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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03

49.진실(5)

저 여인이 취한 공격 자세.

라모르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자세였다.

그녀가 알고 있는 저 자세는 어설픔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 저 여인의 자세는 라모르에게 충격을 줄 정도로 완벽했다.

그녀의 감각이 위기라고 외치고 있었다.

도저히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라모르는 저 여인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무력 수준은 알고 있는 그녀와 비교도 되지 않게 높았지만, 특유의 기운은 똑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이곳에 있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네년이 왜 이곳에 있는 거지?”

라모르의 물음에도 여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무가치한 상대를 대하듯이 바라볼 뿐이었다.

라모르는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너는 내가 알고 있는 년이 아니군.”

저 여인은 그녀와 같았지만 그녀가 아니었다.

지금부터 많은 세월이 지나면 모를까.

라모르가 아는 그녀는 저런 무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여인의 검이 푸른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주변을 압도하는 마력이 여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긴장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 라모르조차 긴장할 정도로 강력했다.

피냄새가 진하게 났다.

라모르는 눈앞에 있는 여인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베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

“네가 나를?”

여인의 말에 라모르는 비웃음을 머금었다.

여인은 기분이 나쁜지, 마력이 더욱 거칠게 뿜어냈다.

라모르는 그 마력을 느끼면서도 웃을 뿐이었다.

“백년이 이르다. 애송이.”

라모르의 말이 끝나는 순간 여인의 몸이 사라졌다. 라모르가 잠시 움직임을 놓칠 정도로 빨랐다. 라모르는 옆으로 피하며 손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

발전소의 벽이 뜯겨져 나갔다. 그러나 여인에게 닿지는 않았다. 어느새 라모르의 뒤에 나타나 검을 찔러 넣고 있었다.

스윽! 팅!

라모르의 손과 여인의 검이 부딪혔다. 라모르의 몸이 뒤로 주욱 밀려났다. 반면에 여인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흐음.”

라모르는 얼얼한 손을 한차례 털었다.

그녀가 매번 지적했던 단점이 모두 고쳐진 상태였다. 틈이 없이 완벽했다. 질식이 되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라모르의 모습이 여러 개로 쪼개지며, 여인의 주변에 나타났다.

콰가가가!

마치 믹서기 안에 들어있는 것처럼 여인의 주변이 갈려나갔다. 여인이 검을 휘두르자, 라모르의 날카로운 기운이 모두 사라졌다.

라모르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습관은 여전하군.”

라모르의 말에 여인은 고개를 내려 팔을 바라보았다. 로브가 길게 잘려나가 있었다.

그게 마음에 안 드는지 여인은 빠르게 검을 들었다. 검 면을 손으로 쓸자, 검에 서려 있던 푸른빛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여인이 검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크윽!”

라모르의 몸에서 피가 솟구치며 뒤로 크게 튕겨져나갔다. 그녀의 몸이 이미 반쯤 망가져 있는 기계에 부딪혔다.

라모르는 빠르게 옆으로 몸을 날렸다. 기계와 함께 발전소의 일부가 그대로 사라졌다. 연이어 날아온 검은 검기가 물질을 완전히 소멸시킨 것이다.

여인이 라모르의 바로 옆에 나타나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라모르가 손을 휘두르며 여인의 검에 맞섰다.

콰가가가가!

둘의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부딪힐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충격파가 발전소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발전소는 이제 형체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건물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건물의 유리창이 깨져버리며, 벽에 균일이 생겨났다.

타앙!

여인과 라모르의 몸이 좌우로 밀려났다.

후두둑!

라모르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온몸이 상처로 가득했지만, 라모르는 기세에서만큼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여인은 라모르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설레 저었다.

“매번 날 귀찮게 하는군.”

그렇게 말한 여인의 로브 위로 검은 마법진이 떠올랐다.

푸우욱!

순간 라모르의 눈이 크게 떠졌다. 여인의 검이 자신의 가슴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여인은 어느새 그녀의 앞에서 검을 찔러 넣고 있었다.

검이 심장을 꿰뚫으며 등 뒤로 튀어나왔다.

라모르가 피를 한 움큼 토했다. 손을 들어 검을 잡았으나, 여인이 검을 빼자 힘없이 그녀의 손에서 빠져나갔다.

“끝이다.”

콰아아!

여인이 검 손잡이를 잡고 비트는 순간, 검이 꽂혀 있던 라모르의 가슴이 터져나가며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털썩!

라모르가 무릎을 꿇었다.

가슴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바닥을 적셨다. 여인은 검 끝을 내리며 라모르를 내려다보았다.

“그렇게 죽어라. 그게 내가 줄 수 있는 안······.”

스윽!

여인이 말을 멈추고 뒤로 크게 물러났다.

로브와 가면이 갈라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여인의 가슴 부근에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곧 멈췄다. 여인은 자신이 입은 상처를 바라보다가 라모르에게 시선을 옮겼다.

라모르의 뻥 뚫린 가슴에 그림자가 생성되더니 천천히 재생이 되었다. 라모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라모르의 기억과는 다르게 어린 티가 남아 있지 않은 성숙한 여인.

맑게 빛나고 있어야 할 황금빛 눈동자가 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이나.”

라모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라모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그림자가 그녀의 상처를 메꾸고 전신을 덮었다.

기다란 검을 들고 검은 로브를 입은 여인, 아이나의 눈빛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라모르가 가지고 있는 그림자를 모르고 있었다.

“역시 이건 몰랐나?”

“그건······.”

아이나는 라모르를 바라보다가 검을 검집에 넣었다.

그녀의 주변에 테러범들이 나타났다. 어떤 임무를 끝마친 걸로 보였다.

아이나는 등을 돌렸다.

라모르는 그런 아이나를 바라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내가 놓아줄 것 같나?”

라모르가 아이나에게 돌진했다.

아이나가 검을 강하게 휘두르자 거대한 검은 검기가 뿜어져 나가며 라모르를 덮쳐왔다. 라모르는 두 손을 뻗어 검기를 잡았다.

“으윽!”

라모르가 마력을 뿜어내며 검기를 그 자리에서 터뜨렸다.

콰가가가가!

주변 대지가 들썩이더니 뒤집어졌다.

폭탄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먼지구름이 치솟았다.

라모르의 몸을 감싸고 있던 그림자가 해제되자, 라모르의 몸이 크게 비틀거렸다. 쓰러질 뻔했지만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뻥 뚫린 가슴은 겨우 회복된 걸로 보였지만, 생명을 간신히 잇고 있을 뿐이었다.

‘···강하군.’

라모르는 자신이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에는 자폭을 해서라도 길동무로 삼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저 아이나 또한 전력을 전혀 내보이지 않았다. 아이나는 마스터를 뛰어넘는 힘을 소유하고 있었다.

라모르는 뒤를 바라보았다.

발전소를 중심으로 갈라진 바닥이 멀리 떨어져 있는 빌딩에 닿아있었다. 빌딩은 정확히 두 조각난 상태로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요원들이 라모르를 향해 달려왔다.

그들의 표정은 다급해 보였다.

“악마화 지수가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요원들이 들고 있는 기계가 붉게 빛나며 요란한 경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임무라고 했지.’

아이나는 테러리스트들을 이끌고 있었다.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위치였다.

아이나는 검은 해방에서 굉장히 높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테러리스트들은 모두 아이나의 명령에 복종했다.

충성심이 굉장히 높아 보였다.

검은 해방은 진마석 발전소를 이용해 무언가를 진행했다. 진마석 발전소에는 제법 많은 양의 진마석이 있었고, 마법적인 장치로 도심과 연결되어 있었다.

라모르가 고개를 돌려 도시를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드드드드!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대지가 흔들렸다.

발전소 주변에 있던 건물들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강렬한 진동이었다. 발전소를 중심으로 검은 마법진이 떠올랐다. 라모르는 빠르게 그림자를 뿜어내며 자신과 요원들의 몸을 보호했다.

발전소에 있던 진마석은 모조리 검게 물들어버렸다.

진마석은 특수한 형태로 가공되어 있어 에너지 발전 이외에는 다른 일로 쓰일 수 없었다. 그러나 검은 해방은 너무나도 쉽게 진마석을 마법의 원료로 사용했다.

마치 전부 알고 있다는 듯 말이다.

“마력 차단은?”

“폭주 중입니다! 이미 막기에는··· 늦었습니다.”

요원의 절망적인 대답을 했다.

이 도시의 대부분이 진마석 발전소와 직접 연결되어 있었다. 검은 마법진이 점점 커지더니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스윽!

검은 마법진에 닿은 빌딩은 고열에 녹은 것처럼 액체가 되어 흘러내렸다. 마치 양초가 빠르게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는 듯했다. 그런 모습이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라모르와 요원들이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

마법진을 따라 검은 기류가 하늘로 치솟으며 하늘에 떠있던 구름이 모조리 지워버렸다.

기분 나쁜 달이 보였다.

지구의 그림자는 달을 가리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언제나 보름달만 떠있게 되었다. 그게 언제부터인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아무도 인식하고 있지 않았다.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대처를 할 시간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빌딩, 건물, 도로 그리고 사람.

마법진에 닿아 있는 모든 것이 분해되기 시작했다. 공기마저도 검게 타락해 공간이 일렁이는 것처럼 보였다.

라모르의 눈에는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보였다.

아아아아!

아아!

울부짖는, 절규하는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도시 전체가 고통에 울부짖고 있었다. 요원들은 그 소리를 듣고는 입을 틀어막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법진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기류가 하늘로 치솟으며 하늘을 가려버렸다. 검게 일렁이는 하늘에는 오로지 달만 보일 뿐이었다.

달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비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젠장······.”

기분 나쁜 달빛 아래에서 라모르는 생애 처음으로 무력감을 느꼈다.

* * *

도시 하나가 쑥대밭이 되었다. 아니, 그것보다는 도시 전체가 녹아버렸다고 표현하는 게 더 어울릴 것이다.

인구 50만 명의 도시가 검은 액체가 되어 사라졌다.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도시와 함께 녹아버렸다.

재단에서는 정부와 모든 기관의 협조를 받아 격리에 들어갔다. 도시 자체를 격리한 것이다. 분명 도시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녹아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비명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아아아아!

아아!

일정하게 이어지는 비명은 마치 끔찍한 연주곡을 듣는 것 같았다.

도시 주변에 파견된 재단의 요원들은 물론, 정부기관의 요원들, 그리고 인근 도시의 시민들까지 모두 악몽을 꾸거나 두통을 호소했다.

다행히 서울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세계수 덕분이었다.

북경에 있던 진우는 빠르게 복귀했다.

라모르가 큰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우선 재단의 의료시설로 향했다. 라모르는 그녀답지 않게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몸에 여러 의료장치가 달려 있었는데,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진우는 라모르에게 다가갔다.

심장 부근이 완전히 파괴되어 그림자가 대신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회복된 걸로 보였지만, 생명을 간신히 유지하는 중이었다. 진우를 따라 들어온 아이나와 이브가 놀란 눈으로 라모르를 바라보았다.

라모르는 천천히 눈을 떠 진우를 바라보았다.

“왔나.”

“당했군. 누가 이랬지?”

진우의 말에 라모르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진우의 뒤에 있는 아이나를 바라보았다.

아이나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라모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나는 언제나 차가운 척했지만, 라모르는 그녀가 아주 물렁물렁한 마음을 지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약한 마음.

하지만 그게 오히려 아이나를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군.’

50만 인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학살한 그 ‘아이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수준 높은 검사였지.”

라모르는 그렇게 말하며 진우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순간, 진우의 눈이 조금 커졌다. 라모르가 어떤 적과 싸웠는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진우는 일단 시간의 권능으로 라모르의 신체를 복구했다.

아이나는 멀쩡해진 라모르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 정도 되는 무예가가 검사에게 당했다니··· 상대는 마스터였나요?”

“아니, 마스터 그 이상이었다.”

“마스터 이상이라니······.”

아이나의 표정이 굳었다.

무예가에게 마스터는 꿈의 경지였다.

그 이상은 그저 상상 속에서만 나오는 경지일 뿐이었다.

“그런 검사가 검은 해방에 있다고요?”

아이나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잠시 나가줄 수 있겠어?”

진우는 아이나와 이브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아이나와 이브는 이유를 물으려 했지만, 진우의 표정을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라모르가 몸에 달린 의료장치를 떼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누구였지?”

“아이나.”

진우는 라모르의 말에 신음을 흘렸다.

그가 생각한 최악의 상황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아이나.

그녀가 검은 해방에 있었다.

“명령을 내리는 위치였다. 그것도 제법 높은. 그녀의 명령에 빠르게 움직이더군. 아주 오랫동안 함께 움직인 게 분명해.”

“그녀는 어땠지?”

“마스터를 뛰어넘는 검술과 암흑마법을 사용했다. 신체 능력이 한순간에 다섯 배 이상 오르더군.”

그것은 악마화를 이용한 암흑마법이었다.

육체가 파괴되는 고통을 느낄 것이 분명했다.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하이엘프 바룬과 같은 경우였다.

아이나가 검은 해방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아이나 이외의 다른 이들도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어째서?’

진우는 의자에 앉으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부여잡았다.

“주인은 짐작하고 있던 것 같은데.”

“그래, 하이엘프 바룬의 건도 있었으니,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었지. 말도 안 되는 망상이라 여겼건만······.”

그 망상은 잔혹하게도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라모르는 차분한 눈빛으로 진우를 바라보았다.

“이제 어쩔 거지? 그 아이나는 도시 하나를 전부 녹여버렸다. 50만 명이 그대로 사라졌지.”

“이유를 알아야겠어.”

“그다음엔?”

진우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우가 지켜온 절대적인 목표는 오로지 한 가지였다. 그 무엇도 그 목표를 넘어설 수 없었다.

“빌런은··· 빌런이라면 없애야겠지.”

멸망을 막는 것.

그 어떤 방해가 있더라도 진우는 그것을 이뤄낼 것이라 맹세했다.

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녹아버린 도시로 향한 것이다.

라모르는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진실이 무엇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했다.

“앞으로 더욱 힘들어지겠군.”

무언가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도시가 녹아버린 건 그 전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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