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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9

#219

라이칸스로프 (4)

-“이 저주받은 족속이 여기가 어디라고!”

-“마물이다! 죽여!”

-“괴, 괴물! 사람 살려! 살려주세요!”

그리 짧지 않은 대륙의 역사 속.

라이칸스로프는 언제나 탄압과 배척을 받는, 일종의 ‘전염병’에 가까운 존재였다.

정상적인 번식이 불가능해 오로지 감염으로만 개체수를 늘릴 수 있는 불완전한 종족.

멀쩡하던 이들도 감염 즉시 흑마력에 정신이 오염되기 시작하고, 마침내 야성과 폭력에 물든 자아는 이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뒤틀려 버린다.

설령 어찌어찌 정신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치미는 광기에 이성을 잃고 감염과 살육을 일삼는 등 폭주하기 일쑤였으니.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그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폭탄들을 배제하려 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늑대 인간에게 물린 한 평범한 소년이 자신을 죽이려던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을 역으로 모조리 살해하고 달아난 것도.

이후 본능에 따라 무수한 희생자들을 야기한 끝에 마침내 완전히 괴물이 되어버린 것 또한, 이 세계에서는 그리 이상할 것 없는 이야기겠지.

···그렇게 수백 년을 살아남은 끝에 기어코 ‘왕’이 되어버릴 정도로 강해진 건 확실히 이례적이라 할 만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개입과 도움이 있었다는 것 또한.

콰아앙—!

“크히히햐핫! 잡았다! 이 귀찮은 벌레들!”

라이칸스로프 킹, 바우칼라카스가 섬뜩한 기운이 어린 손아귀로 자신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방해하던 대지의 정령을 잡아 뜯었다.

단지 그것만으로 반경 5미터의 대지에 맹수가 할퀸 듯한 상흔이 생겨났으며, 그 손에 깃든 어마어마한 파괴의 정수에 정령은 최상급이라는 격이 무색하게 별다른 반항도 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역소환되어버렸다.

“크윽!”

“호루트 님! 괜찮으세요?”

“···세실리, 이 정돈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집중하시게! 놈이 진 바깥으로 한 발짝이라도 나가게 되면 끝이야!”

그 여파에 정령 소환의 술사였던 하이 엘프 호루트의 입가에서 가느다란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는 별다른 내색 없이 남은 정령들에게 더욱 정신을 집중하며 이를 악물었다.

두 종족이 정면으로 맞붙은 전장의 한가운데.

그중 라이칸스로프 수괴의 발을 묶는 데에 동원된 인원은 무려 드라샤에 남은 하이 엘프 넷 전원이었다.

‘큭, 세계수님의 바로 곁인데도 겨우 버티는 게 고작이라니···! 설마 저만한 괴물이 이렇게 뒷일도 생각하지 않고 쳐들어올 줄이야. 격의 차이도 차이지만, 상성이 너무 좋지 않다.’

하이 엘프는 세계수와 가까이 있을수록 그 능력이 족히 몇 배는 올라가는 이들이건만, 흑마력에 광기까지 융합한 놈의 능력 증폭도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초월에 이른 놈의 권능, ‘격하(格下)의 공격/방어 일부 무시’가 그 끔찍한 육체와 어우러져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었다.

이쪽이 아무리 강한 화력을 쏟아부어도 일정 퍼센트를 통째로 무시한 후 몸으로 버티면서 회복하고, 안 그래도 강대한 놈의 공격은 그들의 방어를 우습게 뚫고 들어온다.

그래서 지금으로선 이렇게 진을 구성해 소모전을 벌이며 어떻게든 놈을 붙들어 놓는 게 최선이었다.

일단 회복력만큼은 세계수의 곁에 있는 하이 엘프들이 더욱 우위라고 볼 수 있었으니까.

‘···아니, 정말 그럴까? 저 괴물의 상태를 봐선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군. ···이쪽도 동격의 상대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금방 끝낼 수 있었을 텐데.’

장수(長壽)라는 절대적인 우위가 있는 만큼, 엘프라는 종족은 전체적으로 일정 선을 넘어선 강자의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백색 거인 출몰과 라이칸스로프의 침입에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영토 곳곳에 퍼진 숲지기들 덕분이었으니.

그런데 그 대신 한계를 넘어서는 데에 뭔가 추가적인 제한이라도 있는 것인지, 현시대의 엘븐 킹덤에는 초월의 경지에 오른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파수꾼의 수장인 하이 엘프 리디아가 벽을 코앞에 두고 있다 평가받고 있지만, 하필 그녀는 호기롭게 대양을 건너가 용사 파티에 합류한 참이지 않던가.

“카칵칵! 이제 지쳤나? 엉? 끝났어? 이제 끝내자고!”

그때, 방정맞은 웃음소리와 함께 그 괴물이 하이 엘프들이 있는 곳으로 쇄도해 왔다.

그 몸에서 뿜어지는 파괴적인 마력에 대기가 부서지고, 내민 손끝의 궤적을 따라 공기가 찢어지며 타는 냄새가 퍼졌다.

“큭, 제가 막겠습니다!”

“보조하지요!”

정령과 검술 모두 경지에 오른 정령검사 플라티나가 전신에 오러를 피워 올리며 달려오는 놈의 앞길을 막아섰다.

별빛이 어린 그녀의 검이 공간을 가르며 날아드는 검붉은 손톱을 마주했다.

카아아앙—!

그녀는 한눈에도 보이는 압도적인 신체 능력 차이에 한순간 휘청하긴 했으나, 대마법사이기도 한 여왕의 보조 마법 지원을 받고 나자 어느 정도 대등하게 맞설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콰드득! 쿠우웅—!

“크흡!”

다른 이들의 추가적인 지원까지 받으면서 그녀가 버틴 시간은 고작 일 분 남짓.

결국 버티고 버티던 그녀는 튕겨 나가듯 몸을 날리고서야 겨우 몸을 빼낼 수 있었다.

그나마도 마지막 순간에 물의 장막을 씌운 세실리가 아니었다면, 이어지는 공격에 이번에야말로 정말 큰 상처를 입었겠지.

“푸힛! 하나 잡을 수 있었는데, 조금 짜증 나려고 하네! 세계수가 없었으면 진즉에 끝났을 것들이! 아, 빨리 태워버려야 하는데, 저거!”

슬슬 인내심에 한계가 오는지, 바우칼라카스의 안광에 어린 핏빛이 좀 더 짙어졌다.

아마 이성은 더 깎여나갔겠지만, 그 이상으로 육체 능력은 더욱 상승했을 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

세실리는 내심 한숨을 삼키며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들은 버티고 있는 게 고작인데, 라이칸스로프 측에는 장군급 개체가 다섯이나 더 전장으로 향했다.

물론 그쪽에도 놈들에게 대항할 실력자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으나···.

‘피해는 감수해야겠지. 가만, 그러고 보니 지금 해리스 님은?’

그때 문득,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그가 감감무소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 소식이 장군급과 교전에 들어갔다고 했던 것 같았는데.

당장 세계수 네트워크를 유지할 여유가 없다 보니 그 후의 소식은 알 수 없었다.

‘···지금쯤 이쪽으로 돌아오는 중이려나. 그까지 오면 지금보단 좀 더 나아질 거야. 최대한 버티도록 하자.’

그렇게 세실리가 다시 전투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그녀가 떠올렸던 해리스는 막 드라샤에 발을 들이는 중이었다.

***

콰드득!

“크윽! 세계수시여···.”

콰아앙—!

“캐앵!”

오랜 세월 동안 평화의 중심이었던 에나멜 대륙의 중심에서 죽음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라이칸스로프든 엘프에게든 평등하게 찾아오는 죽음.

침공에 대비해 급조해서 자라나게 한 나무 방벽은 이미 뚫린 지 오래였고, 엘프들은 천천히 전선을 뒤로 물리며 최대한 놈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라이칸스로프들은 월등한 신체 능력과 본능으로 어중간한 원거리 공격은 모조리 피하거나 쳐내고, 설령 공격이 맞더라도 내구력과 항마력을 뚫어야 하는 건 물론, 그 재생 속도도 압도적이라 잘 죽지도 않았다.

아무리 엘프 측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하나 저쪽은 작정하고 추려낸 정예 부대원들.

엘프들은 좀 더 확실하게 써먹을 수 있는 즉시 전력이 필요했고···, 다행히 드라샤에는 아주 훌륭한 인적 자원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중앙에서 조금 떨어진 전장 외곽부.

끼기긱—

샤피론 실베스티는 차분하게 활시위를 당기며 서서히 자연력을 끌어올렸다.

“크아아아! 죽인다!”

사선(射線)을 피하듯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전사급 라이칸스로프가 다가온다.

한껏 부풀어 오른 육체와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검붉은 기운, 광기에 물들어 새빨갛게 충혈된 두 눈과 침이 질질 새어 나오는 흉악한 이빨까지.

그 광견병에 걸린 듯한 겉모습은 얼핏 봐도 살벌하기 그지없었으나, 최대한 평정을 유지한 그녀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다가···.

놈이 회피하지 못할 가장 최적의 순간에, 바람의 정령을 담은 필살의 일발을 쏘아냈다.

쐐애액— 퍼억!

정확히 이마를 꿰뚫는 화살촉.

평범한 전사급 개체였다면 제아무리 재생력이 있다 해도 일격에 사망할 공격이었으나, 흑마력과 광기의 콜라보로 괴물 같은 생명력을 갖게 된 라이칸스로프는 잠시 그 자리에서 휘청했을 뿐.

놈은 마치 죽을 때 죽더라도 같이 가자는 듯 흉흉한 기세로, 머리에 화살이 박힌 채 다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죽어어!”

그 위기 상황에서도 샤피론의 표정은 여전히 흐트러지지 않았다.

사실 놈이 방금 한 방에 쓰러지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매우 당연하게도,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쌔액— 퍼억—! 퍼퍽! 쉬익—! 촤악!

그녀가 사냥감의 시선을 한 몸에 끄는 사이, 사각에서 날아온 화살과 마법이 철저하게 놈을 난도질했다.

이쯤 되면 전사급이 아니라 기사급이라도 살아날 수 없겠지.

그리고 공격이 날아왔던 방향에서 언젠가 해리스와 같이 축제 무대를 꾸리기도 했던 동기, 티메르와 큐리가 조용히 다가왔다.

“샤피론 양, 정말 이대로 괜찮겠어? 효과는 좋은데, 혼자 너무 위험한 것 같은데.”

“···작전 바꾸는 건?”

“괜찮아요. 어차피 저희가 상대하는 건 부상병이나 이렇게 새어나간 잔당들뿐이잖아요? 지금은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니까 약간의 위험은 감수해야죠.”

드라샤 아카데미는 엘븐 킹덤 제일의 교육 시설.

당연히 그 수강생들은 하나같이 엘리트들이었고, 당장이라도 즉시 전력으로 삼을 수 있는 고급 인력들이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후방 지원 정도로는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조금만 더 빨리 움직이면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어요. 그러니 지금부터···.”

바스락—

그때, 그녀의 말을 끊듯 수풀을 헤치는 소리가 들린 순간.

세 사람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소리는 들리는데, 항시 긴장하고 있던 그들의 기감으로는 여전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자기들끼리 슬쩍 눈짓한 그들이 그쪽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일부러 수풀을 흔들어 소리를 낸 장본인인 듯한, 거친 인상의 여성 하나가 묘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엔 조용히 지나가려 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네 말이 맞더라?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동포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을 텐데.”

그녀가 느긋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짧게 친 검은 머리와 목과 손등 등 피부가 보이는 곳마다 보이는 빽빽한 흉터, 180센티에 이르는 근육질의 큰 키.

“···가는 길에 몇 놈 정도 해치우고 가는 것 정돈 괜찮겠지?”

슬쩍 미소 짓는 입 안에서 보이는 맹수 같은 이빨과 서서히 날카롭게 늘어나는 손톱.

“아, 마침 다른 녀석들은 실컷 죽이고 노는 와중에 나만 숨어 다니는 게 짜증 나던 참이었는데 잘 됐다. 크큭큭.”

우연히 샤피론 일행이 마주한 여성은 바로.

왕이 하달한 비밀 임무를 위해 암행 중이던 장군급 라이칸스로프였다.

***

해리스는 곧바로 드라샤로 이동했다.

최고 속도로 날아서 이동하더라도 족히 몇 시간은 족히 걸릴 거리였으나, 애초에 ‘숲의 길’이란 기술은 이럴 때 쓰라고 연습한 것 아니겠는가?

‘원래는 순례길이라 금기니 뭐니 하지만··· 지금은 위기 상황이니까!’

그것도 무려 세계수께서 직접 의뢰하신 바를 수행하러 가는 길이었으니, 당연히 이 정도는 충분히 허용 범위였다.

그렇게 그는 세계수를 이정표로 잡고 걸음을 옮겼고.

약 5분 후.

숲의 길에서 나왔을 땐, 그는 이미 세계수의 가지 위에 올라와 있었다.

‘···여기까지 올라올 생각은 없었는데. 아니, 오히려 좋은 건가.’

이 탁 트인 전망에서라면 더 쉽게 전황을 파악할 수 있겠지.

해리스는 그런 마음으로 아래, 드라샤 인근을 바라보았고.

제법 진행된 전쟁의 진행 상황에 슬쩍 미간을 찌푸렸다.

언제나 평화롭고 아름답던 드라샤를 기억하는 그에겐, 지금의 광경이 영 익숙해지지 않았다.

‘세계수께서 그런 파격적인 보상을 제시하실 정도면 무슨 문제가 터져도 단단히 터졌던 소린데.’

당장 보이는 것은 팽팽한 전황이었다.

살짝 밀리는 낌새가 없진 않지만 지금 당장 무너질 것 같진 않고, 시간만 끈다면 사방에서 숲지기가 파수꾼들을 이끌고 들이닥칠 것이다.

‘···잘 모르겠군.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알겠는데.’

해리스는 조용히 자신의 활 테미스를 고쳐 쥐며, 「별의 관조자」를 발동해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보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고양감에 잠시 멈칫했다.

‘뭐지? 이게 갑자기 왜.’

나쁜 건 아니었다.

평소 스킬을 사용했을 때보다 좀 더, 그 주체와 밀접하게 연결된 듯한 느낌이···.

‘세계수님과 접촉한 상태라서 그런가?’

하이 엘프의 모든 능력은 세계수와 가까울수록 강해진다.

당연히 아예 그 위에 올라선 상태라면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질 만도 하지.

···거기다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기도 하니, 뭔가 더 허락해 주시는 느낌이기도 하고.

‘···부족한 것 같은데. 어디, 그럼 조금만 더.’

해리스는 그 상태로 「세계수의 적자」와 「자연 동화」까지 발동해 대자연, 그중에서도 세계수와의 친화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 상태로 지상을 굽어보자—.

‘아, 이게···.’

나는.

《특수스킬「별의 관조자」가 하위능력인 「명경지수」와 「혜안」을 흡수하고 「은하수의 관찰자」으로 진화합니다.》

세계수가— 신이 보는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s Path to Greatness

My Alter Ego is Becoming A Giant, 내 분신이 거물이 되어간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Horror of the Continent: The Immortal King Brings Despair, While the Light Knight Defies the Divine Will. In an era of chaos, numerous heroes emerge, striving to navigate the tumultuous land. However, amidst this turmoil, sudden and enigmatic forces make their appearance on the continent. Little did they know, it was all me. …To be precise, they were my alter egos sent to this other world. #Unintentionally becoming the villain of the world. #Somehow, I become both the demon king and the hero. #One person, multiple r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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