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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22

생명의 씨앗 (1)

“끄으응……!”

현수는 푹 쉬어 준 후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그간 누적된 피로가 풀렸다.

‘이제 성자의 검을 본래의 위치로 꽂아 볼까나.’

현수가 곧바로 아레스에 접속했다.

접속한 후 NPC 카른과 동행했다.

카른과 함께 걸으며 현수는 한 가지를 떠올렸다.

그건 바로 듀얼 클래스 성자에 대해서다.

‘듀얼 클래스 성자에 대한 힌트는 이 아틀라스에 머무르는 한 계속 나올 것이며 어쩌면 빠른 시일 내에 전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수가 고민하는 건 이거였다.

‘듀얼 클래스 전직 후에는 무를 수 없다는 거다. 더불어 제2의 아레스엔 듀얼 클래스가 많이 풀리게 될 텐데…….’

그럴 수밖에 없다.

4년이란 시간 동안 유저들의 수준은 높아졌고 새로운 컨텐츠를 필요로 한다.

그랬기에 듀얼 클래스라는 개념이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거다.

‘제2의 아레스가 시작되지 않은 이때 나는 듀얼 클래스로 전직하는 게 맞을까?’

너무나도 많은 듀얼 클래스가 생길 거다.

단순히 듀얼 클래스를 얻을 기회이기에 얻는 게 맞는가?

‘더 뛰어난 듀얼 클래스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또 결정적으로 아직 현수는 듀얼 클래스 성자가 정확히 어떤 힘을 가졌는지 모른다는 거였다.

‘나와 상성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직업끼리 상성이 맞지 않으면 갖지 않는 게 나은 경우도 있다.

‘일단 성자의 검을 꽂아 보면 어느 정도 알게 되겠지.’

현수가 성자의 검을 기존에 있던 자리에 꽂았다.

애초에 처음 설정이 꽂혀 있던 성자의 검을 뽑는 것이었다.

‘원래는 뽑히는 상황에서 퀘스트가 진행되었겠지.’

[성자의 검을 뽑으시기 바랍니다.]

현수는 애초에 뽑히지 않는 기능을 성자의 검에 넣지 않았다.

때문에 힘을 주자 쑤욱 하고 성자의 검이 뽑혀 나왔다.

[성자의 검을 뽑으셨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입니다.]

[생명의 씨앗 49개를 획득합니다.]

‘오……?’

현수는 추가로 얻게 된 씨앗에 기분 좋게 웃었다.

[보유하고 있는 생명의 씨앗 개수가 많습니다.]

‘음?’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굳이 보유하고 있는 생명의 씨앗 개수가 많다고 말하는 것이 의아했다.

“저는 영주님께서 성자의 검을 뽑으시면 성자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 드리기로 했죠.”

현수가 기다리고 있던 순간이다.

그가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카른은 콕 집어 말했다.

“성자께선 아주 특별한 힘을 가지신 인물이었습니다. 유일무이한 그 힘은 아직 저 역시 믿기지 않습니다.”

현수는 귀 기울였다.

“그분께서 발하시는 힘은 그때그때 달랐습니다.”

“그때그때 달랐다고?”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예, 때론 전설 속에 등장한 아레스교에서 가장 뛰어났던 교황의 힘을 빌리기도 했고, 또 드래곤과 싸울 때는 먼 옛날 드래곤 슬레이어라 불렸던 칸자르의 힘을 빌려 싸웠습니다.”

빌려서 싸웠다.

그 부분이 현수를 의아하게 했다.

그리고 카른이 계속하는 말들.

“즉, 그는 과거의 이야기 속 강자들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

현수는 그 말을 듣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야기를 남긴 강자들의 힘을 빌린다?

이것은 현수에게 매우 익숙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카른, 잠깐만. 혹시 말이야.”

“예, 영주님.”

현수의 목소리가 고조되었다.

“설화석(說話石)에 대해 알고 있어?”

“……?”

설화석이란 말을 들은 카른은 기겁할 정도로 놀랐다.

“알다마다요. 설화석은 800년 전 뛰어난 광물에 성자께서 자신의 힘을 불어 넣어 만든 광물입니다.”

즉, 아르테가 자신에게 준 이 설화석이 성자가 남긴 거였다.

그리고 현수가 생각하는 설화석이 뛰어난 부분이 있었다.

그가 일전에 스크린샷으로 찍어 놓은 설화석의 정보를 열람했다.

(설화석)

등급: 전설

제한: 레벨 400 이상 대장장이

난이도: 최상급

특수능력

·이야기를 얼마나 완벽히 재현했는가에 따라 아티팩트의 효과가 최소 50%에서 최대 350%까지 상승한다.

·검을 제작할 시 이야기가 없다면 그저 50%의 절삭력을, 괜찮은 이야기라면 50~100%의 절삭력을,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이야기를 이끌었다면 100~250%의 절삭력을 낼지도 모른다.

설명: 이야기를 품을 수 있는 특별한 광물 설화석이다.

설화석은 말 그대로 이야기에 따라 힘을 내린다.

현수의 쌍룡검은 결국 전설 등급 광물인 설화석에서 빚어졌다.

재밌는 사실은 이제껏 현수는 여러 개의 전설 등급 광물로 아티팩트를 제작해 봤다는 거다.

그중 어떤 것도 초월 등급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설화석에선 두 자루 초월이 빚어졌다.

현수는 그 이유가 이야기에 있다고 확신했다.

설화석에 적힌 내용이 그 방증이다.

물론 현수의 뛰어난 쌍룡검에 대한 지식도 기반되었음은 사실이다.

‘이야기를 얼마나 완벽히 재현했는가에 따라 아티팩트의 효과가 최소 50%에서 최대 350%까지 상승한다.’

350%까지.

상상이나 되는가?

아티팩트의 효과가 350%까지 상승할 수 있다.

물론 이야기를 얼마나 완벽히 재현했는가란 말은 추상적이다.

단 하나 확신할 수 있는 건 한국 설화 중 가장 위대한 이순신과 그가 사용했던 무구 쌍룡검.

거기에 더해진 완벽한 제작법에 시스템은 그 효과를 극적으로 끌어올렸을 거란 거다.

‘어쩌면 설화석은 뛰어난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받쳐 주고 재현할 수 있는 실력만 있다면 초월 등급의 가치를 가지는 광물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현수는 일전에 이미 아르테에게 이것을 어디서 얻었는지 물은 적 있다.

그리고 현자 아르테는 이것이 어딨는지까지는 모른다고 했다.

때문에 설화석에 대한 정보가 여기서 끝난 줄 알았던 바.

현수가 가장 중요한 것을 물었다.

“난 일전에 설화석을 얻은 적이 있다. 이 설화석은…….”

“제가 알고 있는 위치와 같군요. 한데, 도대체 어떻게 그곳에…….”

카른이 알고 있는 그곳은 지금의 영주님께서도 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실제로 그곳에 설화석을 얻으러 간 자들은 절대방패 페야, 대마법사 루원이었던 바.

“혹시 다른 곳에도 설화석이 있나?”

“그건 모릅니다.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현수는 탄식을 흘렸다.

그러던 중 카른이 현수의 쌍룡검을 보며 말했다.

“한데, 영주님, 그렇게 설화석이 필요하신 겁니까?”

필요하고 말고다.

“내 아티팩트 제작의 절반은 이야기에서 비롯되거든. 물론 설화석이 없어도 이것들이 가지는 힘은 뛰어나다. 하지만 설화석의 힘이 깃든다면 더 뛰어나질 수도 있다는 거니까.”

강자가 더 강해지는 건 쉽지 않다.

뛰어난 아티팩트가 더 뛰어나지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이것에 대한 돌파구가 눈앞에 있지만 그것이 무산되듯 사라져 버렸다.

현수로서는 아쉬웠다.

그런데 카른이 눈을 반짝였다.

“그렇다면 영주님, 간단한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간단한 방법이라니?

현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말의 앞뒤가 맞지 않았다.

“성자께선 그저 뛰어난 광물에 힘을 불어 넣어 설화석을 만드셨습니다.”

카른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 말은 성자께선 광물을 설화석으로 만드는 힘을 가졌다는 것 아닙니까?”

“……!?”

그 말뜻을 현수는 알 수 있었다.

“영주님께서, 성자가 된다면 그 힘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들은 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광물 창조……!”

“맞습니다. 물론 성자께선 힘을 불어 넣으신 것에 불과하나 어쨌든 광물 창조의 개념이 되겠지요.”

현수는 감탄했다.

“카른, 네가 나의 영지민이라 기쁘기 그지없다.”

힌트를 찾은 현수는 카른을 껴안아 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물론 여전히 일전의 생각과 같다.

앞으로 듀얼 클래스는 더 많이 개방될 터였다.

그런데 성자로 만족할 수 있는가?

사실 여전히 만족 못 한다.

하나 광물 창조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카른, 성자의 직업군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아는가?”

성자의 검을 뽑기 전이었다면 카른은 말해 주지 않았을 거다.

아마 다른 방식으로 퀘스트를 주었을 거고 그것을 해내면 말해 주었을 터.

하지만 자신의 영주님은 이미 모두 해낸 바.

“이 역시 간단합니다.”

카른이 먼 옛날 드래곤의 브레스에 맞고 모든 것이 무너진 아틀라스를 떠올리며 말했다.

“생명의 씨앗을 최대한 많이 모으신다면 성자께서 당신을 적임자로 생각하시지 않겠습니까?”

띠링!

[직업 퀘스트: 생명의 씨앗]

등급: ???

제한: 아틀라스의 영주

보상: 듀얼 클래스 성자

실패 시 페널티: 성자로 전직할 수 없음.

설명: 당신은 아틀라스의 영주이다. 곳곳에서 퀘스트, 몬스터 사냥, 그 외의 모든 것을 통해 생명의 씨앗을 얻을 수 있다. 최대한 많은 개수의 생명의 씨앗을 모아라.

“얼마나 모아야 하지?”

“그건 저 역시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은 동감한다.

씨앗에 따라 고대의 영지 아틀라스에 잠든 자들을 깨울 수 있으니까.

단지 예상외인 부분이 있었다.

‘전직 방법을 알려 주는 NPC가 그 개수를 모른다니, 이건 의외인데?’

아레스는 굉장히 확실한 게임이었다.

현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영지를 중국에서 기획했다고 했지?’

왕 팀장을 만나 알게 된 내용이다.

‘스토리 기획이 엉망이구만.’

그러나 현수의 생각과 달랐다.

중국 지부의 기획은 완벽했었다.

단지 현수에 의해 무너지고 있을 뿐이었다.

***

중국 지부장 타오가 다급히 화상채팅을 켰다.

아틀라스의 모든 것.

하물며 성자까지 모두 중국 지부에서 기획했다.

곧 화면 너머 이세진 대표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간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타오 지부장님.

이세진 대표는 침착한 목소리였다.

그 침착한 목소리 사이로 예리한 칼날이 지부장 타오를 후비는 것 같았다.

전적으로 이 모든 건 타오가 책임진다는 것에서 오는 침착함이었다.

그러나 더 급한 게 있었다.

“유저 현수의 생명의 씨앗이 500개를 넘어섰습니다.”

그래, 이제 막 생명의 씨앗 모으기 퀘스트가 발발했는데, 500개가 넘었다.

아틀라스 영지의 많은 이들이 깨어날 것을 우려해서인가?

아니다.

“절대군주들의 조건 중 하나에 유저 현수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절대군주들은 제2의 아레스에서 기획된 내용으로 총 세 명만 오를 수 있다.

제2의 아레스가 왕의 길인 만큼 ㈜푸름은 2년 후 누군가 왕이 될 것인지 판단했다.

또 2년 6개월 후 몇몇의 왕이 생길 것이며 4년이 되었을 땐 꽤 많은 유저 왕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러한 자들 중 특별한 세 명의 왕이 존재할 예정이었으며 이 또한 클래스에 속한다.

-절대군주라…… 성자의 최상위 호환 클래스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세진의 말처럼이다.

애초에 클래스 성자는 영주가 거머쥐는 클래스다.

또 성자가 되었다 한들 오직 세 명만 오를 수 있는 왕의 길에 오르긴 어려웠다.

-만약 그 클래스에 도달한다 해도 왕이 되었을 때 그것을 얻겠죠.

그것 역시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부장 타오는 눈앞이 까마득해지는 것 같았다.

성자의 최상위 호환.

하지만 이세진은 타오의 심정을 일부 이해하고 말했다.

-또 본래 씨앗 얻기로 얻을 수 없는 것이니, 그것에 도달하려면 천문학적인 씨앗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그것이었다.

타오는 그나마 이세진의 말에 자신이 어쩌면 괜한 걱정을 했는가 생각했다.

그런데 이세진이 말했다.

-그렇다고 방심하지는 마십시오.

그리고 이세진은 화면 너머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애초에 세 명의 왕은 존재하나 누구도 얻지 못할지도 모르는 클래스였는데 말입니다.

사실이었다.

그 조건들이 너무 까다로워서였다.

그리고 그러한 이들의 이름을 이세진이 말했다.

첫 번째 왕.

-패왕(?王). 지지 않는 최강의 왕.

두 번째 왕.

-폭군(暴君). 살육에 미쳐 전 대륙을 두렵게 할 왕.

그리고 마지막.

-성군(聖君). 한 대륙을 이끄는 왕.

그것이 유저 현수가 도달할지도 모르는 성군이란 이름이다.


           


Genius Blacksmith’s Game

Genius Blacksmith’s Game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Score 3.7
Status: Ongoing Native Language: Korean

The last blacksmith and master artisan left in the world. His hands are crippled in a forge fire, rendering him unable to craft any longer. But then, a virtual reality game, Ares, comes knocking on Hyun-soo’s door.

[Unrepairable Artifact.] [Cannot be crafted due to level restrictions.]

“Huh? I consider myself a manual blacksmith, though.”

For him, no system restrictions apply. The tumultuous game of the genius blacksmith beg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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