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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0

Chapter 210 – 본가 (2)

새해와 2학년의 시작을 알리는 겨울방학.

나는 이번 방학의 계획을 나름 심플하게 잡았었다.

-던전은 조금만 다니고, 가진바 힘을 키우는 데에 집중하자!

이런 계획을 세운 이유는 간단하다.

그동안의 내가 [룬 사냥꾼]과 각종 기연을 통해 얻게 된 룬이나 능력들이 상당히 많지만, 그 활용도 측면에선 아무래도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홀더에겐 보유한 능력치의 고저도 중요하지만, 룬의 활용도는 그보다 중요할 때가 많다.

능력치로 판가름나는 등급은 C급까지.

B급 홀더부턴 능력치보다 룬 레벨과 활용도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애초에 이름부터 ‘룬 홀더’다.

룬을 다루는 게 미숙하다면, 당연히 실력적으로 뒤처지는 게 정상이었다.

“쭉쭉 성장 중이네.”

다행히 그런 내 계획엔 특별히 차질이 없었다.

꾸준한 훈련과 연습으로 성장 중인 룬들은 이제 대부분 10레벨을 넘어서고 있었고, 주력룬이 아닌 룬들도 5레벨을 넘지 못하는 건 없었다.

그 중심엔 내 홀더 생활 초기부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오던 [구도자의 땀방울] 룬이 있었다.

룬 레벨 상승속도를 3배 빠르게 하고, 훈련마다 능력치를 부여하는 이 사기적인 룬은… 홀더의 성장에 무엇보다 최적화된 능력이었다.

심지어 다른 보유룬 중엔 ‘물과 관련된 룬의 성장’에 보정치를 주는 룬도 있어, 그에 해당하는 룬들은 말이 안 되는 초고속 성장을 보여줬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얻은 [용맹한 영원의 물결] 룬 레벨은 벌써 6이었다.

“…진짜 빠르긴 하네.”

어쨌든 룬 레벨을 올리자는 심플한 내 방학 계획은, 이렇듯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던전 공략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방학에 공략을 계획한 던전은 딱 두 개.

<용의 숨결이 닿는 강>과 <파문된 늑대들의 도시>.

전자는 이미 방학 시작부터 스승님과 공략을 마쳤고, 후자는 함께 갈 멤버도 천천히 고를 겸 방학 말미로 미룬 상황.

덕분에 방학 중간쯤이 된 지금은, 시간이 꽤 남았다.

하루의 대부분을 훈련과 연습에 쓰지만, 전반적으로 큰 계획은 없는 터라 여유가 있었다.

이곳 세계에 떨어지고 난 후, 1년 만의 첫 여행.

이번 본가 방문 또한…

그런 여유에서 비롯된 여행이었다.

“도, 도재현 홀더님을 뵙게 돼 영광입니다!”

…유명해지면 이래서 피곤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홀더들 대부분이 나를 알아봤고, 그건 목적지의 워프 게이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협회 소속의 홀더라는데, 이렇게나 먼 지역에서도 날 알아보고 과한 인사를 건넸다.

하긴.

기사로 그렇게 광고를 해댔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그, 저보다 한참 선배님이신 것 같은데….”

“앗. 그, 그래도 제가 워낙 존경하는 홀더님이라서… 경력이 뭐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하하. 또, 옆에 강주연 홀더님도 계시고요.”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하하….”

우리는 어색하게 웃으며, 재빨리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더 있다가는 꼼짝없이 포토타임을 가져야 할 기세였다.

“…인기남이네.”

오늘 내 옆에는 강주연이 함께였다.

저번에 데이트를 중 우연치 않게 본가 방문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녀는 자신도 따라가고 싶다 말했기 때문이다.

고민이 좀 되긴 했지만, 결국은 허락했었다.

강주연이 여자친구로서 모난 데 없는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 부모님께 실수를 할 인물은 더더욱 아니니까.

게다가 주연이가 내게 뭔가를 부탁한 건 처음이라서, 웬만하면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에이, 홀더들한테나 인기 있지. 일반인들은 누군지도 모를걸.”

“…인기 있던데.”

“홀더들한테 관심 없는 일반인이 훨씬 많아.”

“팬클럽도 있던데.”

“그건 진짜 말도 마. 안 그래도 요즘 팬클럽 회장이라는 애한테 한번씩 자꾸 연락 오는데, 나 무슨 연예인 된 기분이야.”

물론, 사적인 연락은 아니었다.

팬클럽 규모가 조금씩 커지고 활성화되면서, 팬미팅이나 사인회 등의 행사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공적인 연락을 하곤 했다.

메일로 연락이 와서 상대의 정보는 모르지만, 내 열렬한 팬이라는 건 확실히 느껴졌다.

솔직히 감사한 일이다.

내가 진짜 연예인도 아니고, 이렇듯 관심을 가져준다는 게.

그래도 아직은 살짝 부담스러워서, 제안은 계속 거절 및 보류 중이었다.

하지만 강주연은 뭔가 단단히 오해했는지…

꽤 차가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처리할까?”

“주연아 제발. 진짜일까 봐 무서워.”

단어 선택에서 더욱 진심이 느껴진다.

어쨌든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본가가 위치한 곳은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동네였다.

부모님이 사시는 곳은 해남 내에서도 살짝 외곽에 자리한 마산면.

덕분에 읍에 도착한 후에도, 택시를 타고 꽤 이동해야 했다.

“…해남 처음 와 봐.”

택시에서 내린 후.

강주연이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말했다.

겉보기엔 무표정이지만, 그 안의 들뜬 감정이 엿보였다.

시골의 경치와 산뜻한 공기.

그를 둘러싼 모든 분위기가, 그녀의 마음에도 드는 모양이었다.

“나도 처음…”

그래서 나도 신나서 답하려다가…

순간 말을 멈췄다.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녀석이, 해남이 처음이라니.

미친놈.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아, 아카데미에 오고 나선 처음이네. 하, 하하. 1년만에 오는데도 뭔가 새롭다.”

다행히 연결고리는 있어 스무스하게 넘겼다.

나도 잘 모르는 내 과거와 직접 마주하려니, 곧장 삐걱거리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생각해보니, 부모님도 오늘 처음 뵙는 건데…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10분 정도는 걸었을까?

손을 잡고 시골길을 걸으니, 산책 데이트를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커다란 논밭과 그 중앙에 나 있는 길들을 지나…

우리는 마침내 부모님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입이 떡 벌어졌다.

한 눈에 다 담기도 힘든…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저택이 우리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뭐, 지역 내 유지인가?’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든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크기다.

층수는 3층으로 그리 높지 않지만, 평수가 상당히 넓어 부지를 전부 차지하고 있었다.

그 아래 마당은 공용 주차장이라도 되는 듯 드넓은 공간을 자랑했고, 차 또한 여러 대 놓여 있었다.

부자들이 내려와 집을 짓고 산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시골에선 찾아보기 힘든 규모였다.

“…재현이 집, 잘 사는구나.”

심지어 명문가 자제인 강주연이 이런 말을 할 정도다.

“그러게. 잠깐 잊고 있었네. 우리 집 잘 사는 거.”

24평짜리 집의 전세를, 아무렇지도 않게 아들에게 대주시는 부모님이다.

무턱대고 서울로 올라갔던 과거의 내가 아카데미에 다닐 수 있었던 건, 농사 부자인 부모님의 무한한 자금력 덕분이었다.

그렇게 집 앞에 도착해 주변을 구경할 때쯤.

금세 부모님께서 나오시며 우리를 맞았다.

“아들-! 왔니?”

우리 집의 안주인이자, 내 어머니.

박은숙 여사께서 가장 먼저 달려와 우리를 반겼다.

그 옆엔 아버지인 도승완도 살짝 웃으며 서 계셨다.

처음 뵙지만, 이미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몇 번 익숙해진 얼굴들이셨다.

“엄마, 아버지. 저 왔어요.”

최대한 서글서글한 말투로 건넨 인사.

그에 부모님은 웃음꽃을 피우셨다.

“하하. 진짜 존댓말을 하네.”

“이이는. 왜 내 말을 못 믿어요. 우리 재현이 다 컸다니까, 글쎄.”

아마 내 존댓말에 대해 아버지가 못 믿었던 모양이다.

…그동안 통화는 엄마랑만 했었기에.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살짝 달라진 내 말투가 거슬리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두 분은 만족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렇게 여유가 생겨 잠시 옆을 보는데…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았다.

거기엔 나보다 최소 10배는 긴장한 강주연이, 온몸이 굳은 듯 딱딱하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귀엽네.’

그 긴장은 이해가 간다.

나도 막상 강우현이나 문정혁, 김명현 교수 앞에서 인사를 드린다고 하면 몸이 굳을 것 같다.

평상시에 그들을 보는 것과…

딸의 남자친구로서 그들을 뵙는 건, 느낌이 아예 달랐다.

“엄마. 여긴 내가 전에 말했던 여자친구.”

그래서 직접 나서서 도와줬다.

간단한 소개에 부모님의 시선이 쏠리고, 강주연은 곧장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강주연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커헉.

순간 헛기침이 나올 뻔했다.

…어머님에 아버님이라니.

처음부터 관계를 세게 설정하고 가는구나.

게다가 내가 놀란 포인트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말이 빠르고 정확해.’

지금까지 주연이를 만나며 들었던 말 중…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전달이다.

강주연.

너 말 잘하는 애였구나.

“아이구, 싹싹하기도 해라. 얼굴도 너무 예쁘구.”

“…감사합니다.”

“재현이한텐 너무 아깝다-.”

엄마가 그런 농담을 던지며 웃자, 옆의 아버지가 다그쳤다.

“어허. 우리 재현이가 어때서.”

“말이 그렇다는 거죠. 어쨌든 얼른 들어가요. 난 주연이랑 가야겠다.”

엄마가 강주연의 팔짱을 끼며 앞장섰다.

전화할 때도 몇 번 느꼈지만, 엄마의 친화력은 내가 지금껏 본 사람 중 제일인 것 같다.

이 정도면 거의 문가은을 뛰어넘는다.

덩그러니 남겨진 아버지와 나도, 서로를 보고 너털웃음을 짓고는 집으로 향했다.

“아, 재현아.”

“네, 아버지.”

그러다 아버지의 부름에 잠시 고개를 돌렸다.

“집에 손님이 한 분 와 계신다.”

“손님이요?”

“음. 홀더님이신데, 농사 쪽에서도 이름 있는 분이시라 우리 집과 잠시 협업 중이야.”

농사 쪽에서 이름 있는 홀더…?

뭔가 흔치 않은 조합이다.

머리를 굴려봐도 딱히 떠오르는 인물은 없었다.

아버지는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우리 아들도 홀더라니까 궁금해 하시더라고. 이따 만나면 인사 한번 해라.”

“네, 알겠어요.”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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