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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3

22. 거지남매 – 왕자

오르빌 북문으로 왕자의 행렬을 보려는 사람들이 빽빽이 몰려들었다.

레오도 그 인파에 섞여 있었다.

“와아~~!”

환호성이 터지며 멀리 왕자가 등장했다.

군청색의 짙은 머리칼에 흑마를 탄 왕자, 지난번에 봤던 그 왕자가 맞았다. 나이도 그때와 거의 같아 보였다.

높은 말 등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는 위풍당당했고, 병사들은 아스틴 왕국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과연 대단한 행차였다.

일국의 왕자가 마땅히 보여야 할 화려함이었고, 오르빌의 백성들은 그들의 행진에 압도되어 평소 아스틴 왕국을 업신여기던 것을 잊어버렸다.

‘레나를 데려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

신발가게에서 심심하게 숨어있는 동생을 데려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레나의 외모는 벌써 숨기지 못할 수준이 됐다. 앙상했던 몸과 뺨에 살이 붙어 만개한 미모, 이젠 얼굴에 먹칠하는 정도로는 남들의 시선을 막을 수가 없다.

누구라도 돌아볼 만한 몸매, 남자들이 음흉한 시선으로 레나를 관찰하기 시작하면 그 예쁜 얼굴이 금방 들통날 터였다.

레오의 몸도 많이 좋아져서 어지간한 놈은 상대해줄 수 있지만, 그가 없으면 위험했다.

패밀리의 도움은 아직 기대할 수 없었다.

레오는 아직도 패밀리에서 외부인 취급을 받고 있었고, 그도 패밀리에 동생의 존재를 숨겼다.

레나가 왕자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지만, 고작 취향을 알아보려고 동생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꺄아~! 왕자님!”

“손 흔들어주세요!”

왕자는 군중의 환호성에도 큰 반응 없이 행렬을 이끌며 가끔 손을 한 번씩 흔들었다. 그는 사람보다 오르빌의 건물에 더 관심이 가는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벨리타 왕국의 수도 오르빌은 그 이전에도 아카이아 제국의 수도였다.

몇백 년을 이어 내려온 유서 깊은 도시라 건물 대부분이 사괴석(20㎝ 높이로 만든 정육면체 화강석)으로 지어졌다. 사괴석으로 쌓은 벽은 단정하고 품위가 있었다.

환경이 거친 아스틴 왕국에서는 보기 드문 건축방식이다.

레오는 인파 속에서 행렬을 지켜봤다. 왕자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호감도가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왕자의 눈에 띄려면 손을 흔드는 정도로는 턱도 없었다.

행렬에 뛰어든다면 모를까.

왕자의 행렬이 멀어지자 레오는 아쉬움에 침을 삼켰다.

‘이제 가야겠다. 또 출근해야지.’

그는 새삼 신분의 격차를 느꼈다.

수백의 정예병과 기사들, 시종들이 뒤따르고 당당하게 타국의 공주를 만나러 올 수 있는 왕자의 신분이 부럽다.

레오는 그저 칼 좀 쓰는 깡패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왕자의 곁을 호위하는 기사에겐 우스운 수준이었다.

기껏 왕자가 오르빌까지 왔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니… 레나가 최소한 귀족은 돼야 왕궁에서 왕자를 만나볼 수 있을 텐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힘들겠다.

공주를 만나러 온 왕자를 꼬셨다간 후폭풍이 클 거다. 왕자가 타국까지 와서 만남이 예정됐던 공주를 거부하고 다른 여자를 선택하는 셈이니까.

레오는 씁쓸하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어차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번엔 레나를 평범하게 잘 키워서 해피엔딩을 보는 게 목표니까.

그렇게 당장의 나와는 별 관계가 없는 이벤트다. ─ 라고 생각했던 게, 오르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왕자가 벌써 떠났어요?”

왕자는 고작 일주일 만에 오르빌을 떠났다. 몇 달을 걸려 타국에 왔으니 적어도 반년은 체류하는 게 정상이었지만 그는 오르빌의 환송식도 마다하고 돌아갔다.

“어. 클로에 공주가 그렇게 발랑 까진 년일 줄은 몰랐어. 지금 사람들도 난리야.”

근무시간에 교대해온 깡패가 옆에 털썩 자리 잡았다.

레오는 자연스럽게 연초를 꺼내무는 그에게 랜턴을 건네줬다.

“공주가 헤르만 백작 아들내미랑 몰래 만나고 있었나 봐.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돼. 그렇게 정숙하다고 소문이 자자하던 공주가 뒤로 호박씨를 까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헤르만 백작이라면, 그… 소드마스터?”

“그래. 왕께서도 곤란하시겠어. 참한 딸내미를 왕자랑 결혼시키려고 했는데, 그 유명한 망나니랑 놀아나고 있었으니. 흐흐흐.”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공주가 왕자 앞에서 보란 듯이 그 길버트란 놈한테 키스했다던데? 푸하하하. 역시 귀족들 놀음은 스케일이 달라.”

헤르만 포르테 백작은 벨리타 왕국이 자랑하는 소드마스터였다.

온 대륙에 단 세 명뿐인 소드마스터. 그들은 모든 검사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제1 근위기사단장이자, 소드마스터이자, 훌륭한 정치가인 헤르만 포르테 백작조차도 자식 농사는 실패했다.

그의 아들 길버트 포르테는 유명한 탕아였다. 이 여식 저 여식을 가리지 않고 건드려서 포르테 가문은 그걸 수습하기 바빴다.

‘이렇게 전쟁으로 이어지는 건가?’

레오도 연초를 깊게 태웠다.

왕자가 이런 모욕을 당하고 돌아갔으니 아스틴 왕국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공주의 행동은 도가 지나쳤다.

아스틴 왕국에서 길버트가 그런 놈인 줄 알았다며 참작해줄 리가 없다.

게다가 공주가 먼저 키스했다지 않는가.

왕자 앞에서.

이건 전쟁을 부른 키스로 역사에 기록될 거다.

두 왕국은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나빴다. 벨리타 왕국의 귀족들은 아스틴 & 아스터 왕국을 야만인의 땅이라며 멸시했고, 북쪽의 왕국들은 따뜻한 중부를 탐냈다.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왕자의 방문이 이런 식으로 끝났으니 {전쟁}은 불가피해 보였다.

‘병사로 지원하지 않길 잘했어.’

병사가 되었더라면 꼼짝없이 전쟁터로 끌려갈 뻔했다.

약혼관계 시나리오에서도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이벤트였는데, 그렇게 끌려갔으면 원통했으리라.

레오는 깊이 빨아들였던 연초 연기를 안도의 한숨과 함께 뱉어버렸다. 뒷골목에 앉은 두 깡패가 뿜은 연기는 하릴없이 허공을 맴돌았다.

* * *

왕자가 돌아가자 오르빌에는 묘한 전운이 감돌았다.

귀족들과 상인들, 그리고 왕실이 철과 무기를 조금씩 사들이면서 무기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그리고 그 여파는 뒷골목 패밀리들에게도 미쳤다.

어둠 속에서 깡패들이 우글우글 모였다.

“가자.”

대장의 지시에 레오와 코롤라 패밀리의 깡패들이 각자 무기를 흉흉하게 쥐고 걸어 나갔다. 캄캄한 밤이라 횃불을 든 깡패도 있었다.

“어?! 습격이다!”

경계를 서던 베르자 패밀리의 깡패가 도망치며 고래고래 소리 질렀고, 곧 깡패들이 한 건물을 둘러싸고 난투극을 벌였다.

레오도 눈앞의 상대를 몇 명 베었다. 코롤라 패밀리가 작정하고 쪽수를 몰아넣은 것이라 상대가 되지 않았다.

창고로 이용되던 그 작은 건물은 금세 코롤라 패밀리의 손에 떨어졌다. 건물 안에는 각종 무기와 방패, 갑옷 등이 쌓여있었다.

왕자가 떠나고 불법 무기 공급을 하던 베르자 패밀리는 난데없는 호황을 맞았다.

우리 코롤라 패밀리는 무기공급 루트도 없고 철광산을 가진 영주들과 끈도 닿아있지 않아서 그 호황에 동참할 수가 없었다.

해서 코롤라 패밀리는 이 기회에 노예 사업으로 앙금이 쌓였던 베르자 패밀리를 쳐버리기로 결정했다.

선전포고 같은 고상한 교환은 당연히 없었고, 깡패들은 점령한 창고를 탈탈 털었다.

“…이거 하나 살 수 있을까요?”

레오가 창고에 있던 근사한 양손검을 만지작거리며 묻자 돌격대 대장은 피식 웃었다.

“하하. 이놈은 벌써 전리품에 눈독을 들이네. 기다려봐. 먼저 정산을 하고 나면 좀 싸게 팔아줄 거야.”

그는 친근하게 레오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우리 식구인데, 아무리 요즘 무기가 비싸도 줄 건 줘야지. 그리고 아까 보니까 칼 좀 쓰더라. 듣긴 들었는데 대단하던데?”

레오에 대한 평가가 많이 오른 모양인지 돌격대장은 직접 그를 챙겨줬고, 레오는 좋은 양손검을 저렴하게 구했다.

더는 싸구려 검을 빌려서 쓸 필요가 없어졌다.

처음부터 검이 주어지는 약혼관계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매번 검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구비하고 나면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든든했다.

코롤라 패밀리의 갑작스러운 습격 이후, 깡패들의 크고 작은 싸움이 끊임없이 터졌다.

오르빌에서 가장 큰 두 패밀리의 전면전이다. 이제는 밥을 먹을 때도 무기를 손에서 떼지 못할 정도로 경계를 늦춰선 안 됐다.

경계근무 중에도 손도끼가 왕왕 날아들었고, 숙소에도 누군가 불을 지르려 했다.

[ 업적 : 깡패 열 명 – 깡패를 상대할 때 더 강해집니다. ]

[ 업적 : 코롤라 패밀리 만세 – 코롤라 패밀리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코롤라 패밀리와 적대 중인 패밀리로부터 미약한 적의를 삼. ]

싸움이 이어지던 중 레오는 업적과 문신을 얻었다.

패밀리의 신임을 얻었는지 손과 가슴에 패밀리 문신이 새겨졌고, 임금도 늘었다.

지난번에 베르자 패밀리가 작정하고 쳐들어온 걸 레오가 좁은 통로에서 버티면서 지원병력이 올 때까지 한참이나 막은 덕분이었다.

코롤라 패밀리는 레오가 적어도 베르자 쪽에서 보낸 염탐꾼은 아니라고 확신한 듯했다.

직급이 오른 레오는 어렵게 시간을 내서 가죽 거리로 향했다.

코롤라 패밀리는 조직원들의 자유시간을 대폭 줄이며 경계를 바짝 강화해서, 일주일에 한 번 시간을 내기도 힘들었다.

‘아무도 안 따라붙었겠지?’

그는 혹시라도 미행이 붙었을까 두려워 연신 뒤를 살피며 가죽 거리로 들어섰는데, 웬 중년의 덩치가 레오를 불러세웠다.

“야. 깡패. 이리 와봐.”

가죽 거리는 라우노 패밀리가 관리하는 영역이었다.

지금까지 들락거리는 동안 별말이 없었는데 두 패밀리의 싸움이 격화되자 라우노 패밀리도 긴장한 모양이다.

“뭐 할 말 있어요?”

레오는 품속의 단검을 몰래 확인했지만, 다행히 시비를 거는 건 아니었다.

“네가 카시아 남자친구라면서? 왔다 갔다 하는 건 전부터 봤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우리 구역에 저런 놈까지 끌고 오지는 말지?”

그가 굵은 팔로 한쪽을 가리키자 멀리서 한 사내가 모르는 척 돌아서서 골목길로 몸을 숨겼다.

미행이 있었나 보다.

“…카시아한테 물어본 거예요?”

“다른 패밀리 깡패놈이 칼 차고 우리 구역을 활보하는데, 당연히 물어봤지.”

“폐를 끼쳤네요. 앞으로 조심하죠.”

그리고 돌아서려는데 그 덩치는 뭔가 더 할 말이 있는지 레오를 위아래로 훑었다.

“잘생기긴 했네. 카시아 걔 불쌍한 애니까 잘해줘라. 요즘 그래도 선생님을 불러서 공부도 하는 거 보면 이제야 의욕이 생긴 것 같던데.”

“……”

“가봐.”

레오는 신발가게를 향했다.

카시아는 여전히 무료하게 가게를 지키고 있었는데, 전과 달리 신발을 하나 탁자에 올려두고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카시아, 저 왔어요.”

“오랜만이네.”

카시아는 이십 대 중반의, 비쩍 말랐지만 늘 촉촉해 보이는 입술과 푹 숙성된 듯한 매력이 넘치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매끄럽게 늘어진 긴 머리칼을 가졌는데, 오른쪽은 버릇처럼 꼬아대서 항상 조금씩 말려 있었다.

“절 남자친구라고 했다면서요?”

“…오베르를 봤나 보네. 네가 누구냐고 물어보는데 딱히 둘러댈 말이 없었어.”

카시아가 레오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그녀의 어두컴컴한 눈동자가 반짝 빛을 발했다.

“너는 좀 맘에 들기도 하고.”

[ 업적 : 카시아의 마음을 녹인 남자 – 카시아에게 미약한 호감을 얻음. ]

난데없이 업적이 떠올랐다.

업적이 떠오르자 카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레오에게 바짝 다가왔다. 그녀는 키가 커서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카시아의 진한 향기가 코에 닿았다.

“왜, 왜 이래요?”

레오는 당황해서 반 발짝 물러섰다.

이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저 초점이 어긋난 듯한 눈동자에서는 어떤 것도 읽히지 않았다.

카시아가 레오를 향해 손을 뻗는 그때,

“오빠 왔어?”

레나가 오빠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안쪽의 방이 부산해졌다. 레오는 이때다 싶어 몸을 돌려 동생을 반겼다.

“레나! 오랜만이야.”

“요즘 많이 바빠?”

“응. 일이 조금 많아졌네. 미안해.”

레오는 레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카시아는 멀뚱히 그의 뒤를 바라보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 * *

레오가 돌아가자 레나는 다시 방에 틀어박혔다. 언급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오빠의 손에는 흉측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손은 상처투성이고 얼굴에도 군데군데 흉터가 생겼다.

오빠는

“한동안 좀 바쁠 것 같아. 자주 못 찾아와도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야 해. 알겠지?”

라며 간식거리와 깨끗한 옷 몇 벌을 건네주고 돌아갔다.

속상해진 레나는 우울하게 낮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난 짐 덩어리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한 어릴 때부터 오빠는 나를 끌고 다녔다.

어렴풋이 숲속에서 열매를 건네주는 오빠가 떠올랐다. 오빠는 작은 마을 담장 밑에다 나를 숨겨놓고 어디선가 먹을 걸 주워오기도 했다.

꽈당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상처가 부르트도록 핥아주고, 옷이 찢어지면 어떻게든 옷을 구해줬다.

하지만 난 오빠한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었다.

오빠의 손을 잡고 따라오라는 데로 따라가고, 쥐여주는 걸 받아먹고, 시키는 대로 이 좁은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오빠가 붙여준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나도 뭘 해서 오빠를 도와주고 싶은데…’

나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몸이 건강해져서 뜀박질도 잘할 것 같았다.

선생님께는 이미 물어봤다. 오빠를 돕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겠느냐고.

하지만 선생님은 곤란해하시더니, 오빠를 위해서라면 공부를 성실히 하기만 하면 된다고 일러주셨다.

그 정도는 나도 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게 오빠 말을 잘 듣는 거다.

선생님의 답변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선생님은 오빠가 돈을 어떻게 벌어오는지 몰라.’

레나는 슬쩍 문을 열었다.

카시아 언니는 여전히 멍하니 앉아있었다.

언니는 오전에 자고 정오에 일어나 저렇게 하루를 보내다 어두워지면 밖으로 나가 새벽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오전에 잠을 자는 것을 보면 밤에 무슨 일을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나보다 키는 훨씬 크지만, 비쩍 마른 언니가 하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니, 저 물어볼 게 있는데…”

레나는 카시아를 불렀다.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Raising the Princess to Overcome Death

A Princess Is Raised After Death, Desperately Making Her a Princess, Princess is Raised by Death, RPOD, The Princess Is Raised After She Dies, 正規エンディングまで異世界ループ転生,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Minseo was trapped in [Raise Lena]. With the emotionless text, “[Starting Raise Lena]” he became Leo and was imprisoned in an unfamiliar worl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Uh-huh?” “Leo? Why the long face? You! Are you messing with me again?” There, he met his childhood friend, Lena, skillfully picking berries. The lovely Lena. Leo marries her in a peaceful mountain village… [Lena is married! Congratulations.] [You have failed to clear Raise Lena.] [Restarting.] The happiest moment. Lena disappeared. And…. “Leo! Are you listening to me?” “Huh? Lena!” “Why have you been spacing out? And why are you looking at me like that? You wanna get beat up?” Lena, clad in thick leather armor and a sword on her shoulder, stared at him with unwavering eyes. It was a different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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