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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23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223화

결국 다른 이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고해성사실로 발걸음을 옮긴 나와 메디치는 이미 다 삭아 버린 나무 벽 하나만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녀석으로서는 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기껏 나를 압박해 보겠다고 준비한 패가 ‘바티칸’이라는 나의 술책 덕에 전혀 쓸모없게 되었으니까.

“에트나 화산을 공략하기 전에 처음으로 만나는 건데, 시작부터 잔머리를 너무 굴리시네요. 돈 메디치.”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이군. 저 아이들은 그저 나를 지키기 위해 온 아이들에 불과하네.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시게나, 그러는 자네도 이런 비밀스러운 일에 바티칸을 끌어들이지 않았는가. 이거에 대한 설명은 꼭 들어야겠는데.”

아, 화살을 내 쪽으로 돌리시겠다. 이건가?

뭐, 예측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아마 내가 상대라도 이것으로 걸고넘어지려 했을 테니까.

하지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어렵사리 모셔온 건데.”

“……뭐?”

애초에 내가 의도한 거라는 설명과 그 이유만 충분하다면 될 일이었다.

“에트나 화산에 대해 조사를 오래 하셨으니, 저보다 잘 아는 거 아니셨습니까? 그곳에 있는 것은 평범한 몬스터 같은 것이 아닌 위신(僞神)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내 말을 들은 녀석의 동공이 떨리는 모습이 틈 너머로 살짝 보인다.

그 와중에 정보를 주지 않으려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건 좋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에트나 화산’이라 함은 게임에서도 몇 번이나 공략해 본 던전.

그렇기에 나는 이 조합으로는 절대 공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왜 저들이 그동안 공략하지 못했는지도.

“그 위신과 바티칸이 무슨 관계 있다는 거지?”

“기본적으로 가톨릭계 각성자들에겐 ‘우상숭배(偶像崇拜)’라는 기본적인 능력이 있다는 건 아시지 않습니까?”

‘우상숭배(偶像崇拜)’.

가톨릭계 각성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초 능력으로 자신의 종교가 아닌 타 종교의 신과 그 추종자들을 상대로 추가적인 효과와 대미지 증가 옵션을 얻게 해 주는 능력이었다.

종교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너무나 어울리는 특성.

그리고 이 능력은 개인 간의 편차가 큰 능력이기도 했는데, 그런 이들 중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내는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자리가 바로 ‘이단심문관’.

과거, 미카엘라가 거쳤던 직위 중 하나였다.

말인즉.

“바티칸에서 보내 준 제 호위는 과거 ‘이단심문관’이었던 자입니다. 심지어 지금은 기사단장. 그의 참전만으로도 얼마나 큰 전력이 상승할지 상상이 되십니까?”

나는 꽤 조리 있게 설명했다 생각했음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표정을 찡그리는 그.

“흐음…….”

“하지만 우리의 작전이 바티칸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그들이 가만히 있으리라 판단하는가?”

“꼭 움직이라는 법은 없죠.”

“……뭐?”

이러니까 이탈리아 본토 마피아가 바티칸만 나타나면 헐레벌떡 도망간다는 소문이 돌지.

정작 바티칸은 터치할 생각도 하지 않는데 지레 겁먹고 말이야.

“에트나 화산은 국제법상 ‘던전’으로 분류됩니다. 단지, 단테의 지옥처럼 난이도가 너무 높거나 공략이 어렵다 판단되었기에 방치되고 있었을 뿐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이 점을 이용한다.

“돈 메디치. 돈 메디치가 운영하시는 길드가 몇 개 있으시지요? 그중 몇 개만 움직여 레이드 팀을 만들고 공식적으로 에트나 화산에 도전하십시오. 그러면 제아무리 바티칸이라 하더라도 개입할 수 없을 테니까요.”

아무리 바티칸이라 하더라도 길드들의 권리마저 침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야말로 완벽한 계획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전 세계가 에트나 화산 공략에 참여한 것을 알게 될 텐데.”

“우리가 무슨 죄짓습니까? 토벌권도 있겠다, 세금도 내겠다, 당당하게 얼굴 내밀고 참여하시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아니면 설마, 기회를 틈타서 한몫하려는 녀석들이 두려우신 겁니까?”

녀석의 표정을 보아하니 대충 알 것 같았다.

이 녀석. 처음부터 보상을 나누기는커녕 메디치 가문에서 통째로 삼키려고 한 거겠지.

그렇기에 나는 더욱더 이번 일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만 했다. 그래야 나의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될 테니까.

“그러면 자네는 어떻게 참여할 생각인가. 칼리오네 가문의 후계자가 수면 위로 떠 오르면 자네도 꽤 곤란할 텐데.”

“그거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위장 신분은 두어 개 정도 가지고 있었으니까.

“이제 돈 메디치의 선택만이 남았군요.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선택지는 당신께 있습니다.

* * *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주의하고 또 주의하며 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스터. 뭐 하고 계십니까?”

고해성사실을 나오자 강단에 서서 열심히 연설을 내뱉고 있는 미카엘라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미카엘라의 아래에서 양손을 모으고 연신 ‘아멘’을 외치고 있는 돈 메디치의 부하들.

“아. 칼리오네 주니어. 이야기는 잘 끝나셨습니까?”

“예. 뭐, 일단은요. 그런데 이건…….”

“아, 마침 이곳에 계신 분들이 신도분들인 것 같아 짧은 강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서 있는 곳이 다르다 하더라도 결국 주님께서 보시기엔 우리 모두가 같은 곳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실 테니 말입니다.”

얼마나 열심히 강연해 댄 것인지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이야기하는 녀석.

어째서인지 항상 무표정했던 그 눈동자는 여느 때보다도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아. 예. 슬슬 가시죠. 저희끼리 따로 이야기해야 할 것도 있어서 말입니다.”

“예!”

가톨릭계 영웅들이 미사를 드리고 나면 능력치가 상승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버프가 되는구나.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된 날이었다.

그렇게 메디치 패밀리와의 회담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나는 안에서 있었던 일들을 적당히 필터링하며 미카엘라에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지금. 에트나 화산을 공략하실 예정이라는 뜻입니까?”

“예.”

“그 마피아분들. 메디치 패밀리 사람들과?”

“예.”

“어째서죠?”

“힘없는 노인과 미래의 희망이 될 아이를 위해?”

참고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나 정도면 미래의 희망 아니야?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스케일이 엄청나게 거대해진 느낌이군요…….”

그렇게 말하며 바들바들 안주머니를 향해 손을 뻗는 그녀.

“……성가 작사하시게요?”

“네? 아, 예.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서.”

이 사람. 연기 진짜 더럽게 못 하네.

“그런데 위험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예?”

“에트나 화산이라 함은 저희 바티칸의 정예들조차 공략에 실패한 던전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아닌 마피아분들과 공략이라니. 솔직히 가능하리라 보지는 않습니다.”

그녀의 판단은 정확했다.

에트나 화산은 그 ‘바티칸’의 정예들조차도 여러 번 실패한 난공불락의 던전.

심지어 그런 장소를 다른 영웅들도 아닌 마피아들과 간다고 하니 걱정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거 아십니까. 시스터?”

“……?”

“제가 파프니르를 잡고자 했을 때도 제주 교구의 교주인 아우구스투스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을.”

“아.”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파티지 않은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잠시 눈은 반짝이다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그녀.

“하지만 그때와는 다릅니다. 저 역시 보고서를 받아 알고 있지만, 그곳에는 파프니르를 상대하기 특화된 성물이 있지 않았습니까.”

역시 내가 다른 사건과 엮이는 것을 극도로 반대하는 입장인 것은 여전한 모양이었다. 대충 이쪽의 역할도 잘 알겠군.

이렇게 나온다면 나 역시 2단계 작전을 사용할 수밖에.

“실망입니다. 시스터.”

“……예?”

갑작스러운 내 발언에 무슨 소리냐는 듯 나를 쳐다보는 그녀.

“제가 바티칸에 보고하지 말라고 했습니까? 아니면 신성모독을 하자고 했습니까.”

움찔!

순간 엄청난 ‘비밀을 들킨 사람’처럼 몸을 떠는 그녀.

이런 캐릭터들을 공략하는 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어차피 나를 지켜야 하니 무조건 간다고 떼를 쓰거나.

“지금껏 에트나 화산의 폭주로 피해당한 수많은 어린 양들을 모른척하시겠다는 겁니까?”

──상대의 가치관을 건드리거나.

“바티칸이 공략을 포기한 탓에 지금도 그 화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화약고라 불리는 장소 ‘에트나 화산’.

그 존재만으로 시칠리아의 인구를 줄여 버린 재앙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 가고자 의견을 어필한다.

“다른 이들을 위해. 우리의 이웃을 위해. 모두가 안 된다고 어렵다고 말하는 일을 행해야 비로소 주님께서 말씀하신 고난의 길을 걸어가는 순례자의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희생으로 포장하여.

“고난의 길. 순례자…….”

“그렇습니다. 과연 편한 길만 추구하는 이들을 두고 순례자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시스터라면 지금껏 계속 보며 자라 오셨을 것 아닙니까. 남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고, 소모하며 돕는 이들을.”

지금 내가 행하려던 일을 그녀의 비전으로 만든다.

이에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감아 버리는 그녀.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 저에게 위안이 되나이다.”

“예, 마치 제가 파프니르를 잡으러 갔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이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미카엘라의 반응을 살피길 잠시.

“역시 칼리오네 주니어께서는 저 같은 범인(凡人)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시는군요.”

천천히 고개를 든 그녀가 내게 다가오더니 와락 두 손을 붙잡으며 고개를 들었다.

“제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한 몸, 신께 바치자는 각오를 했던 과거의 제 각오를 말입니다.”

아아…….

“칼리오네 주니어. 부디 이 거룩한 성전에 제가 참여할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이거.

아무래도 완전히 불이 붙은 모양이었다.

* * *

[☞제 목 : 오늘의 보고서☜]

[※내 용※: 프란체스코 형제의 요청에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

오늘 주니어는 시칠리아의 거대 마피아 세력. 메디치 패밀리와 접선.

사이좋게 소개하고 고해성사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아하니 사이가 꽤 좋아 보이는 것으로 예측.

그 과정에서 메디치 패밀리 소속 신도 8명에 대한 소소한 강연을 진행.

이에 바티칸 마켓에서 사용 가능한 8달란트 적립을 요구.

[8명의 남자가 기도하는 사진.jpg]

이후 주니어는 메디치 패밀리와 함께 지금껏 바티칸 제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에트나 화산’을 공략하기로 함.

공략 목적은 이탈리아반도 시민들의 구원과 구 이탈리아의 영토를 복원한다는 숭고한 의지로 보임.

이에 유진 한 칼리오네의 행동에 대하여 바티칸의 훈장 수여를 위한 심의를 요구하고자 함.

‘에트나 화산’ 공략 날짜는 오늘로부터 삼 일 뒤.

부디, 우리를 위한 기도를 바람.

이상. 보고 끝.

[P.S 오늘 역시 보고서를 작성을 걸릴 뻔하였지만, 기가 막힌 방식으로 파훼.

대신에 새로운 성가의 작곡을 하게 되었음. 작품 평가를 답신으로 보내 주길 바람.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 자신함 :)]

[첨부파일 : 폐허 위의 성당 가사.txt]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ome a Mafia in the Academy

I Became a Mafia in the Academy IBMITA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spent my life playing a game.
I hit the wall, stuck in second place for the rest of my life.

[Can you live as yourself, using your own nickname?] DarkLord of Underworld: Even if a man can’t eat, he can survive!

Out of the blue, I received a message and was possessed by the game.
As the worthless son of an Underworld Boss!

“Yes, bloodline is also a power, as long as you can use it. My ability is ‘Famiglia’.”

The game addict never disappears. Overwhelming violence, endless wealth, connections in the other world. I, I’ll use anything to stay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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