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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1

170. 거지남매 – 사고

부산스러우면서도 조용한 분장실.

구름같이 몰려든 관객에게 들킬세라 무대 뒤편 분장실의 모든 이들이 손짓, 발짓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숨 막히는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건 오직 눈부신 스포트라이트, 무대에 오른 배우들이 밟는 메마른 나무 바닥 소리뿐이었다.

“후. 하. 후. 하.”

바짝 긴장한 레나가 심호흡했다.

무대 위, 아즈라 성인이 로드란 강가의 악마 세레스(Seares)에게 호통치는 것을 들으며 뻣뻣하게 굳은 팔다리를 풀었다.

곧 그녀가 무대에 오를 차례였다.

‘아나톨레아’ 평원에서 4번째 악을 물리친 뒤, 절망해 뒤틀어진 아즈라 성인이 황동 술잔을 메다꽂으며 신을 저주하는 순간 그녀가 등장한다.

“아- 음. 큼큼. 아아.”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한 레나가 뒷걸음질 쳤다. 이대로라면 목소리가 갈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맨발로 조심조심, 소리 나지 않게 개인 분장실로 들어온 그녀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 목을 풀었다.

두렵다. 최초의 성녀가 무대에 오른 순간, 집중된 관객의 이목 앞에서 실수할 것이 무섭다.

또 하필이면 그녀의 등장이 <데모니오스> 2극의 마지막이었다. 아즈라 성인과 산골 소녀가 만나는 순간을 기점으로 무대의 막이 내린다.

오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손발이 떨리는 긴장감. 누구에게라도 위로받고 싶었지만, 크세니아 언니는 자리에 없었다. 그녀는 아즈라 성인에게 감화되어 충고하는 악마, 세레스를 연기하느라 무대에 올라 있었다.

– 똑똑.

그때, 누가 문을 두드렸다. 허락을 구하지 않고 들어온 사람은 극장주. 브레틴이었다.

“레나 씨. 괜찮아요?”

“네. 저, 전 괜찮아요.”

브레틴이 다가와 그녀를 돌려세웠다. 레나의 작은 어깨를 주물러주며 조언했다.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실수하셔도 괜찮아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누구나 잘못할 수 있는 법이니… 실수하란 뜻은 아니지만, 기왕 할 거라면 당당하게, 멋지게 실수하세요.”

“…실수를 하라는 거예요, 말라는 거예요?”

“그건 받아들이기 나름이랍니다. 레나 씨.”

푸힛. 미소지은 레나가 돌아섰다.

그녀는 “좋아요. 그럼 멋지게 사고 칠래요.” 말하곤 당돌하게 분장실을 빠져나갔다.

브레틴은 잠시 그 자리에 있었다. 작고, 연약한 소녀가 맨발로 문을 열고 사라지는 모습에서 얼핏 카시아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아버지를 내려달라고 맨발로 달려온 소녀. 장례를 치른 뒤, 저러다 자살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던 어린 창녀는 수척하지만 당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돌아와 브레틴의 가슴에 송곳 같은 말을 찔러넣었다.

– “과거에 너무 얽매이지 말아요.”

허나 어떻게 얽매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피바다가 된 침대에서 눈 뜬 순간, 곁에서 나를 자장자장 재워줬던 어머니가 사라진 순간, 내 과거는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 “저는 이제 제 인생을 살아갈 거예요.”

카시아의 한 마디에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창녀를 다독여 사내의 사타구니에 밀어 넣던 삶이 새삼 후회스럽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나는 저 아이, 카시아에게 무엇을 해주었던가. 그녀의 삶을 망가뜨리는 데 일조했을 뿐이라 매몰차게 거절당한 금화가 부끄러웠다. 한낱 가치 없는 금속 쪼가리로 느껴졌다.

‘주인님’을 찾아갔다.

첩의 몸에서 태어난 브레틴은 서자였다. 그는 배다른 동생이지만, 아스란 왕국 ‘브리나 자작가’에서 온 본처의 아들, 브리안 자우어 자작을 찾아가 말했다.

“일을 그만두려 합니다. 그러게 해주십시오.”

오르빌의 모든 창관의 지배자 브리안은 배다른 형을 놀랍게 보았다. 이상하리만치 많은 잔주름을 씰룩이며 묻는 것이었다.

“왜 그만두겠다는 것이냐? 내가 주는 돈이 부족한가?”

“아닙니다.”

“그럼 여자가 부족한가? 내 가게에서 일하는 아이들을 계속 보내줬을 텐데? 아, 퇴물들이라 섭섭했던 모양이구나. 침실에만 들이고 관계를 맺지 않는 걸 보면.”

으득.

브레틴 자우어가 이를 악물었다. 브리안이 그가 곁에 여자가 없으면 잠들지 못함을 비꼬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새끼야.”

터진 욕지거리, 브레틴은 온몸을 떨며 말했다.

“그래도 내가 형이다.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그래도 내가 형이란 말이다.”

“…!”

“그래. 알고 있었다. 네가 아버지의 자식이 아니라는 걸.”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비록 첩이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덕분에 브레틴은 어릴 적부터 양질의 교육을 받았고, 아이를 낳지 못한 본처의 자리를 위협했었다.

그런데, 그랬던 본처가 갑자기 아들을 낳았다. 본처의 오라버니인 브리나 자작이 자우어 자작가에 들린 지 꼭 일 년 만이었다.

아버지는 죽었다. 아들이 태어난 날, 아버지는 의문의 사고를 당했고, 어머니까지 잃은 어린 브레틴은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아무것도 모른 척, 자작가의 개가 되었다.

그렇게… 살아왔다.

“죽고 싶으냐?”

브리안 자작이 제 얼굴의 모든 잔주름을 구겼다. 대대로 통통한 브리나 자작가의 흔적을 지우려 급격히 뺀 살이 남긴 흔적이었다.

브레틴 자우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들거리며, 죽일 테면 죽이라는 듯이 서 있었다.

배다른, 씨도 다른 중년의 두 형제가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러기를 한참, 적막 속에서 브리안 자우어 자작이 코웃음 쳤다.

“좋아. 형 대접을 해주지. 뭘 원하지?”

“…내가 맡은 창관을 가져가겠다.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

네놈의 자리가 본래 나의 것이지만, 브레틴은 그것으로 좋았다. ‘자우어’라는 성을 버리고 창관을 극장으로 개조했다.

창녀들에겐 청천벽력같은 사건이었다. 그녀들은 당장 갈 곳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난감해했지만, 브레틴은 그들이 극장 3층에서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아무리 잘되어봤자 육체만을 탐하는 보잘것없는 남자의 첩으로 들어가는 게 한계인 창녀들.

어머니가 떠오른 브레틴은 카시아를 찾아갔다. 아버지의 신발 가게를 처분하고, 땅값이 저렴한 동네에서 새 출발 한 카시아의 도움을 받아, 창녀들을 하나씩 독립시켰다.

하나씩… 속죄해나갔다.

어두운 분장실. 레나가 나가고 닫힌 문을 바라보던 브레틴은 상념을 떨쳐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아가 막 무대에 오르려는 소녀에게 “힘내요.” 속삭여주었다.

빙긋.

얼굴의 반을 가리는 가면을 쓴 레나가 미소 지었다. 레나는 콩콩콩콩, 무대 계단에서 뜀박질해 작은 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발랄한 산골 소녀.

나는 발랄하고 착한 산골 소녀다.

레나가 무대에 올랐다. 산열매가 가득한 주머니를 흔들며, 눈부신 스포트라이트가 그녀에게 내리꽂히는 순간. 가면을 벗어던졌다.

– 우와아아아아아!!

얼핏 비명까지 섞인 환호성이 터졌다. 금발 머리가 흩날리고, 사랑스럽게 작은 귀가 드러났다. 매력적인 콧잔등이 조명에 빛났다.

하지만 고운 턱선 아래로 짙은 음영이 깔렸다. 발랄함이 담긴 황금빛 눈동자가 견딜 수 없이 번쩍여 시끄러운 관객들을 침묵시켰다.

사고 쳐 버렸다.

오빠가 누누이 했던 충고를 걷어차자, 아찔하게 짜릿한 군중의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레나는 막상 그들의 시선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오빠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크게 혼날 뻔했다. 그렇지만 산골 소녀에게 가면이라니. 벗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제 말 안 들려요?! 사람이 그런 표정을 지으면 안 된다구요! 일어나요!”

절망해 주저앉은 아즈라 성인에게 레나가 외쳤고, 연극 <데모니오스>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新銳)의 열연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레오는 그걸 보지 못했다.

* * *

한편, 오르빌 왕궁. 은빛 리아트리스(Liatris) 홀에선 무도회가 열렸다.

‘고결’을 뜻하는 꽃의 이름을 딴 홀은 그에 걸맞게 아름다웠다.

천장에 아름드리 걸린 샹들리에와 주두(柱頭, 기둥머리)에 수천 개의 은 촛대가 걸려 드넓은 홀을 눈부시게 밝혔고, 거울이 덮인 반원형 천장과 하얀 대리석 바닥엔 자수가 놓이듯, 풍성한 리아트리스 꽃이 은으로 새겨져 있었다.

장인의 고집이 느껴지는 홀이었다. 리아트리스의 또 다른 꽃말, ‘고집스러움’에 걸맞게도.

레오는 근무 중이었다.

귀족의 호위기사들의 검을 빼앗아 날이 서지 않은 예전용 검으로 바꿔주었는데, 그건 입장하는 제1, 제2, 제3 기사단의 기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왕궁에서 제 검을 들 수 있는 사람은 기사단장과 부단장 같은 중요 인물과 왕궁을 지키는 근위병, 근위기사들 뿐이었다.

“신수가 훤해졌네. 좋냐?”

카트리나가 다가와 이죽거렸다. 제2 기사단의 기사인 그녀는 몸에 딱 맞는 정복을 입고 있었다.

여기사를 위한 치마가 달린 정복도 있으나, 그녀는 여느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남색 줄무늬가 있는 바지와 휘장이 달린 제복을 입었다.

“봉급 받으면 한턱 쏜다더니. 것 봐. 내가 근위기사가 되면 삶이 고달플 거라고 했지?”

“얼른 검이나 주세요.”

“얼씨구? 이놈도 고리타분해졌네.”

카트리나는 “옜다.” 검을 교환하곤 동료들을 따라 사라졌다.

미안하지만, 레오는 지금 카트리나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주위를 살피며 어디서 공주가 나타날지, 길버트 포르테는 어디 있는지, 아놀프 드 클라우스 왕자는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바빴다.

무도회는 특별한 진행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른바 사전답사, 공주를 만나러 온 아스틴 왕국의 왕자를 귀족들이 사전에 알아보기 위한 자리였다.

해서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는 귀족 자제들과 영애들, 클라우스 왕자가 이끌고 온 수행원들과 왕국 기사들이 번잡하게 얽혀 춤추는 무도회장이었음에도 아놀프 왕자의 위치는 똑똑히 보였다.

물론, 레오의 관심사는 그쪽이 아니었다. 연관이야 있지만, 막아야 하는 대상은 왕자가 아닌 것이다.

‘어디 있지? 분명히 나타날 텐데.’

레오는 공주를 찾아 무도회장을 돌아다녔다.

길버트 포르테는 찾았다.

그는 클리안 드 타탈리아 왕자와 함께 나타난 아버지, 헤르만 포르테 백작의 뒤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따르고 있었다.

풍요로운 곡창을 연상시키는 노란 밀짚 색 머리칼의 클리안 왕자가 군청색 머리칼의 클라우스 왕자에게 다가가면서 길버트는 그 근처에서 무료하게 주위 영애들을 관찰하는 중이었다.

레오에겐 또 하나의 선택지였다.

공주가 아니라 길버트 포르테를 꼬셔서, 이를테면 무도회장 밖으로 이끈다거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여자를 밝히는 길버트를 꾀어내긴 쉽다. 근사하게 생긴 레오가 같이 영애들을 꼬시러 가지 않겠느냐 권하면 길버트는 옳다구나 그를 동료로 삼을 테지만, 이미 지난 회차에서 보지 않았던가.

길버트 포르테를 죽였음에도 전쟁은 터졌다.

그리고 남들보다 키가 한 뼘은 더 큰 소드마스터가 레오를 무시무시한 눈으로 쏘아보고 있어서 저쪽으로 다가가긴 부담스러웠다.

클로에 드 타탈리아 공주를 막아야 한다. 모든 사건의 원흉을 미연에 차단해야 비로소 성공이라 할 수 있었다.

공주를 막는 방법은 생각해둔 바 있다.

실수한 척. 그녀에게 음료를 쏟아붓던, 다소 억지스럽지만 우당탕 넘어지며 공주의 옷자락을 찢어버리건, 방법은 많았다.

그 여자만 돌려보내면 되는 일이다.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터진다면, {전쟁} 이벤트는 막지 못하는 것으로 봄이 옳았다.

‘찾았다!’

무도회장을 서성이길 한참, 연주 템포가 빨라지며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을 때 클로에 드 타탈리아 공주가 나타났다.

과연 벨리타 왕국의 꽃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 외모였다.

제 오라비와 같은 노란 밀짚 색 머리칼은 허리까지 내려와 풍성하게 찰랑거렸고, 유려하게 이어진 턱선과 목선은 그 매끄러움만으로 사내의 방심을 흔들었다.

끝이 내려선 정갈한 눈썹.

거품처럼 크고 나른한 눈에는 또렷한 황금빛 눈동자가 담겨 있었다. 잡티 하나 없이 새하얀 피부는 적당한 살이 올라 보드라운 미소를 뒷받침했다.

그래 봤자 레나가 더 예쁘지만.

목표를 확인한 레오는 서둘러 다가갔다. 저 공주가 왕자들과 길버트 포르테를 향하는 것을 보곤 걸음을 재촉했다. 시종이 들고 있던 술잔 하나, 아니, 두 개를 빼앗아 양손에 들었다.

그런데 그때,

“노엘 경이시지요?”

붉은 발레이나(balaena) 가죽으로 만든 최고급 옷을 입고, 기울어진 천칭이 새겨진 초록색 브로치를 단 남자가 레오를 불러세웠다.

베나르 타티안 후작이다.

그는 차갑게 얼어붙은 푸른 눈으로 값을 매기듯, 레오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

“잠시 시간을 내주시지요. 드리고 싶은 제안이 있습니다…”

후작은 자리를 옮기기를 바랐는지 턱을 가볍게 까닥였다.

“죄송합니다. 저는 지금 급한 일이 있습니다. 다음에 시간을 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왜 하필 지금!

그렇다고 타티안 후작에게 무례할 순 없다. 그의 기분이 상하면, 공주를 막고 자시고가 문제가 아니게 될 것이었다.

레오는 정중하게 고개 숙였다. 거절당하리라 예상치 못했는지 후작이 한 박자 늦게 답하는 틈을 타 그를 지나쳐갔다.

제기랄, 늦겠다.

클로에 공주는 벌써 길버트 포르테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멀뚱히 서 있던 길버트도 그녀의 접근을 눈치챘는지 공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왕자들의 코앞. 역사에도 없던 무례가 저질러지기 직전이었다.

그러니, 나의 무례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레오는 카트리나에게 가는 척, 술잔을 높이 치켜들며 “카트리나 누나! 저 여기 있어요!” 외쳤다. 보지 못한 척, 공주와 꽈당 부닥치면서 양손에 든 술을 공주의 가슴팍에 모조리 쏟아버렸다.

물벼락, 아니, 술벼락을 맞은 공주가 제 풍만한 가슴을 내려다보다 고개를 들었다. 눈이 부릅떠지더니…

“죄, 죄송합니… 우읍!”

레오의 목을 휘감았다. 번쩍 잡아당겨 입을 맞췄다.

기겁해 휘둥그레진 레오의 눈앞에 환하게 웃는 공주가 있었다. 그녀는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다는 듯이 그를 끌어안으며 혀를 거칠게 섞어오는 것이었다.

그 놀라운 광경을 둘러싼 무도회장에 정적이 깔렸다.

베나르 타티안 후작은 묘한 눈으로 레오를 바라보다 등을 돌렸다. 소드마스터는 노려보았고, 클리안 드 타탈리아 왕자는 이마를 짚으며 탄식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군청색 머리칼의 사내, 아놀프 드 클라우스 왕자가 불쾌하게 헛웃음 치는 가운데, 제법이라는, 길버트 포르테의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휘익-!

오르빌을 즉각 시끄럽게 만들, 대형 사고였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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