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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8

217. 거지남매 – 신검합일

– 츄릅

오리아스가 고개를 숙였다. 레오는 투둑투둑, 구더기를 떨구며 연회장 바닥에 깔린 피를 핥아 먹는 놈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았다.

끔찍한 육체와 흉악한 살기. 눈을 뗄 수가 없다. 놈의 등은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에 닿을 만치 높았다.

육중한 덩치는 뒤편의 계단을 가렸고, 머리는 성인 남성 열 명 무게는 될법해 연회장의 모든 이들이 뻣뻣하게 얼어붙었다.

‘어, 어떻게…?’

이건 말이 안 된다.

아신과 피조물을 가르는 벽은 이렇게 쉽게 넘어올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에릭 왕자가 제 목숨을… 내게 들어왔어야 할 목숨을 훔쳐다 바쳤다 할지라도 이렇게 덜렁 강림할 순 없었다. 레오는 팔다리에서 힘이 빠지는 패배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이다.

레오는 멎을 것만 같은 심장을 두드려 몸을 일으켰다. 멍하니 움직이질 못하는 레브에게서 검을 빼앗아 번쩍! 치켜들었다.

피범벅이 된 연회장과 끔찍한 아신, 그리고 이에 맞서듯 새하얗게 빛나는 오러블레이드. 모두의 눈이 돌아온 왕자에게 쏠렸다. 레오는 연회장의 모든 이들에게 빛과 희망을 불어넣으며 외쳤다.

“나의 신민(臣民)들아! 무기와 턱을 들고- 싸워라!”

[ 업적 : 주종 관계.2v – ‘299’, 충성을 맹세한 자들은 레오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

주종 관계 업적을 언급할 것도 없이 함성이 터졌다.

대륙 최강의 인간, 소드마스터. 그들의 상징을 돌아온 왕자가 발현한 건 아신의 존재만큼이나 충격적이고 극적이었다. 무지한 병사들은 물론, 기사와 성전사, 점잖은 사제들까지 격양된 고함을 질렀다.

이들의 사기를 고취한 레오가 명령했다. 병사들은 상대하던 소머리 괴물을 마저 상대하도록.

성전사들은 전열로 나와 방패가 되고, 기사들은 기꺼이 검이 되었다. 가장 후열의 사제들이 기사들에게 축복을 내리면서 피바다가 된 연회장에 눈부신 광명이 비쳤다.

그 광명은 베르크 추기경이 다시금 검무를 올리면서 정점을 찍었다. 검과 방패를 든, 오리아스만큼이나 거대한 신의 형상이 추악한 신을 대적하는 전사들에게 따사로운 은총을 베풀었다.

– 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오리아스도 가만있지 않았다.

바닥에 깔린 피를 대강 다 핥아 먹은 녀석이 울부짖었다. 인간들의 외침이 어떤 상승감을 일으켰다면, 놈의 울음소리는 절망적인 하향세를 내리꽂았다.

쿠웅! 앞발을 꽂자 구더기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검붉은 파동이 사방으로 번졌고, 우리는 놈의 돌격을 경계하였는데…

= Rot Thiab tuag!!

“으아아악!”

병사들이 비명을 질렀다.

가로로 긴 연회장, 비명은 대체로 부상병이 있는 뒤쪽에서 들려왔다. 대형을 갖춘 기사들 중 몇몇도 고통스럽게 쓰러져 숨을 헐떡였다.

상처가 타들어 간다.

아니, 썩어든다.

다친 자들의 상처에서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선홍빛 피가 변색해 상처에 곰팡이가 덮이고, 썩은 부위가 빠르게 번졌다. 멀쩡한 사람들도 따끔따끔, 의도치 않게 벌게진 눈을 비볐다.

= Kuv yuav yog ib tug!!

검은 선이 허공을 뒤덮었다. 오리아스의 거대한 몸체, 시쳇더미에서 수백 갈래의 선이 쏘아져 병사, 기사, 사제, 성전사 할 것 없이 연회장의 모든 인간에게 달라붙었다. 그 목적은 금방 밝혀졌다.

“저, 저, 저…!”

시체가 날아올랐다. 그건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괴물과 싸우다 죽은 사람이 둥실 떠올라 오리아스에게 빨려 들어갔는데, 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썩어가는 모든 것의 주인, 오리아스의 일부가 되었다. 평등하게.

– 꿀꺽.

죽으면 나도 저렇게 된다.

사람들이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이보다 크게 들렸던 적이 없었다. 사기가 쭉쭉 떨어지고 있음을 깨달은 레오가 “돌격!” 외쳤음에도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 업적 : 주종 관계.2v – ‘299’, 충성을 맹세한 자들은 레오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

그래도 기사들은 용감하게 나섰다.

충성을 맹세한 왕자님을 위하여 어울리지 않게 권능을 부리는 덩치, 오리아스를 찔렀다. 그러나

– 쾅!

놈은 발을 구르며 순순히 맞아주지도 않았을뿐더러, 찌르자 피가 쏟아졌다. 썩은 피를 뒤집어쓴 기사는 체통을 잃고 나뒹굴었다.

“끄아아아악!”

살이 녹아내리고 있다. 또, 녹아내린 상처가 썩어들면서 기사는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죽은 기사는 둥실, 떠올라 제가 찌른 오리아스의 다리의 일부가 되었다.

절망적이다.

저런 괴물을 인간이 어찌 상대한단 말이냐. 썩은 피가 출렁이는 눈으로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오리아스에게, 기사와 성전사들이 자칫 경외심마저 느끼려는 찰나였다.

“모두 비켜라!”

“라차르 님이시여!”

레오가 뛰어올랐다. 주신의 네 번째 화신, 라차르의 검이 오리아스의 어깨를 갈랐고, 오러블레이드를 든 레오가 가슴을 베었다.

– 촤악!

오리아스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졌으나, 경고한 덕분에 기사들은 피할 수 있었다. 라차르의 검이 가른 어깨에서는 피가 나지 않았다.

“베고, 피해라! 핏방울을 피하는 정도야 깔끔떠는 기사라면 누구나 하지 않느냐! 대답해라!”

“그렇습니다!”

“그럼- 전원 돌격!!”

왕자의 솔선수범에 감격한 기사들이 용기백배해 달려들었다. 성전사들은 저들이 매일같이 기도하는 대상, 라차르 신의 위용에 감탄하며 방패를 높이 들었고, 쏟아지는 피를 용감하게 막아주었다. 사제들이 중얼중얼, 본격적으로 신성 주문을 읊으면서 허공과 바닥에 십자교회의 문양이 하얗게 새겨졌다.

오리아스는 수세에 몰렸다.

기사만 삼백 명이다. 거기에 수십 명의 성전사와 사제가 붙으니 속절없이 피를 쏟기 시작했다. 다리를 쿵쿵! 찧어 보았으나 아키넨에 참석한 기사들은 가벼운 제복 차림이라 쉽사리 밟히지 않았다.

= Ruam thiab rhuav tshem!!

눈알의 피를 출렁이던 오리아스, 그는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 가장 위협적인 대상에게 달려들기 전, 제 몸에 저주를 주렁주렁 달고는 육중한 몸을 밀어붙였다.

“으왓!”

“피해!”

저만한 덩치를 막을 방법은 없다.

기사들이 좌우로 갈라져 피했고, 가속이 붙은 오리아스가 콰앙! 라차르를 들이받았다. 17개의 뿔이 그의 찬란한 방패를 깨부쉈다.

“커억!”

신의 방패가 깨질 턱이 있나. 그러나 라차르 신을 불러낸 건 베르크 추기경이다.

검무를 올리던 추기경이 피를 토했다. 지닌 신력의 양에 나름 자신이 있었건만, 신과 아신의 충돌을 견디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라차르 신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 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계속 쳐라!”

그때부터는 혈전이었다.

기사들이 놈의 동작을 읽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나아지나 했지만, 오리아스는 영악했다.

고의로 피를 쏟아 사방으로 흩뿌렸고, 때때로 Rov qab los!! 에릭 왕자가 쓰던 마법으로 달라붙은 기사들을 날려 보냈다.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지 못하면 소 발굽에 짓밟혀 곤죽이 됐다. 레오의 칼질도 저만한 덩치에는 그렇게까지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듯했다.

그러나, 놈은 틀림없이 약해지고 있었다. 그 결정적인 증거는…

– 꾸어어어어어억!

오리아스가 병사들과 싸우던 에릭 왕자의 소환수, 미노타우르스를 덥썩 집어먹었을 때 드러났다. 놈은 신력이 달리는 게 분명했다.

“저놈이 지쳐간다!”

신력이 철철 넘치는 게 이상한 일이다. 아신들은 언제나 신력이 부족해 고통받았다. 예전 소꿉친구 회차, 레브의 몸을 차지한 바르바토스는 계를 탔던 거다.

그럼 오리아스에겐 신력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건 십여 년간 에릭 왕자가 얼마나 공양을 올리고, 얼마나 아껴 썼느냐에 따라 달랐다.

효율도 사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으므로(그래봤자 소수점 셋째 자리, 극도로 높아 봐야 둘째 자리다.), 계산이 어렵다.

허나, 그렇게 모아둔 신력은 에릭 왕자가 처음에 괴물들을 소환하면서 거진 소모해버렸을 거라 보는 편이 옳았다. 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같은 숫자를 소환했으니까.

그럼 오리아스를 강림시키고, 이렇게 싸울 수 있게 한 신력은 어디서 나왔나. 레오는 에릭 왕자가 나의 효율을 훔쳐, 제 목숨을 바친 게 틀림없다고 결론지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납득할 수 없는 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사람 한 명 목숨으로 이렇게 강할 수 있나? 라는 의문이 남는데, {아신의 역사} 정보가 해답을 제시하였다.

아신들은 가치 있는 것, 피조물의 감정이 맺힌 소중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받았다. 소중할수록, 감정이 많이 맺혀 있을수록 가치가 높았는데, 생물에게 자신의 목숨보다 귀한 것은 거의 없었다. 에릭 왕자는 제 목숨을 한껏 높아진 효율로 바친 것이었다.

다리에 달라붙어 칼질하는 기사들. 그들은 놈의 아래로 과감히 들어가 뱃가죽에 칼집을 냈다. 오리아스의 네 다리는 검은 뼈가 드러날 지경으로 걸레 조각이 되어 가고 있었다.

또, 축복과 신성 주문을 아낌없이 뿌려대는 사제들이 있었다. 레오가 경험해 본바, 축복을 맞으면 신력 소모가 엄청났다. 바르바토스의 사도일 적의 얘기다.

이대로만 있어도 놈은 쓰러지리라.

하지만 오리아스가 제 신도를 집어삼키고, 힘을 얻어 난동을 부렸다.

기사들도 지쳐가고, 사제들이 붓는 신력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으므로, 안심하긴 일렀다. 오리아스처럼 시체를 수급해 상처를 치유하고, 적을 죽여 신력을 채우는 상대는 방심했다간 우리 모두가 녀석의 일부가 되어버릴지도 몰랐다.

오리아스가 자존심을 버렸는지 상대하기 어려운 기사보다는 동작이 굼뜬 사제들, 상대적으로 약한 병사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레오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떻게든 치명타를 가해 싸움을 일찍 끝내는 게 좋아 보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약점이 어디 없을까. 잠시 뒤로 물러서서 오리아스를 관찰하던 레오의 눈에 이상한 것이 잡혔다.

녀석의 목 뒤에…

‘내 검이 왜 저기에 박혀있지?’

지금 그가 들고 있는 검은 레브의 것이었다. 귀속아이템. 앞으로 보나 뒤집어 보나 완전히 똑같은 것이라 깜박 잊었는데, 내 것은 좀 전에 에릭 왕자의 가슴에 박아 넣고는 오리아스가 소환되면서 놓쳐버렸다.

그게 목에 박혀있었다. 가만히 보니 시쳇더미로 이뤄진 그 자리엔…

에릭 왕자의 시신이 있었다. 까닥까닥, 오리아스가 움직이는 대로 고갯짓하며.

우연일 수도 있지만, 레오는 목표를 정했다. 이제야 정신 차리고 기사들과 함께 싸우는 레브에게 “여기! 받아!” 검을 던져주고는 벽을 기어올랐다. 금과 은, 화려한 장식품들과 촛대가 달려서 타오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오리아스가 원하는 지점으로 재깍재깍 와주진 않았으므로 이쪽 벽, 저쪽 기둥, 계단을 오르내리길 반복했다.

이제 저 시쳇더미에 몸을 던져야 한다.

오리아스를 아래에 두곤, 레오가 꿀꺽 침을 삼켰다. 기사들이 사제를 지키려다 자꾸 죽어 나가고 있었으므로 레오는 탁! 벽을 박차며 뛰어내렸다. 부웅- 뜨는 감각도 잠시, 레오는 오리아스의 등에 파묻혔다.

우웩.

생각해보니 등에 상처가 없어서 천만다행이다. 놈의 피가 등에 흐르고 있었더라면 꼼짝없이 녹아내릴 뻔하지 않았는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레오는 숨을 참았다.

반쯤 썩은, 벌거벗은 여인네의 어깨를 붙잡아 한 걸음. 알 수 없는 이종족의 꼬리를 붙잡아 두 걸음. 오리아스가 돌진하면서 휘청!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을 때는 어떤 아이의 몸을 붙들면서 조금씩 기었다.

천신만고 끝에 레오는 놈의 목에 다다랐다.

하체가 파묻힌 에릭 왕자와 그의 가슴에 박힌 검. 레오는 여기가 딱히 약점이고 자시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에라이. 내 인생이 그럼 그렇지.

레오가 일어나 검 손잡이를 쥐었다. 힘껏 뽑으려 했는데,

= 늦었 lig lawm. Kuv 오길 tos koj 기다리고 ntev ntev.

죽은 에릭 왕자의 눈이 번쩍 뜨였다. 붉게 타오르는 눈으로 레오를 바라보더니 미소 짓는 것이었다.

레오는 심장이 떨어질 지경으로 놀랐다. 그러나 에릭 왕자가 레오의 팔을 붙잡으면서, 그가 선 자리에 피가 울컥! 솟구치면서 기겁한 레오는 검 손잡이를 쥐고 뛰었다.

검이 단단히 박혀있어서 손잡이를 잡은 채 물구나무서게 된 그는 떨어져서 밟혀 죽냐, 피에 맞아 녹아 죽냐,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제기랄!”

당연히 어느 쪽이든 사양이다.

레오는 쥔 검에 오러블레이드를 일으켰다. 그 순간, 좋지 않은 메시지가 떠올라 그의 시야를 가렸다.

[ 업적 : 마수 사냥 – ‘2’, 몸에 미약하게 마나가 깃듭니다. ]

마수 사냥 업적 카운터가 떨어졌다. 드드드드득, 오리아스의 목을 가르면서 육신에 깃든 마나가 급격히 소모되는 것이었다. 오러블레이드가 무한정 나오는 것도 아니고, 소드마스터라는 경지는 사실

신검합일(身劍合一)

검과 육체가 하나 되는 경지였다.

오러블레이드라는 건 단지 몸에 쌓인 마나가 검사 스스로 자신의 몸이라 여기는 검으로 번지면서 타오르는 것에 불과했다.

[ 업적 : 마수 사냥 – ‘1’, 몸에 미약하게 마나가 깃듭니다. ]

어쨌든 레오는 떨어졌다. 오리아스의 목을 반쯤 잘라내며 떨어진 그는 이내 쏟아질 피를 맞지 않으려 나뒹굴었다. 그러나 오리아스의 거대한 발굽이 그를 정확하게 덮쳤다.

여기까진가.

그래도 레나는 나 없이도 공주가 되겠지.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그때,

– 퍼억!

라차르 신이 주먹을 내리쳤다.

베르크 추기경이 남은 신력을 닥닥 바쳐서, 검도 방패도 없이 희미하게 강림한 라차르 신이 오리아스의 머리를 내리친 것이었다.

레오의 검에 반쯤 잘린 목은 그 주먹질을 견디지 못했다. 오리아스의 머리가 쿵!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환호성이 터졌지만, 레오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오리아스의 잘린 목에서 피가 뿜어져 쏟아지고 있었다.

‘피, 피해야… 이렇게 꼴사납게 죽을 순 없…’

다시 땅을 박차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레오는 땅을 차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오리아스의 떨어진 머리가, 피로 출렁이는 눈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 디버프 : 오리아스의 발자국 – 도발, 달아날 수 없습니다. 11년 11개월 11일 11시 11분 11초. 고정됨 ]

내가 시간을 역행하리란 걸 감지하기라도 한 것인지, 아니면 차후에 나를 1순위로 찾아오겠다 예고한 것인지, 놈이 언뜻 미소 지은 것 같았다. 그보다는 오리아스의 피가 당장 레오를 덮치고 있었다.

레오는 굳어버린 발을 원망하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어떤 느낌도 들지 않아서 살그머니 눈을 떴을 때는, 레브가 눈앞에 있었다. 오리아스의 피를 죄다 뒤집어쓴 채, 녹아내리며.

“레브!”

“…너, 나한테 거짓말했지.”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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