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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24

< 구대성(3) >

성배기사 게오브릭.

악마들과 짐승신들의 수작으로 영혼을 사로잡힌 그는 오랫동안 게이트에서 죽음과 역사를 반복했다.

그러나 그토록 오랜 세월, 그는 끝내 타락하지 않았고 굴복하지 않았으며 최후에는 레온과 만신전을 위해 자신의 성물을 남겼다.

[게오브릭의 한손 망치]

그가 남긴 이 에픽급 아이템은 만신전에 보관되며 누구에게나 공개되었다.

[사자심왕께 충성하며 데메라의 인정을 받은 자! 이 망치를 통해 나 게오브릭의 권능을 계승하리라!!]

게오브릭과 병사들의 고결한 영혼들이 일으킨 기적. 그 성스러운 공양을 생명과 풍요의 여신 데메라가 받아들여 그의 힘을 계승할 성물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자격을 묻는 망치에 숱한 도전자들이 있었으되 망치의 인정을 받는 이는 없었으니.

악마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금에서도 그 자격을 가진 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용(勇)이란 발휘되는 걸세.]

[짐은 그대에게 최대의 성과를 기대하겠다.]

범속하고 범용하며 우둔한 기사 한 명이 기어코 모든 무모를 강행하고 모든 불리를 극복하여 망치를 쥐었으니.

‘잘했단다, 내 아이야.’

그가 망치를 들었다.

용(勇)을 발휘한 기사는 기적과 행운, 불굴의 의지로 여신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생명의 근원. 풍요로움을 베푸는 여신의 육신에서 빛이 솟아올랐다.

그 빛은 구대성을 감쌌고 하늘을 관통해 세계에 그 탄생을 알린다.

[구대성, 나의 아이야.]

그 푸르른 빛 속에서 여신의 옥음이 구대성에게도 들렸다.

“데, 데메라 여신님?!”

한눈에 알아봤다. 구대성은 자신을 자애로운 미소로 응시하는 데메라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

[혼탁함 속에 스스로 일어선 대견한 내 아이야. 너의 불굴의 의지가 망치를 들게 했구나.]

구대성은 제 손에 쥐어진 망치를 보며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

그토록 무거웠던 망치가··· 온 세상의 천재들조차 들어올리지 못한 망치가 제 손에 들려 있다는 것이 너무나 믿기지 않았다.

“어, 어떻게······.”

나는 부족한 사람인데. 이토록 약하고 재능이 없는 범인인데. 영웅이라기엔 너무나 평범한 존재인데······.

스스로도 의심하는 자격을, 데메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가, 영웅이란 넘어지지 않는 자가 아니란다.]

그녀는 왕국을 지탱해온 성배기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굴을 안다.

그들은 천재였고, 초인이었으며, 위대한 영혼을 지닌 자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재능을 가진 천재들은 어느 시대, 어느 세대에나 존재했다.

그들은 ‘넘어지지 않는 자’는 아니었다.

최강의 성배 수호자 레온 드라고니아 라이온하트조차도.

[영웅이란, 일어서는 자. 몇 번이고 넘어져도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서는 자. 신들을 감동시키고 삶을 관철할 수 있는 강인한 영혼을 지닌 자들이란다.]

여신의 눈빛에 한층 더 대견함이 깃든다. 그녀의 가녀린 손은 어느새 구대성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불굴의 의지를 가진 아이야. 네겐 게오브릭의 힘과 망치를 계승할 자격이 충분하단다.]

여신이 그리 말한 순간, 구대성에게 변화가 생겼다.

잘려나갔던 팔과 귀가 다시금 자라나고, 갑옷은 녹빛으로 변모해갔다.

또한 대지에서 자라난 뿌리가 구대성의 팔에 얽히더니 둥그런 떡갈나무 방패가 된 것이다.

[생명과 풍요의 성배기사 구대성. 나 데메라의 의지를 대리하는 성자여.]

그 말에 구대성은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여신의 축복과 은혜에 더없는 감사함을 느끼며 그녀의 서임을 받아들였다.

[너는 가서 네 동료들과 사자심왕을 돕거라. 생명을 관장하는 나의 육신이 어디에서든 너를 도울 것이다.]

“명 받잡겠습니다, 데메라시여!!”

다음 순간, 하늘을 관통하던 빛이 사라지고 그 빛에서 한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레아와 게오브릭. 두 위대한 기사들의 고결함과 의지가 시공을 초월해 탄생시킨 이 시대의 새로운 성배기사.

구대성.

시대의 거인이 앞으로 나아간다.

* * * *

그의 모습은 전장의 모든 이들이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강렬한 녹색 성력을 뿜어내는 게오브릭의 한손 망치.

데메라 여신의 축복을 받은 생명의 별철갑주와 그녀가 선물한 대지의 방패.

하나하나가 전장의 국면을 바꾸는 에픽급 아이템들을 두른 구대성은 전장의 공기를 바꿔버렸다.

그리고 그건 결코 기분 탓이 아니다.

[시스템 메시지 : 생명과 풍요의 성배기사 구대성의 가호가 군단 전체에 적용됩니다.]

-【살아있는 성자의 가호】, 【생명과 풍요의 축복】, 【대지의 가호】, 【만독불침】────

굵직한 트레잇들이 전장 전체의 아군에게 적용된다. 그리고 그것은 혼돈의 저주로 인해 전투력의 반절 이상을 잃어버린 모든 헌터들을 북돋웠다.

“수, 숨쉬기가 편해졌어.”

“내, 내가 지금까지 뭘?”

정신을 차린 헌터들과 쇠약해져 가던 몸 상태가 돌아오자 기뻐하는 헌터들.

생명과 풍요의 성배기사가 주는 가호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어, 어어?”

“독이··· 해독됐어?”

독침에 당해 어지럽던 천소연은 자신의 시야가 맑아졌음을 실감했고,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던 한하리는 얼떨떨해하며 불꽃을 일으켰다.

그들뿐만이 아니다.

한수호와 김재혁 그리고 전장에서 자잘한 부상을 입었던 모든 이들··· 심지어 팔다리마저 잃어버린 중상자들조차도.

“상처가 재생됐어······.”

“이, 이게 무슨······.”

압도적인 기적의 결과에 얼떨떨해한다. 군단을 가호하며 기적을 일으키던 성배에 필적하는 효과.

성배기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내려지는 가호가 전장의 공기를 바꾼다.

“······.”

구대성은 벙벙한 얼굴로 자신이 일으킨 기적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기적을 일으킬 힘을 계승시켜준 망치를 내려다봤다.

신앙의 핵, 완벽한 활력, 여신의 축복, 성자화··· 그 외에도 수많은 힘들이 마치 처음부터 제 것인 것처럼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본능적으로 망치를 들었다.

누군가에게 휘두를 수 있는 거리도 아니다.

그저 높게 들었을 뿐인 망치. 그리고 거기에 몰려드는 무형의 기운.

그 의미를 아는 자.

이곳에선 소수.

“오, 온다!”

불새길드의 이용완과 하유리. 황금사자 길드의 황금철과 황연하. 또한 그 길드원들. 그들은 언젠가 보았던 그 참극이 되풀이될 것을 직감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변의 공기마저 포악스럽게 집어삼키는 망치. 악마들을 물론 아군마저 새파랗게 질려버릴 정도로 광오한 힘의 집속.

그 힘이 내리친 순간──

꽝.

──세상에 소리가 사라졌다.

지상을 내리치는 시대의 거인.

분쇄된 지상이 으깨지고 요동치며 거대한 지진을 일으킨다.

헌터들이 서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로 파괴적인 현상. 그리고 그건 악의를 가진 괴물들에게 끔찍한 대파괴.

────■■■■■■■!!

충격파가 터져나가며 시내가 무너져내린다. 우후죽순으로 난 건물들은 모조리 철거되었고 아스팔트가 깔린 땅은 온데간데없이 거대한 크레이터를 형성했다.

지상의 초토화.

망치질 한 번에 지형이 바뀐다.

“엑? 엑?”

그 크레이터의 중심. 김도한 대장을 비롯해 숱한 맨앳암즈들, 기사들, 헌터들이 벙벙한 얼굴로 꺼져버린 땅에 엉덩이를 찧는다.

그런 대파괴가 일어나고서도 구대성이 인식한 아군은 누구 하나 다친 이가 없다. 성자가 바라는 한 그는 자신이 상처입힐 피아를 의지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변에 수두룩하던 악마와 몬스터들은 남김없이 휩쓸렸다.

그야말로 일격압도.

아군과 적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압도되어 그를 우러러본다.

정작 이 무지막지한 괴력을 터뜨린 구대성은······.

“와, 와아······.”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듯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놈···!]

노호성과 함께 파고든 것은 날카로운 여섯 칼날을 휘두르는 쾌락의 대악마였다.

그는 공기를 가르는 저주의 칼날을 매섭게 휘두르며 구대성을 몰아붙였지만, 구대성은 자신이 쥔 방패로 모두 막아냈다.

“크읍···!”

계승 받은 힘이 익숙지 않은 구대성은 대악마의 맹공에 밀려 나갔다. 여신께서 선물하신 대지의 방패가 아니었다면 진작 잘려 나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젠장, 좀 쉬엄쉬엄해라!’

구대성이 무심코 생각한 그것은 기적으로 발현되었다.

[아닛···!]

쾌락의 대악마가 눈을 부릅떴다. 자신의 맹공을 견고이 막아내던 대지의 방패가 갑자기 뿌리를 쏟아내더니 제 몸을 옭아맨 것이다.

여섯 개의 팔과 온몸을 칭칭 감은 뿌리는 질기고 계속해서 자라나 대악마를 완벽히 사로잡았다.

“기, 기회!”

그리고 이 순간을 놓칠 정도로 구대성은 우둔하지 않다. 그가 대악마를 향해 뛰어들었고, 망치가 뒤로 크게 젖혀졌다.

[자, 잠깐···!]

-콰직!

정수리에 내리꽂히는 게오브릭의 망치. 대악마의 머리통이 어깨 밑으로 푹 꺼져버렸다.

[이, 이놈···! 감히──!?]

지혜의 대악마가 구대성을 향해 마법을 쏘려던 순간, 그의 등 뒤로 수십 개의 칼날이 박혔다.

[커흑?!]

강진성의 복제된 별철검들이 대악마를 파고든 것이다. 그리고······.

“한눈판 놈이 병신이지!”

천진수의 대검이 대악마의 목을 떨궜다. 별철검에 베여 죽었으니 그 강대한 영혼도 소멸을 피할 수 없다.

────────!!

두 대악마의 소멸. 그것은 전장에 크나큰 혼란을 가져왔고 전장의 한쪽 측면이 붕괴되었음을 의미했다.

* * * *

“대단해요, 구대성 기사님!”

“아저씨 완전 끝내 주는데! 아니, 이제 성배기사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구대성의 각성으로 전선이 붕괴되자 기사들과 헌터들이 구대성에게 몰려왔다.

그들은 혼탁한 전장에서 고고이 나타난 성자를 향해 경외와 존경을 담은 시선을 보냈고, 그것은 구대성에게 매우 어색한 것이었다.

“저, 저기······.”

“고맙네, 구씨!”

“덕분에 장애인 수당 받을 일은 없어졌어!”

구대성을 향해 감사를 표하는 맨앳암즈들. 그들뿐 아니라 그가 일으킨 기적을 목도한 북한군이나 몇몇 헌터들은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대단하세요, 구대성 아저씨!”

“아······.”

구대성은 자신을 향해 존경 어린 시선을 보내는 한하리를 보고 묘한 감정에 빠졌다.

세대를 대표하는 천재. 신들의 사랑마저 받는 신녀인 그녀는 구대성이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그녀뿐일까? 만신전의 기사들은 누구 할 것 없이 그보다 뛰어난 천재들이었고, 구대성은 그들이 기사로 서임되어 활약하는 동안에도 편력기사 나부랭이였다.

그런 그가 그토록 부러워하고 열등감을 느꼈던 천재들에게 이런 시선을 받다니.

언제나 꿈꾸었던 광경이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이토록 어색할 수가 없다.

“고, 고맙습니다.”

“고맙긴요. 저희가 고마워해야죠!”

“와~ 구대성 아저씨··· 아니아니, 구대성 성배기사님! 큰절 받으십셔!”

정말 큰절을 박는 김재혁에게 기겁하며 말리는 구대성. 그는 성배기사가 되었음에도 새가슴인 건 여전했다.

“마, 맞다! 이럴 때가 아닙니다! 데메라 여신께서 제게 말했습니다! 폐하를 도우라고!”

“아앗···!”

놀라운 기적을 목격한 탓에 무심코 잊고 있었던 사실.

그들이 이토록 급격히 무너져갔던 이유는 사자심왕과 성배기사들의 가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이변은 말할 것도 없이 성배기사들이 침투한 세계수 쪽. 류경 호텔이 있는 곳이다.

“서, 서두릅시다!”

구대성은 만신전 기사들과 함께 서둘러 본대와 합류했다.

전황은 빈말로라도 좋다고는 하지 못했는데, 구대성이 한쪽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렸다곤 해도 아직 류경호텔 쪽 전면과 좌측에서 끊임없이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구대성의 가호가 혼돈의 저주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면서 전선이 유지되고 있다는 건데, 그 정도는 전황을 극복하기엔 어림도 없다.

“젠장!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어!”

“대악마 출현! S급 헌터들이 대응해야 해!”

“정면에 또 엄청나게 몰려드는구만! 이쪽 전력 좀 보강해!”

많다.

수백 만의 적은 빈말이 아니다.

사자심왕이 특공으로 적의 수괴를 쓰러뜨리려 했던 이유가 이 무지막지한 숫자였다.

아무리 성배기사들이 완벽한 활력을 지닌 존재라 지치지 않는다 해도 다른 이들은 아니었으니까.

성자가 아닌 인간들은 체력에 한계가 있고, 전장에서 체력이 고갈된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했다.

“폐하를 지원해야 합니다. 이 전장을 타개하려면 성배기사들의 힘이 필요해요!”

“하지만 어떻게요? 지금은 버티는 게 고작인데······.”

아무리 성배기사 구대성이 합류했다지만, 그도 결국은 개인일 뿐이다. 성배기사가 여럿 모인다면 모를까 그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 난국을 타파할 수 없다.

만신의 대리인, 만능의 성배 수호자 레온이라면 모를까.

“······!”

번뜩인 생각이었다.

구대성은 제 주변에 몰려든 기사들을 보았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해내야만 하는 일이라면.

“지금부터 호명하는 모든 분들에게 합류를 요청해주십시오.”

잠시 후, 전장의 최선두.

끔찍하리만치 많은 악마들에게서 겨우 전선을 유지하고 있는 그곳에 구대성이 도달했다.

“······.”

그리고 그 옆으로, 뒤로 쭉 이어지는 네임드들의 향연.

전쟁과 불꽃, 바다와 파도의 신녀 한하리.

빛과 정의의 기사 한수호.

하늘과 천둥의 기사 김재혁.

어둠과 복수의 기사 천소연.

또 있다.

대한민국 헌터협회장 오강혁.

불새길드 이용완과 하유리.

황금사자 길드 황금철과 황연하.

신검길드의 천진수와 청성길드의 강진성.

한빛궁주 박용신과 신(新) 일본 헌터협회장 다케다 및 일본 S급 헌터들.

미합중국 매버릭 길드의 알렌 테일러와 미니트맨.

끼끼룩족 최정예 전사들인 백작급 파일럿들.

전원이 S급 전력이라 평가받는, 그에 준하는 실력자들.

특징이라면 모두가 만신전에서 레온에게 기사로 서임받고 신들의 축복을 받은 이들이라는 것.

즉, 성법 사용자들.

그 모든 이들을 아우르며 선두에 선 구대성이 말했다.

“선두는 제가 돌파하겠습니다. 한하리 양과 김재혁 군은 대화력 성법으로 틈을 만들어주시고 천소연 단장과 한수호 군은 한 걸음 뒤에서 진형을 서포트.”

말은 타지 않는다. 전체의 하나된 움직임과 보폭을 맞추기 위해.

대신 기마의 충돌력을 대화력으로 대체. 그 중심에는 자신과 하리가 선다.

“만능일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의 힘을 최대로 발휘하여 한순간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힘들 거예요.”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자신과 달리 다른 이들은 ‘신의 대리인’이 아니라 ‘신의 힘’을 사용하는 정도다.

성력이 저장된 그릇의 크기에 한계가 있고, 성력을 쏟아내는 수도꼭지의 크기도 작다. 하지만······.

“믿습니다. 여러분들은 천재들입니다. 신들께서도, 폐하께서도 인정하신 기사들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이 한순간──”

구대성이 망치를 든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전과 다른 무한한 생명력과 확고한 의지가 담겼다.

“우리는 사자심왕을 재현합니다.”

< 구대성(3) > 끝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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