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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09

전생검신 95권 20화

나는 솔로몬의 말에 깜짝 놀랐다.

‘ 뭐…? 정말로 네가 인간… 지구의 인간이라는 말이냐?’

” ……”

솔로몬이 묵묵히 있다가 문득 씩 웃는 것 같았다.

” 원한다면 생전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지.”

사앗!

솔로몬이 자신의 얼굴을 한 번 닦는 듯한 손동작을 취하는 그 순간, 그의 해골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미청년(美靑年)의 모습이 그 자리에 생겨나 있었다.

” 어떤가?”

홍옥(紅玉)과도 같이 붉은 머리카락과 눈동자, 그리고 마치 백옥과도 같이 잡티없는 피부와 깎아지른 조각같은 아름다움! 그 어떠한 여인이라도 마음이 진탕될 정도로 잘생긴 외모!

그것은 내가 복희의 외모를 통해 여러번 보아왔던 인위적(人爲的)인 외모였기에 나는 솔로몬의 미모를 쳐다보며 무감정하게 말했다.

‘ 그 외견조차도 네가 마법으로 만들어낸 것이겠군.’

” 호오. 신(神)이 어떤 존재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친구로군. 나하고 비슷한 경우를 본 적 있는건가.”

‘ 그런 꾸며낸 겉모습은 관심없다. 과거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인간종족이 어떻게 우주 초창기 마도제국의 제왕이 되어있는지가 궁금할 뿐.’

” 말해주는 건 어렵지 않으나 여기는 보고듣는 이목이 많군. 저 자들을 내가 추방해도 되겠나?”

‘ 죽이지만 마라.’

” 그럼.”

따악!

[ 크악.]

[ 솔로몬 이놈…]

[ 두고보자.]

솔로몬이 자신의 손가락을 마주치는 순간이었다. 사방에 있던 72마신들은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그대로 아까 아스타로트를 추방한 괴이한 손에 붙잡혀서 차원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들이 모조리 솔로몬의 주문에 추방당하자 나는 놀라움에 말했다.

‘ 굉장한 마법을 쓰는군. 저 자들이 신격의 본체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도급의 힘을 지닌 화신인데 이렇게 쉽게 추방할 수 있다니…’

그러자 솔로몬이 멋쩍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 그렇게 대단한 재주는 아니라서 내 얼굴이 붉어지는군. 이런 잔재주 따위가 설마 외신 앞에서 내 봉인을 풀고도 살아돌아온 그대의 위업에 비할 수 있겠는가?”

‘ ……’

” 아, 그러고보니 벨리알이 아직 남아있었군. 이 녀석도 나하고 같이 봉인되었는데 같이 풀려났나본데… 잠시 잠재워야겠어.”

‘ 벨리알?’

솔로몬은 말이 끝나자마자 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취했다.

쿠궁!!

그와 동시에 거대한 진동과 함께 행성 전체가 뒤흔들리는 충격이 울려퍼졌다. 그 진동은 잠시동안 울려퍼지다가 사라졌고 솔로몬은 진동이 잠잠해지자 손을 거두며 쓴웃음을 지었다.

” 나의 가장 충실한 심복이자 72마신 중에서 유일하게 곁에 두던 자일세. 지금은 이 행성의 중심에 봉인되어 있네만 자네 덕에 같이 살아났으니 다행이야.”

‘ 설마… 행성 벨리알이라는 게… 이 행성 자체가 벨리알의 본체라는 말인가?’

” 그런 말일세. 우주를 누비는 마신들에게는 그리 특이한 일도 아니지.”

‘ 흐음…!!’

놀라운 일이었다. 이 기묘한 마도행성 벨리알에 신이 봉인되어있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설마 행성 그 자체가 솔로몬의 부하마신인 벨리알일 줄이야? 내가 외신의 봉인을 풀지 않았다면 우주가 끝날 때까지 결코 알 수 없었을 일이었다.

” 자, 그럼 경위를 말해줄 수 있겠는가? 자네가 어떻게 해서 외신의 봉인을 풀 수 있었는지를.”

‘ ……’

나는 솔로몬을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다.

‘ 말해줄 수는 있는데 내가 그쪽에게 설명해줄 이유가 있나? 내게 아무런 이득도 없는 것 같다만.’

” 허어 이런! 일이 그렇게 되나? 외신에게도 대드는 자라서 세속의 명리를 초월한 줄 알았다네.”

‘ 세속의 명리를 초월했다면 애초에 네 봉인 하나 풀어주려고 외신한테 가지 않았겠지.’

” 큭큭. 그것도 그렇구먼. 봉인을 풀어준 은공(恩公)께서 내 앞에 있으시군. 내가 은혜를 갚아야하는 처지였는데 깜박했다네.”

아름다운 미청년답지 않게 늙은 말투로 웃던 솔로몬이 말했다.

” 좋아… 이건 어떤가? 그대가 이 마도제국의 새로운 황제가 되고 나는 그대를 섬기는 조언자이자 대장로가 되고 싶네. 그로써 은혜를 갚고 싶군.”

‘ 음…’

” 어차피 72마신의 충성이 그대에게 넘어갔으니 이 제안만 받아들이면 이 거대한 세력은 바로 자네의 것이 될 것일세.”

혹하는 제안이었다. 우주의 4대세력 중 하나인 동악(東惡) 만성천제련의 주인이 된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신조차 넘어서는 권위의 주인이 된다는 뜻일수도 있었다. 적어도 필멸자들 사이에서는 압도적인 교섭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랜 교섭경험으로 상대의 제안이 본질을 비껴나간 것이라는 걸 간파하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 필요없어!’

” 호오… 필요없다고?”

‘ 어차피 너에게 있어서 이런 마도제국이나 마신 따위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잖아? 정말 중요한 너만의 내실은 감춰두고 껍데기만 내게 넘겨주고 생색을 낼 셈이냐?’

” ……”

‘ 내가 원하는 건 너의 비밀을 남김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이를 네 이름을 걸고 언약(言約)하는 것이 내 요구사항이다.’

어차피 치우의 몸을 얻고 나면 이 시공간과도 작별!

만성천제련이라는 세력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진짜로 내게 필요한 것은 솔로몬의 정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솔로몬은 미간을 좁히며 끙 하는 소리를 내었다.

” 정녕 만만치 않군… 내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제안을 바로 내놓다니. 하긴 세력이라는 껍데기 따위를 중시하는 자라면 외신과 교섭할 수 있을리도 없었겠지.”

‘ 대답은?’

” 좋네. 내가 가진 비밀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것을 나 솔로몬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도록 하지. 이로써 그대가 봉인을 풀어준 빚을 갚겠네.”

됐다!

이름을 걸고 약속했다!

나는 훗 하고 웃으며 본론을 꺼냈다.

‘ 그럼 이제 말해 봐. 너는 왜 인간의 몸을 갖고 있고 어떤 비밀을 갖고있는지를.’

” 흐음… 어디서부터 말해야할까…”

솔로몬이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 나는 원래 지구의 평범한 인간이었네. 그냥 마법(魔法)에 관심이 많았을 뿐인 인간. 다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어떤 왕국(王國)의 왕자(王子)였으며 왕위를 이어받는 과정에서 일천번제(一千燔祭)를 행하여 이계(異界)의 신(神)과 접촉했을 뿐이지.”

‘ 일천번제?’

솔로몬은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 나는 이스라엘 다윗 왕의 아들로 태어나 왕위를 계승했네. 그런데 그냥 왕위를 계승하면 어차피 필멸자의 인생을 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마도(魔道)를 공부하여 이면(裏面)의 세계가 얼마나 광활하고 대단한지 알고 있던 나로서는 필멸자로서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았어.”

‘ 그래서?’

” 그래서 내가 다윗 왕에게서 왕위를 계승받는 과정 그 자체를 마도의식(魔道儀式)으로 승화하여 신과 계약하고자 했네. 그것이 바로 일천번제(一千燔祭)일세.”

‘ ……!!’

나는 솔로몬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강력한 상징을 가진 마도의식일수록 위대한 신격을 부르기 쉬운 것이 바로 마도의 법칙!

그 법칙을 익히 알고 있던 솔로몬은 왕위계승 그 자체를 의식으로 삼아서 최대한 이득을 취하려 한 것이었다.

‘ 하지만 아무리 거대하고 화려한 의식이라고 해도 필멸자가 치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아무리 용을 써도 하급마신 하나 소환하기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강력한 신을 소환한 거지?’

” 운이 좋았지. 사전에 사해문서(死海文書)의 소환에 성공했었거든.”

‘ 사해문서?’

” 이계(異界)의 마도서(魔道書)일세. 천사(天師)의 세계(世界)와 직접 소통해줄 수 있게 해주는 유물! 그 사해문서 덕에 나는 천사의 세계에 직접 일천 명의 제물을 공양할 수 있었다네.”

‘ ……!!’

나는 솔로몬의 대답에 눈이 날카로워졌다.

‘ 이 자식… 일천번제라더니 일천 명을 인신공양했다는 말이냐?’

” 그래. 그 정도 대가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 이놈!!’

인신공양만은 용서 못해!

내가 분노를 막 뿜어내려던 순간 솔로몬의 말에 분노가 누그러듬을 느꼈다.

” 인신공양이라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이세계로 이주시킨 것이지만 말일세.”

‘ 엉?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솔로몬은 어깨를 으쓱했다.

” 훗… 천사의 세계란 바로 세계수(世界樹)의 세계일세. 세계수의 뿌리를 통해 일천 명의 인간을 공급하면 그 자들은 이 세계에서는 소멸하지만 세계수 너머의 세계에서 새로운 [인간]으로서 부활하게 된다는 거지.”

‘ ……?!’

” 어차피 이 세계에서 인간은 죽어도 그 영혼이 지배자의 먹이가 될 뿐이니 도리어 자비롭지 않은가? 천사들의 통제를 받긴 하겠지만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고있겠지.”

서… 설마…?

나는 내가 알고 있던 지식과 솔로몬의 말을 맞추어 보고는 뭔가를 깨달았다.

‘ 설마 네가 말하는 세계는 세피로트 칠천(七天)이 지배하는 세계를 말하는 것이냐?’

” 호오. 긴가민가했는데 알아듣는군. 과연 외신과 교섭한 자로다.”

틀림없다.

저 놈이 말하는 ‘천사의 세계’라는 것은 바로 나도 가 보았던 [세피로트]의 세계!

세계수가 군림하고 있는 그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조심스레 말했다.

‘ 그래서…. 일천번제로 일천 명이나 되는 인간을 세계수의 세계에 이주시킨 댓가로 너는 뭘 받았지?’

” 그 세계, 세피로트의 창조신과 계약할 수 있었네.”

‘ ……!!’

” 내가 창조신에게 받은 대가는 총 3가지. 첫 번째는 바로 진정한 지혜(知惠)의 덕성(德性)인 소피아(Sophia)의 왕관일세. 사실 내가 지혜의 왕이자 마도제국의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지.”

‘ 그건 뭐지?’

우웅

자기의 머리에 반투명한 왕관모양의 형상을 소환한 솔로몬이 왕관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 나는 이 소피아의 왕관을 이용해서 세계수에 축적된 모든 마도지식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검색할 수 있네. 단지 그것만으로도 필멸자 중에서는 최강의 마도사가 될 수 있었지.”

‘ 호오.’

” 2번째는 나의 호위를 위해 세피로트의 존재들을 소환할 수 있는 권리일세.”

‘ ……’

” 마지막 3번째는 아인소프 오르의 힘을 딱 1번 소환할 권리일세. 정말 많은 걸 받았지 않은가?”

‘ … 미쳤군. 마법의 신 헤르메스도 그렇게 많은 걸 받지는 못한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솔로몬의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면 솔로몬의 말을 듣고도 그러려니 했겠지만 세피로트의 세계를 잘 알기 때문에 솔로몬이 받아낸 권리가 굉장한 것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인소프 오르!

그 [태초의 빛]은 우주가 탄생할 때의 힘을 머금고 있어서, 나는 아인소프 오르를 소환한 집정관 아브락사스를 상대로 1초만에 소멸당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나를 없앴던 그 힘조차도 극히 미미한 일부일 뿐이라서 아인소프 오르는 명실공히 우주 최강의 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솔로몬이 말했다.

” 나도 세피로트의 창조신이 내게 왜 그리 많은 것을 베풀어주었는가는 잘 모르겠네. 다만 그가 알게모르게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 집착이 있다고는 느꼈지… 나를 이용해서 뭔가 하려 했던 것 같네.”

‘ ……?’

” 아무튼 나는 일천번제를 이용해 얻은 3가지 댓가를 이용해 오랜시간 마신조차 부럽지 않은 강력한 대마도사이자 현왕으로 군림했네. 그렇지만 내가 마도사로서 성장하면 할수록 더 위를 향한 갈망이 심해졌고, 나는 내가 원하는 갈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네.”

‘ 그게 무엇이지?’

” 백웅이여. 그런 생각을 한 적 없는가? 인간의 시대는 언뜻 필멸자의 기준으로는 길어 보이지만 우주의 시간으로는 종말을 코앞에 두고 있는 막바지 중의 막바지 끝물의 시기지. 나는 이렇게 늦게 태어난 종족이라는 사실에 무척 아쉬운 적이 많았다네.”

‘ … 그게 어쨌다고? 시간을 뒤로 돌릴수도 없는 거 아닌… 아?’

나는 말을 하다말고 뭔가를 알아채고는 입을 벌렸다.

솔로몬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 난 나 혼자서 우주 초창기로 되돌아가서 수십조 년 동안 힘을 축적하고 싶었다네. 그래서 내가 받은 3번째 권리, [아인소프 오르]의 빛을 공양해서 신좌(神座)로 올라간 후 [큰 굴레]의 과거로 가는 금기(禁紀)를 범한 것일세.”

‘ 뭐… 뭐라고?!’

이, 이게 무슨 미친 소리인가?!

그 말대로라면…

‘ 너는 [큰 굴레]를 과거로 돌렸단 말이냐?!’

” 아니. 꼼수를 쓴 것일세. 굴레 자체를 과거로 돌린 게 아니라 신좌를 이용했단 말이지.”

‘ 그게 무슨 소리야?’

” 신좌… 우주를 주름잡는 최상위 신격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그 장소만이 갖고있는 특징이 있다네. 그것은 바로 신좌는 그 어떠한 시간과 공간의 흐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무구(無垢)의 영겁(永劫) 그 자체라는 것일세.”

‘ 그건 나도 알아. 그게 [큰 굴레]를 과거로 돌리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솔로몬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씩 웃었다.

” 잘 생각해보게. [큰 굴레]는 무정무한(無定無限)히 영겁토록 회전(回轉)하는 것이지. 허나 어떻게 신좌는 그 굴레의 회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겠는가?”

‘ ……?’

” 정답은 바로 회전의 중심, 태풍의 눈이라 할 수 있는 곳에 신좌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일세. 그리고 그렇기에 신좌에 한 번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수 있다면 인과율의 역풍을 맞지 않고도 [큰 굴레]의 과거로 갈 수 있다는 것이지! 왜냐하면 회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게 아니라 축(軸)의 내부를 타고 이동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일세.”

‘ 어… 그… 그런 게… 되나?’

” 되지. 그래서 내가 존재하고 있지 않는가?”

‘ 아니 [큰 굴레]를 되돌리는 건 금기라면서? 왜 진작에 외신한테 안죽은 거야?’

내가 어이없어서 말하자 솔로몬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내 말을 전혀 이해 못하고 있군. 내가 아인소프오르의 빛을 공양함으로써 신좌에 들어갔다는 건, 나는 신좌에 들어간 순간 최상위 신격(神格)으로 환생(換生)할 권한을 손에 넣었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네. 인간이 아니라 최상위 신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지. 신좌라는 건 바로 신의 좌를 보관하는 장소, 또 다른 말로는 새로운 신이 탄생할 수도 있는 요람이니까.”

‘ 그런데?’

” 나는 그 권한을 포기하고 [큰 굴레]의 과거로 간 것일세. 이건 등가교환 그 이상이니 금기를 범했다고 하더라도 외신들이 나를 건드릴 명분은 없다는 뜻이지. 사실상 필멸자로서 [큰 굴레]의 과거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네.”

‘ ……!!’

나는 그제서야 솔로몬의 말을 이해하고는 전율했다.

‘ 미친놈아! 상위신의 힘을 포기하고 그냥 큰 굴레를 넘는데만 집중했다고?! 뭐하러 그런 멍청한 짓을…’

확실히 그 방법이라면 금기를 범하고도 생존할 수 있을 만 하다.

하지만 어째서?

‘ 주객이 전도되었잖아!’

상위신의 힘이라는 건 결코 장난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우주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최소 은하를 주무르는 대신격의 힘을 의미했다. 일개 필멸자 대마도사가 아무리 수십조 년을 수련해도 상위신의 경지는 커녕 중급에도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극히 높았기에, 솔로몬의 행위는 지극히 삽질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내 말에 솔로몬은 훗하고 웃었다.

” 아예 얻은 게 없는 건 아닐세. 신좌를 거치는 동안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거든.”

‘ ……’

” 그리고 나는 상위신 그 이상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네. 그 경지를 추구하여 이 과거로 온 후에는 마도제국을 만들어내고 군림했고, 힘이 충분히 쌓였다 생각되자 윤회의 도정에 도전했던 것일세.”

나는 솔로몬의 말에서 뭔가를 눈치채고는 말했다.

‘ … 그 말은… 전설에 전해지는 것처럼 마도제국이 더 이상 팽창하는 인구과 자원부족을 견디지 못해서 우주 밖으로 진출하려 하다가 신의 분노를 샀던 게 아니란 말이냐?’

” 후후. 그럴 리가 있겠나? 아무리 문명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우주의 시공간 자체는 절대적인 무한일세. 만에 하나 문명의 팽창속도가 우주의 팽창속도보다 빠르다고 하더라도 그 때는 외신들이 그냥 우주의 경계 자체를 더 넓혀버릴 뿐이지.”

‘ ……!!’

” 마도제국이 멸망한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윤회의 도정에 도전하여 [자격]을 얻으려 하다가 실패했을 뿐이다.”

나는 마도제국 멸망의 진실을 듣자 정신이 멍해졌다.

그 악명높은 은하대제국이 망했던 이유가 그저 한 세피로트 마도사의 승격에 대한 갈망때문이라니?

나는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 외신 주시자가 널 봉인한 이유는 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였겠군.’

” 그런 셈이지. 그가 내게 시험을 출제했지만 난 통과하지 못했고, 통과하지 못한 대가로 봉인당했을 뿐이다.”

‘ 그 [자격]이란 게 뭐길래 모든 걸 걸고 도전한 거지?’

” 데미우르고스.”

솔로몬은 왜인지 그 말을 하면서 무척 불편한듯, 혹은 지독한 아쉬움을 담은 듯한 목소리를 눌러담으며 말했다.

” 나는 데미우르고스가 될 자격을 얻고자 했었다네. 아이온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 뿐이니까…”


           


Reincarnation Sword God

Reincarnation Sword God

Status: Ongoing Type: Author:
I was an aspiring master. It's been 45 years since I started training in martial arts. In the martial world, my level is at most second-rate. I never even dreamed of reaching the top level, just practicing the Six Harmonies Sword Technique in a shabby hut. "Are you saying that those without talent should just die?" Then I will die. I will die and challenge again. Until I destroy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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