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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7

216. 거지남매 – 제물

“오, 오빠. 이게 무슨…”

“가만히 있어.”

가슴골이 움푹 파인 드레스. 귀족들에게 선물 받은 귀금속들로 호화롭게 치장한 동생을 레오가 끌어안았다. 찢어지는 비명과 왕궁을 뒤덮은 소름 끼치는 불길함에 놀란 레나는 둥지 밖으로 밀려난 아기 새처럼 덜덜덜 몸을 떨었다.

풋풋한 소녀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무척 가슴 아프게 변해버린 동생이었으나 레오는 그녀가 위를 올려다보지 못하게 머리를 감싸 안았다. 토닥토닥, 끌어안은 허리와 작은 머리를 두드려주었다.

뒷골목의 비참한 집에서 동생을 재우려 애쓰던 오빠의 손길을 떠올린 레나는 차츰 진정을 되찾았지만,

뚝-

피고름이 떨어졌다.

“오, 오, 오빠?”

“난 괜찮으니까 가만히…”

레나가 몸을 비틀었다. 오빠의 턱을 따라 피고름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오빠는 날 강하게 끌어안으며 위를 바라보길 멈추지 않았다. 때때로 나를 덜렁, 잡아 들고 몇 걸음 자리를 피했는데, 비킨 자리로 무언가가 쏟아졌다. 레나는 비명을 질렀다.

피인지 오물인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누구의 것인지도 알 수 없으나, 질퍽하게 쏟아진 바닥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괴물.

오빠의 품에 안겨있어서 똑바로 보진 못했지만, 그건 괴물이었다. 흉측한 혈관이 우둘투둘 돋아난, 언뜻 소를 닮은 괴물들이 피 웅덩이에서 몸을 일으켰다.

“괜찮아. 눈 감고 있어. 오빠가… 해결할게.”

무섭고 걱정되는 와중에 믿을 수 있는 거라곤 오빠의 차분한 속삭임밖에 없었다. 그녀는 레오가 이끄는 대로 주춤주춤 걸었고, 고함과 칼부림 사이를 지나쳤다. 오빠도 때로는 나를 끌어안은 채 검을 휘둘렀다.

레오가 시킨 대로 눈을 꼭 감고 있었음에도 레나는 드넓은 연회장이 난장판이 되었음을 알았다.

끔찍한 괴물의 포효와 피와 살이 떨어지는 소리. 뜨거운 것이 뺨에 튀었다.

지옥이다. 그러나 어디선가 거룩한 합창(合唱)이 들려왔다.

“거룩한 주신의 아들딸이 여기에 있나이다! 우리에게 고난을 주시옵소서. 꿋꿋이 이겨내어 당신의 자랑이 되고, 우리의 삶을 증명하겠나이다. 그러니 신이시어! 지켜봐 주소서. 당신의 아들딸이 싸우는 모습을!”

“제니아 재커리! 정신 차렸으면 이리 와라!”

“와, 왕자님! 괜찮으십니까?”

“동생을 데려가라.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 곁에서 떨어지지 마라.”

그제야 레나는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녀의 호위기사 제니아 재커리가 그녀를 부축했고, 꿈에 나올까 두려운 괴물들과 싸우는 기사들, 합창하는 사제들, 뿔뿔이 도망 다니는 귀족들과 시녀들이 보였다.

“보지 마.”

그러나 그 시선은 이내 레브의 손바닥에 의해 가려졌다. 온통 피를 뒤집어쓴 채 나란히 선 오빠들. 레나는 여태껏 두 사람이 자신을 호위해 줬음을 깨달았다.

레브가 레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잠깐 피해 있어. 곧 돌아올게.”

…이상한 사람이다. 내가 마치 제 동생이라도 되는 마냥 행동하는.

그는 내가 공주라는 걸 알면서도 태도를 달리하지 않았다. 오빠도 이를 묵인했다.

오빠가 없을 때 몇 번 성질을 부려 보았지만, 그는 “엥?”하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피할 뿐이었다. 그러곤 나중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와 주위를 어슬렁거렸고, 그런 그가 눈에 밟혔다.

더러운 남자가. 기껏 관심을 표했음에도 나 몰라라 하는 남자는 이 사람밖에 없었다. 왠지 짜증이 나서 나중엔 봐도 못 본 척했다.

제니아의 손에 이끌려 레나는 피바다가 된 연회장을 나왔다. 옆에 붙은 무도회장에는 사제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도망쳐 나온 이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치료해주었다.

그제야 보게 된 것이지만, 뛰쳐나온 시녀들과 귀족들의 얼굴에 피고름이 맺혀 있었다.

동그란, 마치 낙인 같은 것으로, 생기다 말았는지 형태가 모두 제각각이었다. 여러 사람의 얼굴에 그려진 것들을 합쳐서 유추하자면 소의 발굽 모양이었다.

멀쩡한 얼굴로 연회장을 빠져나온 사람은 레나뿐이었다.

“공주님! 괜찮으세요?”

그때, 밖에서 대기하던 시종, 산티안 라우노가 달려왔다.

그는 안절부절, 무척 걱정된다는 듯이 공주의 안위를 물었으나, 레나는 고개를 대충 끄덕이곤 제니아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제니아. 괜찮아요? 얼굴이…”

제니아 재커리의 얼굴에도 흉측한 낙인이 찍혀 있었다. 제니아는 피고름이 터진 제 얼굴을 살짝 만져보고는 의연하게 답했다.

“전 괜찮습니다.”

“빠, 빨리 치료받으세요. 여자 얼굴이 망가지면 안 되잖아요. 거기 사제님, 이분도 치료해주시겠어요?”

치료받자 다행히 제니아의 얼굴에 생긴 낙인이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한 얼굴을 되찾아서, 안심한 레나는 정신 차리고 난리가 난 무도회장을 수습해나갔다. 달려온 기사와 근위병들에게 연회장으로 가라 명하고, 친분을 쌓아온 귀족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웅성웅성, 혼란스러워하던 귀족들은 점차 안정을 되찾아갔다. 이게 무슨 일이냐, 이야기하던 중에 한 귀족이 입을 열었다.

“이 썩은 내를 맡아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다들 맡아보셨겠지만요.”

그의 말에 주변에 모인 귀족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병든 왕에게서 풍기던 냄새. 그들은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도 원흉으로 같은 사람을 지목하고 있었다.

에릭 드 예리엘 왕자.

그는 마법을 부릴 줄 알았던 것일까?

방법은 알 수 없었지만, 에릭 왕자가 이 사단의 원흉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귀족들은 으드드득, 이를 악물며 분노했다. 내게 이런 봉변을 준 왕자를 용서치 않겠다.

분노한 귀족들은 레나 드 예리엘 공주에게 감사를 표했다.

공주님과 왕자님이 돌아오지 않으셨더라면 큰일 날 뻔했노라고, 에릭 왕자의 편에 붙어있던 귀족들까지도 변절을 약속하였다. 과거 두 남매를 내쫓는데 일조했던 귀족은 변명과 함께 용서를 구했다.

그렇게 레나가 귀족들에게 둘러싸여 충성을 받는 가운데…

“라퍼트 테르탄 공작! 썩 물러가시오! 당신이 무슨 염치로 공주님께 다가온단 말이오!”

키가 큰 노인, 라퍼트 테르탄 공작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등을 구부정하게 굽히고 어딘가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공작은 잠시 몸을 휘청이더니 언뜻 맑아진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창백한 얼굴로 다급히 경고했지만…

“고, 공주님. 달아나십…!!”

꺼어어어억!

노인의 눈알이 툭, 튀어나왔다. 모두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데구루루 떨어진 눈알을 바라보는 순간, 뚫린 안구에서 뿜어진 검붉은 안개가 공작을 집어삼켰다.

* * *

레나를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레오와 레브가 뒤돌아섰다.

피바다가 된 연회장.

사방에서 일어난 소 대가리 괴물들과 기사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문짝만 한 미노타우르스의 손바닥이 파공성을 울리며 휘둘러졌고, 이에 맞은 근위병이 한 방에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그러나 레오와 레브는 상황을 매우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간 끔찍한 회차들, 아수라장을 경험해 피와 살육에 무덤덤해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역시… 베르크 추기경이 있어야 하는 게 맞았어.”

‘소눈’이 나오면 패한다.

하지만 이전에 오리아스의 눈을 마주했을 때와는 달랐는데, 그때는 놈의 저주에 걸려 모두가 막무가내로 괴물에게 달려들었었다.

그래도 쪽수로 승기를 잡나 싶었었다. 허나 에릭 드 예리엘 왕자가 죽은 이를 공양해 괴물을 증원하고, 치유했다. 사람이 더 죽고, 그게 또 공양 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었다.

반면, 지금은

“병사들은 가까이 다가가지 말고 창을 찔러라! 우리가 다리를 노릴 테니, 넘어지면 그때 달려들어!”

기사들이 제정신이다. 싸우기 힘든 비전투 인원은 달아났고, 기사들은 근위병에게 명하며 난동을 부리는 괴물을 하나씩 처치해나가고 있었다.

이는 모두 베르크 추기경의 공로였다. 레오와 레브는 연회장 한복판에서 검무를 올리는 추기경과 그의 위로 떠오른 거룩한 존재를 올려다보았다.

검과 방패를 든 새하얀 거인의 형상. ‘라차르 신’의 상체가 방패를 들어 천장의 구멍을 틀어막고 있었다. 구멍에서 피가 쏟아져 방패를 따라 흐르고 있었는데, 이는 라차르 신이 구멍으로 눈을 들이민 오리아스를 찔렀기 때문이었다.

썩은 피로 가득했던 눈알은 검에 맞아 터졌다.

그 순간 이성을 잃었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다. 얼굴에 저주의 흔적이 남았지만, 불완전했다.

“가자. 끝내러.”

– 처벅 처벅

레브와 레오는 오리아스의 피로 끈적끈적, 피바다가 된 연회장을 다시 가로질렀다. 치열한 난전 속에서, 계단 근처에는 어떻게든 상황을 뒤집으려고 공양 올릴 시체를 찾아다니는 에릭 왕자가 있었다.

“이, 이 빌어먹을 자식! 대체 무슨 짓을 한 게냐!”

말을 섞을 이유는 없다.

레브가 레오에게 살짝 고갯짓하더니 왕자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놈의 목을 치나 싶은 순간,

“Rov qab los!”

에릭 왕자의 외침에 튕겨 나갔다.

예상했다는 듯이 자세를 바로잡으려 한 레브는 피로 끈적해진 바닥에 적응하지 못하고 철퍽! 엉덩방아를 찧었다.

“괜찮아?”

“괜찮아. 이제 네 차례야.”

주위 사람을 튕겨내는 에릭 왕자의 마법. 저것은 연달아 사용하지 못한다.

레오 드 예리엘은 자신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않게 배려해준 친구에게 감사해하며 걸어 나갔다.

“이익!”

에릭이 이를 악물었다. 차분히 검을 뽑아 다가오는 동생놈을 막아줄 괴수가 없을까 둘러보았지만, 괴수들은 기사들에게 발이 묶여 있었다.

“나를 봐라!”

– 번쩍

에릭 왕자의 눈이 붉게 반짝이며 소 대가리 환영이 스쳐 갔다. 매혹이라도 걸려 했던 것인데, 레오에겐 통하지 않았다. 레오는 스쳐 간 환영에 우웩! 한 번 구역질하곤 검을 바로 세웠다.

“무… 무슨…? 너, 넌 대체 뭐냐!”

네 기분을 이해한다. 내가 널 처음 만났을 때만큼이나 당혹스럽겠지.

레오는 가볍게, 그러나 에릭 왕자의 목을 충분히 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타앙-! 불그스름한 구체에 막혔다.

오리아스가 자신의 사도(使徒)에게 내려준 보호막이었다.

전에는 이걸 어찌할 방법이 없어서 물러났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살짝 안도하며 미소 지었던 에릭 왕자가 경악했다.

[ 업적 : 소드마스터 ]

레오의 검이 하얗게 타올랐다.

이에 반응하는 것일까, 에릭 왕자를 뒤덮은 보호막이 더욱 붉어졌고, 레오는 왼발을 내디뎌 찌르기 자세를 잡았다. 흡! 숨을 짧게 뱉으며 검을 억세게 찔러넣었다.

– 카앙!

막혔다.

오러블레이드로, 검이 상할 정도로 세게 박았는데도 보호막은 뚫리지 않았다.

그러나 보호막에는 금이 간 데에 반해 검에는 어떤 이상도 없었다. 한 번 찔러서 안 되면 두 번, 백번을 찔러주면 그만이다.

– 쩌엉!

“그, 그만! 협상을 하자. 원하는 게 뭐냐?”

– 쩡!

네 번의 칼질 끝에 보호막이 산산이 깨져나갔다. 사색이 된 얼굴로 단도를 움켜쥔 에릭. 레오는 만약을 대비해 놈의 팔을 내리쳤다.

“아악!!”

일말의 여지도 남기지 않을 생각이었다. 단도가 팔과 함께 떨어진 직후 그는 에릭 왕자의 심장에 검을 박았다.

“커어어…”

내가 어찌 이리 허망하게.

에릭 드 예리엘이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검게 암전되는 시야로 하얗게 타오르는 검과 어머니의 목걸이가 보였다.

어머니.

어머니는 당당하고 좋은 분이셨다. 후계 순위에서 밀린 아들의 기를 세우고자 목청을 높이셨고, 패배감을 미소로 얼버무리려는 아들을 다독이셨다. 테르탄 공작가, 친정의 영지로 쫓겨나듯 가는 길에 “우리가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같이 고민해보자꾸나.”라고 말씀하셨다.

자존감이 크셨던 분이다. 그랬던 분이 마음이 여린 아들을 위해 뜻을 굽히셨음을 알아차렸다. 그 죄송스러움에… 덥썩, 제안을 받아들였다.

= Ua 되어라, tus 사도가. Kuv 왕이 되게 pad 도와주 vajntxwv. 단, 가져가겠다. yuav 가장 소중한 ntsig 대가로 koj rov qab.

오리아스 님의 말은 알아듣기 어렵다. 지금은 배우지 않았음에도 왠지 그분의 말과 마법을 조금 따라 할 수 있지만, 그때는 그렇지 못했다.

“네. 좋아요.”

황홀하게 빛나는 붉은 보석을 쥐고, 나는 계약했다. 이름을 밝히라는 건 사양했지만, 계약한 순간 가슴속에서 울렁이는 폭력성에 고양되어 어머니를 찾아갔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디에도 계시지 않았다. 내가 어머니를 제물로 바쳐버렸음을 깨달았을 때는…

슬프지 않았다. 다만 분노하여 날 이렇게 만든 장본인에게 복수하겠노라 다짐했다.

레오 드 예리엘.

그래. 네 어머니를 죽인 건 나다.

왕비가 너를 낳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출산이 임박한 왕비에게 저주를 내렸고, 그녀는 아이를 낳던 중에 사망했다. 자궁에 갇힌 공주는 죽은 왕비의 배를 갈라 태어났다.

한 가지만 더 고백할까.

나는 너도 죽이려 했다.

하지만 네겐 저주가 통하질 않았다. 오리아스 님께선 너와 동생이 신의 관심을 받고 태어난 아이라 쉽지 않을 거라 하셨다.

하-!

너는 내가 가지지 못한 모든 걸 가지고 태어났구나. 청금발에 금빛 눈동자까지. 그런데 인제 보니…

“넌 제물(祭物)이었구나.”

그렇다면 방법은 있지.

에릭 드 예리엘이 하나 남은 왼팔을 들어 가슴에 박힌 검날을 움켜쥐었다. 급격히 꺼져가는 목숨줄을 기꺼이 내던지며 쥐어짜듯 외쳤다.

“오, 오리아스 님이시여. 신의 제물이 바치는 제물을… 받아가소서!”

내 마지막 선물이다. 빌어먹을 동생아.

“뭐, 뭣?!”

대경한 레오가 뒷걸음질 쳤다.

에릭 왕자의 눈빛이 꺼졌음에도 왕족 살해 업적 카운터가 오르지 않았다. 그의 뚫린 가슴으로 검붉은 살덩이가 폭발하듯이 터져 나오면서 레오는 우당탕- 검을 놓치며 날아가 버렸다.

정적.

소머리가 달린 반인반수 괴물들이 무릎 꿇었다. 놈들은 병사가 허리에 창을 박아넣건 말건 신경조차 쓰지 않고 고개를 깊이 조아렸다.

한창 승기를 잡아가던 기사들, 병사들은 아연실색, 괴물들이 고개를 조아리는 대상을 돌아보았다. 천장의 구멍을 막느라 끊임없이 검무를 올리던 베르크 추기경도 마찬가지였다. 구멍은 그새 사라지고 없었다.

구더기가 들끓는 살덩이.

반쯤 녹아내린 소머리에 17개의 뿔이 아무렇게나 돋아나고, 네 다리로 선 거대한 시쳇더미가 있었다. 황소의 형상. 썩은 피가 출렁이는, 눈동자 없이 새까만 눈으로 인간을 무심히 내려다보는 그것은…

오리아스(Oriax).

살육의 잔치와 미노타우르스들의 광기에서 탄생한, 역사상 손꼽히게 폭력적인 아신의 강림이었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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