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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7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217화

시칠리아에 위치한 도시 팔레르모.

-Victimae paschali laudes.

-(파스카의 희생을 찬미하라.)

그곳에 있는 팔레르모 대성당의 내부는 성가를 부르는 성가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천장으로부터 새어 나오는 빛과, 이로 인해 따스한 느낌을 주는 대리석의 동상들.

그런 그들에게 둘러싸이듯 대성당에 홀로이 앉아 기도를 드리던 남성은 뒤쪽에서 울려 퍼지는 또각또각 걸음 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Amen.”

기도를 마치고 천천히 고개를 든 그가 조용히 묻는다.

“……무슨 일이지. 미사 시간에 방해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죄송합니다. 돈. 사안이 시급하기에.”

“사안이 시급하다? 그래, 어디 한번 들어 보지. 어째서 미사를 방해한 거지?”

이에 그는 잠깐 말하기를 망설이더니 천천히 고개를 그의 귀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칼리오네입니다. 칼리오네 주니어가 돈을 찾아뵙겠다며 찾아왔습니다.”

“……뭐?”

이에 예상치 못했다는 듯 헛웃음을 내뱉는 남자.

“칼리오네 주니어라니. 그 아이가 이탈리아까지 왔다고?”

“그렇습니다. 칼리오네 소속임을 상징하는 물건들은 물론, 과거 보스가 말씀하신 용모파기와 흡사하기에…….”

“그만─.”

남자는 살며시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끊었다.

“그만하면 됐다…… 칼리오네 주니어를 데려와라.”

“예. 돈 메디치.”

메디치의 명령을 받은 남성이 다시 걸어 나가고, 메디치는 멍하니 성가대가 노래를 들으며 앞쪽에 위치한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Agnus redemit oves :

-(어린 양이 큰 양 떼를 구원했으니)

동시에 뒤쪽에서 들려오는 구둣발 소리.

-또각

-또각

-또각

-또──

우뚝 멈춰 선 구두 소리도 잠시. 검은색 양복을 입은 누군가가 자연스레 메디치의 옆에 앉으며 양손을 모아 기도를 드린다.

이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앉은 이를 바라보는 남성.

“Amen.”

간단히 기도를 끝낸 남자는 얼굴을 들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메디치의 눈을 바라보았다.

“반갑습니다. 돈 메디치.”

약간의 여유로움과 긴장. 그리고 흥미가 섞인 표정으로 먼저 말을 건네는 그의 모습에 메디치는 흥미를 느끼며 선글라스를 살짝 아래로 내린다.

“……칼리오네 주니어. 내가 여기서 당신을 만날 거란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 말이지.”

“저 역시 이렇게 빨리 만나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으로 뵈었던 게 분명…… 저번 발푸르기스였지요? 먼발치에서 뵈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완전하게 편 유진. 그 모습에 재미있다는 듯 메디치가 입꼬리를 올린다.

“그래, 분명 그때 보았었지. 그런데 남의 미사를 방해하면서까지 여기는 어쩐 일로 왔는가?”

그 말에 유진은 힐끔 십자가를 바라보았다가.

“딱히 별일은 아니고.”

다시 눈앞의 메디치를 바라보았다.

“그냥 제안 하나 드릴까 하여.”

“제안?”

-tu nobis, victor Rex, miserere.

-(우리를, 승리의 왕이시여, 불쌍히 여기소서)

“──마에스트로께서 진 빚. 전부 변제해 주시죠.”

-Amen. Alleluia.

-(아멘. 주님을 찬미하라.)

* * *

성가대의 노래가 끝나며 대성당은 침묵 위에 내려앉는다.

묵묵히 선글라스 너머로 내 눈을 응시하고 있는 그.

하나, 그는 지금 당장 내게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다. 이곳은 바로 ‘성당.’

무력이 금기시된 신성한 약속의 장소니까.

“하!”

그리고 마침내 그가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내뱉은 소리는 커다란 웃음소리였다.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래서였군. 그래서 나를 찾아온 거였어! 으핫! 으핫하하하!”

성당이 떠나가라 웃음을 터뜨린 그가 선글라스 밑으로 손을 넣으며 눈물을 훔친다.

“설마, 그 영감이 칼리오네를 데려올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그래, 그 영감이 뭐라던가. 자신의 빚을 없던 것으로 만들어 주면 자네를 도와주겠다 했는가?”

“정확히는 칼리오네가 그에게 빚이 있었기에…… 애초에 제가 알기로는 시칠리아에 루드비오 마에스트로에게 빚이 없는 사람이 있었습니까?”

아마 없으리라 확신했다.

그는 먼 옛날부터 시칠리아와 사람들을 위해 자기 재산을 아낌없이 풀었던 양반이니까.

“……그 영감에겐 해 봐야 빵 몇 쪼가리 얻어먹었을 뿐이지. 이번 일과는 무난하다.”

“메디치 패밀리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군요. 칼리오네와는 다르게 말입니다.”

“칼리오네가 멍청한 거겠지. ‘메디치는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에서도 현실을 찾는다.’”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메디치 가문의 가언에 나도 모르게 코웃음을 치고 말았다.

그가 이렇게까지 말한다는 것은 정말로 이번 일에 대해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군요. 자비를 구하는 것은 돈 메디치께 어려웠던 모양이니…… 조금은 다르게 접근할 수밖에.”

“다르게 접근한다라…… 뭐, 전쟁이라도 벌일 속셈인가? 이곳에서?”

메디치는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곤 양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제아무리 마피아라 하더라도 어떠한 폭력도 저지를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공간. 그렇기에 마피아들은 대부분 성당에서 거래나 협상을 하고는 했으니까.

“전쟁이라니, 설마 제가 그리 과격한 생각을 하고 왔겠습니까? 저희 칼리오네는 무턱대고 전쟁이나 벌이겠다 하는 누구와는 다릅니다.”

“네 녀석…….”

선글라스의 뒤임에도 불구하고 노려보는 시선이 사람을 뚫을 거같이 날카롭다.

허나, 난 차분하게 미소 지으며 그 눈빛에 답하였다.

“제가 돈 메디치께 제안할 것은 비지니스입니다.”

“비지니스? 아쉽지만 칼리오네 주니어. 아무리 자네여도 그가 진 빚은──.”

“──에트나 화산.”

내 말에 말을 멈추는 그.

“에트나 화산 때문에 꽤 곤란하신 상황이지 않습니까?”

싱긋 웃으며 별것 아니라는 듯 이야기하자, 그가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어 의자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세월이 느껴지는 깊은 눈동자와 거친 손.

그대로 마른세수하며 얼굴을 꾸욱 누른 그는 방금까지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누구에게 들었지. 칼리오네인가?”

방금까지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

장난기가 섞여 있던 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늘 미소가 머물러 있던 입가는 일자를 그리고 있다.

“칼리오네라니요.”

“……내가 수년간 숨기고 있던 사실이다. 그런데 그걸 너까지 안다는 것은 이미 칼리오네 정보실에서도 이 사실을 모조리 알아차렸다는 거 아니겠나.”

메디치는 각성자가 아닌 평범한 남자였다.

그저 자신만의 수완으로 정상에 오른, 비각성자임에도 각성자들을 통솔하던 자였다.

그렇기 때문일까.

“칼리오네는 모른다고 하지 말게. 그랬다간 칼리오네 주니어인 자네는 내 손으로 죽여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지금 그에게서 엄청난 중압감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바로 시칠리아의 대부라 불리는 남자. ‘샤일록 메디치’.

하지만.

“쉬우시겠습니까?”

나는 최대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힐끔 성당의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이곳에서요.”

그제야 알아차렸다는 듯. 그의 눈초리가 얕게 흔들렸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군. 애초에 성당으로 찾아온 것 자체가 의도적이었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이도 아닌 돈 메디치를 만나러 오는데, 제가 아무 생각 없이 왔을 리가요. 그리고…… 조금 전 제게 물어보셨던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아직 칼리오네에서는 저를 제외한 그 누구도 ‘에트나 화산’에 대한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겁니다.”

“뭐?”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설마 모르지 않으시겠죠.”

내가 아는 그라면 모를 리가 없지. 만약 모르면 실망스러울 뿐이고.

“흠…….”

내 대답을 들은 그가 그대로 몸을 기울여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그렇단 말이지. 그런데, 그 사실을 내게 알리는 이유는? 분명 내 입으로 말하지 않았는가. 자네만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죽게 될 것이라고.”

이 남자는 지금 진심으로 이리 말하는 것이었다.

칼리오네의 후계자인 나를 죽이고 은폐하여 ‘에트나 화산’에 대한 정보를 숨길 수도 있다고.

그는 미래를 보는 자가 아닌, 현재를 보는 자였으니까.

하나.

“발푸르기스의 밤에도 제가 쉽게 죽을 녀석으로 보이셨습니까?”

나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주머니 속에 고이 접어 두었던 종이 한 장을 꺼내 그에게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지는 메디치.

“……그건.”

“돈 메디치라면 아시겠지요. 이게 무슨 물건인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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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찢는 것만으로도 수십의 미치광이 요정들을 불러올 수 있는 일종의 전략 병기.

“해 보십시오. 당장 이걸 찢어서 메디치에게 과거만 남게 만들어 드릴 수 있으니.”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진정성이 담긴 말투로 그리 말했다.

그들이 제대로 준비된 상태가 아니라면 모를까.

당장 이곳에서 요정들을 부른다면 샤일록 메디치는 물론 메디치 패밀리까지 괴멸적인 피해를 입힐 자신이 있었으니 말이다.

“……성당에서 그걸 사용하겠다고?”

“애초에 성당에서 절 죽이겠다고 협박하신 분이 뭘 이것까지 따지십니까. 그리고 폭력은 요정들이 저지르는 것이지, 제가 저지르는 것이 아니니까요. 요정들은…… 아시죠?”

그들은 자신들의 왕인 ‘요정왕’만을 따를 뿐 가톨릭은 신경도 쓰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요즘 것들은 정말 무섭구먼.”

“이 정도로 무서워하시기엔 멀었는데 말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이야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거든.

“돈 메디치께서 에트나 화산에서 얻으려 하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째서 계약서에 장난질까지 쳐 가며 마에스트로 루드비오에게 빚을 만들었는지도 알고 있고요.”

“그것을 자네가 알고 있다?”

“불의 거인(Ignis Giant) 때문이 아닙니까?”

에트나 화산 깊은 던전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몬스터.

불의 거인.

메디치 가문, 이들은 그 몬스터를 없애고자 수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으니까.

“……거기까지 알고 있다고. 그럼 내가 왜 불의 거인을 사냥하려 드는지도 알고 있겠군.”

“불의 거인을 사냥하고 나오는 부산물들. 그것을 이용해 유럽의 경제를 흔들려는 의도──라고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실상 이건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죠. 진짜 이유는 바로 불의 정수(Ignis essence) 때문이 아닙니까?”

그리고 처음으로, 그의 표정이 흔들렸다.

“그, 그것을 네가 어떻게?”

그리고 동시에.

[상대방이 사용자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거절하지 못할 제안」이 활성화됩니다.]

모든 것이 뜻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나는 가볍게 관자놀이에 올린 손가락을 툭툭 두드리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제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지가 아닙니다. 돈 메디치, 제가 이 정보를 어째서 이렇게 술술 당신에게 말하는지를 잘 생각하셔야 할 것 아닙니까?”

순식간에 분위기는 주객전도되고, 당당하던 그의 표정은 어느새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을 그와 몇 명의 심복밖에 모르던 비밀이 지금 내 입에서 나온 거니까.

그렇기에 나는 약간의 희망을 내던진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뭐?”

“에트나 화산에 있는 불의 거인에 대한 공략을 제가 돕겠다는 말입니다. 돈 메디치께서 아시다시피, 제가 이런 쪽에 있어서는 꽤 전문가라 자신할 정도라서 말입니다. 이를테면 제주도에 있는 파프니르 같은 녀석들 말이지요.”

인간은 비로소 두려움 속에서 희망을 찾기에.

“싼값에 도와 드리지요. 저를 고용하신 약간의 성의와 마에스트로 루드비오의 빚을 없애 주시는 아주 간단한 일만으로, 당신은 불의 거인의 정수를 얻을 수 있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그는 어쩔 수 없이 눈앞에 떨어진 희망을 줍게 될 것이다.

“돈 메디치.”

결국. 인간은 현실보단 미래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으니까.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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