품을 본인들만의 루트를 통해 신속 정확하게 배달해 주는 동아리! 돈만 주면 못 구하는 게 없다는 그 동아리 맞죠?”

“응? 보스는 그렇다 치고, 너는 그걸 어떻게 알아?”

“여기도 월급을 꽤 준다고 해서 알아봤었거든요.”

김세아의 의외의 모습을 보고는 감탄을 내뱉는 진우. 둘의 사이좋은 모습에 나는 싱긋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뭐든지는 아니지만, 특별한 게 아니라면 대부분은 구할 수 있는 곳이 맞지.”

김세아가 말한 대로 이 [국제 무역 동아리]는 돈만 구해 주면 뭐든지 구해다 주는, 일종의 거래 의뢰소 같은 곳이었다.

게임 속에서는 아카데미 내부에서 이용 가능한 상점의 역할을 하던 곳이었는데, 아카데미 루트를 타다 보면 자연스레 [국제 무역 동아리]에 대해 알게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시간 끌지 말고 들어가지.”

“네? 이렇게 무작정이요?!”

사전 준비 없이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내 모습에 당황하는 김세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의 거대한 공간과 에어컨을 통해 뿜어 나오는 차가운 공기.

아니, 차가운 분위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진품을 들여오랬더니 가품을 구해 와? 이 손해를 어떻게 할 거야!”

“죄, 죄송합니다! 차장!”

“죄송해? 죄송해? 죄송하면 동아리 생활이 끝나? 손해 본 건 네 월급에서 깔 테니까 그럴 줄 알아. 알겠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입구에 들어섬과 동시에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 이내 우리의 인기척을 느낀 것인지 직원을 나무라던 여성은 날카로운 눈으로 우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뭐죠? 아직 동아리 오픈 시간이 아닌데요.”

나가라는 걸 이렇게 돌려 말하는 건가.

“물건을 사러 온 게 아닙니다.”

“네? 그럼요?”

“국제 무역 동아리 부장을 만나러 왔습니다.”

“뭐요? 잠깐, 명찰 색깔을 보니까 신입생 같은데…… 야,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는 알아? 우리 부장님이 무슨 네가 부르면 딸랑딸랑 와야 하는 개라도 돼?”

“개는 아니지.”

“뭐?”

당황해하는 녀석을 향해 나는 싱긋 웃어 주며 방울을 흔드는 시늉을 했다.

“잠깐 나 좀 보지?”

“이게 지금 뭐 하자는───.”

“딸랑딸랑.”

그러자 우리를 향해 소리를 지르려던 직원을 밀치고는 방울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여성.

검은색 정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게끔 개조된 생도복을 입은 여성은 무표정한 얼굴로 방울 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왔다.

“오랜만이네. 그렇지?”

“……어라?”

머리를 뒤로 돌려 묶어 새하얀 목선이 드러나 있는 미모의 여성.

그녀는 당황하는 직원의 앞으로 나서서는 나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국제 무역 동아리의 부장. 이하루가 도련님을 뵙습니다.”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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