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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26

사자심왕 재현(2) 삽화有

[젠장! 막아! 막으란 말이다!]

채찍을 든 대악마가 뒤에서 외친다.

-도망쳐! 도망쳐어어어어!!

선두의 악마들이 절규하며 외친다.

돌파.

그것은 최강 돌격자의 가호를 받는 기사단의 돌파력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일부러 말을 포기하고, 맨몸으로 서로의 보폭을 맞췄다.

그 돌격은 빠르지는 않았지만, 우직하고 착실하게 한 걸음을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저놈··· 저놈이 중심이 되어서···!]

그 선두에 녹색갑주를 입은 기사가 있다.

성배기사 구대성. 그가 최선두에 서서 망치질로 해일을 가른다.

끔찍하리만치 꽉꽉 찬 밀도 높은 악의의 파도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 날려버리는 꼴을 보자면 과연 성배기사.

저것이 성배기사.

악마들의 최대숙적.

[건방 떨지 마라, 진짜도 아닌 주제에!]

전선의 붕괴를 막기 위해 대악마가 직접 나선다. 대악마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화력의 마법을 사용해 구대성을 저격했다.

그 마법은 실로 AAA급. 대마도사 마술사 여왕의 그것과 견줄 만했다.

-콰아아아!

“제가 막을게요!”

보통 기세가 아닌 마법에 앞으로 나서는 수호. 그의 공간의 차원조차 박리하는 아말렉의 방패는 대악마의 마법이라 해도 막아내겠지.

“여파가 튀길 겁니다! 그걸 막아요!”

하지만 구대성은 수호를 만류하고 자신의 방패를 들었다.

대지의 방패.

데메라 여신이 선물한 이 방패는 대단한 힘을 가졌지만, 아말렉의 방패처럼 차원을 박리하는 개념무장이 아니다.

-콰콰콰콱!

맹렬한 마법의 파동이 대지의 방패와 충돌한다. 실시간으로 나무뿌리로 만들어진 방패가 타들어갔다. 하지만──

‘내 방패는 무한한 생명의 방패! 대지의 가호가 함께하는 한 절대 부서지지 않아!’

[······!]

대악마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대지의 방패를 단숨에 관통할 것처럼 퍼부어지던 자신의 마법이, 금방이라도 조잡한 뿌리들을 태워버릴 것 같은 화력이 밀린다.

[소각과 동시에 재생?!]

대지의 방패는 부서질 것처럼 타들어가도 금방 소각된 그 자리를 새로운 뿌리가 채워나갔다. 실로 끔찍한 재생력. 사용하고 있는 구대성조차 놀랄 정도다.

그뿐만이 아니다.

마법의 여파가 튀겨 범위에 휩쓸린 헌터들조차도 여기저기 찢어지고 발걸음을 멈출만한 피해를 입었어도 그 자리에서 즉시 재생한다.

선두에서 몬스터들을 향해 거대한 황금망치를 휘두르는 황금철이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그 양반 부대가 진짜 바퀴벌레처럼 끈질겼지!”

“바퀴벌레가 뭐야, 진짜.”

생명의 성배기사가 가호하는 군단은 자연스레 그 생명력을 공유한다.

‘심장’을 스스로 도려내도 어느 정도 전투를 이어 나갈 정도로 말이다.

“앞으로···!”

“”앞으로···!!””

아아······.

멈추지 않는다.

최강의 대마법도, 면의 폭발범위를 노린 폭격 마법도 절대수호의 방패와 바퀴벌레보다 질긴 생명력의 재생 앞에서 무의미하다.

[이 버러지들이···!]

참다못한 그란투스크가 직접 나섰다. 그는 저주의 마법이 걸린 도끼를 들고 선두의 구대성을 향해 내리쳤다.

“흡!”

그것을 막아내는 대지의 방패. 일격에 방패가 반쯤 쪼개질 정도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란투스크의 도끼를 옭아맸다.

“우리 짱쎈 성배기사가 있다고!”

도끼가 나무뿌리에 옭아진 틈을 타 울란의 성창을 든 김재혁이 날카로운 찌르기를 내지른다. 하지만 그란투스크의 한 팔이 그에게 향했다.

[건방지다!]

“엑?!”

손바닥에서 펼쳐지는 마법의 탄환이 재혁을 튕겨낸다.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도끼를 회수할 시간을 벌기엔 충분했다.

[이 가짜가···!]

그란투스크는 자신에게 망치를 휘두르려는 구대성을 노려봤다. 그렇기에 보지 못했다.

상대는 대화력의 마법을 구가하는 대마법사이자 역전의 노장. 그런 괴물조차 틈을 노릴 수 있는 이검(二劍)의 검사.

[······!?]

구대성의 거대한 존재감에 숨어 어둠 속에 녹아든 복수의 기사 천소연. 벤타시스의 축복을 받은 마검과 아리아나의 축복을 받은 성검이 교차한다.

성마이검(聖魔二劍).

“여기 쪽수가 몇 명인데.”

시니컬한 소녀의 목소리와 함께 교차한 이검이 대악마의 목을 향한다. 실로 예술적인 기습의 타이밍··· 하지만 그란투스크는 반응했다.

[이놈···!]

“······!?”

순간 도끼를 놓고 주먹을 휘두르는 그란투스크. 천소연은 멈추지 않고 검을 휘둘렀지만, 주먹질에 튕겨 나가 절단면을 놓친다.

-촤악!

피가 튀기는 그란투스크. 하지만 치명상은 아니다.

[너희들은 이곳을 넘지 못한다!]

대악마가 마력을 폭주시켰다. 지금 이곳에서 자신의 그릇인 육신을 폭파시켜 놈들과 동귀어진한다.

어차피 이 육신은 단순한 그릇. 별철검이나 성법에 당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다.

“하리 양!”

폭주하는 마력의 파동. 그 파동을 온몸으로 얻어맞으며 아군에게 갈 피해를 최소화하던 구대성이 한 소녀를 불렀다.

“타올라라!!”

불의 심장이 타오른다. 동시에 도시의 모든 물이 드높은 파고를 이루었다.

[말도 안──]

아직까지도 여력이 있다고? 저것은 스스로 성력을 생산하기라도 한단 말이냐?

대악마의 폭주하는 마력조차도 덮어버릴 만큼 거대한 불꽃의 파도. 그것이 그란투스크를 덮쳤고, 그것은······.

“돌파!!”

끝이 없어 보였던 악의 군세를 돌파하는 순간이었다.

* * * *

“저, 정말로 돌파했다.”

“오면서 대체 얼마나 잡은 거야······.”

“진짜 한 십만 잡은 거 아니에요?”

믿기지 않는 위업을 이룬 것이 실감나지 않는 기사들. 그것은 구대성도 마찬가지였다.

“저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의 안개로 뒤덮인 그곳으로 우뚝 올라선 류경호텔이 보인다. 그 호텔을 묘대로 삼아 성장한 세계수는 이제 곧 하늘의 구름을 뚫고 우주로 나아갈 것처럼 거대했다.

성배기사들과 불타는 검 기사단의 성력마저 빨아먹고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저 안개에 닿아선 안 된다. 저건 신성과 신도를 차단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데메라 여신의 조언이었다. 그녀는 좀 전부터 게오브릭의 망치에 깃들어 구대성에게 조언을 주고 있었다.

“그럼··· 역시 ‘세계수’를?”

[그래, 하지만 우회해서 방법을 찾아야겠구나.]

돌파까진 성공했지만, 세계수에 닿는 게 문제였다. 그 방법을 고민하던 그때였다.

“라, 라이하르 경!”

“타르한 경이다!”

여신이 닿지 말라 경고했던 암흑의 안개 속에서 그들이 악마들을 베어내며 뛰쳐나오고 있었다.

“”잔악!””

“”잔학!””

“”잔혹!””

그들은 더이상 숨결에서 불길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검을 휘두를 때마다 튀어오르는 육편과 핏빛들이 마치 불꽃처럼 솟아올랐다.

“”무자비한 죽음을···!!””

발탄 불타는 검 기사단 50인. 그들은 성력을 잃은 와중에서 우직하게 검과 의지만으로 괴물들의 파도를 뚫어버린 것이다.

“하, 하하··· 진짜 괴물 아저씨들이라니까.”

어이가 없어하며 합류하자 불타는 검 기사들이 구대성을 보곤 곧장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감축! 또 감축드리오! 새로운 데메라의 성배기사시여!”

그들은 구대성이 성배기사가 되었음을 단박에 알아보았다.

“이, 이러지 마십시오!”

구대성이 기겁하며 그들을 일으켜 세웠다. 평소에도 경외와 존경으로 바라보던 성배 기사단이었다.

아무리 성배기사가 된 자신이라지만, 라이온하트의 오리지널 기사인 그들이 갖추는 예는 부담스러웠다.

“상황이 급박하니 축하는 다음으로 미루지. 서둘러 폐하와 성배기사들을 지원해야 하오.”

“하지만 저 안개와 닿으면 신성과 차단됩니다. 경들은 지금 어떻습니까?”

안개를 헤쳐나온 그들은 다시금 불꽃을 일으켜보았지만, 여전히 그들 손에서 불꽃은 나오지 않았다.

“흠, 아무래도 한동안은 이 상태가 지속될 것 같군.”

“그렇다면··· 어떻게 세계수에 닿죠?”

“세계수에?”

라이하르가 구대성의 말에 반응했다.

“예, 데메라 여신께서 세계수가 이 난국을 해쳐나갈 열쇠라고 하셨습니다.”

“흠··· 세계수에 닿기만 하면 되는 건가?”

“그야 물론··· 안개에도 닿지 않아야겠지요.”

세계수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안개에 닿아선 안 된다. 난조건이었다. 불카누스라면 모를까 안개에 닿지 않고 어찌 저곳에 닿는단 말인가?

-끼끼룩!

그때였다. 큼직한 집게발을 들어 올리며 나선 것은 끼끼룩족 전사였다. 본래라면 야피의 번역장치로 통역되었겠지만, 라크샤르의 포효와 함께 모든 전자기기가 망가졌다.

그 탓에 크라샤트리아 특유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그들은 현명한 고대종족. 구대성과 기사들의 이야기 그리고 손짓과 눈짓을 통해 그 목적을 알아차렸다.

-끼루욱! 끼기룩? 끼룩끼룩!

그 자신도 살짝 귀여울 정도로 필사적인 제스처와 함께 ‘어떤 물건’을 끌고 온다.

“아.”

“오.”

“되, 되나?”

그들이 끌고 온 물건은 척 보기에도 의도가 명확했다.

* * * *

크라샤트리아 족은 해양생물로서 자연스럽게 대부분이 바다와 파도의 신 포마를 섬기게 되었다.

그들은 바다에서 더할나위 없는 축복을 받은 존재였고, 인간이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바다에서 해낼 수 있었지만, 그들이 꼭 포마 신만 섬기는 건 아니다.

그들을 관리, 지휘하는 건 철과 대장장이의 성배기사 야크트 스피너.

21세기 지구와 만신전의 교리에 적응시키기 위해 야피는 자신이 전담해 크라샤트리아 족 전체를 계몽시켰다.

자잘한 경제활동에서부터 안락한 보금자리 확보 그 외에도 그들만이 익힐 수 있는 야금기술 즉 철과 대장장이 신 헤토를 신앙하는 대장장이들을 양성한 것이다.

그런 그들과 함께 제작한 것이 도미네이터급을 비롯한 숱한 결전병기들이다.

핵심 기술은 야피가 모두 가지고 있고 그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구조였지만, 그래도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불카누스 경이 날아다니는 걸 볼때··· 솔직히 좀···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식해 보인다고 말하셔도 괜찮아요.”

하리의 말에 구대성은 말없이 동의했다. 하지만──

“근데 이게 더 무식한 것 같아요.”

“······.”

하리는 말없이 구대성을 꾹꾹 ‘포구’에 밀어 넣었다. 갑옷이 낑겨서 잘 안 들어간다.

“구대성 아저씨, 화이팅!”

“······.”

재혁과 수호의 응원에 구대성은 말없이 자신이 들어가는 포구를 보았다.

끼끼룩족이 노획한, 악마들의 마포. 거기에 사람을 집어넣어 쏜다는 발상은 자신이 생명의 성배기사라서 가능한 걸까?

‘그냥 이 이계인들은 죄 상식이 어딘가······.’

이런 계획을 입안한 끼끼룩족이나 좋다고 또 받아들인 불타는 검 기사단이나.

“좋아, 슬슬 출발하지! 준비되었소, 구대성 경!”

끼끼룩족이 즉석에 대장장이 성법으로 개조한 대포를 끌고 있는 건 바퀴나 수레가 아니라 ‘기사들’이었다.

발탄 불타는 검 기사단. 그들은 구대성을 포탄처럼 밀어 넣은 대포를 어깨에 짊어지고 준비를 마쳤다.

-끼룩! 끼끼루욱!

구대성의 목소리를 기다리지 않고 끼끼룩족 전사들이 무언가 외쳤다. 깃발까지 든 그들의 의도는 너무나 명확했다.

-끼!

-끼!

-룩!

-루욱!

-끼룩!

깃발이 내려지며 깃발이 내려간다. 그것이 신호였다.

“발탄 불타는 검 기사단! 돌겨어어어억!!”

“······!?”

갑작스레 밀려드는 바람. 그것이 자리를 박차고 달리기 시작한 여파임을 깨달은 구대성이 망치를 품에 안으며 이를 악물었다.

‘빠, 빠르다!’

성배 기사단원들. 비록 성력을 사용하지 못한다곤 하나 인간 육체의 정점에 도달한 초인들이다.

그들은 대포를 멘 채 전속력으로 지상을 주파했고 어느 기정에 도달했을 때였다.

“뛰어어어!”

라이하르 경의 호령과 함께 부유감이 몸에 닥쳐온다. 흔들리는 포구. 대포 안에서도 들리는 바람소리.

“던져어어!!”

불타는 검 기사단원들은 있는 힘껏 대포를 던졌다. 뻥!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괴력으로 던져진 대포.

대체 얼마나 높이 뛰었을까? 암흑의 안개가 자욱한 정면에서 살짝 높이. 류경 호텔이 보인 그 순간──

-쏠게요!

하리의 목소리와 함께 화염이 포구 안으로 들어왔다. 다음 순간, 쾅! 하는 소리가 엉덩이 쪽에서 들려왔다.

“아뜨뜨뜨!!”

포탄과 함께 쏘아지는 구대성. 그는 맨몸의 인간이 하늘을 난다는 진귀한 경험 속에서도 정신이 없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정신 똑바로 차리렴, 아가!]

데메라 여신의 옥음에 구대성은 똑바로 하늘을 비행하는 자신을 목도한다. 암흑의 안개 아슬아슬하게 빗겨지나가 류경 호텔을 향하는 비행 하지만······.

“떠, 떨어진다?!”

추력이 부족했던 걸까? 구대성은 자신의 몸이 곧 포물선을 그리며 낙하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여신님, 용서하십시오!”

구대성은 곧장 쥐고 있던 대지의 방패를 발밑에 두었다. 찰나의 부유감. 그는 방패를 밟고 다시 한번 도약한다.

초인적인 공중도약은 아주 약간이지만, 도약의 비거리를 늘렸고──

“데메라시여어어어어!!”

구대성은 게오브릭의 망치에 생명의 성력을 풀파워로 담았다.

그가 성력을 담은 망치로 내리친 것은──

-쿠웅!!

군라르의 모종으로 자라난 세계수였다.

[이제 네 차례야.]

여신의 목소리가 나무에 잠든 존재에게 향한다. 그녀는 트리맨과 엘프들의 수호자. 데메라와 함께 생명의 탄생을 자아내는 자.

숲과 나무의 신.

[이르민.]

* * * *

[세계수가?!]

세계수의 변화에는 라크샤르마저도 당황했다.

사자심왕은 부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었고, 불카누스와 카리나 그리고 베아트리체까지.

성력을 잃은 그들의 저항도 이제 끝에 다다랐다.

모든 게 끝나고 이제 파멸의 나뭇가지를 재현해 세계를 혼돈의 파멸로 이끌면 끝날 것인데······.

[다 된 밥에 초를 치다니···!]

라크샤르는 서둘러 세계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성배기사들을 마무리하는 것보다 당장 세계수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어딜 가느냐.”

섬찟한 목소리. 라크샤르에 비해 너무나 작을 터인 그 존재는 그 어떤 악들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네놈······.]

분명 치명상이었을 텐데, 갑옷도 완전히 파괴되어──

[어떻게······.]

라크샤르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암흑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극광. 그리고 마치 이 암흑 속에서 적응한 것처럼 검게 빛나는 ‘갑주’.

“야크트 스피너 경에게 영광 있으라.”

레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찬사와 함께 검을 들었다.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The Knight King Who Returned with a God

singwahamkke dol-aon gisawangnim, The King of Knights Returns with the Gods,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returned to Earth as the invincible Knight King. But the Gods came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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