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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6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176화

57장 희생(1)

셀레나는 지금 콘스텔의 마구간에 서 있다.

과연 승마가 있는 콘스텔에서는 상당한 종류의 말들이 있었다. 이 중에 과연 카시안을 찾을 수 있을까를 잠깐 걱정했으나, 그 또한 기우였다. 프론디어의 말대로 천을 들자마자 말 하나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생김새를 보면 분명 카시안이었다.

하나, 셀레나는 아직 카시안에 타지 못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셀레나가 카시안을 보며 답답한 듯 외쳤다. 그러나 카시안은 셀레나에게서 고개를 홱 돌릴 뿐이었다.

카시안은 아직 셀레나에게 자신의 등을 허락하지 않았다.

‘의심받고 있어.’

셀레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카시안의 심정을 이해했다. 그녀는 프론디어의 명령에 따라 이 천을 받고 카시안을 만났으나, 카시안이 그런 앞뒤 사정 따위 알 리가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의심받는다. ‘그 천을 왜 네가 갖고 있냐?’ 따위의 눈빛으로 셀레나를 보는 듯했다.

‘카시안은 후각이 좋아. 뛰어난 지능은 그 후각을 통해 얻은 정보를 판별한다는 뜻이야.’

셀레나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뒤로 숨겼다.

‘……피 냄새, 안 지워진 걸까.’

셀레나는 그 나이대의 다른 학생들에 비해 훨씬 많은 피를 그 손에 묻혔다. 그것도 마물이 아닌, 인간의 피다.

특히 최근에는 인더스의 수하들을 처리하면서 보다 많은 인간을 죽였다.

셀레나는 딱히 지금까지 해온 살인에 이렇다 할 죄악감 따위를 가지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만곶은 언젠가 대륙을 집어삼키기를 꿈꾸는 복수귀들의 집단이다.

그런 곳에서 길러진 셀레나 또한 사람을 죽이는 것에 일일이 감상을 가지는 건 먼 옛날에 흘려보냈다.

하나 이제 와서, 그 행위가 방해가 된다면.

복귀를 기다리고 있을 주인의 명령을, 고작 이따위 이유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면, 셀레나는 도저히 스스로를 참아낼 수 없을 것이다.

“네가 진짜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셀레나는 말하며 카시안을 보았다. 그 눈동자를 보았다. 자신의 정체를 읽어내려는 듯한, 말 주제에 지나치게 현명하게 빛나는 눈빛을 마주했다.

“서둘러서 가지 않으면, 그 사람이 위험해.”

그래. 지금 셀레나는 저쪽의 상황을 모른다. 방벽에서의 싸움은 어떻게 되었는지, 프론디어가 전투에 참여했는지, 아니면 방벽을 벌써 넘어버렸는지. 알고 있는 건 하나도 없다.

그녀가 지금 확실히 알고 있는 건 단 하나.

‘프론디어 님에겐 지금 이 천이 없어.’

셀레나는 자신이 받은 푸른색의 천을 꾹 쥐었다.

이것이 없다면 프론디어는 온전한 힘을 쓰지 못한다. 정확한 정체는 모르더라도 지금까지의 싸움을 보면 이 천이 프론디어에게 중요하다는 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걸 받았다. 이 카시안을 데려오기 위하여.

프론디어를 지켜줄 목숨줄을 건네받은 것이다.

“네가 날 믿든 믿지 않든 상관없어. 사실 너 같은 거 아무래도 좋아. 왜 그 사람이 이걸 주면서까지 널 데려오라고 했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런 건 묻지 않아. 물을 필요도 없고. 난 명령에 따를 뿐이야.”

셀레나는 이를 악물었다. 카시안은 내 말을 알아듣고 있는 건가? 아니, 듣고 있기는 한 걸까? 말의 눈동자와 얼굴로는 뭔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

“부탁이야, 도와줘.”

그럼에도 셀레나는 말했다.

지금 카시안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목소리를 내는 것뿐.

그저 진심을 다한 목소리가 통할 거라고 믿는다. 그뿐이었으니까.

“그 사람이 위험하단 말야.”

나직이 읊는 셀레나의 말. 그것을 카시안은 가만히 보았다. 말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다. 그러나 카시안은 곧 고개를 한 번 털고는, 다리를 움직여 셀레나에게 가까이 가 자신의 옆을 내어주었다.

“……고마워.”

셀레나는 카시안에 등에 올랐다. 천은 카시안의 등에 덮었다. 기분이 좋은 듯 카시안의 고개가 기울었다.

‘이 천, 갖고 있을 때는 추위도 더위도 느껴지지 않았어.’

그래서 테이번에서 프론디어는 옷을 가볍게 입고도 멀쩡했구나. 요상한 허세라도 부리는 줄 알았더니, 작은 수수께끼가 풀렸다.

‘……그럼 지금은 무척 추울 거야.’

그리고 걱정거리가 늘었다.

“가자, 카시안. 들를 곳이 있어.”

다음은 말리아 드 로아흐를 향해.

로아흐 저택은, 그러니까.

‘아니, 가만. 말리아 선생님은 로아흐 저택에 머물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말리아는 프론디어의 어머니이지만, 저택에 있지 않다.

앙페르와 불화가 있는 건지, 소문대로 연구 열심인지는 몰라도 평소의 말리아는 콘스텔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한다.

……그러면 방학 때는?

“말리아 선생님은 어디로 가야 만날 수, 꺄악!”

그렇게 중얼거린 직후, 카시안이 먼저 움직였다.

“너, 너는 말리아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아는 거야?”

카시안으로부터 대답은 없다. 당연하다. 그러나 그 조용한 질주가 셀레나에게 있어서는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좋아.”

고삐를 꽉 쥐고, 셀레나는 카시안이 향하는 대로 나아갔다.

* * *

첫 번째 방벽 전투가 끝난 다음 날.

마물들은 조용했다. 오늘은 전투가 없을 듯했다.

병사들은 그에 안심했으나 기사들은 오히려 얼굴을 굳히며 긴장했다. 그들 또한 실바인에게서 마물들에 대한 정보를 들었으니까.

지속적인 침공을 하지 않는다면, 놈들은 프론디어의 말대로 어마어마한 군세를 모아 단번에 방벽을 꿰뚫을 심산인 것이다.

실바인은 프론디어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여겼다. 그것은 매우 절망적인 상황이었으나, 그것을 읽고 있던 프론디어에게 한 줌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나.

“예상 밖이야.”

정작 프론디어 본인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가 말이지?]

“저놈들, 아무래도 내일이면 공격할 것 같아.”

그레고리의 말에 프론디어는 책상 위의 종이를 보며 말했다.

저번 회의실에서 본 지도를 공방에 저장한 뒤, 그레고리의 보고를 들으며 종이 위에다 전황 지도를 그려놨다.

그것을 보고 프론디어의 안색이 더욱 심각해졌다.

“총공격이 있을 거라곤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빠를 줄은 몰랐어. 며칠은 더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병력들을 급하게도 모으는 모양이군.]

급하다. 그래, 지금 적의 충원 속도는 오히려 그런 느낌이었다. 총공세를 펼치는 것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듯한 움직임.

이렇게 되면 셀레나가 카시안을 타고, 말리아를 데려오는 것보다 마물들의 침공이 빠를 것이다.

[셀레나는 언제 오지?]

“글쎄, 막힘없이 온다고 해도 내일 해 떨어진 뒤겠지.”

셀레나는 카시안과 말리아를 둘 다 설득해야 한다. 프론디어는 양쪽 다 쉽지 않을 거라 여겼다.

카시안은 똑똑하면서 굉장히 자존심이 강하고, 말리아는 앙페르가 있는 곳에 잘 오려 하지 않는다.

뭣보다 양쪽 다 셀레나에 대해서 잘 모를 테니. 셀레나 본인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어필이 필요하다. 만곶에 있는 그녀에게는 설득할 만한 재료가 많지 않겠지.

[그럼 내일은 피를 좀 보겠군.]

“…….”

그레고리는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말했다. 페넬로페의 천이 없는 프론디어는 지금 낼 수 있는 전투력의 10%도 못 낼 테니까. 당연히 셀레나를 기다리는 것이 맞다.

그러나 프론디어는 침묵을 지켰다. 그것이 그레고리는 불안했다.

[너, 설마. 가려는 거 아니지?]

“……방벽을 넘을 생각은 없어.”

프론디어의 대답에 그레고리는 다소 안심했다. 그리고 동시에 불안했다. 방벽을 넘을 생각은 없다니. 그럼 다른 생각은 있다는 건가?

“그레고리.”

[왜 그런 식으로 부르냐. 불안하게.]

“실바인이 말했었지. 하나의 목숨으로 여럿을 구하는 판단은 황제나 내리는 거라고.”

[그랬지. 그게 뭐 어쨌다고.]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 봤거든. 나라면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대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방식, 그게 나에게는 가능한지 말야. 그런 선택지가 떠오르고 안 떠오르고는 둘째치고, 그럴 마음이라도 먹을 수 있는가.”

프론디어는 지난날의 전투를 떠올렸다. 특히 테이번에서의 일을.

다른 싸움들은 거의 대부분 프론디어 개인의 싸움이었다. 물론 콘스텔의 교사들과 인더스의 수뇌부들이 충돌한 적도 있었으나, 충분히 상정하고 있었고 교사들이 질 거라 여기진 않았다. 실제로 별일 없었고.

다만 테이번에서는 많은 죽음을 봤다. 그가 단 한 명도 죽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 ‘기사’들이었지, ‘병사’들이 아니었다.

하나 당시의 프론디어는 놀랍도록 침착했다. 누군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각오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쪽으로 향하는 마음을 닫은 것인가.

어느 쪽이든 간에 프론디어는 잘 넘겼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고서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엔.

그의 손으로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마저도, 프론디어는 허용할 수 있을까? 그것이 전체의 이득이 된다고 한들?

‘언제나 게임을 공략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이 세계에 오기 전부터, 지금까지도.’

게임 에티우스를 클리어하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해봤지만, 실패했다.

실패한 채로 이 세계로 와버렸다.

그 당시의 프론디어는 아직 게이머의 마음가짐이었다. 얻을 것을 얻고, 얻지 못할 것은 미련 없이 포기하고, 최고의 효율을 찾고, 최적의 루트를 찾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결국.

프론디어는 무언가를 희생한 적 따위 없다. 철없는 어린애처럼 뜻대로 다 잘 되기를 바라고, 아직까지는 운 좋게 그렇게 되었다.

하나 언젠가는, 이 운은 끝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때 효율을 위해 버리게 될 것은 사람의 목숨이 아닐까 하고.

[프론디어.]

그레고리가 그를 불렀다.

까마귀는 새답게 아무 표정도 없이, 그 고개를 까닥거리곤 말했다.

[넌 황제가 아니잖나.]

“…….”

왜 그런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한 말투. 그레고리는 프론디어의 상황을 모르기에, 그의 고민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흣.”

프론디어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흣, 흐흐흐. 하하하하!”

프론디어는 웃었다. 입가를 활짝 열고 웃었다. 그렇게 웃은 게 얼마 만이었는지.

[이 자식이 미쳤나.]

그레고리의 핀잔에도 프론디어의 웃음은 멈출 줄을 몰랐다. 프론디어는 정말로 유쾌하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눈가에 눈물까지 맺히면서 웃었다.

“그래, 그렇지. 크흐흐.”

프론디어는 방의 창문을 보았다. 해는 고개를 숙이며 긴 머리칼을 노을로 뻗어낸다. 창밖에는 내일을 대비해 움직이는 마을 사람들과 기사들이 보인다.

내일 먹을 식사를 미리부터 준비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주방의 인원들과 하루의 마무리를 위해 옷감을 정리하는 사용인들, 내일의 싸움을 대비하며 자신의 무기를 챙기는 기사들, 혹은 기도하는 사람들.

그 모두를 눈에 담고, 프론디어는 말했다.

“난 황제가 아니야.”

황제는커녕, 영웅도 아냐.

난 아무것도 아니지.

‘무언가를 구하기 위해 무언가를 버린다라.’

실바인의 말이 맞다.

프론디어 또한, 그런 선택이 가능한 위인이 아니었다.

* * *

그리고 다음 날.

마치 예정된 것 같은 마물들의 군세를 보며, 병사들이 탄식을 내뱉은 그즈음.

기사들은 방벽 위에서 지시를 내리면서, 어딘가를 보고 지나갔다가, 또 다른 어딘가를 보는 것을 반복했다.

기사들의 시선이 쏠리는 곳에는 실바인이 있었다.

실바인은 다른 한 명의 병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굉장히 심각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다른 기사들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

“……있잖아, 저 단장님 옆에 있는 녀석. 병사 아냐?”

“응. 그런 거 같은데?”

“언제 저렇게 단장님이 병사 한 명과 친해졌지?”

“글쎄, 친해서 대화를 나누는 거 같진 않던데?”

“아 그래?”

“단장님 아까부터 엄청 화난 얼굴이더라고. 쟤 사고 친 거 아냐?”

그들은 실바인과 대화를 나누는 병사의 모습을 다소 낯설게 보면서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지나갔다.

그리고 병사는.

“……감쪽같죠?”

실바인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병사는 프론디어였다. 그는 가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숨긴 채 방벽 전투에 참가했다.

“……가면은 어디서 났지?”

“저도 인맥이 제법 있는 편이라서.”

이 인맥을 만든 지는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인맥을 이용했다기보다, 반 정도는 협박해서 가면을 뜯어냈지만.

분한 듯, 동시에 겁먹은 듯, 겁을 먹어서 분한 듯한 로리에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방벽을 넘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나.”

“예정이 바뀌었습니다. 적들의 예정이 바뀌었으니까요.”

그 말에 실바인의 눈이 꿈틀했다. 역시, 놈들의 습격은 프론디어의 예상보다 빨랐던 것이다.

“괜찮은 건가?”

“괜찮게 만들어야 합니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여기서 버텨야 하니까요.”

프론디어가 방벽 너머를 보았다. 이미 마물들은 저 거대한 평야를 가득 채우고도 넘쳐흘렀다.

여기서 지금 보이는 것보다도, 한참 많은 마물들이 이제 쏟아질 것이다.

이번에는 첫날 전투와 달리 날개 달린 것들과 검은 것들까지 전부 달려들겠지.

“원래는 놈들의 본거지까지 몰래 쳐들어갈 생각이었지만, 놈들이 불어나는 숫자가 생각보다 빨랐으니까요.”

“그럼 어쩔 생각이지? 여기까지 와서는 몰래 간다는 건 무리다.”

실바인이 그렇게 답한 순간, 망원경을 보고 있던 병사 하나가 외쳤다.

“놈들이 진군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다 모인 것인가. 마물들의 걸음이 서서히 방벽을 향해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특히 날개를 펼치고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놈들이 눈에 띈다.

이제 마물들은 무엇도 기다리지 않는다. 가장 선두에서 날아오는 놈들이 그 증거였다.

그것을 확인하고 프론디어는 투구를 썼다. 완벽하게 얼굴을 가리는 투구였다.

저럴 거면 가면이 필요한가? 실바인이 작은 의구심이 들었을 때.

“메노소르포.”

프론디어가 무언가 말했다.

“……!”

직후, 일대의 공기가 변한 것을 실바인은 느꼈다. 마나의 기류가 변했다. 이것은,

‘마법진!’

언제 이런 걸 설치했지? 이만큼 거대한 것을, 아니, 범위를 생각하면 이미 방벽을 한참 넘어가고 있잖아!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프론디어는 실바인을 힐끗 보며 말했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라는 표정을 지어선 안 됩니다. 이 모두는 단장님의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설마 투구를 쓴 게.”

그렇다. 일개 병사가 이런 짓이 가능할 리 없다.

프론디어는 지금 실바인과 같이 있다. 그렇기에 얼굴을 완전히 감춰, 모든 것을 실바인이 한 것처럼 보이도록 꾸미는 것이다.

허공 직조, 동시 복제

황궁 무기고

장창 30기, 1번부터 30번까지 순번대로.

그리고 방벽 위로 떠오르는, 수십 개의 창.

그걸 멍하니 보고 있는 실바인에게, 프론디어는 다시 한번 속삭인다.

“명심하세요. 절대로, 놀라선 안 됩니다.”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The Academy’s Weapon Replicator

AWR, 아카데미의 무기복제자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Etius, a game that no one has cleared. [GAME OVER] The moment all possible strategies failed, “Student Frondier ?” I became an Extra in the game, I became Frondier! [Weaving] •Saves and replicates images of objects. However, it is an illusion. All I have is the ability to replicate objects as virtual images! [Main Quest: Change of Destiny] ? You know the end of humanity’s destruction. Save humanity and change its fate. “Change the fate with this?!” Duplicate everything to carve out my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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