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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04

50.터닝포인트(1)

진우는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생각과 복잡한 마음을 겨우 가라앉히고, 격리된 도시로 향했다. 재단의 기술로 도시 외곽에 거대한 차단벽을 세웠다. 마도련의 협조를 받아, 많은 마법사를 투입한 결과였다.

차단벽은 재단의 기술력이 들어가 있었다.

바닥에 놓기만 하면, 주변의 물질들을 이용해 바르게 구축되었다. 신속하게 광범위한 지역을 격리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었다.

재단과 마도련의 관계는 제법 많이 좋아졌다.

최근에 연이어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 덕분에 재단의 중요성은 나날이 늘어갔고, 마도련 역시 재단의 협력을 필요로 했다. 게다가 마도련의 든든한 후원자가 바로 일신 그룹이었다.

도시 근처에 도착하자 마도련의 인물들이 보였다. 마도련의 하이로드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직접 나와 있었다.

3급 마법사 김성운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었는데, 과거에 이운선의 부하 직원이었다고 한다. 이운선이 그를 마도련에 추천하면서 마법사가 되었다.

“도련님, 안녕하십니까?”

“네, 김성운 로드. 처음 뵙는군요.”

“허허!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십시오. 위대한 대마법사께 로드라는 호칭을 들을 수는 없지요.”

과거, 하이로드들은 진우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김성운은 유일하게 진우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인물이었다. 이운선 덕분에 김성운은 진우를 도련님이라 부르고 있었다.

진우가 대마법사가 되었다는 소문은 마도련에도 퍼졌다.

하이로드는 모두 마법사였다. 대마법사가 된 진우를 인정하고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하이로드 중에는 빌런이라 불릴만한 인물도 있었지만, 얌전히 지내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김성운은 웃는 낯으로 진우를 대했는데, 웃음이 지워지자 표정에는 근심이 묻어났다.

“마도련에도 무슨 일이 있습니까?”

“실은······.”

김성운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사실을 진우에게 알려주었다. 김성운의 말에 진우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2명의 하이로드가 암살되었다고 한다.

이 도시가 녹아내리던 그 시각에.

진우가 주의 깊게 지켜보던 그 인물들이었다. 너무나도 처참하게 살해당해 수습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더군요. 파편을 찾는데 한참 걸릴 정도였습니다. 얼굴을 찾았는데··· 표정이 놀랍도록 평온하더군요.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당한 걸로 보입니다.”

“2급 마법사가 말입니까?”

“네. 그래서 모든 하이로드들은 현재 안전가옥으로 대피했습니다.”

살해당한 두 하이로드는 하이로드 중에서도 강한 축에 속하는 인물들이었다. 김성운은 은퇴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은퇴를 미뤘다고 한다.

“하이로드를 노리고 있다면··· 김성운님께서도 위험하지 않습니까?”

“저야 이제 살만큼 다 살아서 말입니다. 이런 역할이라도 해야겠지요. 언제까지 재단에게 기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허허허!”

김성운은 그렇게 말하며 높게 세워진 차단벽을 바라보았다. 차단벽 안쪽의 분위기는 바깥과 완전히 달랐다.

분명 하늘은 맑았다.

좋은 날씨였다.

그러나 차단벽 너머의 하늘은 아주 두꺼운 먹구름이 껴있었다. 대규모로 발동된 암흑마법 때문이었다.

검은 해방의 목적은 짐작이 갔다.

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이곳은 그러기 위한 거점에 불과했다.

‘아직 정제되지 않았어.’

차단벽 안에 있는 검은 액체는 아직 정제되지 않았다.

달로 가기 위해서는 과정 하나가 더 필요했다.

“안으로 들어가 보실 생각이십니까?”

“네. 직접 봐야겠습니다.”

김성운은 진우의 말에 신음을 흘렸다.

그가 걱정되어서였다.

“마침 저기 들어갔던 대원들이 오는군요.”

재단에서 지급해준 보호복을 착용한 마도련의 인물들이 보였다. 마치 우주복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바닥에 쓰러지며 실신했다.

대기하고 있던 구급대원들이 빠르게 다가왔다. 구급대원들은 대원들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헬멧을 벗기자, 검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보호복을 입었음에도, 피부와 근육, 뼈가 녹아내리며 검은 액체가 되었다.

“현시간부로 이 도시를 위험등급 A의 이능현상으로 규정하겠습니다.”

진우의 방침에 마도련은 전적으로 동의했다.

도시로의 진입이 모두 금지되었다.

“몸조심하십시오. 도련님께서 아무리 대마법사라고 하여도 결국은 인간입니다.”

김성운이 진우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단벽 위로 올라 도시로 진입했다. 높은 빌딩이 가득했던 도시는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그나마 건물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그것들도 모두 검은 액체가 그대로 굳어버렸기 때문에 남은 것들이었다.

진우는 바닥에 내려섰다.

지독한 악의가 그의 몸을 따라 흘러들어왔다. 수준 높은 마법사라고 하여도 이것에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암흑마법을 알고 있지 않다면,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녹아버릴 것이다.

액체로 이루어진 바닥은 의외로 단단했다.

발이 검은 액체에 닿을 때마다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파문이 일어났지만, 아래로 가라앉지 않았다. 돌을 밟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진우는 손을 뻗어 검은 액체를 만져보았다.

강대한 힘이 검은 액체에 녹아들어 있었다. 하지만 영혼과 섞여 있어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불순물이 가득 낀 기름과도 같았다.

‘이 검은 액체를 정제하기 위해서는······.’

영혼과 에너지를 분리할 수 있도록 태워야 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악마였다. 감정과 기억을 불사르며 영혼은 재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고, 에너지는 달로 올라가게 되었다.

진우는 시간의 권능을 사용해보았다. 그러나 검은 액체는 변하지 않았다. 암흑 마법은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검은 액체, 악마도 마찬가지였다.

부글부글!

검은 액체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검은 액체 밑에서 무언가 올라왔다. 촉수처럼 길게 늘어진 손이었다.

‘악마······.’

진우는 가만히 서서 주변을 바라보았다.

검은 액체의 표면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손들이 저마다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다.

푸숙! 파아아아!

마치 댐이 터진 것처럼 악마들이 치솟아 올랐다.

50만 명의 시민들이 하급 악마가 되어 기어오른 것이다. 진우는 바로 마법을 사용하여 주변에 있는 하급 악마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키에에엑!

악마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도시 외부에 세워진 차단벽을 기어올랐다. 수많은 악마를 터뜨린 진우는 악마들의 육체가 무너지자 에너지가 하늘로 올라가 먹구름에 흡수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죽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군.’

오히려 그걸 바라는 것 같았다.

[이사장님! 악마들이 차단벽을 기어오르고 있습니다!]

“장치를 가동해.”

[알겠습니다.]

쿠웅!

차단벽에 새겨진 마법진이 발동하며 빛이 뿜어져 나왔다. 진우가 고안한 대 이능용 격리장치였다. 차단벽의 끝에 달려 있는 것은 빛 속성 마력을 뿜어내는 장치였다.

재단도 놀고만 있는 건 아니었다.

달을 격리해야 할지도 모르기에 필사적으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빛은 악마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벽을 기어오르던 악마들은 빛에 닿자 그대로 떨어졌다.

진우는 달려드는 악마들을 무시하며 암흑 마법진의 중심에 다가갔다.

진마석 발전소가 있던 곳이었다.

‘진마석을 완벽하게 이용했어.’

발전소에 있는 진마석뿐만 아니라, 도시에 퍼져 있는 관련 시설들까지 완벽하게 이용했다.

발전소에 관한 것은 모두 재단이 만든 기밀기술이었다.

재단에서도 이 정보를 아는 이는 극소수였다.

진우는 암흑 마법진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암흑 마법진의 수준 역시 놀라웠다. 이 정도로 암흑 마법을 잘 다루는 이는 지금까지는 자신 이외에 존재하지 않았다.

암흑 마법진이 순조롭게 해제될 때였다.

스으윽!

진우의 주변에 검은 로브를 입은 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이 나타난 순간, 마법진 해제 과정이 그대로 멈추었다. 그들이 암흑 마법을 사용하여 진우를 방해하고 있었다.

진우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두꺼운 검은 로브에 하얀 가면을 걸치고 있었다. 검은 로브는 진우의 것과 흡사했지만 훨씬 발전된 기술력이 들어가 있었다.

더욱 많은 마법을 깃들게 할 수 있었고, 심지어 착용한 것만으로도 우주공간에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게 설계했다.

저 검은 로브는 다운그레이드된 세라프였다.

재단에서 연구 계획만 잡은 아티팩트 수준의 물건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저 검은 로브에게서 세월이 느껴졌다. 만들어진 지 제법 오래된 것 같았다.

그들은 가만히 서서 진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우는 복잡한 눈빛이 곧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재단이··· 이능격리재단이 검은 해방이 되었군.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거지? 10년? 20년? 아니면 더 미래?”

재단의 기술력이라면, 미래에 시간여행을 구현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재단에는 무수히 많은 이능개체가 격리되어 있었고, 상식을 초월한 아티팩트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진우의 물음에 그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진우의 차분한 눈빛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감정이 치솟았다. 멸망을 막기 위해 만든 재단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멸망을 가져오고 있었다.

배신감과 분노.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실망이 끊임없이 치솟았다.

진우의 몸에서 강대한 마력이 치솟았다.

그러자 그들은 침착하게 암흑 마법진을 만들었다. 대단히 정교한 마법진이었다. 그 암흑 마법진이 도시에 그려진 마법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쿠웅!

차단벽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깜빡였다. 차단벽에 새겨진 마법진이 해제되고 있는 게 보였다. 자신을 눈앞에 두고도 그런 짓을 하고 있었다.

파앗!

진우의 주변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떠올랐다.

주변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로 거대했다. 마법진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그들은 로브를 이용하여 간신히 버텨냈는데, 몸이 박살나는 와중에도 마법을 멈추지 않았다.

“크윽!”

“윽······.”

진우가 손을 휘젓자 그들의 육체가 갈라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손을 뻗어 한 놈을 들어올렸다. 하얀가면이 박살나며 얼굴이 드러났다.

진우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재단 소속의 연구원 중 한 명이었다. 이 연구원이 차단벽 기술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진우는 그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잔혹하게 대할 수 없었다. 테러리스트라면 당장 찢어발기며 고문을 했겠지만, 멈칫했다.

이들은 자신의 사람들이었다.

진우를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이들이었다.

[이사장님, 악마들이 소멸하고 있습니다! 노, 놀랍군요. 미지의 에너지가 급격히 상승하여······.]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연구원의 목소리와 똑같았다.

동일한 인물이었다.

진우의 손에 들려 있는 연구원이 차단벽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움이 가득한 눈빛이었다.

“너희는······.”

묻고 싶은 게 많았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플랜 D로 전환하겠다.”

진우의 손에 들린 자가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들의 몸에 암흑 마법진이 떠오르더니 검은 액체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우뚝!

주변에 가득했던 악마들의 움직임이 모두 멈추었다. 검은빛이었던 몸이 천천히 탈색되며 잿빛으로 바뀌었다. 차단벽을 기어오르던 악마들도 바닥에 떨어지며 같은 모습이 되었다.

‘플랜 D······.’

진우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검은 먹구름이 서서히 잿빛으로 바뀌어 갔다. 함박눈이 내리는 것처럼 재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진우는 자신의 손에 묻어나는 검은 액체를 바라보다가 바닥에 떨어진 검은 로브를 손에 쥐었다. 검은 로브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통신 기능까지 갖춰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진우가 손을 뻗자, 아공간에서 세라프의 일부가 튀어나오며 그의 팔에 장착되었다. 세라프의 도움으로 검은 로브에 연결된 신호 패턴을 해석하여 역추적했다.

[추적 완료.]

추적이 완료되었다.

위치는······.

“···일신 빌딩.”

일신 빌딩이었다.

진우는 바로 차단벽을 넘어 서울에 있는 일신 빌딩으로 향했다. 이상철에게 연락해 일신 빌딩에 있는 모든 이들을 대피시키라고 지시했다. 그 덕분에 일신 빌딩은 아무도 없었다. 고요함만이 내려앉아 있었다.

신호는 옥상을 가리키고 있었다.

진우는 빌딩 내부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향했다.

일신 빌딩의 옥상은 거대한 화원이었다.

투명한 유리가 돔 형태로 덮여 있었고, 온도는 늘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꽃과 나무, 그리고 연못이 아름답게 자라잡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진우가 옥상에 들어온 순간 신호가 끊겼다.

놓친 건 아니었다.

누군가 분명히 이곳에 있다.

‘피 냄새······?’

지독할 정도로 진득한 피 냄새가 옥상 전체에 퍼지고 있었다. 진우는 옥상을 가로질러 피 냄새가 풍기는 곳으로 향했다.

진우의 눈이 조금 커졌다.

바닥에 굳어버린 피가 보였다. 피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잘린 머리들이 놓여 있었다.

‘하이로드.’

마도련의 하이로드.

안전가옥에 있다는 그들의 머리가 전부 이곳에 있었다.

진우는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았다.

긴 검이 벽에 기대어 세워져 있었고, 그 옆에 검은 로브를 입은 여인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진우는 천천히 그녀에게 걸어가며 입을 뗐다.

“플랜 D는 약간의 운이 따라야 하지.”

“그래, 그랬었지.”

“그렇다면 실패했군. 내가 왔으니까.”

진우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The Archmage Vanquishes the Villain

대마법사는 빌런을 압살한다
Score 7.4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rchmage, the sole survivor in a world that has fallen into ruin, gambles everything and manages to return to the world before its destruction. However, he finds himself not in his original body, but in the body of Lee Jin-woo, the worst villain and a third-generation chaebol heir with brilliant talent. Using his memories from before the regression, he begins to vanquish the villains one b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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