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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90

189. 약혼관계 – 최강자

레나 아이나르의 입에서 하얀 김이 뿜어졌다. 고된 훈련으로 땀 범벅이 된 몸에서는 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공터였다. 훈련을 마친 레나는 검을 집 뒤편에 걸어놓고 들어갔으나, 씻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밖으로 나와 차디찬 물을 몸에 끼얹었다.

뒷마당을 하나로 합치면서, 레오네 집과 레나네 집 사이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생겼다.

레오와 노엘 덱스터 그리고 데호르만은 레오네 집 쪽에 있는 우물에서 몸을 씻었고, 레나 아이나르와 그녀의 어머니는 레나네 집 쪽에 있는 우물을 사용했다.

어떤 합의가 있었던 건 아니다.

두 집에서 요리할 줄 아는 사람이 레나의 어머니뿐인지라 레나네 집 쪽 우물에서 요리에 쓰일 물이 길어졌다. 해서 그렇게 나누어졌을 뿐이다.

제 방으로 올라와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레나가 머리를 말렸다. 종국에는 귀찮아 탈탈 털어버리곤 바닥에 앉아 스트레칭을 했다.

먼저 발바닥을 붙잡고 쭈욱-

턱이 무릎에 닿았다. 그러고도 남은 공간만큼 허리를 비틀어 노곤한 몸에 여유를 불어넣었다. 자세를 바꿔 허리도 쭈욱- 뒤로 젖히면서 생각했다.

배가 고프다.

밥때가 머지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머리를 수건으로 박박 말리며 거실로 내려와 말했다. 머리는 길지 않았던지라 금방 말랐다.

“엄마- 밥은?”

“이놈의 지지배. 불러도 안 오더니만. 부엌에 있으니까 가져가.”

두 집 사이에 또 다른 규칙이 있다면, 둘러앉아 식사하는 시기와 관련된 것이다. 덱스터네 부자(父子)는 평소 레나네 집에서 밥을 얻어먹었으나, 다 함께 식사하는 경우는 데호르만이 집에 있을 때뿐이었다. 레나의 아버지인 데호르만이 사냥을 나가고 없으면 노엘 덱스터는 오지 않았다. 레오만 가끔 왔다.

그래서 식사를 날라다 주는 건 레나의 일이었다. 그녀는 두 쟁반에 음식을 나누어 담았다.

뒷마당 테라스가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쟁반을 들고 레오네 집 뒷문으로 들어갔다.

레오네 집은 다소 황량한 편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벽난로와 탁자, 높이가 같은 의자들, 질 좋은 커튼과 카펫, 몇 개의 은 촛대와 액자 등 어지간한 건 다 갖춰졌지만, 어딘가 을씨년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자잘한 기념품이나 소품으로 빈틈없이 채워진 레나네 집과는 확연히 달랐다.

‘저 갑옷 때문이야. 갑옷.’

레나는 애꿎은 갑옷에게 책임을 물었다. 실상은 레오네 아주머니가 안 계시기 때문이지만, 그녀에 관한 언급은 금기다. 이것도 하나의 암묵적인 규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레나는 서재 앞에 진열된 갑옷을 지나쳤다. 그 갑옷은 깨끗하게 닦였음에도 어쩐지 피 냄새를 풍겼다.

– 똑똑.

“식사하세요.”

레오의 아버지, 노엘 덱스터는 거의 언제나 서재에 있었다.

젊은 나이에 은퇴한 이후 남은 평생을 책 읽는 데 들일 생각인지 서재에는 수많은 책이 쌓여 있었는데, 레나는 이것 또한 레오네 집을 황량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생각하며 쟁반을 내려놓았다.

흔들의자에 앉아 책을 읽던 노엘 덱스터는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자이자 장래의 며느리에게 “고맙다.” 말하곤 이어서 질문했다.

“레오는 아직도 그러고 있느냐?”

“그런 것 같아요.”

노엘 덱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씁쓸한 안색을 비췄으나 그도 집안의 암묵적인 규칙을 지켰다.

레나는 쟁반을 들고 레오의 방을 향했다. 2층에 올라 몇 번 헛기침해 경고한 뒤,

– 쾅!

레오의 방문을 걷어찼다.

“야! 밥 먹어!”

멍청아.

─ 라고 덧붙이려다가 그만두었다.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곤, 한쪽 팔로 얼굴을 가린 채 침대에 누워있는 레오에게 다가갔다. 옆에 걸터앉아서 졸랐다.

“레오! 같이 밥 먹게 일어나.”

꼼짝도 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의 팔이 더듬더듬 레나를 찾았다. 그녀의 손목을 붙들고서야 안심했는지, 아니면 더한 근심이 생겼는지 숨을 크게 내쉬는 것이었다.

“야!”

하지만 이런 궁상 따위를 신경 써줄 레나가 아니다. 왜 이러는지는 몰라도 하루 꼬박 엎어져 있었으면 충분하잖은가.

“밥 먹으라고! 훈련도 안 하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얼굴을 가린 팔을 치웠다. 마지못해 치운 팔 너머에는 오만상을 쓴 레오의 얼굴이 있었다.

짧고 단정한 머리카락. 잘생겼다면 잘생긴 얼굴이다. 하관과 눈썹 부위의 선이 짙어서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적어도 남자답다는 평을 받을 외모였다.

물론, 레나는 그의 외모에 어떤 불만도 없었다. 당장 불만이 있다면 그의 눈빛뿐이다.

“뭐, 뭐야? 사람을 왜 그렇게 쳐다봐?”

– 꽈악.

손목을 쥔 손에 옅은 힘이 가해졌다. 미미한 떨림을 느낀 레나의 마음이 약해졌다.

“너 무슨 일 있어?”

“…”

“대답 안 하면 때릴 거야.”

“……아야야!”

레나가 그의 귀를 잡아당겼다. 요상한 표정을 짓건 말건 사정없이 잡아당기자 그제야 표정이 봐줄 만해졌다.

“밥 먹게 일어나. 얼른. 나 배고파 죽겠어.”

“…알았어.”

레오가 일어났다. 두 사람이 둘러앉기엔 조금 작은 탁자에서 레나와 레오는 식사했다.

“지금 와 있는 상단 있잖아.”

“…”

“대답 좀 하지?”

“…응. 상단이 왜?”

“내일 딴 데로 간다데. 사실 나 사고 싶은 게 있었거든. 이따가 같이 갈래?”

내일?

레오의 표정이 아리송해졌다. 하지만 이내 관심이 없어졌는지 목을 앞뒤로 젖고는 말했다. 레나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가죽끈 말하는 거지?”

“어?! 어, 어떻게 알았어?”

“나랑 같이 다녀왔잖아.”

“하지만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아닌가? 했나? 아닌데?”

내가 너무 티를 냈나?

이렇게 눈치채고 있을 줄 알았으면 혼자 다녀올 것을 그랬다. 김이 팍 새버린 레나가 입을 삐죽이는데, 식사를 마친 레오는 도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이제는 아예 등을 돌리고 눕길래 레나가 달려들었다. 그를 콱 내리누르며 물었다.

“그래서 같이 간다고 안 간다고.”

하지만 너무 가까웠을까. 돌아본 레오와 얼굴이 바짝 붙었다. 대화보다는 입맞춤하기 좋은 거리다.

레오의 표정이 무척 감정적이고, 눈빛도 착 내려앉아 있어서 레나는

‘으악. 얘가 나한테 키스하겠다.’

생각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오는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쓸었다.

“레나.”

“…왜?”

“우리… 도망칠래?”

“엉? 그게 뭔 소리야.”

기회를 놓치지 않고 레나가 얼굴을 떼어냈다. 침대에 반쯤 눕듯이 앉아 되물었다.

“우리가 왜 도망을 쳐?”

“그냥… 어디 멀리 떠나서 우리끼리 살고 싶지 않아?”

헿. 레나는 드디어 감을 잡았다. 레오는 지금 장난을 치고 있다. 워낙 감쪽같았고, 레오가 본래 장난을 거의 치지 않기 때문에 속아 넘어갈 뻔했다.

“어이구~ 저랑 사랑의 도피라도 떠나보고 싶으셨어요? 그것참 감동이긴 한데, 돈은 있으세요?”

“…”

“헛소리 말고 그만 일어나. 이상한 농담이나 하는 걸 봐서는 이젠 괜찮구만.”

레나가 몸을 일으켰다. 레오가 그녀의 손을 콱 붙들었지만, 레나는 야속하게도 그런 레오의 손을 거꾸로 잡아당겼다.

“아버지랑 대련하러 가야지. 빨리 준비해. 어? 이게 뭐야?”

[ 업적 : 귀속 아이템, 1/3 ]

[ 검 – 파괴되지 않음. ]

[ 거울 – 이용 불가. ]

레나가 침대 머리맡에 있던 손거울을 집어 들었다. 단조로운 문양의 테두리, 아무 장식도 없는 뒷면을 돌려보다 눈을 가늘게 모았다.

“야!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상단주 아저씨한테 산 거 맞지? 치사하게 혼자 사다니! 못됐어!”

“너 가져.”

“그래! 내가 가질… 엥?”

레오가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았다. 앞에 있는 레나를 붙잡아 끌어당기며 말했다.

“선물이야. 좀 많이 이르지만… 그보다도 레나야.”

“왜, 왜 이래?”

“…”

레오는 잠시 말이 없었다. 레나의 배에 머리를 묻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거구의 레오가 이렇게 작아 보이기는 처음이다.

어쩐지 안쓰러워서 그의 머리칼을 쓸어주었고, 이내 레오가 일어났다. 커다란 덩치에서 드리운 그림자가 레나를 덮어씌웠다.

투정은 여기까지다.

레오는 품에 쏙 들어올 것 같은 레나를 한 번 끌어안았다. 손가락에 그녀의 머릿결이 닿았으나, 다행히 레오는 알지 못했다. 이전 약혼관계 회차의 기억이 있었더라면 그 촉감을 견디지 못하였으리란 걸.

“가자.”

레오는 본인의 검을 집었고, 레나는 손거울을 든 채 어안이 벙벙한 눈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쟤 왜 저래?”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 *

“왔구나.”

공터에는 아버지가 나와 계셨다.

어제부터 하루 진종일 방에 틀어박혔던 아들을 노엘 덱스터는 탓하지 않았다. 레나와 먼저 대련하곤 여느 때처럼 그녀의 엉덩이를 뻥! 걷어차 내쫓았다.

“아야야야… 우씨. 늙으면 두고 보자. 아버님이고 나발이고 매일 괄시해야지.”

레오에게 자리를 넘겨주며 레나가 중얼거렸다. 차마 저 괴물 같은 양반을 넘어서겠다는 말을 하진 못하였다. 언젠간 따라잡을 수 있으리란 생각은 들지만, 그때쯤이면 스승님이 늙어버렸으리란 걸 짐작하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레오 아버지의 실력은 대단했다. 은퇴하지 않았더라면 최소 기사단장이었을 인물이라 자신만만한 레나도 마음 깊이 존경하고 있었다.

레오가 검을 들었다.

뻣뻣하게 힘을 주기보다는 여유 있게 검을 내뻗었는데, 정면에 선 노엘 덱스터는 솜털이 바짝 곤두서는 긴장감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아들이, 아니, 눈앞의 상대가 엄청난 강적임을 깨닫고 몸가짐을 바로잡았다. 말을 걸지도 않았다.

“어?”

한편 레나도 레오의 달라진 기도에 숨을 삼켰다.

수백 번도 더 본 레오의 버릇들이 사라졌다. 안 좋은 버릇이든 좋은 버릇이든 간에 모조리 자취를 감추고 눈앞에 있는 사람은 고요함, 그 자체였다. 그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아서 더 날카롭다.

– 챙.

조심스러운 한 격. 두 사람은 서로의 시작 방향을 정하는 한 격을 나누었다.

맞닿은 검이 서로 무난한 오른쪽을 택하였음을 일러주었다. 그리고 노엘 덱스터가 선공을 취했다.

검을 맞닿은 채 팔을 들었다. 눕힌 검으로 상대의 검을 들어 올리며 안으로 들어서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수도 없이 많아 나열이 불가능하다. 허나 크게 나눈다면 이를 피하는 종류의 방책들이 있겠고, 역이용하는 방책들이 있겠고, 힘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방책들도 있겠다.

본래 레오라면 힘싸움으로 몰고 갔을 터였다.

아버지를 감히 검술로 상대할 순 없으니, 그나마 자신 있는 힘겨루기로 버텼을 거다.

하지만 레오는 이를 역이용했다. 살짝 자세를 낮춰 되려 안으로 파고들었고, 이에 노엘은 재빨리 검을 역수로 뒤집어 잡았다. 손잡이를 더욱 높이 들어 내리찍을 각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레오가 수직으로 든 검이 무용지물이 된다. 베기도 어렵지만 베더라도 노엘은 피할 것이고, 찍히는 검에 몸 어디든 구멍이 날 터였다.

이럴 땐, 물러서든가 똑같이 검을 들어 올리는 수밖에 없다. 내려찍을 각을 밀어내는 것이다.

정해진 수순이기에 노엘은 다음을 준비하였는데…

레오가 팔을 들었다. 그런데 왼팔만 들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했더니, 손잡이에 가까운 검의 부위, 포르테(forte)로 노엘의 검을 밀어붙이며 빙글 회전하는 것이었다. 팔을 번쩍 들어 올린지라 무방비한 노엘의 오른쪽 겨드랑이로 레오의 오른 팔꿈치가 날아들었다.

“헙!”

회전하겠다는 기색을 읽지 못했다. 검에서 손을 떼어버릴 거라 예상치 못하기도 했지만, 아들은 어느새 회전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어졌음을 느낀 노엘이 등을 돌렸다. 팔꿈치를 등으로 맞아내고는 노엘도 회전했다. 건방지게 한 손으로만 붙든 검을 스아아악- 갈아버리며 대회전을 감행하였다.

– 캉!

하지만 검을 역수로 쥐고 있었던지라 한 박자 늦게 도달했다. 펄쩍 뛰어오르며 팽이처럼 한 바퀴 돌았을 때는 레오가 정자세를 잡은 상태였다.

그러니까 나만 얻어맞은 것이다. 심지어 자세도 내가 불리…

감탄하기도 전에 아들이 밀고 들어왔다. 큰 회전을 감행한 노엘이 자세를 바로잡기 전에 들소처럼 밀어붙였다.

노엘은 뒷발에 힘을 주었다. 본인이 평소 숨기는 ‘한 합’을 모조리 끌어내어 버텼지만, 몸이 주르르륵 밀려났다.

이때 안짱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려 들거나, 상대가 밀려나는 틈에 검 위치를 바꾸어 찌를 수 있다.

노엘 덱스터는 식은땀을 흘렸다. 지금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는 진한 피 냄새를 맡았다. 십여 년 전, 내전 당시의 나날이 긴장감과 함께 떠올랐으나,

– 차앙!

레오가 노엘의 검을 세게 밀치곤 물러섰다. 다시 처음의 고요한 자세로 돌아간 그는 호흡 하나 흐트러져있지 않았다.

“허허…”

노엘 덱스터가 헛웃음 쳤다.

아들이 실력을 숨기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상당히 오랜 시간 벽에 가로막혀 있었고, 그 벽이 깨지는 날, 크게 진일보하리라 기대했다.

한데 이건…

그는 감탄을 넘어 경이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곁에서 구경하던 레나 아이나르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후우.

한편 레오는 심란했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강인한 신체에 힘입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검술이 그의 공허한 가슴에 자신감을 채워주었다.

나는 강하다.

악신의 사도와 대륙에 오직 셋뿐인 소드마스터를 제외한다면, 나보다 강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까마득하게 느껴졌던 바르트 경조차도 어느덧 그의 아래였다.

레오가 조용히 검을 집어넣었다. 그렇다고 해서 건방을 떨 생각은 없다.

어쨌든 나보다 강한 사람이 있고, 이 세상에는 개인의 무력을 뛰어넘는 강대한 권력자가 수두룩했다.

나는 아직도 일개 검사에 불과한 것이다.

‘레브를 도와주러 가긴 틀렸어. 도착할 때쯤엔 네비스가 포위당했을 거야. 레나를 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면 이번 회차에서 내가 해놓을 일은 하나다.

레오가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높이 바라보며 이것만큼은 속임수가 아니기를 빌었다.

[ 퀘스트 : 듀얼리스트 986/1000 – {검술} 능력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

{전쟁}에 나가서 저걸 어떻게든 채워야겠다. 만약 여기서 실력이 더 늘어난다면, 늘어날 수 있다면…

[ 소드마스터 ]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 대륙 최강자의 반열이 그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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