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hapter 170

170화 만신전 집결하라

오랜 시간, 대만은 본토로부터의 위협을 받아왔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치 아래 호시탐탐 침공 위협을 받아오며 섬 전체를 요새화하고 군대를 키우고 긴장감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중국이 망했다.

망하다 못해 산산조각이 났다.

53개로 찢어진 중국 대륙을 지켜보면서 몇몇 이들은 수억 단위로 죽어 나가는 참담한 현실을 보며 안타까워했지만, 대만은 쾌재를 불렀다.

-개이득!

경제문제니 수출시장이나 난민 문제 등이 있지만, 어쨌든 나라가 존속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전 국민이 샴페인을 따고 기념일을 만들 기세로 축포를 터뜨린 건 꼭 비인간적이라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본토가 망한 건 땅이 너무 넓었기 때문이다. 세계각국을 봐라. 선진국들조차도 넓은 영토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처럼 헌터 항공군 만들 거 아니면 국토는 좁은 게 좋다.

-본토 수복은 나중으로 미루고 우리 땅만 잘 지키자.

실제로도 인구수에 비례한 헌터 각성자의 숫자는 둘째 치고 땅이 좁을수록 게이트에 대한 대처가 빨랐으며 게이트를 발견하지 못해 던전 브레이크까지 방치되는 일도 적었다.

유일한 문제라면 식량 자급문제인데, 이건 쪼개진 본토 괴뢰국의 경제협력으로 어떻게 해결했다.

어쨌든 이천 년대 대만의 국가전략은 전 국토의 요새화였다.

용궁 게이트를 조심하며 좁은 국토 내에서 게이트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공략대를 파견해 공략한다.

국가에서 천여명 규모의 국영헌터들만 운용해도 대부분의 게이트 문제는 해결이 됐고, 실제로 대격변 이래 30여년 간 대만의 게이트 방어율은 98% 이상.

사실상 세계 최고의 방어율을 보이며 안전한 땅이라는 본토인들의 선망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육전대가 궤멸이라니?”

“악마? 악마라고? 수도 한복판에 데몬 게이트라고?”

테러, 악마 출현, 만신전의 대만군 공격, 통신 차단. 데몬 게이트의 출현까지.

본토의 공습과 사이버 테러전에 대비한 모스부호 통신망 덕분에 주요 부대는 이 참극을 전해들었지만······.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모든 게 엉망진창이다.

섬 전역을 덮친 가스 테러만으로도 계엄령이 내려질 판국인데, 곳곳에서 악마가 출현하고 만신전은 군 부대를 급습했다.

심지어 무엇에 자극받은 건지 타이베이 한복판에 데몬 게이트까지.

총사령부도 무력화된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그때, 막혔던 통신이 풀리며 한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본기는 만신전 철과 대장장이의 성배기사 야크트 스피너.

그 일방적인 통신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대만 고위층의 타락과 도시 곳곳에서 드러난 악마들의 모습. 그들의 처단하는 만신전의 모습을 보여주며 선택을 강요했다.

-적인가, 아군인가. 선택해라.

복종을 강요할 타락한 상층부를 제거하고 통신을 차단해 판단을 저마다에게 맡긴 이 순간에만 내놓을 수 있는 선택지.

고립된 부대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정보만으로 판단해야 했다.

“지금부터 우리는 타이베이로 진입한다!”

“여단장님!”

총사령부의 허가 없이 군대를 수도에 진입시키는 것은 잘못하면 반역으로 내비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여단장은 야피가 강요해서 진군을 명령하는 게 아니다.

군인에게 주관적 판단은 미덕이 아니지만, 그동안 만신전의 행보를, 지켜봐 왔기에 알 수 있었다.

“그 악마 혐오자의 정당성은 둘째 치고 그들의 적이 악마라는 건 변함이 없어.”

악마는 인류 공통의 적. 그것만큼은 너무나 명확한 사실. 그렇다면······.

“악마에 한해서는 만신전을 믿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힘 없이 지금 타이베이에 열린 데몬 게이트를 막아낼 순 없어.”

만신전이 들쑤시자 벌집처럼 대악마들이 나타난 게 그 증거다.

여단장은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확신했다.

* * * *

대만 해협 앞바다.

일찍이 본토의 위협과 침공 위기 속에서 양자 모두 함대와 해군기지를 배치해 서로를 겨누던 시절이 있었다.

본토의 붕괴와 분열 이후에는 유명무실해졌지만, 여전히 군함들이 초계임무를 수행하며 바다를 감시하고 있었고, 오늘 같은 쌍십절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잠수함을 감시하는 소나가 활발하게 바다 안을 탐색하는 가운데, 그 ‘배’는 조용히 수중을 가르고 있었다.

-끼룩!

(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끼룩끼룩!

(잠항모드 종료. 부상한다. 주변 함대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라)

-끼끼룩!

(인간들의 미개한 소나 체계로는 본함의 스텔스 잠항능력을 간파할 수 없을 거다!)

세계 최고의 원자력 잠수함을 따위로 만드는 그것은 2k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로 타이베이 시로 이어지는 단수이 강으로 잠입했다.

만신전의 전 지구권 군사작전을 위해 건조된 해상 무장 플랫폼이자 야피의 세계에서 악마군단에게서 해저도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결전병기 중 하나 도미네이터급 잠수항모.

그 원본의 성능은 지구 최강 해군인 미 해군을 단독으로 50% 이상 상대할 수 있는 초전력.

물론 그것은 도미네이터급에 탑재되는 뫼비우스급 플라즈마 탄도탄이나 GK8 가우스 주포가 탑재되었을 때의 이야기.

지구의 소재 기술력으로는 제조가 요원한 일이었고, 무엇보다 악마들은 이런 첨단 무기체계에 강력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대신.

이 도미네이터급 잠수항모에는 더욱 무시무시한 것이 탑승하고 있었으니.

-끼루룩!

(본 함장 루돌프 사이그레이먼 파르도 닐파스가 명한다!)

-끼룩! 끼끼룩룩!! 끼룩끼룩끼끼룩!

(제1강습상륙대, 제2강습상륙대, 제3상륙지원항공대대 출격하라!)

-끼룩──!

(제1강습상륙대 그레이미온 안드류 막시퍼스 클라이젠트 출격!)

-끼루욱──!

(제2강습상륙대 아프키라 나라스 로즈와이드 프레이미온 출격!)

크라샤트리아족들.

긍지 높은 저항자들의 후손.

동해 용궁 게이트에서 지구로 넘어온 뒤, 그들은 소규모 육상작전만을 행하며 지구에 적응해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들의 진면목은 해전. 안 그래도 바다에서 유리한 해상종족인데다, 바다와 파도의 신 포마의 축복을 받은 그들이 야피의 기술 지원까지 받았다.

철저하게 무장에 익숙해지며 훈련을 반복해온 그들이 드디어 전면전에 나설 일이 생긴 것이다.

수백 척의 500톤급 소형 잠수정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바다 위에서 솟구친 상륙지원항공대대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목표는 타락대공 퀘이의 지시를 받고 타이베이 시로 이동하던 대만 해군 육전대 기갑차량들.

그들 전원이 악마들에 의해 육성된 악마 추종자들이란 건 자오 총통을 통해 확인이 끝났다.

-끼룩! 우주공역에서 화력지원 개시하겠음.

대만 전역의 정보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던 야피가 하전입자포로 육전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우주에서 날아드는 공격에 가장 먼저 노출된 건 육전대 지휘관인 고위악마다.

-크악! 이, 이것은···!

과연, 고위악마쯤 되면 하전입자포에도 한 번은 버티는가.

급습에 수십 명이 날아갔지만, 틈틈이 섞여있던 악마들이 하차하여 마법으로 우주에서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그들이 우주에 정신이 팔린 순간──

-끼루우우우욱──!

(적 상륙지의 해군 육전대로 위장 중인 악마들에게 포격을 개시하겠다!)

가장 먼저 도착한 상륙지원항공대대. 그들은 제트 엔진 부스터 슈트로 하늘을 비행하며 해군 육전대를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다.

-끼루우욱!

(신들이 이를 원하신다!)

끼끼룩족들의 장갑슈트에서 발사된 유도 로켓 수백 발이 퍼부어졌다.

전차와 장갑차를 이끌고 이동 중이던 육전대였지만, 난데없이 쏟아진 로켓 세례에 기갑장비를 대부분 잃고 말았다.

“젠장, 응사해! 응사하란 말이다!”

첫 급습에서 살아남은 장갑차와 보병들이 하늘 위의 표적을 향해 화력을 쏟았다. 하지만······.

-끼룩!

(신들이 우리를 가호한다!)

원거리 무기를 무효화하는 방호성법. 그것을 사용한 중대장급 끼끼룩족 전사들. 그들은 레온에게 서임까지 받은 기사급 끼끼룩족이다.

“뭐, 뭐야! 강가에 이상한 부대가 상륙! 대체 몇 마리야!”

항공대대가 육전대를 유린하는 사이 상륙대대들도 잇따라 해변가에 상륙했다.

그러나 여타 상륙부대들과 달리 그들은 잠수정에서 내리지 않았는데, 잠수정이 그 자리에서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철컥! 철컥!

마치 유명한 할리우드 로봇 영화처럼 상륙한 잠수정들이 변신했다. 최종적으로 차륜형 바퀴까지 단 그것들은 훌륭한 고속 기동차량이다.

-끼룩!

-끼끼룩!

순식간에 생겨난 수백 대의 기갑부대. 끼끼룩족들은 열린 천장을 통해 자신들의 대포를 겨눴다.

-끼룩!

(일제사격!)

수천 발의 포탄들이 하늘을 날았다.

해군 육전대는 끼끼룩족 상륙부대의 막강한 화력 앞에 빠르게 무너져내렸다.

그러나 타이베이시의 대악마들을 지원하기 위해 향하던 해군 육전대뿐만이 아니다.

악마들에게 장악당한 타락자 부대. 차츰차츰 대만군을 잠식하고 있던 군대는 생각보다도 더 많았다.

-끼룩!

(적 부대 추가 출현. 예의 항공부대까지 출현!)

추가된 지상군과 긴급출격한 대만 공격헬기 부대까지. 전쟁의 주력이 되는 기갑부대나 항공부대는 착실하게 장악해놨던 것이다.

-끼룩

(함 지원 가능한가!)

상륙대대장의 지원요청. 그들의 전투현장을 지켜보던 미니멀 사이즈의 기계로봇이 이를 수신했다.

-가능함.

동시에 대만 전역의 통신망을 해킹하고 악마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대만군과 헌터들을 끌어들이며 전 국토의 전투지원과 지시를 행하고 있던 야피는 우주의 스텔스 전략위성을 움직였다.

-퉁! 퉁! 퉁!

우주에서 쏘아진 그것들은 내열처리된 강화장비와 함께 대기권에 돌입했다.

-치이이이익!

시뻘건 열기 속에서도 강하장비는 조금도 타지 않았다. 별철로 제조된 이 특수합금은 성공적으로 내부의 장비를 보호했고, 분리 작업이 이뤄지자 수십 개의 물체를 떨어뜨렸다.

지금 이 순간, 대만 상공을 관측하고 있던 레이더 기지에서는 소형 소행성이 떨어졌다고 착각할 만큼 거대한 무언가.

“뭐야, 저게?”

“벼, 별?”

“별철! 설마 또 메테오냐!”

만신전의 사자심왕이 별을 부른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조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떨어뜨리는 미친놈들이니 발작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어어?”

“갈라진다?”

마치 소행성이 대기권 진입으로 타면서 갈라지는 것처럼 그것들은 서서히 분산되더니 자체 추진 부스터를 뿜어내며 일점을 향해 돌진했다.

낙하 시퀀스나 착지 속도를 줄이는 작업 따윈 없었다. 고작 ‘대기권 강하’ 따위로 손상될 것들이 아니니까.

-쾅! 콰쾅! 콰콰콰쾅!

그것들은 떨어지는 파괴력만으로 타이베이시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산산이 부숴버렸다. 하지만 더 무시무시한 건 그뿐만이 아니다.

-야크트 스피너용 제3결전병기 결합.

야크트 스피너에게 자석처럼 달라붙은 그것은 마치 조종석처럼 보였다. 그리고 하나하나 서로 결합되기 시작하는 장비들.

처음에는 컨테이너 정도의 크기였던 그것들은 이내 거대한 무언가로 변하기 시작했다.

야크트 스피너를, 정확히는 천 년 동안 도시를 지키던 야크트 스피너 본체 사양 백 대가 초전자 합체를 하면 대충 이런 느낌일까 싶은······.

-메인 전투프로그램 육상결전병기 ‘후작’급 가동완료.

거대한 병기들이 타락자들을 향해 겨눠진다. 그들은 눈앞에 나타난 거대병기 앞에서 전의를 잃었으나 강인공지능의 포구는 조금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씨바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으셈.

각자의 임무를 마친 만신전이 한곳으로 모인다.

집결 포인트는 말할 필요도 없다.

타이베이 시. 세 명의 그레이트 올드 원들과 악마 군단이 집결한 악성의 영역.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전장의 중심에서 악마군단과 기사단이 대치한다.

[왔는가. 우리들의 숙적이여.]

[이곳은 우리의 영역. 우리의 요새.]

[이백 년만의 재전이다.]

대악마들과 그들이 불러들인 악의 군단. 거기에 악마에 빌붙은 타락한 대만군까지.

“그르르···! 악종들이··· 빌어먹을 악종들이 내앞에 도열하다니!”

“끔찍하구나. 말세로구나! 저 쓰레기들이 감히···!”

“나 라이하르 데버! 오늘밤이 끝나기 전에 놈들을 도륙내 보이겠다!”

이글거리는 불꽃의 기사들과 그런 그들 뒤로 집결하는 크라샤트리아 상륙군. 반역죄를 감수하고 도시로 진입한 대만군들.

“GRARARARARA──!!”

어딘가에서 타오르는 유성처럼 날아들어 도착한 불카누스와──

-끼룩!

거대 결전병기 후작급에 탑승한 채 도시를 점거하는 야크트 스피너.

사자심왕과 마술사 여왕, 악마대공을 제외한 이 섬 최강 전력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불태워라. 놈들의 영혼마저 소멸할 때가지.”

[막아라. 이곳은 지구 침공의 교두보. 녀석들에게 뒤쳐질 순 없다.]

21세기 현대 지구의 작은 섬에서.

가장 이질적인 전장이 구현되고 있다.

“검과 창을 들고 앞으로. 기사단이 선두로 달린다.”

[진형을 갖추고 마법으로 영격한다. 기사 놈들의 충격에 대비해라.]

검과 창, 성법과 마법. 구시대적인 냉병기와 존재하지 않았던 성력과 마력이 사용되며.

근본적으로는.

“분노하라! 무한히 분노하라!! 라이온하트의 영광을 위하여!!”

[지긋지긋한 기사 놈들! 망국의 망령들이 아직도 우리들의 발목을 붙잡는군!]

서로에 대한 증오와 분노 속에서.

Kill the enemy.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