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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84

184화 편력기사 구대성(3)

12월의 두만강은 차갑게 얼어붙어 그냥 걸어가도 될 정도였다.

“다들 내복은 잘 껴입었지?”

“아무렴요.”

김도한 대장은 보급품으로 보내진 방한복을 꽉 껴입으며 말했다.

“이거 말도 안 되게 따뜻한데? 무슨 소재야? 오리털인가?”

“야피 경이 무슨 신소재인가 뭔가라고 들었긴 합니다.”

“철의 성배기사님은 별의별 걸 다 만드는군.”

정찰 지원을 위한 보급품은 방한장비와 새 갑옷과 드론. 그리고──

“이건 왜 안 돌아가는 거야?”

그들에게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온 컨테이너 크기의 드론은 보급품을 내리고도 돌아가질 않았다.

이곳에 내버려 두면 누군가 훔쳐 갈 수도 있어 불안했지만, 구대성은 자신이 들은 바를 전했다.

“내버려 두랍니다. 별일 없으면 돌아갈 때 회수하라고 하네요.”

그 말에 몇몇 맨앳암즈가 의아해했지만, 그 기계기사가 하는 일이니 허점은 없겠다 싶어 넘어갔다.

“그럼 조말순 씨.”

“아, 옙!”

구대성은 이번 수용소의 진상을 알리고 도움을 받기 위해 찾아온 탈북자 조말순에게 말했다.

“예, 그, 그······.”

조말순은 불안해 보였다. 그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김도한 대장.

“괜찮수. 우리가 확실히 보호해줄 테니까 수용소까지 길 안내만 잘하쇼.”

“······예.”

꿀꺽 침을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조말순. 그는 연변 호텔에서 맨앳암즈와 지내며 남조선 쪽 소식을 많이 들었다.

“기, 길티만··· 정말 만신전이라는 게 그리 대단한 곳입니까?”

“그럼. 우리 만신전은 무려 신들의 대리인이신 반신께서 통치하시는 곳이에요.”

“위, 위험한 발언입네다. 이 세상에 신은 오직 민족의 태양이신 김일성 동지뿐이신──”

“어허, 이 사람 큰일 날 소리!”

김도한이 역정을 내며 조말순을 호통쳤다. 다른 맨앳암즈들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조 동무가 북한에서 오래 살아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는 알지만, 우리 폐하 앞에서도 그런 소리를 하면 정말 경을 쳐요.”

“맞수다. 폐하 앞에서 김일성이 신이니 태양이니 이런 소릴 하면 그날로 목이 날아갈걸?”

레온이 악마만큼이나 싫어하는 것이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며 거짓된 믿음을 강요하는 사이비들이다.

그런 레온에게 아무리 평생을 세뇌교육을 받아온 북한 주민이라 할지라도 김일성이 신이니 태양이니 했다간 어떤 분노를 감내해야 할지 몰랐다.

“강 건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저만 따라오시라요.”

조말순의 말대로 두만강을 건너 회령 수용소까지는 불과 수 킬로미터가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강을 건넌 순간부터는 북한의 영토. 3.8선에 비하면 두만강 유역의 헤이룽 인민국과 북한의 영토는 엄청나게 밀접해 있었지만, 탈북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시설이 쫙 깔린 곳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두만강을 건너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평소 연변 조선족들이 북한 사람들과 밀무역하기 위한 루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고난의 행군 당시 공화국 정부서는 자력갱생을 인민들에게 하달했지요. 장마당에서 물건 내다 파는 밀수꾼들이 그때 연변 동포들하고 많이 거래했습니다.”

조말순 본인도 그런 밀수꾼 중 한 명이었다.

“군인들한테 돈 몇 푼이나 물건 몇 개 찔러주면 눈감아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구대성은 고개를 기웃거리며 물었다.

“음? 그런데 조말순 씨는 왜 수용소에 갇힌 겁니까? 밀수 때문에 수용소에 갇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거이 이상한 일이라요. 평소처럼 몇 푼 인민군한테 찔러주려고 했는데, 박 전사 그 개자식이 절 개머리판으로 죽탕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길로 수용소에 끌려갔지비.”

“갑자기요?”

“평양에 보내질 거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다행히 그 전에 탈출했지요. 껀수만 생기면 인민들을 그리 괴롭히니 원······.”

북한 행정이야 원래 개판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으므로 질리도록 시달렸던 남한 사람들은 그러려니 넘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회령시였다. 회령 수용소는 이 회령시 한복판에 있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름 인구를 조성하던 이 도시는 놀라울 정도로 적막했다.

“그렇게 작은 도시는 아닌데, 사람은 왜 이리 안 보여? 통금시간인가?”

“통금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이상합네다. 평소에 군인이라도 돌아다녔는데, 석 달 전에 탈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지는······.”

“석 달?”

그 말에 무언가 타이밍이 공교롭다는 생각이 든 김도한 대장. 그가 말했다.

“최근에 있었던 대규모 게이트 발발 사건이 석 달 전이잖아.”

“그럼··· 그때, 이 도시에서 터진 던전 브레이크로 도시가 멸망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불가능한 건 아니지. 헤이룽 인민국도 허구헌날 게이트가 터졌는데, 북한이라고 더 나을 건 없지 않겠어?”

그렇다면 최근 이 일대에 몬스터들이 유독 많았던 것도 설명이 된다.

던전 브레이크로 풀려나온 몬스터들이 두만강을 건너 헤이룽 인민국까지 뻗어온 것이라고.

“그런 것치곤 도시가 너무 깨끗한데요.”

“던전 브레이크 터질 거 알고 인민들을 싹다 대피시킨 거 아니야? 북한도 그 정도 프로토콜은 있겠지.”

그렇게 도시의 적막함을 배경 삼아 이동하던 때였다.

“잠깐, 드론이 선두에 몬스터를 포착했습니다.”

구대성이 말에 일제히 멈춰서는 맨앳암즈. 그들 중 분대장들이 모여 드론 영상을 확인했다.

“헬하운드잖아. 그것도 세 마리나 있어.”

“이 동네는 왜 이리 개새끼들이 많아?”

지난번에 사냥한 몬스터도 샤벨 타이거라는 종이었다. 다리가 빠르고 추적에 능해서 사람을 사냥하는 데 특화된 종들.

덩치도 성인 남성 이상이라 기동전에서는 말을 탄 구대성 말고는 당해내기 어려웠다.

“지난번처럼 해보죠. 제가 유인하겠습니다. 소음 모드로 돌리시죠.”

“그럼.”

김도한 팀장은 사격반들이 쥐고 있는 보병용 소화기를 보였다.

야피가 끼끼룩족 밑 원거리 총병에게 보급하기 위해 만든 보병용 레일건들은 원래 소음이 적었지만, 출력 저하를 통해 아음속 모드로 변환하면 소음이 없다시피 했다.

“제가 끌고 오겠습니다.”

“조심해.”

구대성은 김도한 팀장과 맨앳암즈를 내버려 두고 말을 타 헬하운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곧 드론이 포착한 위치에서 어슬렁거리는 헬하운드들을 발견했고, 구대성이 돌멩이를 그들에게 던졌다.

-컹?

헬하운드들이 구대성을 발견하고 고개를 돌렸다.

“잘 따라오라고!”

구대성이 말머리를 돌려 왔던 방향으로 달리자 헬하운드들이 바닥을 박차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콰아!

“우왁!”

구대성의 바로 옆을 스치는 불꽃 덩어리. 그것이 스쳐 지나가더니 콘크리트 주택을 강타해 녹여버렸다.

헬하운드는 보통 몬스터들과 달리 입에서 불길을 뿜는다. 그 위력은 실로 절륜해서 군용 장갑판도 단숨에 녹여버린다.

안 그래도 기본 피지컬이 B급은 되는 몬스터인데, 이 때문에 난이도는 B+급.

‘성법만 쓸 수 있었어도!’

비슷한 몬스터를 남한에서는 여러 번 공략했지만, 그때마다 기사의 방호성법에 의해 가로막혔다.

새삼스럽지만 원거리 무효화의 성법이 얼마나 대단한 성법인지 깨닫게 된다.

그래도 편력기사가 된 뒤로 구대성은 끊임없이 기사의 미덕을 단련해왔다.

그중에는 기마술도 있었고, 그는 말 다루는 재능만큼은 다른 기사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즉, 노력한 만큼은 늘었다는 소리다.

“좋아, 구씨! 잘 유인했어!”

구대성의 뒤로 불덩어리를 쏘며 쫓아오는 헬하운드들을 보고 김도한 대장이 외쳤다.

“후열! 레일건 사격 준비!”

밀집된 방패와 방패 사이로 들이밀어지는 길쭉한 총기들.

“쏴!”

방패와 방패 사이, 고슴도치처럼 도열한 밀집진형 안에서 쏘아지는 전자기력추진탄환이 괴물들을 꿰뚫었다.

그것은 흡사 처음 총을 쥔 인류가 맹수들을 사냥하던 양상과 비슷했다. 하지만 괴물들도 만만찮다. 그들은 십수 발의 전자기력 탄환을 얻어맞고도 움찔거리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크릉···!

반격하듯 퍼부어지는 헬하운드의 불덩어리들. 흡사 대포와도 같은 포격들을 원시적인 방패가 가로막는다.

-쿵!

-쿠쿵!

기껏 헬하운드들이 쏟아낸 불덩어리들은 옹기종기 모여있는 방패의 결집에 의해 가로막혔다.

훈련을 거듭하고 걸맞은 장비를 갖추게 된 맨앳암즈들에게는 특성이 추가된다.

【맨앳암즈 – 굳건한 방벽】

시스템이 공언한 밀집방벽의 방어력 증대. 라이온하트의 맨앳암즈들은 그 단결력으로 더욱 단단해지며 또한 사자심왕의 최강 돌격을 정면에서 막는 훈련을 했기에──

-크르아아아!

쿵! 쿠쿵!

연달아 부딪치는 거구의 괴물들. 그러나 방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최강 돌격자의 돌격을 막아내는 훈련을 했던 그들은 무질서한 짐승의 돌격을 막아내는 요령이 생겼다.

“덩치가 있어서 밀린다! 고슴도치가 왜 무서운지 보여주라고!”

김도한 대장의 지시와 함께 병사들이 괴물들을 밀어내며 검과 창으로 찌른다.

“돌아서 합세하겠습니다. 3조! 5조! 날개 형태로 둘러싸세요!”

구대성의 지시에 따라 좌우의 후열 방패조가 양옆으로 펼쳐진다. 순식간에 헬하운드들이 포위되었다.

“천천히 말려죽여!”

“전진!”

그들의 방패는 괴물들이 감히 부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고, 검과 창은 가죽을 쑤셔 박을 만큼 날카로웠다.

전투는 십여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 * * *

그 뒤로는 별다른 전투 없이 수용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끔찍한 수용소 내부의 행태를 목격하고 말았다.

“세상 말세구만. 몬스터가 도시를 장악하고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잡아먹다니.”

“거인종은 생각보다 지혜가 있는 종이 많다고 하니까요.”

거인.

어지간한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이자 최소 준A급부터 시작하는 강력한 개체.

인간처럼 도구를 이용하며 몇몇 개체는 짐승을 사육해 사냥개처럼 사용한다.

비어버린 회령시의 수용소를 점거한 것은 거인과 그 사냥개들이었다.

그들은 수용소를 점거한 채, 수용소의 정치범들을 부리고 그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식량을 대신했다.

“던전 브레이크로 도시가 비워진 모양인데, 수용소 사람들은 빼내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러게 말이야.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나?”

드론 정찰을 끝낸 드론병들에게 구대성이 물었다.

“수용소 안에 괴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했어요?”

“거인하고··· 거인이 기르는 괴물이 스무 마리가 넘는 것 같은데요?”

“스무 마리라······.”

조금 전 상대했던 헬하운드들과 비슷한 스펙이라고 친다면 B~B+급 몬스터가 스무 마리쯤 되는 셈이다.

준A급부터 치는 거인까지 합하면 만만찮은 세력이다.

“아슬아슬한데.”

“사냥개들은 그렇다 쳐도 거인이 문제군요.”

거인은 최소로 잡아도 A급이다. 만신전에서도 최소 기사급은 되어야 상대해볼 법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원을 부르는 거야. 천소연 단장이나 하리 신녀님 같은 네임드로다가.”

“그건 시간이 걸립니다. 당장 북한 공역을 이용할 수 없으니 빙 돌아서 와야 하는데, 못해도 이틀은 걸릴 거예요.”

그동안 최소 수십 명이 잡아 먹힌다. 이곳의 몬스터들이 두만강을 건너 헤이룽 인민국까지 간 것은 먹을 것을 찾기 위함일 가능성이 크다.

거인은 당장 드론으로 지켜보는 지금도 수용소 사람들을 간식처럼 까먹고 있었다.

사람이 꽤 있던 큰 수용소였는데, 남은 인원이 수백 명이 채 되지 않았으니 시간마다 몇 명씩은 잡아먹힐 것이다.

“야피 경에게 위성병기 지원을 요청해보겠습니다. 그 하전입자포 지원만 받아도 훨씬 수월해질 거예요.”

통신을 연결해 야피에게 지원을 신청했지만 실망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군사위성의 궤도 위치가 아시아 궤도에 있지 않음. 동아시아 궤도에 도착하려면 4시간이 필요함.

지구로부터 3만 킬로미터 떨어진 정지궤도를 제외하고 위성은 지구자전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인다.

야피는 최근 유럽에서 포착한 악마 추종자 무리를 포격암살하기 위해 정지궤도의 우주 무장 플랫폼을 저궤도로 내렸고 지금은 해당 공역에 정찰위성만이 존재했다.

-정찰지원은 가능함.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만으로 어떻게 해보겠습니다.”

결국 이번 일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

“작전대로 되면 좋겠는데.”

“구대성 기사님 작전이 나쁘진 않습니다.”

구대성은 지휘관으로서 나름 괜찮은 작전을 짜내었다.

먼저 드론을 이용해 사냥개들과 거인들의 주의를 끈다. 사냥개들이 최대한 드론을 유인하고 나면 남은 몬스터를 각개격파 한다는 것이다.

“자자, 별 뾰족한 수도 없으니까 믿고 해보자고.”

김도한 대장이 부하 병사들을 독려했다. 그는 이내 이 부대의 지휘관인 편력기사 구대성에게 시선을 보냈고.

“솔직히 다구리를 놓긴 하겠지만, 우리 장비로는 거인 생채기 놓기 힘들어. 구씨가 힘내줘야 해.”

“예, 알고 있습니다.”

구대성은 자신의 말과 무거운 마상창을 꽉 붙잡았다.

편력기사 나부랭이이긴 하나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 기마병인 자신이었으니까.

“좋아! 기관총으로 성질 좀 긁어줬더니 곧장 쫓아온다! 열 마리나 끌어냈어!”

드론을 조종하던 병사가 쾌재를 부르자 김도한 대장이 바로 외쳤다.

“한씨, 드론 조종 잘해! 최대한 사냥개들을 멀리 떨어뜨려야 해!”

한씨가 움직이는 드론은 사냥개들을 부대 반대편으로 사냥개들을 유인했다. 거인이 사냥개를 부르기에 다소 먼 거리까지 유인하자 구대성이 외쳤다.

“갑시다!”

말을 탄 구대성과 이를 따르는 맨앳암즈들. 그들은 곧 수용소 한가운데를 점거한 7m 크기의 거인과 집채만 한 사냥개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어··· 평범한 거인들보다 좀 큰 거 같은데?”

“개, 개체값이 좀 좋은 모양인데요.”

거인은 생각보다 커다랗고 기괴할 정도로 새까맣다. 거기에 피부에 새겨진 문신은 어딘가 마법적인 기운마저 느껴졌다.

다크 자이언트.

일전에 스페로 왕국의 변동 게이트에서 보았던 다크 트롤처럼 사악함마저 느껴지는 무언가가······.

“경계하면서 공략하자고.”

-그우어어···!

거인이 맨앳암즈를 목격하곤 괴성을 지르며 명령하자 사냥개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방패!”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맨앳암즈. 정석적인 방진에 고슴도치처럼 빽빽하게 세워진 창날이 사냥개들을 맞이한다.

사냥개들의 덩치는 하나하나가 사람보다 거대했으나 묵직하게 자리를 사수하는 방벽을 정면에서 부술 정도는 아니었다.

“큽···! 이거 방금 잡은 놈들보다 좀 무거운데!”

“버틸 만해! 거인은!?”

“곧 온다!”

사냥개들론 방진을 헤집지 못하자 거인이 직접 곤봉을 들고 나섰다.

숙련병인 그들의 방벽은 두터우나 그렇다고 압도적인 질량을 극복할 정도는 아니다.

구대성은 말을 박차고 나아가 거인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다!”

거인이 지혜롭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몬스터의 레벨에 한해서다. 구대성은 말을 타고 거인의 주의를 끌었다. 하지만······.

-그흐하하하···!

거인은 마치 구대성의 의도를 읽었다는 것처럼 조소하곤 곧장 방벽을 향해 달려갔다.

“어어, 점마 왜 이쪽으로 오냐!”

당황한 김도한 대장의 외침에 급박해진 구대성이 그대로 거인을 향해 돌격했다. 바로 그 순간──

-콰콰콱!

거인의 피부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더니 달려오는 구대성을 향해 쏘아졌다.

“크헉···!”

“구씨···!!”

김도한 팀장의 외침이 채 끝나기도 전, 구대성이 말에서 낙마했다.


           


Chapter 184

Chapter 184

184화 편력기사 구대성(3)

12월의 두만강은 차갑게 얼어붙어 그냥 걸어가도 될 정도였다.

"다들 내복은 잘 껴입었지?"

"아무렴요."

김도한 대장은 보급품으로 보내진 방한복을 꽉 껴입으며 말했다.

"이거 말도 안 되게 따뜻한데? 무슨 소재야? 오리털인가?"

"야피 경이 무슨 신소재인가 뭔가라고 들었긴 합니다."

"철의 성배기사님은 별의별 걸 다 만드는군."

정찰 지원을 위한 보급품은 방한장비와 새 갑옷과 드론. 그리고──

"이건 왜 안 돌아가는 거야?"

그들에게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온 컨테이너 크기의 드론은 보급품을 내리고도 돌아가질 않았다.

이곳에 내버려 두면 누군가 훔쳐 갈 수도 있어 불안했지만, 구대성은 자신이 들은 바를 전했다.

"내버려 두랍니다. 별일 없으면 돌아갈 때 회수하라고 하네요."

그 말에 몇몇 맨앳암즈가 의아해했지만, 그 기계기사가 하는 일이니 허점은 없겠다 싶어 넘어갔다.

"그럼 조말순 씨."

"아, 옙!"

구대성은 이번 수용소의 진상을 알리고 도움을 받기 위해 찾아온 탈북자 조말순에게 말했다.

"예, 그, 그······."

조말순은 불안해 보였다. 그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김도한 대장.

"괜찮수. 우리가 확실히 보호해줄 테니까 수용소까지 길 안내만 잘하쇼."

"······예."

꿀꺽 침을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조말순. 그는 연변 호텔에서 맨앳암즈와 지내며 남조선 쪽 소식을 많이 들었다.

"기, 길티만··· 정말 만신전이라는 게 그리 대단한 곳입니까?"

"그럼. 우리 만신전은 무려 신들의 대리인이신 반신께서 통치하시는 곳이에요."

"위, 위험한 발언입네다. 이 세상에 신은 오직 민족의 태양이신 김일성 동지뿐이신──"

"어허, 이 사람 큰일 날 소리!"

김도한이 역정을 내며 조말순을 호통쳤다. 다른 맨앳암즈들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조 동무가 북한에서 오래 살아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는 알지만, 우리 폐하 앞에서도 그런 소리를 하면 정말 경을 쳐요."

"맞수다. 폐하 앞에서 김일성이 신이니 태양이니 이런 소릴 하면 그날로 목이 날아갈걸?"

레온이 악마만큼이나 싫어하는 것이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며 거짓된 믿음을 강요하는 사이비들이다.

그런 레온에게 아무리 평생을 세뇌교육을 받아온 북한 주민이라 할지라도 김일성이 신이니 태양이니 했다간 어떤 분노를 감내해야 할지 몰랐다.

"강 건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저만 따라오시라요."

조말순의 말대로 두만강을 건너 회령 수용소까지는 불과 수 킬로미터가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강을 건넌 순간부터는 북한의 영토. 3.8선에 비하면 두만강 유역의 헤이룽 인민국과 북한의 영토는 엄청나게 밀접해 있었지만, 탈북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시설이 쫙 깔린 곳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두만강을 건너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평소 연변 조선족들이 북한 사람들과 밀무역하기 위한 루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고난의 행군 당시 공화국 정부서는 자력갱생을 인민들에게 하달했지요. 장마당에서 물건 내다 파는 밀수꾼들이 그때 연변 동포들하고 많이 거래했습니다."

조말순 본인도 그런 밀수꾼 중 한 명이었다.

"군인들한테 돈 몇 푼이나 물건 몇 개 찔러주면 눈감아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구대성은 고개를 기웃거리며 물었다.

"음? 그런데 조말순 씨는 왜 수용소에 갇힌 겁니까? 밀수 때문에 수용소에 갇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거이 이상한 일이라요. 평소처럼 몇 푼 인민군한테 찔러주려고 했는데, 박 전사 그 개자식이 절 개머리판으로 죽탕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길로 수용소에 끌려갔지비."

"갑자기요?"

"평양에 보내질 거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다행히 그 전에 탈출했지요. 껀수만 생기면 인민들을 그리 괴롭히니 원······."

북한 행정이야 원래 개판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으므로 질리도록 시달렸던 남한 사람들은 그러려니 넘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회령시였다. 회령 수용소는 이 회령시 한복판에 있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름 인구를 조성하던 이 도시는 놀라울 정도로 적막했다.

"그렇게 작은 도시는 아닌데, 사람은 왜 이리 안 보여? 통금시간인가?"

"통금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이상합네다. 평소에 군인이라도 돌아다녔는데, 석 달 전에 탈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지는······."

"석 달?"

그 말에 무언가 타이밍이 공교롭다는 생각이 든 김도한 대장. 그가 말했다.

"최근에 있었던 대규모 게이트 발발 사건이 석 달 전이잖아."

"그럼··· 그때, 이 도시에서 터진 던전 브레이크로 도시가 멸망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불가능한 건 아니지. 헤이룽 인민국도 허구헌날 게이트가 터졌는데, 북한이라고 더 나을 건 없지 않겠어?"

그렇다면 최근 이 일대에 몬스터들이 유독 많았던 것도 설명이 된다.

던전 브레이크로 풀려나온 몬스터들이 두만강을 건너 헤이룽 인민국까지 뻗어온 것이라고.

"그런 것치곤 도시가 너무 깨끗한데요."

"던전 브레이크 터질 거 알고 인민들을 싹다 대피시킨 거 아니야? 북한도 그 정도 프로토콜은 있겠지."

그렇게 도시의 적막함을 배경 삼아 이동하던 때였다.

"잠깐, 드론이 선두에 몬스터를 포착했습니다."

구대성이 말에 일제히 멈춰서는 맨앳암즈. 그들 중 분대장들이 모여 드론 영상을 확인했다.

"헬하운드잖아. 그것도 세 마리나 있어."

"이 동네는 왜 이리 개새끼들이 많아?"

지난번에 사냥한 몬스터도 샤벨 타이거라는 종이었다. 다리가 빠르고 추적에 능해서 사람을 사냥하는 데 특화된 종들.

덩치도 성인 남성 이상이라 기동전에서는 말을 탄 구대성 말고는 당해내기 어려웠다.

"지난번처럼 해보죠. 제가 유인하겠습니다. 소음 모드로 돌리시죠."

"그럼."

김도한 팀장은 사격반들이 쥐고 있는 보병용 소화기를 보였다.

야피가 끼끼룩족 밑 원거리 총병에게 보급하기 위해 만든 보병용 레일건들은 원래 소음이 적었지만, 출력 저하를 통해 아음속 모드로 변환하면 소음이 없다시피 했다.

"제가 끌고 오겠습니다."

"조심해."

구대성은 김도한 팀장과 맨앳암즈를 내버려 두고 말을 타 헬하운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곧 드론이 포착한 위치에서 어슬렁거리는 헬하운드들을 발견했고, 구대성이 돌멩이를 그들에게 던졌다.

-컹?

헬하운드들이 구대성을 발견하고 고개를 돌렸다.

"잘 따라오라고!"

구대성이 말머리를 돌려 왔던 방향으로 달리자 헬하운드들이 바닥을 박차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콰아!

"우왁!"

구대성의 바로 옆을 스치는 불꽃 덩어리. 그것이 스쳐 지나가더니 콘크리트 주택을 강타해 녹여버렸다.

헬하운드는 보통 몬스터들과 달리 입에서 불길을 뿜는다. 그 위력은 실로 절륜해서 군용 장갑판도 단숨에 녹여버린다.

안 그래도 기본 피지컬이 B급은 되는 몬스터인데, 이 때문에 난이도는 B+급.

'성법만 쓸 수 있었어도!'

비슷한 몬스터를 남한에서는 여러 번 공략했지만, 그때마다 기사의 방호성법에 의해 가로막혔다.

새삼스럽지만 원거리 무효화의 성법이 얼마나 대단한 성법인지 깨닫게 된다.

그래도 편력기사가 된 뒤로 구대성은 끊임없이 기사의 미덕을 단련해왔다.

그중에는 기마술도 있었고, 그는 말 다루는 재능만큼은 다른 기사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즉, 노력한 만큼은 늘었다는 소리다.

"좋아, 구씨! 잘 유인했어!"

구대성의 뒤로 불덩어리를 쏘며 쫓아오는 헬하운드들을 보고 김도한 대장이 외쳤다.

"후열! 레일건 사격 준비!"

밀집된 방패와 방패 사이로 들이밀어지는 길쭉한 총기들.

"쏴!"

방패와 방패 사이, 고슴도치처럼 도열한 밀집진형 안에서 쏘아지는 전자기력추진탄환이 괴물들을 꿰뚫었다.

그것은 흡사 처음 총을 쥔 인류가 맹수들을 사냥하던 양상과 비슷했다. 하지만 괴물들도 만만찮다. 그들은 십수 발의 전자기력 탄환을 얻어맞고도 움찔거리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크릉···!

반격하듯 퍼부어지는 헬하운드의 불덩어리들. 흡사 대포와도 같은 포격들을 원시적인 방패가 가로막는다.

-쿵!

-쿠쿵!

기껏 헬하운드들이 쏟아낸 불덩어리들은 옹기종기 모여있는 방패의 결집에 의해 가로막혔다.

훈련을 거듭하고 걸맞은 장비를 갖추게 된 맨앳암즈들에게는 특성이 추가된다.

【맨앳암즈 - 굳건한 방벽】

시스템이 공언한 밀집방벽의 방어력 증대. 라이온하트의 맨앳암즈들은 그 단결력으로 더욱 단단해지며 또한 사자심왕의 최강 돌격을 정면에서 막는 훈련을 했기에──

-크르아아아!

쿵! 쿠쿵!

연달아 부딪치는 거구의 괴물들. 그러나 방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최강 돌격자의 돌격을 막아내는 훈련을 했던 그들은 무질서한 짐승의 돌격을 막아내는 요령이 생겼다.

"덩치가 있어서 밀린다! 고슴도치가 왜 무서운지 보여주라고!"

김도한 대장의 지시와 함께 병사들이 괴물들을 밀어내며 검과 창으로 찌른다.

"돌아서 합세하겠습니다. 3조! 5조! 날개 형태로 둘러싸세요!"

구대성의 지시에 따라 좌우의 후열 방패조가 양옆으로 펼쳐진다. 순식간에 헬하운드들이 포위되었다.

"천천히 말려죽여!"

"전진!"

그들의 방패는 괴물들이 감히 부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고, 검과 창은 가죽을 쑤셔 박을 만큼 날카로웠다.

전투는 십여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 * * *

그 뒤로는 별다른 전투 없이 수용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끔찍한 수용소 내부의 행태를 목격하고 말았다.

"세상 말세구만. 몬스터가 도시를 장악하고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잡아먹다니."

"거인종은 생각보다 지혜가 있는 종이 많다고 하니까요."

거인.

어지간한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이자 최소 준A급부터 시작하는 강력한 개체.

인간처럼 도구를 이용하며 몇몇 개체는 짐승을 사육해 사냥개처럼 사용한다.

비어버린 회령시의 수용소를 점거한 것은 거인과 그 사냥개들이었다.

그들은 수용소를 점거한 채, 수용소의 정치범들을 부리고 그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식량을 대신했다.

"던전 브레이크로 도시가 비워진 모양인데, 수용소 사람들은 빼내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러게 말이야.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나?"

드론 정찰을 끝낸 드론병들에게 구대성이 물었다.

"수용소 안에 괴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했어요?"

"거인하고··· 거인이 기르는 괴물이 스무 마리가 넘는 것 같은데요?"

"스무 마리라······."

조금 전 상대했던 헬하운드들과 비슷한 스펙이라고 친다면 B~B+급 몬스터가 스무 마리쯤 되는 셈이다.

준A급부터 치는 거인까지 합하면 만만찮은 세력이다.

"아슬아슬한데."

"사냥개들은 그렇다 쳐도 거인이 문제군요."

거인은 최소로 잡아도 A급이다. 만신전에서도 최소 기사급은 되어야 상대해볼 법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원을 부르는 거야. 천소연 단장이나 하리 신녀님 같은 네임드로다가."

"그건 시간이 걸립니다. 당장 북한 공역을 이용할 수 없으니 빙 돌아서 와야 하는데, 못해도 이틀은 걸릴 거예요."

그동안 최소 수십 명이 잡아 먹힌다. 이곳의 몬스터들이 두만강을 건너 헤이룽 인민국까지 간 것은 먹을 것을 찾기 위함일 가능성이 크다.

거인은 당장 드론으로 지켜보는 지금도 수용소 사람들을 간식처럼 까먹고 있었다.

사람이 꽤 있던 큰 수용소였는데, 남은 인원이 수백 명이 채 되지 않았으니 시간마다 몇 명씩은 잡아먹힐 것이다.

"야피 경에게 위성병기 지원을 요청해보겠습니다. 그 하전입자포 지원만 받아도 훨씬 수월해질 거예요."

통신을 연결해 야피에게 지원을 신청했지만 실망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군사위성의 궤도 위치가 아시아 궤도에 있지 않음. 동아시아 궤도에 도착하려면 4시간이 필요함.

지구로부터 3만 킬로미터 떨어진 정지궤도를 제외하고 위성은 지구자전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인다.

야피는 최근 유럽에서 포착한 악마 추종자 무리를 포격암살하기 위해 정지궤도의 우주 무장 플랫폼을 저궤도로 내렸고 지금은 해당 공역에 정찰위성만이 존재했다.

-정찰지원은 가능함.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만으로 어떻게 해보겠습니다."

결국 이번 일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

"작전대로 되면 좋겠는데."

"구대성 기사님 작전이 나쁘진 않습니다."

구대성은 지휘관으로서 나름 괜찮은 작전을 짜내었다.

먼저 드론을 이용해 사냥개들과 거인들의 주의를 끈다. 사냥개들이 최대한 드론을 유인하고 나면 남은 몬스터를 각개격파 한다는 것이다.

"자자, 별 뾰족한 수도 없으니까 믿고 해보자고."

김도한 대장이 부하 병사들을 독려했다. 그는 이내 이 부대의 지휘관인 편력기사 구대성에게 시선을 보냈고.

"솔직히 다구리를 놓긴 하겠지만, 우리 장비로는 거인 생채기 놓기 힘들어. 구씨가 힘내줘야 해."

"예, 알고 있습니다."

구대성은 자신의 말과 무거운 마상창을 꽉 붙잡았다.

편력기사 나부랭이이긴 하나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 기마병인 자신이었으니까.

"좋아! 기관총으로 성질 좀 긁어줬더니 곧장 쫓아온다! 열 마리나 끌어냈어!"

드론을 조종하던 병사가 쾌재를 부르자 김도한 대장이 바로 외쳤다.

"한씨, 드론 조종 잘해! 최대한 사냥개들을 멀리 떨어뜨려야 해!"

한씨가 움직이는 드론은 사냥개들을 부대 반대편으로 사냥개들을 유인했다. 거인이 사냥개를 부르기에 다소 먼 거리까지 유인하자 구대성이 외쳤다.

"갑시다!"

말을 탄 구대성과 이를 따르는 맨앳암즈들. 그들은 곧 수용소 한가운데를 점거한 7m 크기의 거인과 집채만 한 사냥개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어··· 평범한 거인들보다 좀 큰 거 같은데?"

"개, 개체값이 좀 좋은 모양인데요."

거인은 생각보다 커다랗고 기괴할 정도로 새까맣다. 거기에 피부에 새겨진 문신은 어딘가 마법적인 기운마저 느껴졌다.

다크 자이언트.

일전에 스페로 왕국의 변동 게이트에서 보았던 다크 트롤처럼 사악함마저 느껴지는 무언가가······.

"경계하면서 공략하자고."

-그우어어···!

거인이 맨앳암즈를 목격하곤 괴성을 지르며 명령하자 사냥개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방패!"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맨앳암즈. 정석적인 방진에 고슴도치처럼 빽빽하게 세워진 창날이 사냥개들을 맞이한다.

사냥개들의 덩치는 하나하나가 사람보다 거대했으나 묵직하게 자리를 사수하는 방벽을 정면에서 부술 정도는 아니었다.

"큽···! 이거 방금 잡은 놈들보다 좀 무거운데!"

"버틸 만해! 거인은!?"

"곧 온다!"

사냥개들론 방진을 헤집지 못하자 거인이 직접 곤봉을 들고 나섰다.

숙련병인 그들의 방벽은 두터우나 그렇다고 압도적인 질량을 극복할 정도는 아니다.

구대성은 말을 박차고 나아가 거인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다!"

거인이 지혜롭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몬스터의 레벨에 한해서다. 구대성은 말을 타고 거인의 주의를 끌었다. 하지만······.

-그흐하하하···!

거인은 마치 구대성의 의도를 읽었다는 것처럼 조소하곤 곧장 방벽을 향해 달려갔다.

"어어, 점마 왜 이쪽으로 오냐!"

당황한 김도한 대장의 외침에 급박해진 구대성이 그대로 거인을 향해 돌격했다. 바로 그 순간──

-콰콰콱!

거인의 피부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더니 달려오는 구대성을 향해 쏘아졌다.

"크헉···!"

"구씨···!!"

김도한 팀장의 외침이 채 끝나기도 전, 구대성이 말에서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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