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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

#외전 4 메리 썬셋!

제목: [업데이트] 메리 크리스마스♡ 패션숍 업데이트 안내

작성자: GM푸딩

내용: 야호! 모험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GM푸딩입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XD♡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올까요? 크리스마스에 새하얀 눈이 내리면 사랑이 이루어진대요! u////u…♡ 부디 모두에게 로맨틱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라며,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선보이는 특별한 아이템들을 가지고 왔어요~! 인게임 화면 오른쪽 하단의 ‘패션숍’ 버튼을 통해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기간 한정 아이템은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반짝 판매하는 품목이니 이 점 참고해주세요>_<)

* 판매 기간: 12월 14일 정기점검 이후 ~ 12월 29일 오후 11시 59분

* 패션숍 업데이트 품목

-크리스마스 확률제 행운 상자

-스노우 플레이크 이펙트(기간제 14일)

-산타 복장 set

-빨간 코 루돌프 고용권(탑승 아이템, 기간제 30일)

-성탄절 폭죽(일회성 아이템)

-크리스마스 한정 서버 마이크

※ ‘크리스마스 확률제 행운 상자’는 구매 마일리지 적립 대상 품목에서 제외됩니다. 기간 내 행운 상자에서는 특별히 준비된 아래의 아이템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 등급 SS / 획득 확률 0.05% >

-가디언 엔젤 확정 분양권

-전설 펫 확정 분양권

< 등급 S / 획득 확률 0.3~0.9%>

-반짝반짝 가짜 사슴뿔(패션 아이템)

-훔친 수건으로 만든 양머리 모자(패션 아이템)

-마르실라의 보석함

-별 가루 이펙트(기간제 30일)

-빨간 코 루돌프 고용권(탑승 아이템, 기간제 30일)

< 등급 A~B / 획득 확률 1~20%>

-별을 담은 신성수 × 10~200

-팔로 하트 만들기 이모티콘 A /B

-’나는 축캐다’ 타이틀 습득서(1/10000) × 10

-애완동물 영구제

-아이템 드랍률 증폭제 × 10

-헬리오스의 훈장(기간제 10일)

(댓글을 달 수 없는 게시글입니다.)

*

정기점검이 끝나자마자 기대하고 있던 탈 것 아이템을 사서 착용했다. 그러자 경수의 캐릭터 냥이냥나냥이 화려한 루돌프에 탑승하게 되었다. 그런데 올해의 루돌프는 그저 귀엽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으아아앆! 내 허리 뽀사져요~!’

“……이게 뭐야.”

[길드] 냥이냥나냥: ㅅㅂ? 루돌프가 자꾸 말을 하는데요….

경수는 곧바로 길드 채팅에 루돌프의 상태를 일러바쳤다.

[길드] 할로윈가지: 잉? 뭐라고요? 탈 것 주제에 말을 한다고요?

[길드] 포세이돈대장: 진짜네ㅋㅋㅋㅋㅋ 엄청 죄책감 들게 한다.ㅋㅋ

이전의 탈것들은 우주선이나 로켓과 같은 무생물이라 말을 안 한 건지도 몰랐다. 이번 크리스마스 한정 탈 것 아이템인 ‘빨간 코 루돌프’는 30초에 한 번씩 까만 말풍선을 띄웠다.

‘으아아앆! 내 허리 뽀사져요~!’

‘이랴이랴라고 하지 마! 난 순록이라고오~!’

‘추워… 달리기 싫다….’

[길드] ㅈi9별: 루돌프 약간 고용계약서 잘못 쓴 사슴 같다ㅋㅋㅋ 고용권 세 개 더 사놔야지

[길드] 냥이냥나냥: 허리 뽀사지면 갈아타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드] ㅈi9별: ㅇㅇ

[길드] neutaaaa: ㄷㄷ쓰레기….

한창 루돌프 아이템에 대해 토론하고 있을 때였다. 서버 창으로 희귀 아이템을 획득했다는 알림이 반짝 떠올랐다.

[서버] 렉슈 님께서 ‘훔친 수건으로 만든 양머리 모자’를 획득하셨습니다!

[길드] 냥이냥나냥: ㅊㅊㅊㅊ

[길드] 포세이돈대장: 와 벌써 상자 까세요? 축하드려요!!

[길드] 렉슈: ㅠㅠ감사합니다

[길드] 렉슈: 그런데 이거 제 머리에 안 맞아요 너무 작다….

[길드] 포세이돈대장: 어디 한 번 봐요

모두 렉슈를 구경하기 위해 아쿠아리움 구석으로 모였다. 확실히 거인족 캐릭터인 렉슈에게 양모자를 씌워 놓으니 꽉 끼어 보였다. 렉슈는 이내 기껏 나온 한정 모자 아이템을 착용 해제하고는 또 한 번 ‘ㅠㅠ’하고 울었다.

[길드] 냥이냥나냥: 터지려 하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드] al0ha: ㅎㅎ;; 나름 귀여웠어요~(거짓말)

[길드] 할로윈가지: ㅋ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드] 박휘벌래: 그거 사람 사이즈라 어쩔 수 없어요^_ㅜ

[길드] 렉슈: 이 게임 너무 인간 위주라 짜증 나요ㅠㅠ

[길드] ㅈi9별: 오 님… 방금 대박 몬스터 같은 발언이었음ㄷㄷ

[길드] neutaaaa: 인간 위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렉슈는 또 울기 시작했다. 괴롭히는 맛이 있었다. 굳이 괴롭히려 작정하지 않아도 괴롭힘 당할 건수를 스스로 마련해주는 게 즐거웠다.

[길드] 완두완댜: 근데 안 쓰실 거면 양모자 저한테 파세요 존1나 귀엽다….

[길드] 렉슈: 네…ㅠㅠ 2000에 드릴게여!

[길드] 완두완댜: 에잉… 이미 한 번 썼던 건데 1000에 줍시다ㅋㅋ 중고잖아요~

[길드] ㅈi9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겜에 중고가 어딨어 양아치야!!!!!!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드] 렉슈: ㅡㅡ?

[길드] 할로윈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중고ㅋㅋㅋㅋㅋㅋㅋ

[길드] 포세이돈대장: 중고ㅋㅋㅋㅋㅋㅋㅋㅋ

[길드] 냥이냥나냥: 우리 길드 언제부터 양아치 길드가 됐지?

[길드] 렉슈: ㅠㅠㅠㅠㅠ

[길드] 완두완댜: 에이 왜 농담을 다큐로 받아요ㅋㅋ 살게요 삽니다 돈 좀 뽑아옴 ㄱㄷㄱㄷ

완두완댜가 돈을 뽑아오겠다고 달려간 뒤에야 겨우 평화가 찾아왔다. 토닥이는 이모티콘이 있는 길드원들이 한데 모여 렉슈를 위로했다.

[길드] neutaaaa: 토닥토닥…. 우리 몬스터는 참 눈물이 많아ㅋㅋㅋㅋ

[길드] 렉슈: ㅅ1발 이거 지금 때리는 거 아니죠?ㅠㅠ

[길드] ㅈi9별: 속고만 살았낰ㅋㅋㅋㅋㅋㅋㅋㅋ

업데이트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모자 아이템을 얻는 사람들이 종종 나오기 시작했다. 경수는 사행성 확률 아이템에 웬만해선 손도 대고 싶지 않았으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0.05%의 확률로 뜨는 ‘가디언 엔젤’ 펫을 보고 난 뒤 이전의 결심을 철회했다.

[길드] 냥이냥나냥: 신 펫 누구 닮지 않았어여?

[길드] 박휘벌래: 신 펫? 가디언 엔젤?

가디언 엔젤은 그야말로 노을의 캐릭터인 썬셋을 축소시켜 둔 느낌이었다. 인간형 펫인 가디언 엔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얬다. 구름 같은 머리카락도, 등 뒤에 달린 커다란 날개도 그야말로 썬셋의 현신이었다.

[길드] ㅈi9별: 아 썬셋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드] 렉슈: 헉….

[길드] 냥이냥나냥: ㅋㅋㅋㅋ

[길드] neutaaaa: 진짴ㅋㅋㅋ 닮았음ㅇㅇㅇ 썬셋 미니미 버전ㅋㅋㅋㅋ

[길드] 포세이돈대장: ㅅㅂ 진짜네…. 가디언 안 뽑아요; 전설 펫이나 나와줘…ㅠㅠ

[길드] 할로윈가지: 왜 욕을 하고 그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노을이 들어오기로 한 시간까지는 아직 조금 남아 있었다. 경수는 남은 캐쉬로 패션숍에서 행운 상자 100개를 사 왔다.

[길드] 냥이냥나냥: 렉슈님 아까 모자 뽑은 자리 좌표 좀…ㅎㅎ

[길드] 렉슈: ㅇㅇ따라오세요!

렉슈가 경수를 끌고 간 곳은 이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경수는 심호흡을 한 뒤 렉슈가 선 자리에 그대로 서 아이템 창을 열었다.

[길드] 냥이냥나냥: 저 행운 상자 깝니다ㅎㅎ

[길드] 렉슈: 파이팅…!

[길드] ㅈi9별: 망해라

[길드] 할로윈가지: 망해라! 망해라! 망해라! 망해라! 망해라! 망해라! 망해라! 망해라! 망해라!

[길드] 냥이냥나냥: ㅗ

[길드] 포세이돈대장: 냥님 혹시 전설 펫 나오면 저한테 팔아주세요!!

[길드] neutaaaa: 두 개 나오면 하나는 저한테…ㅎㅎ

[길드] 냥이냥나냥: 네ㅋ

[길드] ㅈi9별: 냥냥이 꿈이 크내ㅋ

경수는 길드원들의 응원에 힘입어 상자를 까기 시작했다. 부디 가디언 엔젤 분양권이 나오기를 빌며 말이다. 왠지 예감이 좋았다.

‘별을 담은 신성수 ×10 획득’

‘[나는 축캐다] 타이틀 습득서 ×10 획득’

‘별을 담은 신성수 ×10 획득’

‘별을 담은 신성수 ×40 획득’

*

‘썬셋 님께서 게임에 접속하셨습니다.’

[커플] 썬셋: 형 저랑 커플닉 신캐 만들어요!

[커플] 냥이냥나냥: ㅠㅠㅠㅠㅠ

[커플] 냥이냥나냥: ㅠㅠ들어오자마자 뭔 소리야ㅠㅠㅠㅠ

[커플] 썬셋: 머야? 갑자기 왜 울어요?

오늘은 날이 아니었다. 가디언 엔젤은 무슨, S등급의 아이템도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쓸데없는 아이템만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곧 노을은 경수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곳으로 이동해왔다. 그곳에는 포세이돈 길드원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렉슈가 양모자를 얻은 이후, 그 누구도 희귀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해 다 같이 모여 울고 있던 참이었다.

[전체] 썬셋: 뭐야 왜 이래ㅇㅅ;ㅇ….

[전체] ㅈi9별: 행운 상자 로또 실패해서여ㅠ

[전체] 썬셋: ㅋㅋ그걸 왜 해요? 이번 템은 좋은 거 없던데ㅋㅋ

그는 그렇게 말하며 이미 전설 펫이 있다는 걸 자랑이라도 하는 듯 펫 교감 스킬을 사용했다. 전설 펫 ‘냥냥♡’이 그의 발치에 머리를 부비적거렸다. 그는 머리를 쓰다듬는 이모티콘을 사용해 ‘냥냥♡’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체] 렉슈: 재수 없어….

[전체] 할로윈가지: ㅡㅡ;;

[전체] 썬셋: 그런데 냥님은 이미 전설 펫 있잖아요! 뭐가 갖고 싶어서 상자를 까요?

[전체] ㅈi9별: 가디언 엔젤이요

[전체] 썬셋: 아… 그게 갖고 싶어요ㅇㅅㅇ?

[전체] 냥이냥나냥: ㅇㅇㅠㅠㅠㅠ

패션숍에 들어갔다 오는 건지, 잠깐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는 30초 뒤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확률이 극악이라 그가 가디언 엔젤 분양권을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서버] 썬셋 님께서 ‘훔친 수건으로 만든 양머리 모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전체] ㅈi9별: ?

경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길드원 열 명이 모여 깠을 땐 하나도 나오지 않던 아이템들이 썬셋의 행운 상자에서 튀어나왔다.

[서버] 썬셋 님께서 ‘반짝반짝 가짜 사슴뿔’을 획득하셨습니다!

[전체] neutaaaa: 머임?? 썬셋님 그거 저한테 파세요ㅠㅠ

[서버] 썬셋 님께서 ‘마르실라의 보석함’을 획득하셨습니다!

“…….”

경수는 노을이 태어나거나 자라는 과정에서 반드시 무슨 축복이 있었으리라 확신했다. 그게 아니라면 사람 운이 이렇게 좋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서버에 썬셋 이름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나오자 모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전체] 냥이냥나냥: ㅎ….

[전체] 포세이돈대장: …….

[전체] 완두완댜: 좃망겜 접어요^^;

‘완두완댜 님께서 접속을 종료하셨습니다.’

[전체] 렉슈: 헉

[전체] ㅈi9별: ㅋㅋㅋㅋㅋ

‘완두완댜 님께서 게임에 접속하셨습니다.’

[전체] 할로윈가지: 복귀 유저 ㅎㅇ

[전체] 완두완댜: ㅎㅇㅎㅇ

[전체] 썬셋: 아… 50개 깠는데 안 나오네ㅋㅋ

‘썬셋 님이 접속을 종료하셨습니다.’

SS템은 나오지 않았지만 S등급 아이템이란 아이템은 다 쓸어간 주제에, 안 나온단 말을 남기고 게임에서 나가버렸다. 분위기가 한층 더 침울해졌다.

[귓속말] 냥깔: ㅇㅅㅇ/

처음 보는 닉네임이었다. 방금 전에 만들어온 모양이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귓속말] 냥깔: 형 닉은 [썬깔]<<<로요!!! 누가 선점하기 전에 빨리!!!!!

[귓속말] 냥이냥나냥: 그걸 누가 선점해…?

[귓속말] 냥깔: ㅠㅠ형이요

[귓속말] 냥이냥나냥: 형이 누구지?

[귓속말] 냥깔: 비기너즈 럭 몰라요? 원래 이런 템은 초보자들한테 더 잘 뜬다구요!

[귓속말] 냥이냥나냥: 그냥 네가 커플 닉 하고 싶은 거잖아ㅋㅋ 왜 핑계 대?

[귓속말] 냥깔: 그럼 안 돼요ㅇㅅㅠ?

“…….”

안 될 이유는 없었다. 경수는 곧바로 접속을 종료했다. 마법사 직업으로 캐릭터 ‘썬깔’을 생성해 초보자 마을로 들어오자, ‘냥깔’이 폴짝 뛰며 손을 흔들었다. 이 캐릭터로는 아직 이모티콘이 없어, 웅크렸다 일어나는 것으로 인사를 받아주자 냥깔이 ‘춤추기’를 사용해 덩실거리며 주위를 빙빙 돌았다. 아직 레벨도 1인 주제에 이모티콘부터 습득한 모양이었다.

“천노을 얜 이모티콘을 얼마나 모아두는 거야….”

어차피 오늘은 망했으니, 크리스마스 행운 상자는 나중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

역시 마법사 계열 직업은 나랑 안 맞아…. 근거리 원거리 관계없이 좀 더 타격감이 있는 직업이 더 좋았다. 3차 전직까지 하고 보니 확실히 마법 스킬은 화려하고 예뻤지만, 몸을 더 격렬하게 움직이는 발키리가 훨씬 더 잘 맞았다.

“그래도 뭐, 부캐니까….”

그리고 이 캐릭터는 커플 닉네임을 하고 싶어 하는 노을에게 어울려주느라 만든 거니까,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도 괜찮았다. 도대체 왜 닉네임을 비슷하게 맞추는 것 따위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파티] 썬깔: ㅇㅅㅇ

하지만 내심 마음에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두 글자 이름은 처음 해 본다.

[파티] 스페이드퀸: 썬셋인 줄…. 형 제발 부탁인데 그 ㅇㅅㅇ표정 하지 마세요ㅠ

[파티] 냥깔: 니가 먼데 냥님한테 이래라저래라야ㅇㅅㅇ?ㅋㅋ

‘설영 님께서 파티를 탈퇴하셨습니다.’

[파티] 아슬렌: ㅋㅋ설영님 나갔잖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영 님께서 파티에 참여하셨습니다.’

[파티] 냥깔: 왜 나가지?ㄷㄷ

[파티] 설영: 제가 본능적으로 보기 싫은 걸 피하는 경향이 있어서…;;

[파티] 냥깔: 헉 누구지?ㄷㄷ

[파티] 스페이드퀸: (니 빼고 다 알아 ㅅㅂ)

선율 길드원들도 여전했다. 길드존에서 뭉쳐서 놀고 있다가 캐릭터 ‘냥깔’을 본 길드원들이 먼저 후다닥 도망을 쳤다. 이 캐릭터는 절대 길드원들에게 알려주지 않을 거라더니, 그 결심이 무색하게 노을은 도망을 치는 길드원들을 따라갔다. 그리고 개중 가장 약한 스페이드퀸을 칼로 푹 쑤셨다. ‘부캐 이름은 안 알려준다며?’라는 물음에 그는 ‘도망치길래 저도 모르게….’라며 헤헤 웃었다.

[파티] 썬깔: 근데 파티는 왜?

같이 던전을 돌 것도 아니고, 오늘은 레벨업을 하는 대신에 행운 상자만 까기로 했다. 굳이 파티를 결성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파티] 냥깔: 상자 같이 깐대요!

[파티] 스페이드퀸: 천노을 니가 같이 까라며;;

[파티] 썬깔: ?? 왜 같이 까?

[파티] 냥깔: 쟤네가 꽝 템 나오면 우리가 분양권 나올 거 아니에요ㅋㅋ

[파티] 아슬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티] 설영: 그 반대일 거란 생각은 왜 안 해요? 저 오늘 가디언 엔젤 분양권 뽑을 건데여?ㅡㅡ

[파티] 냥깔: ㅋㅋㅋ그래 해바ㅇㅅㅇ

[파티] 설영: ㅋㅋㅋㅋㅅㅂ

[파티] 아슬렌: 짜증 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본인 돋보이려고 불렀단 거 아냐ㅜ

[파티] 설영: 어제 단톡에서 ㅇㅅㅇ쓰는 애 있었는데 분노조절 장애 와서 실수할 뻔했어요;

[파티] 냥깔: 물어본 사람ㅇㅅㅇ?

[파티] 설영: 아옼ㅋㅋㅋㅋㅋㅋㅋㅋ

저들끼리 잘 노는 선율들을 내버려 둔 채 경수는 패션숍에 들어가 보았다. 0.05의 확률이면 만 개를 깐다면 다섯 개는 나와 주는 확률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뜸 행운 상자를 만 개나 살 정도로 그는 돈이 남아돌지 않았다. 경수는 일단 백 개 단위로 상자를 열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100개 묶음 세트를 구입했다.

[파티] 썬깔: 100개 단위로 깨는 게 낫겠죠? 한 번에 다 사는 것보다?

[파티] 스페이드퀸: 확률적으로 한 번에 깨는 게 더 나을걸요 형

[파티] 설영: 안 그래 오빠ㅋㅋㅋ 둘 다 똑같음ㅋㅋ

[파티] 스페이드퀸: 헐 그래?

[파티] 냥깔: 정민재는 좋겠다….

갑자기 좋겠다니? 뜬금없는 말에 다들 머리 위에 물음표 이모티콘을 띄웠다.

[파티] 스페이드퀸: 이번엔 또 뭐임?

[파티] 냥깔: 수능 두 번 쳐서 나보다 두 배 똑똑하잖아ㅇㅅㅇ!

[파티] 스페이드퀸: …….

[파티] 설영: ㅋㅋㅋㅋ그러게 왜 아는 척을 해서는ㅉㅉ

[파티] 아슬렌: 차라리 욕을 하세요….

[파티] 스페이드퀸: 천노을****

[파티] 아슬렌: 아니 부길마님 말곸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야 엉망진창이잖아

“…….”

또 시끄러워지기 전에 장소를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파티] 썬깔: 저 이시스 왕궁 걸어 다니면서 깔게요

[파티] 냥깔: 저도 같이 가요!

[파티] 설영: 전 안 갈래요

[파티] 스페이드퀸: 나도ㅋㅋ

[파티] 냥깔: (귓속말) 아싸 데이트ㅋㅋ♡

‘설영 님께서 파티를 탈퇴하셨습니다.’

‘설영 님께서 파티에 참여하셨습니다.’

[파티] 설영: ㅅㅂ 개미지옥도 아니고 자꾸 초대해; 냥님이 머라고 좀 해보세요;

하지만 노을이 누굴 잡아다 괴롭힌 것도 아니고, 그냥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뿐인데 욕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경수는 충고만 해두기로 마음먹었다.

[파티] 썬깔: 앞으로 그런 말은 귓속말로 해

[파티] 냥깔: ㅎㅎ네♡

[파티] 설영: ㅅㅂ끼리끼리내ㅡㅡ

‘설영 님께서 파티를 탈퇴하셨습니다.’

[파티] 스페이드퀸: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영 님께서 파티에 참여하셨습니다.’

설영은 이 파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탈퇴하는 대로 누군가 계속 초대를 했기 때문이다. 길드존에서 상자를 깐다는 선율 셋을 내버려 둔 둘은 이시스의 왕궁 맵 안으로 들어왔다.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전체적으로 맵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었는데, 왕궁 맵도 마찬가지로 한가운데에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져 있고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었다.

[커플] 냥깔: 형 그런데 왜 왕궁이에요?

[커플] 썬깔: 어제 가디언 엔젤 여기서 나왔대서….

[커플] 냥깔: 그게 왜 그렇게 갖고 싶어요?

경수는 말없이 날개를 파닥이며 떠 있는 썬셋을 바라보았다. 그야 널 닮았으니까 가져보고 싶어서. …이렇게 말하면 지나치게 좋아할 것 같아 ‘ㅎㅎ그냥’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말하는 루돌프에 탄 채 왕궁 내를 옮겨 다니며 상자를 클릭했다.

어제 가디언 엔젤 분양권을 뽑은 유저는, 그냥 ‘이시스 왕궁 안’이라고만 말했지 정확한 좌표를 알려주지는 않았다. 물론 그 자리에서 뽑는다고 해서 또 가디언 엔젤이 나올 리는 없었으나, 왠지 그 자리가 더 잘 나올 것 같다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있었다.

[전체] 전국노예자랑: 님들 자리요;

[전체] 냥깔: 니 묫자리?

[전체] 썬깔: ?

사냥터도 아니고 일반 마을 맵에 자리를 주장하는 미친놈은 오랜만에 봤다.

[전체] 전국노예자랑: 여기 우리가 먹었는 데요ㅋㅋ 채널 옮기세요~^^

[전체] 냥깔: ㅇㅅㅇ?

뭐지, 이 정도면 공식 아닐까. 처음 보는 유저인데 머리 위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길드 이름이 떠 있었다. 실패망과 자신은 굉장한 악연임이 분명했다. 심지어 이 아이디는 어떤 길드에도 가입되어있지 않았다. 제가 포세이돈 길드인 것도 모를 텐데 기똥차게 자신을 찾아내 시비를 거는 것도 어찌 보면 대단했다.

[전체] 노예1호: 형이 호온내주기 전에 옮겨

[전체] 노예2호: 형들 화나면 무섭다ㅋㅋ

[전체] 전국노예자랑: 얘들아 그만해ㅋ 1채널 가면 사람 많음ㅋㅋ 1채로 가셈

[전체] 냥깔: 노예상인가?

[전체] 전국노예자랑: ㅗ

본인이 닉네임을 그렇게 지었으면서, 그걸 지적한 죄 없는 천노을에게 불똥이 튀었다. 하지만 전국노예자랑의 타겟이 노을에게로 넘어갔다. 그 틈을 타 경수는 계속 상자를 까며 돌아다녔다. 노예 1, 2호가 그런 경수에게 따라붙어 단검을 휘둘러댔다. 하지만 PVP 적용이 되지 않는 맵이라 위협조차 되지 않았다.

[전체] 노예1호: 나가 쫌… 다른 채널도 있잖아;;

[전체] 노예2호: ㅆ1발 여기 우리 맵이라고~ 자리 매너 좀

그렇게 싫으면 본인들이 다른 채널로 옮기면 될 텐데…. 3채널 붙박이인 경수는 채널을 이동할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그때였다.

‘[반짝반짝 가짜 사슴뿔]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서버에 캐릭터 명을 공개하시겠습니까?’

세상에! 이번 시즌에 희귀 아이템 창이 뜨는 건 처음이라 그는 가슴을 가까이 당겨 앉으며 엔터를 쾅 내리쳤다.

[서버] 썬깔 님께서 ‘반짝반짝 가짜 사슴뿔’을 획득하셨습니다!

[전체] 냥깔: ㅇㅅㅇ!!!!!!!

노예 1, 2호를 상대하듯 같이 칼을 휘두르던 노을이 ‘박수 치기’ 이모티콘을 연타하며 경수를 축하해주었다. 짝짝 짝짝 소리가 맵을 가득 채웠다. 경수가 서 있는 자리에서 S등급 아이템이 드랍되자, 전국노예자랑과 노예 1, 2호는 허겁지겁 경수와 겹쳐지게 섰다. 아마 이들도 여기서 행운 상자를 까고 있는 모양이었다.

[서버] 냥깔 님께서 ‘마르실라의 보석함’을 획득하셨습니다!

[전체] 노예1호: 아시1발

노예 1호는 노을이 있는 자리로 달려가 거기서 또 상자를 까기 시작했다. 경수는 폴짝폴짝 뛰며 마우스를 연타했다.

‘별을 담은 신성수 ×10 획득’

‘[나는 축캐다] 타이틀 습득서 ×10 획득’

‘별을 담은 신성수 ×10 획득’

‘[전설 펫 확정 분양권]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서버에 캐릭터 명을 공개하시겠습니까?’

“…헉.”

마구 뛰어다니다 갑자기 손이 굳었다.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엔터키를 눌렀다.

[서버] 썬깔 님께서 ‘전설 펫 확정 분양권’을 획득하셨습니다!

[귓속말] 포세이돈대장: 제시가에 삽니다!

[귓속말] 초록의기운: 50.0ㅅㅅ

[파티] 설영: 와 ㅅㅂ 왕궁이라고요? 왕궁으로 가면 됨?

[파티] 스페이드퀸: 100개 까는데 전설 펫이 나온다고??????????????

[귓속말] ㅈi9별: 님? 냥님이죠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닉이 그게 머임ㅋㅋㅋㅋㅋㅋㅋ 협박당했어요?ㄷㄷㄷㄷ

[귓속말] 햄스터: 늦엇나요?ㅠㅠ

[귓속말] oO간ziG존Oo: 40.0에ㅅㅅㅅㅅㅠㅠㅠㅠ

귓속말이 마구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수는 포세이돈대장에게 귓속말을 건네 가디언 엔젤을 구하게 된다면 전설 펫 분양권을 넘기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는 제 닉네임은 보이지도 않는지 오타까지 내가며 격렬하게 좋아했다.

[파티] 냥깔: 형ㅋㅋㅋ 축하해요ㅇㅅㅇ 다 까고도 안 나오면 그걸로 교환 글 올려봐요!ㅋㅋㅋㅋㅋ

경수는 며칠 전의 실패를 이제야 설욕하고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 목표는 전설 펫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전체] 노예2호: 씨1발 니네 때문에 아무것도 안 나오잖아

[전체] 노예1호: 니네 본캐 있지ㅋㅋㅋㅋ 딱 봐도 뉴비는 아니구만;; 본캐도 있으면서 부캐로 이런 비매짓하고 다녀도 되는 거냐? ㅆㅂ본캐까 봐

[전체] 냥깔: 시러ㅇㅅㅇ!

[전체] 스페이드퀸: ? 1호님 본캐까란 말 누구한테 한 거임? 올해의 용자… 당신입니다….

[전체] 전국노예자랑: ……?

[전체] 설영: 아 안됔ㅋㅋㅋㅋㅋㅋ

[전체] 아슬렌: 냥깔님 싸우지 마세여

전설 펫이 뜬 것을 보고 왕궁으로 옮겨온 이들은 뒤늦게 노예2호의 말에 반응했다. 왕궁에 들어온 선율의 길드원들이 ‘냥깔’에게 서슴없이 말을 붙이는 것을 보고, 뭔가 이상한 걸 깨달은 것은 전국노예자랑 뿐이었다.

[전체] 전국노예자랑: 얘들아 그만해

[전체] 노예1호: 개줫밥이 아니라면 못 깔 게 뭐가 있음?ㅋㅋㅋㅋㅋ

[전체] 냥깔: 줫밥ㅇㅅㅇ….

[전체] 냥깔: 본캐 까면 머 해줄 건데?

[전체] 노예2호: 맛짱 떠줌ㅋ

[전체] 냥깔: 오… 몇 번?

[전체] 노예2호: 오만 번 떠 줄게 좃밥아

[전체] 냥깔: ㅇㅋ!!

‘냥깔 님께서 접속을 종료하셨습니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 나는 모르는 일이야. 분명 처음 시비가 걸린 것은 자신이었는데, 노을에게로 화살이 옮겨가 버렸다. 쟤가 본캐로 온다면 손해 보는 건 노예들일 텐데. 분명 천노을은 심심한데 잘 됐다고 신나있을 것이다. 경수는 남은 상자를 계속 까며 떨떠름하게 중얼거렸다. 경수는 먼저 아무나 잡아 죽이지는 말되, 걸어오는 시비는 참지 말라고 지껄였던 것을 후회했다.

‘썬셋 님께서 게임에 접속하셨습니다.’

“…….”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왕궁으로 이동해왔다.

[전체] 썬셋: 좃밥 등장ㅇㅅㅇ/

[전체] 노예1호: ?

[전체] 노예1호: …?

[전체] 썬셋: 받아봐

곧 노예1호는 썬셋과 함께 사라졌다. 일대일 PVP 맵으로 잡혀간 게 분명했다. 곧이어 2호가 잡혀갔고, 다시 돌아온 둘은 말이 없었다. 1, 2호는 번갈아 잡혀 들어갔다. 기다리다 지친 경수가 잠시 밥을 먹고 돌아왔을 때까지도 그들은 아직 싸우는 중이었다. 벌써 한 시간이 다 되어갔다.

[전체] 전국노예자랑: 그만하세요… 저희가 다른 채널 갈게요;;

[전체] 썬셋: 필요 없어 따라갈 거니까ㅇㅅㅇ!

[전체] 노예1호: ㅠㅠ

[파티] 아슬렌: 또야?ㅋㅋㅋㅋ

[파티] 스페이드퀸: 스토커 새1끼ㅋㅋㅋㅋㅋㅋ

[파티] 설영: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쟤네 이제 큰일났다ㅋㅋㅋㅋㅋㅋ

[전체] 전국노예자랑: 어떻게 하면 안 따라오실 건데요……?

[전체] 썬셋: 음~ 행운 상자 하나 줄래?ㅋㅋ 깜빡하고 부캐에 놓고 왔네

[전체] 전국노예자랑: 하나면 댐?

[전체] 썬셋: 웅ㅇㅅㅇ

[전체] 전국노예자랑: ㅇㅋ 이걸로 되면 진작 말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거래를 마친 전국 노예자랑과 노예들은 왕궁을 떠났다.

[서버] 썬셋 님께서 ‘가디언 엔젤 확정 분양권’을 획득하셨습니다!

미친! 경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분명 행운 상자는 전부 부캐 인벤토리에 놓고 왔다고 했는데. 방금 전국노예자랑에게서 뜯어낸 행운 상자에서 나온 게 분명했다.

[전체] 설영: ? 저걸 또 뽑내ㄷㄷ

[전체] 아슬렌: ㅎㅎ 왜 나만 분양권 안나오지….

아니나 다를까 선율 길드원들은 현타가 온다며 마냥 기뻐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서버] 썬셋: 노예야 메리 크리스마스! 니가 준 거에서 나왔어ㅇㅅㅇ!ㅋㅋ

[서버] 전국노예자랑: ㅆㅃㅆㄲ야 유병장수 하세요^^

당연히 나 주겠지? 당연히 나 주려고 뽑은 거겠지? 씨발, 천노을 귀여운 새끼! 경수는 신이 나서 로그아웃 후 본캐로 접속했다. 거의 날아가다시피 해 왕궁 맵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노을이 거래를 신청했다.

‘썬셋 님께서 거래를 신청하셨습니다.’

‘거래가 완료되었습니다.’

인벤토리에 가디언 엔젤 확정 분양권이 들어왔다. 옆에 있으면 얼굴을 붙잡고 뽀뽀 세례라도 쏟아 부어 줄 수 있었다.

[커플] 냥이냥나냥: 노을아 사랑해ㅋ

[커플] 썬셋: 이럴 때만요?ㅡㅡ

[전체] 스페이드퀸: 형님 가디언 엔젤 지금 깔 거예요?

[전체] 설영: 헉 이름 제가 지어줘도 돼요+ㅇ+???

설영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이미 가디언 엔젤의 이름은 처음 펫 디자인을 본 날부터 정해두었다.

‘당신의 수호천사, 가디언 엔젤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경수는 망설임 없이 이름을 기입해 엔터키를 눌렀다. 펑 소리와 함께 새하얀 수호천사 펫이 경수의 머리 위를 뱅글 돌아 어깨 높이에서 파닥거렸다.

‘썬셋♡’

진짜 썬셋과 같이 두고 보니 생각보다도 더 닮아 보였다. 전설 펫을 거래하러 만난 포세이돈대장이 경수의 어깨높이에서 파닥거리는 ‘썬셋♡’을 보고 뒷목을 부여잡은 것은 좀 더 후일의 일이었다.

[전체] 스페이드퀸: 이게 머야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설영: ……? ㅅㅂ순간 썬셋이 아들 낳은 줄ㅋㅋㅋㅋㅋㅋㅋ 뭐냐 개 닮았어; 가디언 엔젤 안 뽑아요 ㅅㄱ

[전체] 스페이드퀸: 수호천사가 아니라 통수 칠 것같이 생김;

[전체] 썬셋: 헉!!!!!!!

[전체] 썬셋: ㅇ//ㅅ/ㅇ…♡

[전체] 아슬렌: 아 샹ㅋㅋ

[전체] 아슬렌: ㅆㅂ 그동안 난 꽃토끼 가지고 왜 놀림당한 거지? 진짜 남자랑 랜선 연애질 하는 거 썬발놈이자나

[전체] 썬셋: 부러워?ㅋㅋ

[전체] 아슬렌: ^^ㅗ

[전체] 설영: ㅋㅋ전 탈주합니다 ;;

방해꾼들이 사라지고 고요한 맵에 둘만 남았다.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왠지 평화로운 분위기가 보기 좋아 스크린샷도 한 장 찍었다.

[커플] 썬셋: 형 크리스마스에 뭐해요?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닌가. 굳이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

[커플] 냥이냥나냥: 천노을 집에서 놀 건데 너도 올래?

[커플] 썬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커플] 썬셋: 천노을이 그러는 데 밤샐 거래요ㅇㅅㅇ

[커플] 냥이냥나냥: 좋다고 전해줘

[커플] 썬셋: ㅎㅎ머리에 리본 묶고 기다릴게요!

썬셋은 지난 시즌 이벤트 아이템인 왕리본을 착용했다. 그와 동시에 커다란 리본을 머리에 매단 노을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다 입꼬리가 씰룩 움직였다. 어느덧 그가 곁에 있는 것이 너무 당연해질 정도로 스며들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새하얀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있지 않으면, 너무 추워서 견딜 수조차 없게.

연애게임 외전 완결.


           


The Dark Mage’s Return to Enlistment

The Dark Mage’s Return to Enlistment

gwihwanhaessneunde ibdae jeonnal-ida I returned, but it was the day before enlistment. 귀환했는데 입대 전날이다
Score 3.3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Kim Minjun, who was a normal high school senior in South Korea, was suddenly summoned to another world and became a dark magician.

Minjun, who persevered through all sorts of hardships with the single-minded goal of returning home, saved this other world with his dark magic.

Casting aside a life as a hero and guaranteed riches, he returned to Earth.

Just when he was about to fully enjoy his life, a problem arose. A dungeon break occurred, and monsters began pouring out. Not only did this threaten the peaceful Earth life that Minjun had just returned to… But on his very first day back, he was also ordered to enlist in the mili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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