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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8

#178

엘프와 드워프

왕궁 내의 다른 구역들과 마찬가지로 단아하게 꾸며진 곳.

“흐음, 흐음. 과연.”

다른 이들과도 인사를 나눈 해리스는 내부 안내를 자처한 정원사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주변을 둘러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엘프들은 그 성향상 화려한 것보다는 조화롭고 정갈한 것을 선호하는 면이 강했으니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리라.

하지만 그들의 업무는 하나같이 직접 몸을 움직이는 것들이었던 만큼, 이곳에 특별한 볼거리라곤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교대로 돌아와서 쉬기 위한 숙소에 식당과 훈련 시설 등이 딸려 있을 뿐이었으니.

즉, 지금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반응할 정도로 뭔가 특별하지도 않다는 소리였다.

“저··· 해리스 님?”

“네? 왜 그러십니까?”

“···혹시 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말씀해 주신다면 그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엘븐 킹덤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말이지요. 그래서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것뿐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의아한 기색이 역력한 정원사의 물음에, 예리한 눈초리로 주변을 살피던 그가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따로 노리는 게 있긴 했지만 어차피 그리 급한 일도 아닌데 굳이 내색할 필요도 없었다.

“아, 확실히 듣긴 했습니다. 이온 대륙에서 오셨다지요? 가장 최근에 개안하신 두 분이 모두 타 대륙 출신이시라니, 다행히 그곳에서도 아직 엘프의 명맥이 잘 이어지고 있나 봅니다.”

감탄하는 듯한 정원사의 말에 대답하기 곤란해진 해리스는 그저 싱긋 웃음만 지었다.

‘솔직히 명맥이 제대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세실리도 흑마법사들에게 제물로 바쳐지려던 걸 운 좋게 구했을 뿐이었고, 딱히 다른 엘프들의 근황에 대해서도 들어보지 못했으니까.

물론 그와 관련해서 따로 조사해 본 적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으면 다방면에 걸친 그의 정보망을 피할 수 없었을 터였다.

다른 소식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오지에 잘 숨어들었거나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뜻이겠지.

“그러고 보니 2차 대륙 회의가 곧 소집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엔 제법 많은 이들이 이온으로 넘어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는 저희의 귀에도 들려올 정도로 여기저기서 시끄럽더군요.”

“아, 확실히 그랬지요. 일의 규모가 규모다 보니까요.”

그의 말대로 조만간 제법 큰 규모의 지원군 파병과 함께 주신교단의 성지에서 2차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1차 회의 때 결정했던 사안들을 확실히 마무리 짓고 더 자세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해리스는 이번 사절단에는 참가할 수 없었다.

또 그건 저번에 함께 갔었던 세실리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사실 그게 당연한 일이지. 개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애송이들을 언제까지고 밖으로 내돌릴 리가.’

한 번 정도라면 경험 삼아 허락했다손 치더라도, 앞날이 창창한 유망주들을 매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 곳으로 보낼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엔 지원군 파병과 신전 건립에 관한 문제로 라포리 그랜우드를 포함한, 무려 세 명의 베테랑 하이 엘프가 파견되기로 결정되지 않았는가?

여러모로 신참인 그가 낄 자리는 없는 상황이었다.

‘생각해 보면 해리스는 한창 성장할 시긴데 굳이 벌써 나설 필요가 없긴 하지. 아무래도 세계수의 곁에 있는 게 효과가 제일 좋으니.’

하이 엘프가 되며 다룰 수 있는 모든 정령이 상급으로 진화한 데다 번개의 정령은 최상급으로의 진화를 앞둔 상황이라지만, 아직 그는 다른 아바타들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감이 있었다.

‘지금은 성장을 최우선으로 삼고 내실을 다질 때다.’

그리고 그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세계수의 적자」, 「자연 동화」, 「별의 관조자」, 「자연의 부름」 등의 스킬들과 온갖 성장 보정이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

“음? ···이곳은?”

그러던 어느 순간.

정원사들의 거처를 돌아다니던 해리스는 마침내 찾고 있던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업무 중에 습득한 부산물들을 모아두는 보관소로군요. 세계수님의 힘이 깃든 기물에 비하면 찌꺼기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그 재료가 재료니까요. 여러 고위 술법에도 애용되는 촉매인지라 귀중품 창고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렇군요?”

“사실 공을 세운 이들에게 내리는 하사품이나 다른 종족들과의 교역에서도 선물로 종종 사용되곤 합니다. 특히 드워프들이 아주 좋아하는 재료라고 하지요.”

“그렇죠. 누가 뭐래도 세계수님의 부산물들이니까요.”

정원사의 장황한 설명에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하며 보관소 안으로 들어섰다.

당연히 원래는 아무나 들어설 수 없는 곳이었으나, 하이 엘프인 그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허어— 이것이 전부···!”

그리고 그의 눈앞에.

가지런히 정리된 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마른 가지들과 수북한 잎사귀가 한가득 시야에 들어왔다.

아무리 봐도 귀하다는 말이 무색할 수준이었다.

“아, 여기 있는 것들은 족히 몇 년은 꾸준히 모아온 분량입니다. 만일을 대비해 어느 정도의 비축량을 유지하며 외부에 풀고 있지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엘븐 킹덤 내에서도 은근히 사용되는 곳이 많은 데다 평범한 엘프들도 소량 정도는 얼마든 구할 수 있게 체계가 갖춰져 있어, 갑자기 물량이 끊기면 곤란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라고 한다.

그 때문에 외부의 거래 요청에도 교역이 그리 자주 있지는 않다고.

‘그래, 하긴 세계수의 덩치가 있는데 이 정도 양은 당연한 걸지도.’

사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오히려 적은 편이라 할 수 있었다.

수도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크고 넓게 뻗친 가지를 생각하면, 고작 창고 하나를 가득 채우는 정도는 발톱의 때만도 못하다 봐야 할 터.

심지어 이것도 몇 년 동안 모은 분량이라 한다면···.

‘그래도 혼자 사용하기엔 충분히 넘치는 양이라는 건 변하지 않지.’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하이 엘프인 해리스에겐 이것들을 사용하는 데에 어떠한 제한도 없었다.

“생각보다 많군요. 제가 이것들을 좀 가져가서 사용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원래라면 반출이 까다로운 물건들이지만 하이 엘프님들께는 예외지요.”

세계수의 적자이자 제사장인 하이 엘프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세계수와 연결된 소통 창구였다.

당연히 그들에게까지 복잡한 제한을 들이밀 수는 없는 노릇.

물론 마음껏 쓸 수 있다고 해도 하이 엘프의 수가 워낙 적었기에 별로 티가 나지도 않았다.

기껏해야 이파리를 가져다 차를 우려먹거나 이런저런 실험에 사용하는 게 전부인데, 대여섯밖에 안 되는 그들이 많이 써봐야 뭘 얼마나 쓸까.

그래서 지금까진 딱히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고, 그걸로 물량이 부족해지는 일도 없었다.

그래.

지금까지는.

“어··· 해리스 님? 그것들을··· 전부 사용하실 생각이십니까?”

“아하핫, 제가 요즘 개인적으로 수련하는 데에 필요해서 말이지요.”

“아—! 그렇군요. 수련···이라면 어쩔 수 없지요. 확실히 이것들을 사용하면 자연력을 빨리 성장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테지요. 하하···.”

열심히 나뭇가지를 아공간 마도구에 담아 넣는 해리스를 보며 당황하던 정원사가 애써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해리스는 그의 납득에 조용히 미소를 지은 채로 뒷말을 이었다.

“그럼, 다 쓰고 나면 나중에 또 오겠습니다.”

“어··· 네, 네?”

물건이 이렇게 잔뜩 쌓여있는데 고작 몇 번으로 만족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그도 이것들을 가져가 팔아치워 버린다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거짓말은 안 했어. 정말 수련을 위해 쓸 생각이었고.’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이 가져가면 눈치가 보일 테니, 왕국 내 유통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하는 건 필수였다.

물론, 여유분으로 하던 교역이 앞으로 좀 더 빡빡해지리라는 건 감안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젠 남는 것들이 없을 테니.

***

따앙—! 따앙—!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공방 내부.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개인 공방 안으로 들어서던 자오닉은 피부로 느껴지는 후끈한 열기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열기 자체는 딱히 이상할 것도 없었으나, 그 안에 내재한 심상치 않은 기운은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던 것이었으니.

그도 언젠가 두어 번 정도밖에 느껴본 적이 없었던, 심상치 않은 화기(火氣)였다.

“서··· 설마!”

무언가를 깨달은 그가 황급히 공방 안쪽의 화로를 향해 내달렸다.

이미 작업에 심취한 듯, 무아지경으로 망치를 휘두르는 하워드 옆에서 맹렬한 불꽃을 토해내는 화로 안에는··· 과연 그가 짐작했던 그것이 있었다.

“···세계수의 가지?”

그는 저도 모르게 입을 쩍 벌렸다.

틀림없었다.

그조차 젊은 시절에 마을 장로를 조르고 졸라, 겨우 손바닥만 한 작은 조각을 얻어낸 게 전부였던 그 구하기 힘든 재료가.

그보다 몇 배는 커다란 크기의 장작이 지금 자신의 공방 화로 안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아, 어르신 오셨습니까? 오늘은 좀 늦으셨군요? 으허헛!”

그때 마침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훔친 하워드가 상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그를 돌아보았다.

자오닉은 어이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며 입만 뻥긋거리다가 이내 한 손으로 화로를 가리켰다.

“하, 하워드? 지금 저 안에 있는 저거···.”

“역시 한 번에 알아보시는군요. 과연 어르신이십니다!”

“아니, 그러니까! 저게 진짜 세계수의 가지란 말이지?!”

하워드의 태평한 대답에 그는 속이 터진다는 듯이 가슴을 쿵쿵 두들겼다.

평범한 철광석도 비범하게 만드는 저 귀한 것을, 그조차 타이타니아에 있을 때나 만져본 게 전부였던 저것을 이 이온 대륙에서 어떻게 구했단 말인가?

“허허헛! 친구가 선물로 보내줬습니다.”

“친구? 휴버트 말인가? 아니면 할리?”

“해리스라고··· 인연을 맺었던 엘프가 하나 있는데, 한때 할리와 같이 모험을 하기도 했던 동료였지요.”

“···할리 그 친구는 여기저기 안 끼는 데가 없구만. 하긴 그 모험담을 들으면 그럴 만도 하겠다만 서도.”

그 대답에 이미 ‘할리의 대모험’을 접한 바 있던 자오닉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엘프 친구가 세계수의 가지를 선물로 보내줬다고? 허, 참···.”

그러다 다시 본제를 떠올린 그가 허탈하다는 듯 숨을 내뱉었다.

대체 어떤 인연이기에 엘프가 드워프에게 그런 선물을 보냈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장은 그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 귀한 것을 저렇게 홀랑 써 버리다니! 아끼고 아끼다 실력이 궤도에 오르고 나서 써도 모자랄 텐데! 지금 수준으론 저 화기를 제대로 제어하지도 못할 터이거늘···.’

그는 치미는 안타까움에 끌끌 혀를 찼다.

사실 선물 받은 물건을 당사자가 어떻게 쓰든 그가 상관할 바 아니라지만,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재료가 아까웠던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사용하더라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긴 할 터였다.

무려 세계수의 가지로 피워 올린 불꽃을 다루는데, 그 경험만 제대로 수습할 수 있어도 얻는 게 적지 않겠지.

하물며 멍청한 녀석도 아니고 매 순간 빠르게 성장 중인 하워드라면 오죽하랴.

‘하지만 과해! 고작 성장 시간 조금 아끼자고 저걸 저렇게 아깝게!’

사용 전에 그에게 미리 말이라도 해 줬다면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았을 텐데.

혹시 자신이 빼앗을까 봐 그런 건 아닌지 하는, 섭섭한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후우— 이미 써 버린 건 어쩔 수 없겠지. 그래도 아직 불길이 남아있으니 이번 기회에···.”

“그러지 마시고 어르신도 함께 어떠십니까?”

뜬금없는 제안.

혼자 끙끙 앓는 자오닉을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던 하워드가 그의 혼잣말을 끊으며 대수롭지 내뱉은 말이었다.

“엉? 아, 하긴 저 정도 크기면 앞으로 몇 시간은 더 불길이 유지될 테니 잠깐 맛 정도는 볼 수 있겠군.”

그의 시선이 세계수의 가지가 들어가 타오르는 화로로 향했다.

이제 팔뚝 절반 정도의 크기만이 남은 상태였으나, 재료가 재료인 만큼 그 이글거리는 불꽃은 앞으로도 몇 시간은 족히 유지될 터였다.

“···쯧, 그래도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로 어설프게 접해봤자 아쉬움만 생기겠지. 난 됐으니 하워드 너나 하던 작업을 마저 마무리하도록 해라. 괜히 아깝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자오닉은 애써 아쉬움을 달래며 고개를 돌렸다.

물론 어찌 욕심이 생기지 않겠냐만, 하워드가 자신이 선물 받은 물건을 사용한 만큼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더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아, 저거 말입니까? 괜찮습니다. 더 있으니까 말이지요!”

그러나 하워드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그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엉? 뭐라고?”

“으허헛! 이번에 그 친구에게 좋은 일이 있어서 말입니다! 실컷 쓰라고 잔뜩 보내주더군요! 자자, 어르신도 사양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리 오시죠!”

그리고 그의 손에 이끌린 자오닉은 정말로 팔뚝만 한 세계수의 가지 몇 개를 품에 안고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마을 장로에게 온갖 재롱과 진상을 부려가며 겨우 손바닥만 한 조각을 얻은 게 전부였거늘.

지금 자신의 품에 안긴 이 튼실한 장작들은 도대체 뭐지?

킁킁—

바짝 마른 나무의 향기가 그의 콧속을 파고들었다.

과연 세계수의 가지답게 그 향도 예사롭지 않았다.

“···흠흠, 그렇다면··· 나도 한번 해 볼까?”

그러자 그의 내면에 잠든 창작욕이 슬슬 거세게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했다.

하워드를 생각해서 억지로 참고 있었는데, 이게 이렇게 많다면 굳지 참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마침 제가 부족해서 어르신의 시범을 보고 싶던 참이었습니다! 이 못난 후배에게 가르침을 주시죠! 푸허헛!”

“으하하핫—! 과연 복덩이가 따로 없구나, 하워드! 좋아, 오늘은 밤새도록 달려보자꾸나!”

자오닉은 오늘따라 하워드에 대한 친근감이 배로 상승하는 것을 느끼며 곧바로 작업 준비에 들어갔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이제 그의 앞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따아앙—! 까앙—! 따아앙—! 까앙—!

이후, 모두가 화목한 공방에서는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쇠 두들기는 소리가 밤새 그칠 줄 몰랐고···.

한 어린 드워프도 그에 비례해 쑥쑥 성장하기 시작했다.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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