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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2

Chapter 212 – 본가 (4)

S급 홀더, 류지혁은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신상 정보에 대해 별로 알려진 게 없고, ‘신비주의 홀더’라는 별칭답게 모습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실제로 그를 봤다는 목격담도 찾아보기 힘들어서, 어쩌면 해외에 거주 중인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그렇다고 또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도 아니다.

그는 잊을 만할 때면, 한 번씩 얼굴을 비추며 협회에 굵직한 성과들을 가져오곤 했다.

홀더 계의 자유로운 영혼.

그런 특이한 별명으로도 불리는 게 류지혁이었다.

“하하. 꽤 놀란 표정이구나.”

“…예.”

꽤 놀란 게 아니라, 엄청 많이 놀랐다.

국내에 다섯 명밖에 없는 S급 홀더.

심지어 모습도 잘 안 드러내는 홀더인데…

그 사람이 박진우의 아버지다?

당연히 놀라고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건 원작에서도 나오지 않은, 어쩌면 내가 보지 못한 극후반부의 떡밥이었다.

“저희 집에서 갑자기 류지혁 홀더님을 뵙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류지혁은 베일에 싸인 S급 홀더인 만큼, 국내에도 알려진 정보가 많지는 않다.

이름과 얼굴, 간단한 체형.

그리고 전사 계열.

그중에서도 검과 방패를 쓰는 공방형이라는 것.

전사 계열의 꽃은 탱킹 및 반격에 있지만, 막상 그런 정석적인 형태로 S급 홀더까지 올라간 케이스는 류지혁 말고는 없다.

그래서 그는 꽤 많은 전사 계열 홀더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받는 홀더이기도 했다.

정작 장본인인 그는, 아까 우리에게 보였던 아저씨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지만.

“그런가? 나름 연결고리를 만들어 지은 이름들인데. 박지환, 류지혁, 김지성. 이름 중간에 다 지가 들어가잖냐.”

“…….”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아니…

대체 그걸 듣고 누가 눈치채요, 선생님.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 보니, 확실히 박진우의 아버지가 맞다.

나는 잠시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곤, 제일 중요한 질문부터 건넸다.

“그… 제가 뭐라고 호칭해야 합니까?”

류지혁, 박지환.

그리고 오늘 부모님께 소개한 또 다른 신분, 김지성.

무려 3개의 이름을 지닌 그였기에 호칭을 부르는 것부터 문제였다.

“박지환으로 불러라. 그게 내 진짜 이름이기도 하고, 진우 친구들이라면 더 그 이름으로 불러야 맞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내 생각에도 그 이름의 호칭이 가장 적절할 것 같았다.

아마 부모님이 돌아오시면, 다시 김지성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면 될 거다.

“박지환 홀더님.”

“편하게 말해라.”

생각을 정리하고, 제일 궁금했던 질문을 던진다.

“홀더님께서 진우 아버지라는 건 알겠습니다. 진짜 정체가 S급 홀더인 류지혁 님이신 것도… 놀라긴 했지만 이해는 했어요. 직접 변장술을 보여주기도 하셨고, 류지혁 홀더님의 행보도 그래왔으니까요. 다만…”

잠깐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이걸 저희한테 말해주시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숨겨오셨다면 나름 사정이 있으실 텐데, 저희가 아무리 진우 친구여도…”

“진우 친구여서 말해주는 거 맞는데?”

“…예?”

얼빠진 표정으로 되묻자, 박지환이 호쾌하게 웃었다.

“하하. 농담이다, 농담. 그래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야. 진우 아빠인 걸 밝힌 건, 너희를 보자마자 말했으니까. 류지혁의 신분까지 보여준 건 다른 얘기지만.”

그는 테이블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너희에게 내 정체를 밝힌 건 간단해. 지금 당장 너희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야.”

“저희의… 도움이요?”

“그래. 나는 지금 특정 단체에 대해 쫓고 있는 중이다. 그 단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고, 단서 또한 현실에서 찾을 수 없지. 오로지 던전에서만 찾을 수 있는 단서. 그중 하나가 이곳 해남… 정확히는 너희 부모님이 농사짓는 밭에 있다. 그게 내가 김지성이라는 신분으로, 여기까지 온 이유다.”

그의 알쏭달쏭한 면이 많았다.

우리에게 모든 정보를 말할 순 없지만, 그 안에서 도움을 요구하기에 일어나는 모순이었다.

어쨌든 하나 확실한 건.

박지환이 특정 단체를 쫓고 있고, 그를 위해 우리에게 뭔가 부탁을 한다는 것.

“그 단체가 뭔진 말해줄 수 없으신 건가요?”

“아직은.”

“혹시 빌런과 비슷한 단체인가요.”

“그보다 더 악에 가까운 녀석들이지. 근본적으로.”

그 말을 듣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어느 정도 예측은 했었다.

<빌런> 이후의 또 다른 ‘악의 무리’가 나타날 거라는 것.

실제로 간부였던 황성연이 도망을 치기도 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계’와 관련된 정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 정보를 이런 식으로 얻게 될 지는 몰랐지만…

박지환은 아직 알 수 없는 그 단체의 흔적을 쫓고 있는 모양이었다.

“대충은 이해했어요. 어쨌든 결론은 저희가 무슨 던전을 공략해줬으면 한다는 건데….”

나는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들을 간신히 풀어내며 말했다.

사실 그의 말에 한 가지 모순이 더 있었다.

“박지환 홀더님도 못 하시는 걸 저희가 할 수 있을까요? 저흰 이제 막 A급에 승급한 홀더들이고, 박지환 홀더님은 S급이시잖아요.”

S급이 못하는 걸 우리가 할 수 있나?

그리고 그걸 방금 만난, 친분이라곤 아들 친구들인 것밖에 없는 우리에게 덜컥 맡기는 것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박지환은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하다.”

“어떻게 말이죠?”

“너희에게 공략을 부탁할 던전이, 초월자의 방이기 때문이다.”

“……!!”

뜬금없이 튀어나온 단어에 눈을 크게 떴다.

<초월자의 방>.

일반 던전과 달리 입장에 조건이 필요하고, 평범한 홀더들이 공략하기 힘든 ‘강력한 시련’이 존재하는 던전.

방학 시작 때 스승님과 공략하며 처음 알게 된 공간이었고, 아직까지도 보고가 끝나지 않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였다.

“재현이 네가 초월자의 시련을 이미 한번 이겨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부탁을 너에게 맡기는 거야.”

“…그걸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내 룬의 능력 중 하나. 구도자는 남들이 못 보는 걸 보거든.”

구도자…?

또다시 익숙한 단어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건 분명 박진우에게도, 나에게도 중요했던 키워드였다.

옆에선 강주연이 의아한 얼굴로 우릴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초월자의 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

아무래도 이따가 부연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았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

“…박지환 홀더님과 같이 갈 순 없습니까?”

“하하. 재현이 네가 더 잘 알지 않냐. 초월자의 방엔 입장 자격이 필요한 것 말이다. 난 이미 자격이 안 돼서 탈락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부탁하지만, 사실 너희도 자격이 안 돼서 못 들어갈 수도 있어.”

맞는 말이었다.

지금 박지환이 부탁하는 <초월자의 방> 입장 조건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던전 공략은 시도부터 불가했다.

“저희가 조건이 안 되면 어떡합니까.”

“뭐, 그땐 어쩔 수 없지. 나중에 가서 자격이 되는, 또 믿을 만한 이들을 찾아볼 수밖에.”

“협회에 도움을 요청할 생각은요? 악의적인 단체를 쫓는 거라면, 그쪽이 더 빠르잖아요.”

하지만 그 말에 박지환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정말 재밌는 얘기를 하는구나. 호의는 고맙지만, 사양하마. 협회엔 믿을 수 있는 놈들이 하나도 없거든.”

믿을 만한 홀더.

그 애매한 단어에, 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봤다.

“그럼 전 믿을 수 있는 홀더인가요?”

“당연한 것을.”

“…어째서죠? 진우 친구여서요?”

“그것도 이유 중 하나지. 하지만 그것보단 다른 이유들이 더 크다.”

박지환은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쨌든 부탁하마. 이건 해당 던전의 위치와 초월자의 방으로 가는 길이 담긴 지도다. 만약 공략에 성공한다면, 부모님께 적당한 안부 인사로 내게 신호를 다오. 그럼 언젠가 내가 다시 여길 찾고, 널 찾아갈 테니.”

근처엔 그의 짐들이 간단히 챙겨져 있었다.

마치 지금의 대화를 끝으로, 우리 집을 떠날 듯한 모양새였다.

나는 그걸 보며 물었다.

“어디 가십니까?”

“프랑스. 또 다른 길을 찾아서 가야 하거든.”

“…원래 그렇게 외국으로 자주 가십니까?”

“아무래도 국내보단 국외에 자주 있지.”

-S급 홀더 류지혁은 국내에 없고, 외국을 떠돈다!

그 소문이 진짜였다.

그리고 그제야…

많은 것들을 포기한 채, 길을 찾는 중인 그의 진짜 모습이 보였다.

이계의 정보를 가장 많이 담은 괴수가 ‘초월자’라면.

홀더들 중 가장 중요한 키를 쥔 이는 박지환이었다.

“어쨌든 잘 부탁한다. 혹시 내 아들과 딸을 보게 된다면, 안부 인사를 전해다오. 한 번씩 들르긴 하는데, 언제 또 집에 가게 될 지 몰라서.”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진우와 친하게 지내면서, 지금껏 한 번도 아버지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이를 꺼내면 무슨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웃으며 짐 정리를 마친 박지환이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원호와 명현이에게도, 안부 인사 부탁한다.”

“…스승님들을 아십니까?”

“이제는 흐릿해진 추억이지. 널 믿는 가장 큰 이유다.”

박지환은 그 말을 끝으로, 가볍게 인사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

정말 갔다.

아니, 무슨 만남과 이별이 이렇게 짧아?

그만큼 박지환이 바쁜 홀더라는 것 같은데, 마침 우리 집에 있을 때 서로 만난 게 천운이었다.

“…복잡해.”

강주연이 조용히 읊조렸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오긴 했다.

박진우의 아버지가 사실 S급 홀더 류지혁이자 여러 이름을 지닌 비밀스러운 홀더였고, 협회와 별개로 특정 단체를 쫓고 있으며, 그와 관련해 우리에게 <초월자의 방> 공략을 부탁하기까지.

이걸 다 받아들이기도 전에, 바로 떠나버렸으니…

머릿속이 온통 복잡했다.

“…할 거야?”

슥-

강주연이 문득 소파 위를 움직여 내게 가까이 왔다.

그리곤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내 어깨에 기대며 물었다.

…이젠 진짜 스킨쉽이 자연스럽네.

놀라울 정도의 발전이다.

“아마도? 어쨌든 진우 아버지 부탁이고, 아마 나한테도 꽤 중요한 던전 같아서.”

한 가지 흠이라면, 보수가 없다는 건데…

사실 <초월자의 방> 정도 되면, 던전 정보를 가르쳐주는 게 보수다.

그 보상을 우리가 독식하니까.

“…그럼 나도 할래.”

강주연이 내 품으로 더 파고들며 말했다.

<초월자의 방>부터 시작해 그녀가 모르는 정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텐데…

그에 대해선 전혀 묻지 않고, 함께하자고 말한다.

날 향한 깊은 신뢰와 배려심이 느껴졌다.

“그래, 그러자.”

처음으로 부모님을 뵙고, 강주연과 함께 놀러 오려 했던 이번 본가 방문.

그 평범했던 여행에 또 다른 목적이 생기고 있었다.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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