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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4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214화

사건의 발단은 며칠 전 방학식 날의 저녁으로 되돌아간다.

큐브에 잔뜩 쌓여 있는 강화 소재들과 장비들.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침대에서 고민하던 나는 마땅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만한 소재들을 다루는 사람들을 찾기 쉬워야지…….”

대부분이 평범한 소재가 아닌 만큼 다룰 수 있는 실력자들은 무척이나 한정적인 상황.

심지어 이런 물건들을 취급하는 양반들은 대부분 한가락 하거나 자신만의 고집들이 있기 마련.

개중엔 칼리오네의 이름이나 재산조차 먹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즉, 퀘스트를 통해서만 된다는 건데…….

“에라, 모르겠다.”

결국, 혼자 끙끙 앓기를 포기한 나는 침대에서 일어서며 방을 나섰다.

“……도련님? 어디 나가십니까?”

복도를 청소하고 있던 것인지 나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한다.

“잠시 대부님을 뵙고 오려고.”

지금 내가 만나려는 상대는 나의 대부님이자, 칼리오네의 두뇌라 불리는 콘실리에리이.

대부님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름값으로 장비를 못 만든다면 다른 걸로 퀘스트를 받아 버리면 그만이잖아?’

“아. 콘실리에리시라면 지금 집무실에 계실 겁니다. 방금 제가 다과를 드리고 왔기에.”

“그래? 고마워.”

대부님이 주무시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이었다.

그대로 대부님의 서재로 향하자 문에 달린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은은한 조명 빛이 퍼져 나오고 있었다.

숨을 고르고 머리를 단정히 한 뒤 노크.

“대부님. 유진입니다.”

잠시 뒤 안쪽에서 대부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문고리를 돌리며 안으로 들어서자 기지개를 켜고 계시는 대부님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 업무 중이셨군요.”

“그래도 평소보다는 낫지. 그래, 무슨 일이더냐?”

확실히 평소보다는 다크서클이 덜 짙은 것이 최근 업무 강도가 좀 나아지신 모양.

가타부타 없이 그의 건너편에 앉은 뒤 곧장 본론부터 이야기했다.

“대부님께서 알고 계시는 마에스트로나 마이스터를 소개받고 싶습니다.”

서울에 있는, 디스파테르를 만들어 준 마에스트로는 양장을 전문으로 하는 장인.

내가 강화하고자 하는 장비는 아니었기에 다른 이가 필요했다.

“새로운 장인이라……?”

내 이야기를 들은 대부님의 눈에 작은 호선이 그려졌다.

“마침 소개해 줄 분이 있지! 이것 참, 그것 때문에 속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정말 잘 되었구나!”

무척이나 긍정적인 반응.

퀘스트의 전조라고 하기 무척 좋은 징조였다.

난 눈앞에 보이는 창을 확인하며 기쁜 내색을 비췄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이야기에 맞춰 올바른 반응을 보이는 것뿐.

“골머리를 앓고 계셨다니 잘됐네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거라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내 대답에 무척이나 흡족한 미소를 지은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좋구나! 그래 잠깐 기다려 봐라.”

그렇게 말하며 서류의 산을 헤집기 시작하는 그.

잠시 뒤 그의 손에서 뽑혀 나온 서류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너. 고향에 좀 다녀오지 않으련?”

……네?

* * *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돌발 퀘스트인 만큼 가까운 곳에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설마 이탈리아라니!

그것도 우리 가문의 본적이 있는 이탈리아라니!

고향에 다녀오라는, 뭔가 추석날 귀성길이 생각나는 구수한 문장에 이탈리아라는 단어가 붙으니까 왠지 느낌이 확 달라진다.

‘여기까진 생각 안 해 봤지만…… 나쁘지 않아.’

난 기껏해야 국내에 무언가를 찾아보려고 했지, 해외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칼리오네의 장남.

다른 캐릭터 때처럼 굳이 첫 번째 방학이라고 미친 듯이 구르면서 기반을 다실 필요가 없단 거지.

게다가 이탈리아에 있는 장인들. 내가 알고 있는 그들이라면 충분히 최고의 장비를 만들 수 있는 위인들이었으니까.

이런 생각을 못 했다니, 나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졌던 모양이다.

반성해야지.

“하아암…… 졸리다아…….”

내 건너편에서 잔뜩 졸린다는 표정으로 하품을 내뱉고 있는 라테의 모습이 보였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땅콩을 씹고 있는 그녀.

“라테?”

“네?”

“너는 왜 따라오는 거냐?”

“어…… 저도 이탈리아에 임무가 있어서요?”

그런 그녀가 나와 같은 비행기를 탄 이유는 그녀 역시 이탈리아에 볼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야, 본래 활동하는 아카데미가 방학을 맞이했으니 어디까지나 ‘교내’ 카페인 치엘로 누뚜르노도 문을 닫았고, 이에 따라 다른 임무에 투입되는 것은 당연했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이건 패밀리 전용기가 아니라 ‘내 전용기’다만.”

“넷?!”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비행기가 바로 내 전용기라는 점이다.

물론, 현재 패밀리에서 쓰이는 전용기가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언제 아버지와 대부님이 해외로 급박히 나가실 일이 있을지 모를 만큼, 앞으로의 진행을 생각하면서 하나 장만했다.

최근에 벌어들인 돈이 많았기에 내릴 수 있었던 결정.

하루에게 매입을 부탁할 때 그녀의 눈이 파르르 떨리던 것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무튼.

“패밀리 임무에는 본래 전용기가 아니라 추가 항공기를 타고 가지 않나?”

“어어…… 저어…… 그게에…… 태, 태워 주시면 안 될까요? 저희, 아카데미에서 같이 일한 정이 있잖아요! 그쵸!”

이에 들고 있던 땅콩 봉투가 벌벌 떨릴 정도로 오들오들 떨며 나를 바라보는 라테. 그 모습은 마치 겁에 질린 생쥐를 보는 듯했다.

“흐음, 고민되는데…….”

“제발요오……! 항공기는 힘들단 말이에요……! 애들을 데려가기도 불편하고!”

-뀨!

기니피그들을 꼬옥 안으며 이제는 눈물까지 글썽이는 그녀.

그 반응까지 확인한 나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농담이다. 기왕 가는 길이 같으니 같이 가자.”

“여, 역시 도련님! 자비로우신 도련님! 멋진 도련님!”

“오버까지는 안 해도 된다만.”

“아, 넵.”

그렇게 시작된 이탈리아행 비행.

잔잔한 전용기 안에서 음료와 음식들을 즐기며 영화 몇 편을 보고 나니 이탈리아까지는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라테야…… 가는 동안 말동무나 해 줄 줄 알았는데 한 번 자더니 쭉 일어나질 않아서 사실상 혼자 오는 느낌이었지만 말이다.

듣자 하니 근 4일 만에 자는 거라나.

이유를 듣고 나니 용서를 안 해 줄 수가 없었다.

……칼리오네가 미안해.

* * *

도착했을 때는 무려 환한 아침이었다.

이게 시차라는 건가?

비행기가 내린 곳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있는 작은 개인 활주로.

아쉽게도 임무의 특성상 나를 마중 나온 이들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끄으으응……! 드디어 도착했네요. 아, 도련님은 어디로 가시나요?”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기지개를 켜며 묻는 라테.

“나는 바로 임무지로 이동할 것 같다마는. 너는?”

“아, 저는 칼리오네 이탈리아 본부로 갈 것 같아요. 그쪽에서 들어온 지원이라서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몸집만 한 짐을 짊어 멘 그녀가 나를 향해 몸을 푸욱 숙인다.

“그럼, 먼저 가 보겠습니다. 도련님!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길 바랄게요!”

“그래, 고생해.”

그렇게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라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목적지까지 거리가 좀 있기에 우버를 잡고 이동한다.

스쳐 가는 나무와 담벼락 사이로 보이는 올리브 나무들.

쬐는 듯이 내리치는 따사로운 햇볕과 특유의 이국적 향취는 확실히 이곳이 이국(異國)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확실히 인구 밀집도 적고 자동차도 적어서 공기가 다르다.

‘속이 뻥 뚫리네.’

그렇게 달려 마침내 도착한 이탈리아 시골의 작은 마을.

마을가에 위치한 동상 앞으로 걸어가자 묵묵히 동상에 등을 기댄 채 담배 파이프를 뻑뻑 피우고 있는 노인의 모습이 보였다.

저 노인이 바로 내가 찾고 있던 이탈리아의 마에스트로.

‘루드비오 마르코’였다.

천천히 그곳을 향해 다가가자 그와 눈이 마주친다.

나를 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그.

“하하하하! 이거이거, 정말 칼리오네의 애송이. 아니지, 칼리오네의 돈을 똑똑히 빼닮으셨구려!”

껄껄껄 웃으며 양팔을 벌리는 그. 나는 자연스레 그의 포옹을 받아들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마에스트로.”

“하하하! 오래 기다리긴요. 본래 하던 일이 이런 곳에서 비둘기 밥이나 주는 일인 걸요. 껄껄!”

그렇게 포옹을 끝낸 뒤. 그가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한때 구두를 만들던 루드비오 마르코이올시다.”

“칼리오네 패밀리의 후계자이자 비토 칼리오네의 아들. 유진 한 칼리오네입니다. 마에스트로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의 손은 지금까지의 세월을 대변하듯 투박하고도 거칠었으며 단단했다.

“이 늙은이를 만난 게 영광일 것까지야. 자자, 이 늙은이의 집으로 가세나. 거리가 꽤 되니 부지런히 걸어야 될 게야!”

듣자 하니 그의 집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해안가 절벽에 있다는 모양이다.

마치 오랜 손자가 돌아온 것처럼 반겨 주는 그에게 따뜻한 미소를 돌려주며 천천히 그의 집에 도착했다.

“참, 먼저 들어가 있게나. 집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면 화낼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나는 한 대 태우고 들어가겠네.”

“예. 그럼 그리하겠습니다.”

파이프에 불을 붙이는 그를 뒤로하고 방 안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왁!”

* * *

침대에 드러누워 있는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 뒤 옆에서 어이없다는 듯 있는 루드비오를 바라보았다.

혀를 차며 고개를 젓고 있는 그.

“하여튼, 허구한 날 노인네를 놀리려고 드니 이런 벌을 받는 게지. 에잉 쯧쯧.”

루드비오 역시 한두 번 당한 게 아닌 듯, 오히려 통쾌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설마 손녀분이 있으실 줄이야…….”

솔직히 나라고 집 안에 미리 대기시켜 놓은 줄 알았겠는가.

적의는 물론 살기 역시 느껴지지 않으니 별문제는 없이 넘어간 거지.

하지만.

“응? 내 손녀 아닌데?”

“……예?”

아무래도 손녀가 아니라는 모양.

“손녀가 아닌 여자가 왜 루드비오 님의 집에 있던 겁니까?”

내 물음에 씁쓸한 표정을 지은 그가 천천히 아이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원래는 우리가 있던 마을에 살던 아이일세. 지금은…… 그냥 불쌍한 노인네를 도와주러 오는 게지. 예전부터 이 아이는 그랬거든.”

아무래도 어떠한 인연이 있는 모양.

확실한 것은 루드비오가 이 여자아이를 무척이나 아끼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루드비오가 묵묵히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걸 보고 있을 때.

“할아버지 큰일 났어요!”

“흐이씨! 깜짝이야!”

여자아이가 벌떡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하, 할아버지! 칼리오네! 칼리오네!”

“……뭐?”

“칼리오네가 할아버지를 찾아왔다고요! 빨리! 빨리 도망쳐야──.”

어…….

“저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마치 고장 난 인형처럼 목을 삐걱거리며 고개를 돌리는 그녀.

“어? 어?”

점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그녀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주먹을 쥐며 루드비오의 앞을 가로막는다.

“하, 할아버지한테 무슨 볼일이 있어서 찾아온 거예요! 마, 마피아가!”

……뭐, 내가 마피아긴 하지.

여기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엘레나. 그만하거라. 저분은 내가 부른 손님이다.”

“……네?”

엘레나라 불린 여자아이의 뒤에 선 루드비오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돌리는 그녀.

“칼리오네를…… 할아버지가요?”

“그래, 나 역시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말이다.”

그렇게 말하며 엘레나를 물린 뒤. 내 앞으로 다가온 그가 말한다.

“의뢰의 내용은 들었는가?”

“빼앗긴 공방을 탈환하는 것. 맞습니까?”

내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그가 천천히 손을 내민다.

그의 얼굴은 어느새 사람 좋은 할아버지로부터 수많은 역경을 거친 거물의 얼굴로 바꿔 있었다.

“좋군. 이제부터. 비즈니스 이야기를 해 보세.”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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