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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82

EP45. 일상과 비일상(3)

진우는 작고 좁은 사이온지 저택 안으로 들어왔다.

하녀 복장을 한 인들이 아야카를 맞이했다. 저택에 상주하는 경호원들도 있었으나 그리 쓸 만한 실력은 아니었다.

“저 하녀복, 내가 입으면 어떨 것 같아?”

“음, 글쎄. 비효율적…….”

아이나가 진우를 빤히 바라보았다.

진우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뗐다.

“어울릴 것 같네. 뭐든 잘 어울리잖아.”

“고마워.”

아이나가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다.

아델라가 진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진우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아델라는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진우도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택은 조용했다.

아야카의 가족은 그녀의 백부뿐이었다.

아야카의 부모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아야카가 차기 가주였고, 성인이 될 때까지 그녀의 백부가 대신 가문을 이끌고 있었다. 아야카의 백부는 사이온지 저택에 머물지는 않고, 도쿄 쪽에서 큰 기업을 운영 중이었다.

진우와 모두는 저택에 있는 그녀의 방으로 들어왔다.

진우는 아야카를 바라보았다.

“이곳이 가장 안전한 곳인가?”

“네. 그 누구도 이곳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아야카는 자부심이 넘쳤다.

하지만 진우가 보기에는 형편없었다. 방 밖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은 허술하기 그지없었고, 하녀들도 그러했다. 하녀들은 그나마 실력을 숨기고 있기는 하나 위협될 정도는 아니었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나 위험을 느낄 것이다.

수준 높은 무예가 한 명이면 저들을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아델라가 주섬주섬 기계장치를 꺼내고는 방 안에 설치했다. 모두 토끼 모양이라 귀여웠다. 아야카가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뭐죠?”

“응! 이건 대인지뢰고, 이건 소형 유도미사일! 그리고 이건 레이저 절단기!”

아델라가 레이저 절단기를 작동시키자, 철조망 같이 촘촘한 레이저가 지나갔다. 그곳이 진우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과일을 던지자, 레이저 절단기가 깔끔하게 과일을 여러 조각으로 만들었다.

“잘 만들었네.”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델라는 순수하게 기뻐하며 만세를 불렀다.

아야카는 멍한 표정이 되었다.

“여유분 있는데 줄까?”

“괘, 괜찮아요.”

아델라가 레이저 절단기를 내밀자 아야카는 겨우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답했다.

귀여운 외관과는 다르게 흉악한 것들이었다.

“그, 근데 가방에서 뭔가 계속 나오네요?”

“응, 산타 할아버지가 준거야.”

“아…….”

산타가 아델라에게 선물해준 가방이었다.

작은 가방에서 무언가 계속 나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아야카가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물어봤지만,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진우는 벽에 걸린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고풍스러운 유화 초상화였는데, 무녀 복장의 여인이 그려져 있었다.

“누구지?”

“제 어머니에요. 산토산 신사의 무녀님이셨지요.”

“산토산 신사라면 여우 요괴를 숭배하는 신사인가?”

“요괴가 아니라 산토산에 머무는 토지신이세요.”

산토산의 신사.

여우신을 모시는 신사였다.

여우신은 이 근방 주변에 이능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듯했다. 더 강력한 이능현상으로 자잘한 이능현상을 덮어씌우는 방식인 것으로 추측되었다.

진우에게는 그저 이능개체일 뿐이었다.

“저는 그런 건 믿지 않아서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지만요! 요즘 시대에 누가 그런 걸 믿겠어요?”

“무녀의 피를 이었나?”

“네, 예전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신사에 가서 무녀 역할을 했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가지 않았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요.”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르뮤의 정보에 따르면 산토산 신사는 국토수호회가 관리하고 있었다. 아야카를 원하는 이유는 아마도 무녀의 혈통 때문인 것 같았다.

‘이능현상을 잠재우기 위해서인 게 맞겠군.’

국토수호회는 아야카에게 협력을 요청하지 않고 강제로 데려가려 했다. 신사로 가게 되면 아야카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이제 정체를 말해줘도 괜찮지 않나요?”

아야카가 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우는 딱히 밝힐 생각이 없었다. 아야카가 알지 못해도 별반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우는 지금 안경을 벗고 있었는데, 아야카는 진우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이나와 아델라의 친구다.”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우의 말에 아이나와 아델라가 뿌듯해 했다.

아야카는 아이나가 수줍어한 이유를 알아차렸다. 바로

저 남자 때문이었다!

아야카의 핸드폰이 울렸다.

“백부님이 오신다고 하네요? 납치 사건에 대해 들었나 봐요.”

아야카의 표정이 밝아졌다.

사이온지 켄타.

사이온지 가문의 기업을 이끌고 있는 사이온지 가문의 가주대리였다. 사이온지 그룹은 나름대로 탄탄한 기업이었다. 조선소로 유명했다.

진우가 보기에는 구멍가게 수준이었지만.

사이온지 켄타의 능력은 별 볼일 없었다. 오너 리스크라고 불릴 만큼 매년 손해를 보고 있었다. 일신 그룹을 따라하다가 가랑이가 찢어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래도 사이온지 아아캬의 아버지였던 사이온지 에이타가 쌓아올린 것들은 제법 되어서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사이온지 에이타는 하청업체들도 제법 잘 대해주었다.

아이나는 진우에게 다가왔다.

“역시 수상하지?”

“그렇군.”

“어쩔 거야?”

“정확한 상황을 알아야겠어.”

진우의 말에 아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델라는 혼자 수첩에 낙서를 하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기서 제일 태연한 건 아델라였다. 토인족의 특성이었다. 마법이 걸린 귀걸이를 끼고 있어 토끼귀가 일반인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유럽과는 달리 일본은 수인족에게 여러모로 호의적이었다. 무언가 위험한 방향으로 말이다.

콰아아앙!

정원 쪽에서 폭발음이 있었다.

“뭐, 뭐죠?”

“함정이 작동했군.”

진우가 그렇게 말하며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검은 정장을 입은 이들이 정원을 너머 저택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국토수호회였다.

일본도와 총기를 들고 있었는데, 결코 호의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사이온지 켄타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경호원들에게 둘러 싸여 저택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야카를 지키는 경호원들이 제지하려 했지만

서걱!

그대로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국토수호회의 일원들이 간단히 경호원들을 제거했다.

아야카는 그 모습을 보고 몸을 떨었다.

“어, 어째서?”

콰아앙!

방문 밖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내부에도 배신자가 있는 모양이었다.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과 하녀들이 방문을 열려다가 폭발에 휩쓸렸다. 아델라가 발명한 지뢰는 적의에 반응했기에 사고는 아니었다.

아야카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아이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사이온지 가문의 아가씨가 겨우 이정도로 흔들리는 거야?”

“누가 흔들렸다고 그래요? 그냥, 그냥 눈에 먼지가 조금… 들어갔을 뿐이에요.”

진우는 아이나와 아야카를 보며 피식 웃었다.

하르뮤가 어째서 아야카를 없애지 않았으면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콰아아아!

저택이 화려하게 폭발했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크게 흔들렸다. 그러자, 사이온지 켄타는 더 다가오지 못했다.

“무, 무슨 일이죠?”

“저택이 폭발했다.”

“네? 그 폭발한 저택이 사이온지 저택은 아니겠죠?”

아야카가 진우를 바라보며 묻자, 진우는 살짝 시선을 피했다. 강력한 화력으로 적의 일부를 한꺼번에 쓸어버렸다. 저택과 함께.

가성비가 나쁘지 않았다.

불길이 방안까지 번지자, 진우는 벽을 터뜨리며 정원으로 내려섰다.

아이나가 아야카를 데리고 정원으로 내려왔고, 아델라도 바닥에 착지했다.

아야카는 뒤를 바라보았다.

“저, 저, 저택이…….”

아야카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주 활활 잘 타오르고 있었다.

마법으로 인한 불길이라 꺼지지도 않았다. 다행히 아야카를 배신하지 않는 하녀와 경호원들은 아야카가 정원에 나타난 것을 보고는 무사히 빠져나왔다.

아야카는 넋이 나갔다.

“복원해줄게. 원하면 더 크게 지어줄 수도 있어.”

시간의 권능이 있으니 복원 따위는 일도 아니었다.

진우의 말에 아야카는 그게 가능하겠냐는 듯이 진우를 바라보았다.

사이온지 켄타가 다가왔다.

“백부님, 도대체 무슨 짓이죠?”

“미안하구나. 아야카. 일본의 평화를 위해서란다.”

사이온지 켄타가 그런 말을 했다.

그의 옆에는 국토수호회의 간부가 서 있었다. 검은 완장과 일본도를 차고 있었다.

“토지신에게 무녀를 바치면 산토산은 진정될 겁니다. 토지신이 그걸 원하고 있습니다. 무녀의 혈통만이 토지신을 만족시킬 수 있지요. 사이온지 양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모두 국가 안보를 위한 일입니다.”

“그렇게 되었다.”

아야카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토지신은 산토산의 여우신을 뜻했다. 무녀 역할을 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게 존재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런 짓을…….”

아야카는 사이온지 켄타를 노려보았다.

진우는 잠시 둘의 대화를 듣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이온지 켄타에게 한걸음 다가갔다.

“그 토지신이라는 놈, 만나보고 싶은데.”

“네놈은 뭐… 이, 이, 이진우?!”

사이온지 켄타가 화들짝 놀라며 뒤로 점프까지 했다.

국토수호회의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야카도 이진우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얼굴은 몰랐지만 이름은 당연히 들어보았기 때문이다.

“이, 일신 그룹의 이진우 회장님께서 이, 이런 누추한 곳에는 어떤 일로…….”

“누추하긴 하더군. 손님 대접도 별로고.”

사이온지 켄타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파라스 그룹이 소멸된 이유가 이진우라는 정보를 들은 적이 있었다. 증거가 없었지만, 국토수호회에서는 거의 정론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파라스 그룹에 비하면 사이온지 그룹은 너무나도 작았다. 일신 그룹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국토수호회의 인물들이 눈치를 보며 뒤로 물러났다.

사이온지 켄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저, 저, 저희 가문과 국가 안보 때문에…….”

“내 친구의 일이다.”

진우는 아야카를 바라보았다.

아야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친구의 친구는 친구라더군.”

“무슨…….”

진우는 씨익 웃었다.

“내가 왜 얼굴을 보여줬을 것 같나.”

“그, 그건…….”

“파라스 그룹이 그렇게 되었는데, 어째서 나에게 따지지 못했을 것 같나?”

“그게…….”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뒤로 물러나던 국토수호회의 인물들의 몸이 모두 굳어버렸다.

“목격자가 다 죽었기 때문이야.”

파라스 그룹에서 진우를 목격한 이들은 전부 죽었다.

사이온지 켄타의 몸이 덜덜 떨렸다.

국토수호회의 간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일본도를 꽉 쥐었다. 간부는 진우가 손을 올리자, 다급하게 빠르게 입을 뗐다.

“부, 부디 진정해주십시오! 산토산을 중심으로 발생한 일을 막기 위함입니다. 막지 않으면 이곳은 물론이고 도쿄에까지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내 알 바 아니지.”

국토수호회에게도 명분은 있었다.

그러나 진우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었다. 진우의 너무나도 태연한 말에 간부는 말문이 막혔다.

“그런 억지를……!”

“토지신을 없애려는 생각은 해봤나?”

“그건 인간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재액입니다! 인간이 신을 어찌 감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진우는 한심하게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간부는 굳은 표정으로 일본도를 들었다. 국토수호회의 인물들이 결연한 표정이 되었다.

“자, 자, 잠깐! 일신 그룹의 회장님께 무슨 무례인가!”

사이온지 켄타는 국토수호회의 간부를 바라보며 그렇게 외쳤다.

참으로 기이한 상황이었다.

“일본을 위해서다! 쳐라!”

간부가 그렇게 말하자, 국토수호회의 모두가 진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진우의 앞까지 다가오지 못했다. 투명한 방어막이 진우와 아야카의 주변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재액이라 했나?”

간부가 진우를 노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는 고개를 설레 저었다. 진우는 시선을 돌려 간부의 저택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 오토바이가 엄청난 속도로 정원으로 진입하더니, 그대로 회전하며 국토수호회의 여럿을 날려버렸다.

“나에게는 늑대가 있다.”

지이이익! 착!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며 정원의 안쪽에 멈춰 섰다.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여인이 헬멧을 벗었다. 쫑긋 솟아있는 늑대귀가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시시한 것들 천지잖아.”

그녀는 오토바이에서 내리고는 목을 풀었다.

뚜둑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몸을 찢어발기는 듯한 살기가 사이온지 켄타와 국토수호회를 짓눌렀다.

아야카도 겁에 질렸다.

휘이이익!

그녀가 손을 휘두르자, 국토수호회가 날카로운 바람에 휩쓸리며 주변으로 날아갔다. 한 번에 다섯 명이 넘는 인원이 쓰러졌다.

아델라는 손을 흔들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나는 그녀를 보고 인상이 찌푸려졌다.

진우는 사이온지 켄타와 간부를 바라보았다.

“늑대와 여우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살기가 넘실거렸다.

아이나가 아야카의 앞을 가려주자 아야카가 겨우 진정했다.

“아이나, 저, 저분은 누구신가요?”

“음…….”

아이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뗐다.

“친구의 애완동물……?”

“네?”

아야카는 눈을 깜빡였다.

“근데, 요즘은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쓰지 않나요?”

“그 단어는 기분 나빠. 이번 경우에는. 생각해보니 애완동물도 기분 나쁘네. 저건 그냥 들짐승이야.”

“아.”

아야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문득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버렸다.

털썩!

사이온지 켄타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앉았다. 라모르와 눈이 마주치자 몸을 떨며 오줌을 지렸다.

“이진우의 미친 늑대… 권신 라모르……!”

“오, 그 호칭은 마음에 드는군.”

그녀는 권신 라모르였다.

이제는 권신이라는 호칭보다 이진우가 기르는 늑대로 유명했다.

라모르가 사이온지 켄타의 말을 듣고는 사납게 웃었다.

“보답으로 죽이지는 않으마.”

“가, 감사합니다.”

“대신 사지만 뜯어갈게. 지혈은 알아서 하도록.”

“네?”

죽이겠다는 말이었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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