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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01

< 아버지 레온(3) >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만신전의 크리스마스는 미국에서 보내기로 되었다.

워싱턴의 흑색 게이트 공략 성공을 기념하며 홉슨 행정부에서 동맹국의 헌터들을 위한 대연회를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상은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공고이 하고 미국의 건재함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한 방법이긴 했지만, 어쨌든 겸사겸사 만신전도 그 홍보에 끼어들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만신전은 바쁘게 움직였다.

먼저 홉슨 대통령과 함께 의전행사에 나서야 하고, 매버릭 길드나 몇몇 미국의 만신전 신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기사 서임식을 진행했다.

전통적인 기독교 강세인 미국에서도 만신전의 교세는 나날이 확장 중이어서 다른 성배기사들도 바쁘게 돌아다녔기에 고위간부일수록 휴가와는 거리가 멀다 할 것이다.

물론 레온은 그 대부분의 일들을 팽개치고 카리나와 어디 갈 생각만 했지만.

근 이백 년만에 만난 죽은 줄 알았던 딸이다. 고위 간부들도 이해했지만, 이번 크리스마스 축하연회만큼은 레온이 꼭 참여해야 했다.

“천소연.”

“네.”

레온의 수행비서 역할이나 한국 헌터협회의 대리인으로서 레온을 따라다니던 소연은 어색한 정장 넥타이를 고쳐 매었다.

“카리나 대공도 도착했느냐?”

“네, 대공 각하도 기다리고 계세요.”

크리스마스 전야.

오늘은 미 정부가 워시텅 게이트 공략 성공을 기념하는 축하연이다. 비록 내용물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았다지만, 어쨌든 흑색 게이트 공략 성공은 기념할 만한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폐하, 오늘 축하연이 끝나면 그··· ‘새로운 신성’께서도 나타나시는 거죠?”

“그렇다.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영향력 있는 나라다. 그들에게 새로운 신을 소개하는 건 좋은 기회지.”

“벤타시스 님은 무어라 안 하시나요? 당신의 성배기사를 빼앗긴 셈이신데.”

천소연은 벤타시스의 기사였다. 살육대공 아카샤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고 그 힘을 빌려 복수를 이루고도 레온의 중재로 영혼을 구제받은.

하지만 그 뒤로도 천소연은 벤타시스의 어둠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벤타시스가 여러모로 레온의 편의를 봐준 덕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벤타시스가 보통 크게 양보한 게 아니었다.

어둠과 복수의 신은 자신의 성배기사를 새로운 용신과 공유해야 했고, 그가 수확했어야 할 3만의 영혼에 대해서도 양보해야 했다.

그것이 어둠의 신의 권위를 흔들만한 일이기에 소연도 걱정이 든 것이다.

비록 만신전의 주신 중 한 명이라 해도 벤타시스는 한없이 악신에 가까운 부류. 그가 이토록 레온에게 협력적인 것은 어떤 대가가 치러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어둠의 신도 융통성이 꽉 막힌 분은 아니다. 그가 영혼을 대가로 힘을 빌려주시기는 하나, 그 처우에는 구분이 있지.”

개인적인 복수이냐, 대국적인 복수이냐 또는 그 대상이 누구인가.

그렇다 해도 벤타시스의 계약자들이 죽어서 낙원에 가질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이기에 레온은 그와 계약하는 복수자들을 안타까이 여겼다.

그렇기에 레온은 벤타시스가 마땅히 취했어야 할 영혼들을 대신해 악마에의 복수를 실현했고, 이는 벤타시스조차 움직일 만큼 장대했으니.

“옷이 예쁘구나.”

“네? 아, 가, 감사합니다.”

소연은 대뜸 자신의 드레스 차림을 칭찬하는 레온에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그것이 이성적인 접근이 아님을 소연도 안다.

살육대공에게 복수를 위해 스스로를 불태웠던 자신에게서 레온이 딸을 떠올린다는 걸 그녀도 알았다.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그래. 고맙구나.”

레온은 진심으로 기쁜 얼굴을 했다. 최근 그가 평소보다 들떠 있는 이유를 알기에 소연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네 아비는 몸이 회복되었더냐?”

“폐하께서 신경 써주신 덕분에요. 데메라 여신님의 작물도 꾸준히 섭취하고 있어서 곧 병상에서 일어나실 거예요.”

“그래, 다행이구나. 카리나도, 너도 부모에게 크나큰 불효를 저질렀음을 항상 죄스럽게 생각하거라.”

“······해야만 하는 복수였는데도요?”

“자식이 복수를 위해 자신을 저버리는 걸 기뻐할 부모는 없다. 아이가 부모를 묻어야지, 부모가 아이를 묻는 일이 있어선 아니 됨이야.”

레온은 소연의 이야기를 들은 마검의 전 숙주 천지호가 자신과 비슷한 감정일 것이라 확신했다.

가슴이 찢어지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삼키며 자신을 탓하리라 확신했다.

그것이 부모된 이의 마땅한 사랑이기에, 그토록 크나큰 사랑이기에 부모의 심장을 찢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식들뿐이다.

“아비 곁에 잘 있어 주어라. 짐은 못 해준 것이 너무 많아 늘 후회 속에서 살았느니라.”

“······명심할게요.”

최근 레온이 그토록 카리나와 함께하려던 이유겠지. 그것이 딸바보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애절한 마음을 알기에 소연은 되려 아버지에게 잘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 * * *

도착한 후원회장. 그 입구에서 레온은 카리나가 탑승한 리무진을 발견했다.

“먼저 도착하셨습니까, 폐하.”

“그래······.”

레온은 매버릭 길드의 S급 헌터 알렌 테일러와 함께 내리는 카리나를 응시했다.

이번 미국행에서 레온과 만신전의 의전은 전적으로 백악관과 미 정부가 고용한 매버릭 길드원들이 전담한다.

아무래도 만신전 신도들의 숫자가 적지 않고 공동 공략경험이 있다는 점이 한몫했다.

“헌데······.”

레온은 수행원들을 뒤로하고 카리나를 힐끔 흝어 보았다.

축하연인 만큼 하리나 소연, 알렌 등 참가자들은 그에 맞는 드레스코드를 숙지했다.

남성은 정장, 여성은 드레스.

만신전은 백악관 비서진들이 골라온 양잠점들에서 옷을 맞췄지만, 레온은 남성복만 보았으므로 오늘 딸의 드레스 차림을 처음 보았다.

카리나는 그야말로 자신감의 과시적인 드레스였다.

카리나의 검은 드레스는 헐리우드 여배우들이 입을 법한 과감하게 등과 옆구리가 파여있다.

“카리나, 그 옷이······.”

“제법 괜찮지요? 라이온하트와 드라고니아 제국의 드레스 문화는 유행을 선도한다 생각했는데, 지구도 만만찮군요.”

“크, 크흠··· 그러하냐. 다른 기사들이 받은 옷과는 꽤나 달라서 말이다.”

만신전의 여기사들도 저마다 드레스를 입었다. 하지만 백악관에서 소개한 드레스들은 기본적으로 값비싸지만, 기성용 드레스들을 손본 것이다.

헌데 카리나의 것은 척 봐도 그런 기성용 드레스와는 거리가 멀다.

“영국의 그레이엄 경이 선물한 드레스입니다. 왕실에 납품하는 장인을 공수해 데려왔다더군요. 과연, 실력이 대단합니다.”

“그레이엄 경이?”

레온은 그레이엄이 누군지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 떠올렸다. 레온이 좀처럼 떠올리지 못하자 소연이 살며시 속삭였다.

“그, 폐하께서 구혼 결투에서 콘월 옹과 함께 쓰러뜨리신 분이요. 은색 갑옷 입으셨던 그분이에요.”

“그 기생 오라비처럼 생긴 놈 말이냐?”

“······빅토리아 여왕님께 기사 작위를 수여 받으신 분이에요.”

“흥, 나도 안다. 그리고 발칙하게도 구혼에 나선 가당찮은 놈이란 것도.”

그러고 보면··· 레온의 시선이 알렌 테일러에게 향했다.

“네놈도 구혼 결투에 나선 놈 중 하나였지.”

“어, 어음··· 폐하. 그건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

“짐의 사위가 되겠다고 나선 게 한낱 퀘스트를 위해서라고?”

“아, 아닙니다. 사실은 드라고니아 대공 각하께 호감이──”

“뭬이야?”

“······.”

어쩌라는 거야.

알렌 테일러는 눈앞의 사자심왕이 존경해 마땅할 위인임을 알았지만, 그것과 별개로 꼰대 그 자체인 사내를 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내심 흑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며칠 모신 게 다지만, 매력적인 여성이다.’

숱한 상류층 여성들을 마주치면서 그들이 자신들과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카리나를 모셔보니 그것은 착각이다.

지구의 상류사회는 진짜 귀족을 흉내 냈을 뿐인 가짜다. 진짜 귀족이란 걸음걸이만으로 품위가 흘러넘치는 것이다.

카리나에게는 왕족, 귀족의 품위가 있었고 그녀를 만나는 이들은 모두가 압도되어 본능적으로 굴복했다.

‘페하만 없었더라면 구혼 결투도 해볼 만······.’

그때였다. 알렌은 자신을 향하는 맹렬한 시선을 느끼고 그 시선과 마주쳤다.

“헙···!”

곧장 눈을 내리까는 알렌. 새삼 당연한 것이지만, 카리나보다도 권위적이며 왕권신수설을 당당하게 펼치는 진짜 왕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절대권력의 화신은 힘깨나 쓰는 평민 나부랭이의 생각을 한참 전부터 꿰뚫고 있었다.

‘이런 천한 놈들이?!’

레온의 표정이 고약하게 일그러졌다.

레온이 그들의 시커먼 속내를 모를 리가 없다.

굳이 왕실 납품 장인을 저 먼 영국에서 공수해온 그레이엄이나 호위를 자처하며 제 딸의 곁에 착 달라붙어 다니는 알렌 놈이나.

‘이놈들이 아직 기회를 옅보고 있단 말인가!’

레온은 위기감을 느끼던 그때였다.

“GRARARARA! 폐하, 오랜만에 뵙는 것 같시올시다! 오, 카리나 대공, 예쁘게 차려입고 왔구만!”

저 멀리서 불타는 검 기사단과 함께 다가오는 불카누스. 터질듯한 근육질이 정장을 팽팽하게 땅겼지만, 그는 퍽 유쾌한 시선으로 카리나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여전히 끝내주는 가슴과 엉덩이군!”

“······!”

이 빌어먹을 야만인 놈이 감히 내 딸을?

레온이 경악하여 무어라 하려던 그때, 카리나가 대수롭지도 않게 대꾸했다.

“경은 얼굴이 사나우니 그 탄탄한 근육이 아니면 볼 게 없어. 옷 좀 벗고 다니게.”

“GRARARARA──!!”

유쾌하게 폭소하는 불카누스. 카리나와 불카누스는 오랜 친구로 이 정도 농담이야 대수롭지 않게 던지는 사이지만, 그걸 지켜보는 아버지는 달랐다.

“카리나······.”

“예? 왜 그러십니까, 폐하.”

“너는··· 앞으로 열시 이후로 통금이다.”

“???”

보물은 집에 꼭꼭 숨겨두고 내보여선 안 된다. 모든 아버지들의 공통점이었다.

* * * *

워싱턴 게이트라는 미국을 한 차례 뒤집어놓은 대사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뒤, 미 전역은 크리스마스까지 겹쳐 축제 분위기다.

그것과는 별개로 그들이 가장 관심사를 두고 있는 건 바로 만신전과 이세계에서 건너온 드라고니아 대공이다.

실재하는 신의 존재, 그런 신들을 대리하는 사자심왕. 성배기사들이 보여주는 초월적인 무력은 기독교 강성국가인 미국에서도 대단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신은 오직 하느님뿐인데······.

-아니, 그래도 다른 차원이니까······.

-사자심왕은 의외로 기독교를 인정하는 모양이더라.

-왜 우리 신은 이런 때에 나타나질 않는 거야?

-만신전 신도가 엄청나게 늘고 있어! 이러다가 우리 신도들까지···!

안 그래도 대격변 이후로 권위를 잃어가던 기성종교들이었다. 만신전의 등장은 대단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일반 기독교 신도들조차 다른 차원의 신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긴가민가한 듯 혼란스러워했다.

“대통령 각하, 이번에 만신전에서 중대발표를 한다던데요. 뭐 좀 아시는 것 있으십니까?”

“상원의장. 조금만 더 기다리시지요. 깜짝쇼를 위해 비밀로 해두고 있답니다.”

홉슨 대통령은 레온으로부터 크리스마스 축하연 계획을 듣자 이에 협력했다.

그는 기독교 신자이긴 하지만, 이미 운명의 여신 메리엘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타차원의 신들이 대단히 유용한 존재임을 인정했다.

이번 축하연에서 레온의 계획에 미 정부도 한 발 걸칠 생각이다.

하지만 오늘까지 그 일을 비밀로 한 건 국내 야당과 연계한 종교 연합의 반발과 시위를 대비한 것.

다행히 미국의 기독교 신자들은 흑색 게이트를 공략하고 나온 이세계인에게 덤벼들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마침 저기 오시는군요.”

홉슨 대통령은 입구에서부터 다가오는 사자심왕 레온과 드라고니아 대공 카리나를 가리켰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사자심왕과 무뚝뚝한 드라고니아 대공.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기류를 느꼈지만, 홉슨 대통령은 사람 좋은 미소로 악수를 나눴다.

“어서 오십시오, 사자심왕 폐하. 드라고니아 대공. 오시는 길까지 불편함은 없으셨는지요?”

그가 악수를 건네자 받아주는 레온.

“덕분에 편하게 지내고 있네.”

“그거 다행입니다. 카리나 대공께서는 어떠십니까? 폐하와 달리 많이 낯서실 텐데.”

“이세계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니 눈이 즐겁소. 환대에 감사할 따름이네.”

두 사람에게 적잖은 호의를 새기는 데 성공한 홉슨 대통령은 입가를 씰룩거리며 그들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나저나 개막식에 시작하실 예정이지요? 대강은 들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처음 있는 일인지라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중계를 해준 것만으로 충분하네.”

홉슨 대통령은 레온의 요청에 따라 각 방송사와 인터넷 중계까지 섭외했다.

워싱턴 게이트 공략의 성공과 이계의 사자심왕과 제국 황제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두 사람이 참석하니 전세계에서 기자들이 몰렸다.

그야말로 세계가 주목하는 지금, 레온은 중대한 발표를 천명한 것이다.

“슬슬 시작하지.”

잠시 후, 축하연의 개막과 함께 기자들의 카메라에 전세계 장차관들과 헐리우드 스타들이 담겼다.

하지만 그런 이들조차 이번에는 들러리에 불과하다. 기자들이 이렇게 몰려든 건 다름이 아니다.

“사자심왕 레온 드라고니아 라이온하트! 드라고니아 대공 카리나 드라고니아 입장하십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소개와 함께 단상 위에 올라서는 두 남녀.

한 명은 멋들어진 푸른색이 감도는 정장을 입은 금발의 미청년이었으며 다른 한 명은 아름다운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검은 머리카락의 미녀다.

선남선녀인 두 사람이 부녀관계라는 걸 과연 한눈에 이해할 사람이 있을까?

두 사람은 적당한 신변잡기와 개막식에 어울리는 연설을 하며 카메라를 집중시켰다.

그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이 궁금한 청자들이 있었으나 왕족에 대한 질문은 엄격하게 금지되었고 오롯이 두 사람이 꺼내는 말들만이 허용되었다.

“오늘, 짐은 만신전의 새로운 신을 소개코자 한다.”

그리고 폭탄선언. 신을 소개한다는 말에 모두가 웅성거리며 시끄러워진다.

“정숙히.”

카리나의 한 마디로 잦아드는 잡음들. 레온도 레온이지만, 카리나의 시선은 좌중을 압도하는 무언의 기운이 있다.

“드라고니아 대공.”

레온의 말에 카리나는 자신의 그림자 속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해방했다.

성력 집속 지팡이를 통해 여러 신들의 성력을 대여받은 그림자는 아직 부족한 자신의 신성으로도 거대한 화신체를 드러낼 정도는 되었다.

“저, 저건···!”

“세상에···!”

“드, 드래곤?”

그것은 육신의 형태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림자가 확장되고 척 보아도 알 법한 짐승의 형상을 드러냈을 뿐.

하지만 단상을 집어삼킬 만큼 거대한 그림자는 그것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나는 드라카라의 용왕이자 신화의 주인. 산을 쥐는 존재이며 모든 용들의 시조.]

압도적 거대함을 과시하며 흘러넘치는 목소리는 카메라 너머의 청자들조차 긴장하게 만들었다.

드라고니아는 자신의 목소리가 충분히 세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끼며 위엄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의 새로운 이름을 선포했다.

[황금과 계약의 신성 드라고니아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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